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1장 발정기 5

오늘의 쉼터 2014. 11. 16. 09:38

제1장 발정기 5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각인데도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아저씨, 별 천지죠.”

 

크림이 봉수를 바라보았다.

 

“별천지는 맞는데 아저씨라고 안 부를 수 없어?”

 

“그럼, 오빠?”

 

크림과 봉수는 한 층 전체가 속옷만 파는 동대문의 한 쇼핑몰에 있었다.

 

“정말 별 천지다. 별 천지.”

 

가게 하나하나마다 특색 있는 속옷들을 전시되어 있었다.

연극 무대에서 쓰거나 성도착증 환자들이나 입을 법한 속옷들도 버젓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형 기업의 속옷 디자이너들도 자주 오겠지?”

 

“그야 모르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여기 옷들 천박하다고 생각할 걸요.”

 

“그런 게 어딨어? 아이디어를 찾기엔 그만인데.”

 

“여길 오느니 외국 잡지 책을 한 권 더 보겠죠. 모방이나 하려고.”

 

봉수는 디자인실 책꽂이마다 가득 꽂혀 있던 외국의 잡지책들이 떠올랐다.

디자이너들이나 개발 팀원들은 그런 책들 보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오빠도 속옷 디자이너예요?”

 

“아냐, 난 서양화 전공했어.”

 

“서양화?”

 

크림이 의외다 싶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 어울려?”

 

“상경대 쪽이라고 생각했었죠.”

 

“나도 실은 내가 왜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겠어.”

 

“그런 말이 어딨어요.”

 

“난 사실 그림을 그리는 일보다 색을 더 좋아한다는 게 맞을 거야.

‘코지’에 시험 봤을 때 난 내가 당연한 수순을 밟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거든.

그림 그린다고 해서 뭐 다들 그런 쪽으로 갈 필요도 없는 거고.”

 

“딴엔 그래요.”

 

크림이 봉수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갔다.

 

“여기예요.”

 

크림이 화장실에서 구경시켜 주었던 속옷을 파는 매장이었다.

마네킹이 크림이 입고 있는 속옷을 입고 있었다.

 

“찾는 거 있어요?”

 

이십 대 후반쯤의 여자가 봉수와 크림을 맞이했다.

가슴이 유독 컸다.

 

“저 사장님 좀 만날 수 있을까 해서요.”

 

“장사하시나 보죠?”

 

“그런 게 아니라…”

 

크림이 나서서 이유를 설명했다.

 

“3시쯤 나올 겁니다.”

 

2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어디서 2시간을 죽친단 말인가?

 

“너, 그 옷 입고 왔어?”

 

봉수는 ‘비라’에서 새로 출시한 속옷 한 벌을 사서 크림에게 입어보라고 했다.

 

“당근이죠. 그런데 사실 11만원씩 주고 입기엔 돈이 아까워.”

 

11만원이면 금연했다가 다시 피기 시작한 봉수의 두 달 치 담배 값이다.

 

“착용감은 어때?”

 

“좋긴 한데…. 별로 차이가 없어요.

옷감의 차이는 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비싸요.

남는 시간은 어쩐다? 우리 찜질방이나 가요.”

 

크림이 창 밖으로 보이는 찜질방 불빛 쪽으로 눈길을 보냈다.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니 부적절한 행동은 삼가 주십시오.’

 

봉수는 찜질방 넓은 홀 벽에 붙은 안내문을 바라보았다.

그는 크림 쪽으로 고개를 돌리다 멋쩍게 웃었다.

그리곤 슬금슬금 크림의 몸을 훔쳐봤다.

크림은 TV 뉴스를 보느라 그런 봉수의 눈길을 의식하지 못했다.

 

“20명의 여성을 살인한 엽기적인 살인자가 검거되었습니다….”

 

TV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경찰들에게 붙잡힌 채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TV를 보던 크림이 봉수의 손을 찾아 쥐고 부르르 떨었다.

 

“세상에 저런 놈이 다 있어요.”

 

그제야 봉수도 TV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엽기적인 살인마였다.

봉수도 적잖이 놀랬다.

 

“저런 남자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해요.”

 

크림이 봉수 곁에 바짝 다가 앉았다.

그녀의 살냄새가 풍겼다.

 

“세상이 무서워졌어.”

 

그녀가 봉수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우리 저런 거 보지 말고 이야기나 해요.”

 

그녀는 봉수를 황토방으로 끌고 갔다.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황토방 안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홀에 몇몇이 앉아 음식을 먹거나 TV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황토방 안으로 들어서니 후텁지근한 기운이 은근히 밀려왔다.

 

“그런데 왜 동대문에 오자고 한 거예요?”

 

그녀가 다리를 쭉 뻗고 앉으며 봉수에게 물었다.

봉수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사실 유명 디자이너보다 어떨 땐 이런 현장에 있는 디자이너들의 감각이 더 좋을 때가 있어요.

저도 아까 입었던 게 ‘가스나’에서 만든 상품인 줄 알았다니까요.”

 

“가스나?”

 

“우리가 찾아갔던 가게 말이에요.”

 

황토방의 열기가 서서히 몸 속 깊이 파고들었다.

 

“어쩌면 ‘비라’에서 만든 그 속옷도 ‘가스나’를 카피한 건지도 모르죠.

사실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대요.

‘비라’가 워낙 대기업이다 보니 동대문 디자이너들은 아예 ‘비라’를 상대로 싸우려고 하지 않죠.

잘못했다간 평생 쪽빡 찰 수도 있거든요.”

 

점점 땀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얼굴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나도 그런 얘긴 들었지.”

 

봉수의 눈이 그녀의 앞가슴 쪽으로 쏠렸다.

찜질복이 땀에 젖으며 그녀의 가슴에 달라붙고 있었다.

두 개의 돌기가 톡 불거졌다.

 

“남자 친구 없어?”

 

“당연히 있죠.”

 

봉수가 잠깐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봉수와 눈을 마주쳤다.

 

“뭐가 궁금하세요? 남자 친구가 알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냐구요?”

 

봉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는 보기에 젊어 보이는 데 생각은 486이네요.

요즘 여자애들 다 둘 셋씩 만나요.

한 사람한테 목매는 애들도 있긴 한데… 그런 거 이제 구식이에요.”

 

“다들 그래?”

 

“쿨한 거 좋은 거 아니에요?

난 아직도 어떻게 한 여자랑 한 남자가 평생을 같이 살 수 있는지 의문이에요.

그야말로 결혼은 미친 짓 같아요.”

 

그녀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웃옷을 돌돌 말아 가슴 위로 올려 붙였다.

순식간에 그녀의 젖가슴이 불빛 아래 드러났다.

 

“저 가슴 예쁘죠?”


봉수의 손이 크림의 가슴을 부드럽게 쥐었다.

 

저절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녀의 젖가슴이 땀으로 미끈거렸다.

그녀가 간지럽다는 듯 깔깔거렸다.

 

“브래지어 차고 다니면 얼마나 답답한 줄 아세요?”

 

황토방의 열기 때문에 얼굴이 더 화끈거렸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면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보세요.

뭐 가벼운 브라라든가, 입지 않은 거 같은 브라 같은 거.”

 

그녀는 봉수의 손길이 가슴 위에서 놀고 있는 데도 태연했다.

봉수는 그녀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오빠, 사실 나 지금 오빠를 유혹하고 있는 거에요.”

 

그녀가 봉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봉수는 홀에서 본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봉수가 그녀의 젖가슴에서 손을 뗐다.

 

“왜?”

 

“좋으니까. 그리고 내 순결이 거추장스러우니까.”

 

봉수도 나름대로 많은 여자를 만나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크림처럼 대범하고 개방적인 여자는 처음이었다.

 

“사실 아까도 많이 망설였어요.

속옷을 입고 나올까 말까 하고. 속옷을 입고 나오면 땀에 젖을 테고.”

 

봉수는 그녀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을 제대로 몰랐다.

그러나 애절하고 열정적인 그 무엇이 없었다.

그녀가 찜질복 반바지를 허벅지 끝까지 말아 올렸다.

화장실에서 속옷을 입은 모습을 봤을 때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그때 황토방 출입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옷차림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두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 그때 전화했던 놈도 저 놈일지도 모른다니까.

무서워서 어디 출장 다니겠니.”

 

두 여자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걸음걸이가 요염했다.

서비스업종에서 근무하는 여성들 같았다.

 

“나가자.”

 

봉수는 크림의 팔을 끌고 얼른 황토방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정신도 맑아지고 시원했다.

그녀가 봉수를 보며 다시 한번 깔깔거렸다.

봉수는 매점에서 이온음료 두 개를 샀다.

 

“나를 왜 유혹하려고 했는데?”

 

“일단은 옛날에 나를 구해줬고, ‘코지’면 괜찮은 회사고,

아직은 순수한 영혼이 느껴지고 그리고 잘 생겼어요.

특히 코는 일품이구요.”

 

“그럼 그냥 사귀어 보자는 거야?”

 

“그렇죠. 오빠가 생각이 없으면 그만이구요.”

 

봉수는 취직이 된 후 고향인 고성에 내려갔을 때가 떠올랐다.

아버지 보다 어머니가 은밀한 말로 서울 여시들을 특별히 조심하라는 말을 했었다.

그 말이 생각나 봉수는 쿡 웃고 말았다.

 

“왜 웃어요? 제가 너무 어린가요?”

 

봉수는 혼란스러웠다.

크림은 순수해 보이는 듯하면서도 요염했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할 때 보면 옆집의 어린 소녀 같기도 했다.

그녀의 속이 짐작이 가지 않았다.

 

“요즘 제 순결을 누구한테 줄까 무척 고민하며 지냈거든요.

늑대 같은 놈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도 하구요.”

 

봉수는 그래도 덥썩 물기가 겁이 났다.

 

“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요. 오빠만 만나면 나도 모르게 색녀가 되요.”

 

봉수는 결심에 이른 듯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은밀한 공간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의 눈에 영화방이라는 간판이 들어왔다.

 

“일은 잘 된 거야?”

 

강 부장은 소파에 모로 누워 비디오를 보고 있는 아내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베란다 창 밖으로 보이는 거실 불빛들이 점점이 남아 있었다.

 

“다음 달에 영국에서 오너와 이사들이 들어올 거야. 계약만 남은 거지.”

 

강 부장의 손이 아내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그녀가 한쪽 다리를 들어 소파의 팔걸이에 올려놓았다.

 

“내가 재 보다 몸매가 좋아?”

 

강 부장과 그의 아내는 ‘모넬라’를 보고 있었다.

자유분방한 처녀의 생활을 그린 영화였다.

사랑하는 애인과 섹스를 하지 못해 늘 몸이 달아 있는 처녀였다.

 

“비교할 게 아니지. 그리고 사실 난 서양 애들 싫어.

몇 번 접대 차원에서 서양 여자들을 앉혀 놓고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질려버리겠더라고.

키가 나보다 머리 하나는 크지 허벅지는 내 허리 만하지.”

 

그녀가 강 부장의 손을 잡고 사타구니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얇은 잠옷 안의 거친 음모들이 만져졌다.

 

“흠!”

 

강 부장, 강일환은 기침하듯 신음을 내뱉었다.

 

“거짓말도 잘해. 서양 애들이 예쁜 애들은 얼마나 예쁜 데요.

동양적인 몸매 가진 애들도 많구요.”

 

“그래도 난 당신이 최고야.”

 

TV 화면 속의 여자가 비를 맞으며 홀로 걸어가고 있다.

앞 가슴을 모두 드러낸 채 걷고 있다.

강일환의 성기도 서서히 부풀어올랐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난 괜찮은 편이에요.”

 

그녀가 다리에 힘을 주었다.

다리 사이가 흥건하게 젖는 느낌은 늘 온 몸을 저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술상과 함께 비디오 테이프를 여러 개 빌려다 놓곤 했다.

그를 적당히 흥분시킬 최음제로 에로 비디오만 한 게 없다는 걸 그녀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요즘도 케겔 해?”

 

“그럼요. 그 동안 수축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한번 점검해 보실래요?”

 

그녀가 강일환의 상체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의 성애 기술이 날로 발전했다.

강일환은 아내가 얼마 전부터 질수축 운동까지 시작한 것을 알고 있었다.

 

TV 화면 속의 여자는 젖은 옷을 벗고 자신의 의붓아버지에게 몸을 닦아달라고 부탁한다.

아내의 손이 강일환의 트렁크 팬티 속으로 들어왔다.

 

“영국에 있을 때 설마 다른 년하고 그 짓 한 거 아니죠?”

 

“글쎄, 우리랑 서양 여자들이랑은 싸이즈가 안 맞는다니까.”

 

“접대 받을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좋은데 절대로 내 물건이 손상되는 일은 없어야 해요.”

 

그녀가 남편의 트렁크 팬티를 벗겨 내렸다.

 

“나 없는 동안 허튼 짓이나 하지 마.”

 

“어머, 이 세상에 자기보다 훌륭한 물건을 지닌 사람이 있을 거 같아요?”

 

그녀가 강일환의 몸 위로 올라왔다. 강일환의 양물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능숙하게 잠옷을 벗어던진 뒤 그의 물건을 잡아 샘 안으로 밀어 넣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요.”

 

신음처럼 뱉으며 강일환의 목을 끌어안았다.

소파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TV화면 속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고 있다.

TV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와 아내의 신음 소리가 박자를 맞추어 춤을 추었다.

 

강일환이 샤워를 하는 동안 그의 아내는 변기에 앉아 벗은 몸을 감상했다.

 

“왜 당신 파일 보내라고 보낸 신입사원 있잖아.”

 

“아, 봉다리.”

 

“봉대리? 신입사원 아니었어?”

 

“봉대리가 아니라 이름이 봉순데 봉다리라고 불러. 그런데 왜?”

 

그의 아내가 변기에서 일어났다. 그녀도 알몸이었다.

 

“그냥. 사람이 좀 둔해 보이고 착하기만 한 거 같더라.”

 

강일환이 잠깐 아내의 흘겨보았다.

 

“올해 신입 사원 중에서 창의력이 가장 뛰어난 친구야.”

 

아내가 강일환에게 다가들었다.

 

“내 몸 아직도 뜨겁지?”

 

그녀가 남편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샤워 꼭지의 물줄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어땠어? 수축력 좋아졌지?”

 

“나를 아주 골로 보낼 생각이야?”

 

“자기처럼 정력 좋은 사람이 무슨 소리야.

그리고 보름 만에 보는 건데 한번 더 하면 안돼?”

 

그녀의 손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강일환의 물건이 다시 제 멋대로 발기를 했다.

 

“이거 봐. 더 하고 싶대잖아.”

 

강일환은 허허거리며 웃었다.

 

그녀가 뒤돌아 섰다.

 

“그런데 그 봉다리라는 친구 코가 참 잘 생겼더라.”

 

“나보다?”

 

강일환은 미끈거리는 아내의 살 속으로 자신을 집어넣었다.

아내의 몸이 뒤로 밀려왔다.

 

“물론 아니지. 하지만 우직해 보이긴 했어.”

 

“강원도 고성이 고향인데 고등학교까지 거기서 나왔어.”

 

강일환이 샤워기 꼭지를 붙잡고 허리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벅거리는 물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왔다.

 

“재원이었지. 하지만 시골 재원들이 서울 오면 맥도 못 추잖아.”

 

“하긴 그래.”

 

그녀가 다리를 더 벌렸다.

 

“그런데 요즘 나 팀장은 바쁜지 전화도 없어.”

 

나송림은 강일환이 집에 있을 때 간혹 놀러오곤 했다.

그가 출장 가고 없을 때에도 아내와 만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했다.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다들 정신없어.”

 

강일환은 아내의 몸을 돌린 후 세면기 위에 앉혔다.

그녀의 몸이 점점 더 뜨거워졌다.

그녀처럼 섹스가 끝난 후에 금방 달아오르는 여자를 만나 적이 없었다.

다른 어떤 여자를 만나도 아내처럼 그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나 팀장 시집 안 간데?”

 

“당신이 중매 좀 서 봐.”

 

그녀의 코에서 거칠고 뜨거운 김이 화차의 연기처럼 터져 나왔다.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에게 맥없이 안겼다.

 

“내가 잘 아는 산부인과 의사가 하나 있는데 정말 중매를 서 볼까?”

 

“의사? 좋지.”

 

강일환은 거품타월로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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