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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24장 장관의 사랑 [5]

오늘의 쉼터 2014. 11. 13. 16:25

<252> 24장 장관의 사랑 [5]

 

 

(500) 24장 장관의 사랑 <9>

 

 

 

 

 

 

 

신의주의 상주인구가 17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신의주 경제특구’가 시작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상주인구가 170만이었으니 유동인구, 밀입국자까지 합하면 200만이 넘는 소국(小國)이 되었다.

170만 상주인구 중 각종 직업 종사인구가 120만, 가족이 50여만 명이었는데

곧 북한 정부의 ‘개방정책’이 시행되면 가족 150여만 명이 몰려올 것이었다.

그때에는 신의주 인구가 400만 명에 가깝게 된다.

남한에서 이주한 30여만 명과 중국기타 민족 10여만을 제외하고 350여만 명의 북한 주민이

신의주에 유입되는 셈이다.

그러니 신의주의 영역을 늘려야만 한다. 북한 당국의 계획을 보면 5년 안에 신의주 인구를 600만,

그중에서 북한 출신을 500만으로 잡았으니 전체 인구의 20%가 유입되는 셈이다.

“이것 참.”

8군단장 이광철 대장이 입맛을 다시면서 조기택을 보았다.

평안북도 정주시에 위치한 8군단 사령부 안, 군단장실 안에서 둘이 마주앉아 있다.

오후 6시, 조기택이 이광철을 방문한 것이다.

이광철이 찌푸린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봐요, 밀입국자를 단속하는 것만으로도 내 부하들이 죽을 지경이오.

그런데 탈출자 체포에도 협조해 달라니, 그건 신의주 경찰국에서 책임을 져야지.”

이광철은 69세, 인민군 대장으로 신의주 외곽 경비를 맡은 8군단의 사령관이다.

본래 8군단은 조·중 국경지역 경비를 맡은 후방 정규군단으로 6·25전쟁에도 참전한 역사가 있다.

그때 조기택이 말했다.

“군단장님, 이건 장관의 부탁만이 아닙니다. 국방위원장님의 지시이기도 합니다.”

국방위원장이란 단어에 이광철이 긴장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조기택은 이제 신의주에서 탈출한 범법자를 8군단이 잡아주도록 업무 협조를 부탁하고 있는 것이다.

이광철이 주름진 눈으로 조기택을 노려보았다.

“위원장 동지의 지시라면 진즉 당에서 지시가 내려왔을 것이오.”

“곧 내려올 것입니다. 군단장님.”

그러자 이광철이 다시 눈을 치켜떴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밀입국 단속은 철저하게 신의주와 8군단의 공조가 이어졌지만 탈출자 검거는 허술했다.

그러나 신의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범죄자의 탈출이 늘어났다.

주로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이윽고 이광철이 입맛을 다시고 나서 말했다.

“알았소. 국경지대에 탈출자 체포 부대를 편성하지.”

“1개 연대 병력을 부탁합니다.”

“이건 내 소관이야. 동무가 나서지 마.”

눈을 치켜떴던 이광철이 책상 위에 펼쳐진 국경지대 지도를 보았다.

조기택도 머리를 기울였으므로 이마가 닿았다가 떼어졌다.

조기택이 군단장 사무실을 나왔을 때는 오후 7시 반이 되어갈 무렵이다.

헬기장으로 다가가는 조기택에게 유국종이 물었다.

“잘 되셨습니까?”

 

유국종은 조기택의 보좌관이다.

감찰비서관을 보좌하는 역할인 것이다.

머리만 끄덕인 조기택이 옆을 따르는 유국종에게 이 사이로 말했다.

“당연하지.”

심호흡을 한 유국종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유국종은 지난달 초에 베이징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이광철의 아들 이석주에게 200만 달러를

건네주고 온 것이다.

영수증도 없고 현찰로 준 돈이어서 흔적도 남지 않았지만 분명하게 먹였다.

그 증거가 오늘 나타난 것이다.

헬기장으로 들어선 조기택이 말했다.

“정예군 1개 연대 병력이 편성되었어.

이제 신의주에서 죄 짓고 도망가기는 힘들 거야.”



 

 

 

 

 

(501) 24장 장관의 사랑 <10>

 

 

 

 

 

장관실에 다섯이 둘러앉았다.

서동수와 남북한 부장관인 문영규와 최봉주, 그리고 안종관과 전영주다.

간부들하고 투자회의를 마친 서동수가 부장관들을 부른 것이다.

말석에 앉은 전영주는 긴장한 표정이다.

회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일본 투자가 쏟아지는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네 쌍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일본 공관장 나오미에 대해서 여러분이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서동수의 시선이 안종관에게 옮겨졌다.

“안 특보가 이야기하세요.”

안종관이 들고 있던 서류를 전영주한테까지 한 부씩 나눠주고 나서 말했다.

“나오미는 극우 성향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류를 보시지요.”

긴장한 모두가 서류를 보았고 안종관의 말이 이어졌다.

“지난달 나오미가 귀국했을 때 도쿄에서 CIA 사무실을 세 번이나 방문,

7시간 동안이나 머물렀습니다.”

방안은 조용했다.

“신의주 공관에 근무하는 일본 직원 중 2명이 정보원으로 추측됩니다.

따라서 신의주 일본공관은 미·일 정보사무소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서동수는 소파에 등을 붙였다. 놀랄 일은 아니다.

해외 공관은 정보수집 업무가 기본 업무에 포함된다.

미국은 아직 신의주에 공관이 없으니 우방국인 일본공관의 협조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북한 측 부장관 최봉주가 입을 열었다.

“야스쿠니신사에 여러 번 참배한 극우주의자를 공관장으로 보낸다는 것이 북남한을

조롱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봉주가 열기 띤 눈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이 내용을 당장 보고하겠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의 시선이 전영주에게로 옮겨졌다.

그래서 전영주를 부른 것이다.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말했다.

“나오미는 나한테도 거침없이 한일 합방도 조선이 원해서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순국자에 대한 국민의 당연한 도리라고 말할 겁니다.”

“그렇다면 그 여자를 추방시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마침내 최봉주가 어깨를 부풀리며 말했다.

“일본 투자에 목덜미를 잡혀 침략자 놈들이 신의주에서 횡행하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신의주법에 의거해서 체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방 안 분위기가 갑자기 거칠어졌다.

북한 측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 미국은 같은 침략자요,

원수다. 신의주가 또다시 침략자의 마수에 덮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일본의 투자는 침략의 시작이 된다.

경제를 장악하게 되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때 한국 측 부장관 문영규가 말했다.

“조선 말기하고 지금은 다르지요.

지금은 남북한 연합세력을 일본이 우습게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본놈들이 미국놈들하고 연합하고 있지 않습니까?”



눈을 치켜뜬 최봉주가 대들었다.

“조선 말에도 그렇게 방심하고 있다가 당한 겁니다.

일본놈들이 매국노들을 앞장세워서 말입니다.”

“갑자기 매국노는 왜?”

문영규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풀어나갑시다.

당장 체포해야 된다는 과격한 말씀을 하지 마시고.”

“뭐요? 과격해?”

싸움이 붙었다.

이건 남인과 북인의 싸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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