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882. 강안남자 (2)

오늘의 쉼터 2014. 10. 11. 01:12

882. 강안남자 (2)

 

(2343) 강안남자 -3

 

 

다음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테이블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비서실이다.

 

버튼을 누르자 미스 한의 목소리가 울린다.

“사장님, 김경옥씨라는데요.”

“응, 바꿔.”

사적 전화는 비서실을 통하지 않도록 했지만 김경옥은 핸드폰 번호를 모른다.

 

조철봉이 전화기를 들고 응답했을 때 곧 김경옥의 목소리가 울렸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으세요?”

난데없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다.

 

전화기를 고쳐쥔 조철봉이 묻는다.

“무슨 일입니까?”

“어제 저녁 얻어 먹었으니까 오늘은 제가 낼 게요.”

“그럼 영일이 엄마도 불러내야겠군.”

“정말 그러실래요?”

김경옥이 정색하고 묻는 바람에 조철봉은 화가 난 줄 알았다.

 

그래서 주춤거렸을 때 김경옥이 말한다.

“취직 부탁해놓고 제가 해드릴 것이 있어야죠.

 

그래서 저녁이나 대접하려고 그러는데.”

“뭘 사주실 건데?”

“김치찌개.”

“이런 젠장.”

“우리 집에 오실래요?”

다음 순간 머리끝이 쭈뼛거린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목이 메면서 이번에는 콧등이 찡했다.

 

이상한 반응이다.

그때 김경옥의 말이 이어졌다.

“오늘이 토요일이어서 친정어머니가 애 데리고 고향에 잠깐 다니러 가요.

 

애 바람 쏘인다고요.

 

내일 저녁에 돌아올 테니까 집엔 저 혼자 있어요.”

그때 조철봉의 입안에 고여 있던 침이 넘어갔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까봐 잠깐 전화기를 귀에서 떼었던 조철봉이 말했다.

“그거 근사한 제의구먼. 거절할 남자가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우린 한번 겪었던 사이 아녜요? 저, 정말 기억 안나요?”

“글쎄, 그것이….”

“그럼 저한테 뭐라고 했는지도 잊어먹었겠네요?”

“뭐, 뭐라고 했는데?”

“나아, 참, 기가 막혀서.”

“말해봐.”

이제는 조철봉이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다.

“말해 보라니까?”

“나 같은 여자 처음이라고 했죠?”

조철봉의 어깨가 늘어졌다.

 

100명이면 98명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때 다시 김경옥의 말이 이어졌다.

“내 그것에 지렁이 수만마리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했죠? 이제 기억나요?”

조철봉의 입안에 고여 있던 침이 꿀꺽 넘어갔다.

 

이번에는 전화기를 치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다 들렸을 것이다.

 

헛기침을 한 조철봉이 달래듯이 말한다.

“기억날 것 같아. 그러니까 너무 몰아세우지 마. 그런데.”

이미 잔뜩 열이 오른 조철봉이 전화기를 고쳐쥐고 묻는다.

“그때 몇번 홍콩에 갔지?”

“네 번. 아니, 다섯 번.”

그랬다가 김경옥이 서둘러 덧붙인다.

“난 자기하고 한 것 같은 그런 섹스는 그전에도 후에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가?”

그 순간 조철봉은 김경옥과의 섹스를 잊어먹게 해준 자신의 뇌가 고맙게 느껴진다.

 

아직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분명히 김경옥과는 했다.

 

그러나 곧 다시 할 김경옥은 전혀 새로운 여자나 같은 것이다.

 

그때 김경옥이 묻는다.

“몇시에 오실래요?”

그러자 조철봉은 거침없이 대답한다.

“7시까지 갈 테니까 주소를 말해.” 

 

 

 

 

(2344) 강안남자 -4

 

 

인간은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어렸을 때 착했다고 끝까지 착할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

 

주변 환경이 그를 괴물로도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이은지는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 김경옥이 착하다고 했지만 그것은 옛날 일이다.

 

김경옥은 백석동의 연립주택 2층에서 살고 있었는데 조철봉을 보더니 활짝 웃는다.

 

오후 7시10분, 조철봉은 실용적으로 쇠고기를 다섯근이나 사 들고 왔다.

“옷 벗으세요. 저녁 준비 다 했어요.”

쇠고기를 받아 든 김경옥의 태도는 마누라처럼 자연스럽다.

 

그래서 저고리를 벗은 조철봉도 남편처럼 말한다.

“난 저녁보다 그게 급한데, 먼저 잠깐 동안만 몸을 풀면 안 될까?”

“찌개 다 끓었어요”

하고 등을 보인 채 김경옥이 말했으므로 조철봉이 뒤로 다가가 섰다.

 

기척을 느낀 김경옥이 머리를 돌렸는데 이미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아이참”

하면서 몸을 피한다고 허리를 비트는 것이 마침 딱딱해진 철봉에 닿았다.

 

조철봉이 김경옥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 안는다.

“어때? 여기서 간단하게 한번.”

철봉을 비비면서 말하자 김경옥이 앞쪽을 향한 채로 물었다.

“금방 끝날 거죠?”

“거기서 홍콩에 가야 끝나지.”

“그냥 여기서 해요?”

하고 주방에 선 김경옥이 앞쪽을 향한 채로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원피스를 들치며 말했다.

“그래, 그냥 여기서.”

조철봉은 김경옥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김경옥이 다리 한쪽을 들고 나서 또 다른 쪽 다리를 들자 팬티가 빠져나갔다.

 

이제 원피스 밑은 알몸이다.

 

팬티를 벗기는 동안에 드러난 김경옥의 다리는 미끈했다.

 

뒤에 선 조철봉이 바지를 끌어내렸을 때 김경옥이 또 묻는다.

“뒤에서 하려고?”

“그래.”

그러자 김경옥은 몸을 돌리더니 식탁을 두 손으로 잡고 자세를 취한다.

 

붉게 상기된 얼굴이 열중하고 있었으므로 조철봉의 열기도 고조되었다.

“그냥 넣어도 돼요. 난 벌써 젖었으니까.”

하고 김경옥이 열띤 목소리로 말한다.

 

뒤로 다가간 조철봉이 자세를 잡고 있는 김경옥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다.

 

그러자 움찔한 김경옥이 머리를 돌렸지만 이미 눈동자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다.

 

조철봉은 김경옥에게 몸을 붙였다.

 

각도를 잘 잡고 있었기 때문에 철봉은 거침없이 샘 안으로 들어선다.

“아아앗.”

그 순간 머리를 치켜든 김경옥의 입에서 비명 같은 탄성이 터졌다.

 

그 앞쪽에서 김치찌개 냄비 뚜껑이 덜컹거리면서 흰 수증기가 올라가고 있다.

 

조철봉은 철봉이 끝까지 들어가는 순간을 음미했다.

 

과연 그렇다. 김경옥의 샘 안에는 지렁이가 있다.

 

지금 느낌은 거머리 같았지만 철봉에서 번진 자극이 머리끝까지 쭈뼛거리게 만들고 있다.

 

과연 놀랍다.

 

철봉이 천천히 빠져나왔을 때 다시 김경옥의 탄성이 일어났다.

 

조철봉은 이를 악물었다.

 

그때 김경옥이 헐떡이며 말한다.

“그냥 해요. 난 곧 갈 것 같아!”

조철봉은 김경옥의 샘에서 뜨겁게 넘쳐 나는 용암을 느낀다.

 

김경옥은 언제든지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진국이다.

 

이런 여자는 3초짜리 조루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다시 철봉이 들어갔을 때 김경옥은 온몸을 오그리며 신음했다.

 

그때 조철봉은 다시 이를 악물었다.

 

이번에는 수만마리의 거머리다.

 

그리고 그때서야 김경옥과의 지난번 행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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