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874. 남자의 꿈 (6)

오늘의 쉼터 2014. 10. 10. 23:15

874. 남자의 꿈 (6)

 

 

 

(2326) 남자의 꿈 -11

 

 

물기를 대충 닦고 욕실을 나온 조철봉의 가슴은 세차게 뛴다.

 

뒤를 따라 나온 소냐가 수건으로 알몸을 가리면서 침실로 들어갔다.

 

집안은 환하게 불을 켜놓았다.

 

방으로 들어선 조철봉은 이미 침대에 들어가 있는 소냐를 보았다.

 

시트를 턱 밑까지 끌어당겨서 몸은 다 가려졌다.

 

조철봉이 시트를 들추고 들어서자 소냐가 말했다.

“불을 꺼 주세요.”

“켜면 안될까?”

조철봉이 소냐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묻는다.

 

알몸끼리 딱 붙었으므로 젖가슴의 뭉클한 촉감이 느껴졌다.

 

소냐는 대답하지 않는다.

 

조철봉은 소냐의 입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이제는 소냐가 두 팔을 들더니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두 다리로 자연스럽게 조철봉의 몸을 감는다.

 

입술을 애무했을 때 소냐의 혀가 조금씩 밀려 나왔다.

조철봉은 밀려나온 소냐의 혀를 힘껏 빨아들였다.

 

그러자 소냐가 약한 신음을 뱉더니 혀를 맡겼다.

 

이제 혀의 애무가 시작되었다. 비비고, 꼬고, 당기고, 굴리는 동안

 

소냐의 호흡은 더 가빠졌고 신음이 높아졌다.

 

이윽고 입술을 뗀 조철봉이 몸을 아래로 옮긴다.

 

몸을 훑고 내려온 혀가 가슴을 한입 가득 물었을 때 소냐는 두 손으로

 

조철봉의 머리칼을 감싸 쥐었다.

 

어느덧 부끄러움이 가셔진 입에서는 거침없는 탄성이 뱉어지고 있다.

 

조철봉은 입안에 젖꼭지를 넣었다.

 

그러고는 혀로 두드리고, 밀고, 비틀기 시작한다.

 

손가락은 힘이 들어가 때로는 아프게 만들지만 혀는 실수한 적이 없다.

 

이윽고 소냐가 헐떡이며 말한다.

“그만 됐어요.”

아래로 손을 뻗은 조철봉은 이미 소냐의 샘이 넘쳐 흐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말에 그만둘 조철봉이 아니다.

조철봉에게는 이 전희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의 반응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반응 정도가 바로 성취감으로 이어지며 두고두고 기억에도 남는다.

 

본격 작업에 들어갔을 때는 처음 몇순간만 기억할 뿐이지 나머지는 잊어야 한다.

 

잊지 않으면 상대방을 실망시키게 되는 것이다.

 

만일 상대가 실망한다면 조철봉에게 여자와의 관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없는 것보다 못하게 될 것이었다.

 

그래서 하는 동안에 애국가를 거꾸로 부르거나 돌아가신 부모 생각

 

또는 온갖 덧셈 뺄셈을 하면서 자극의 전달을 끊어왔다.

 

조철봉의 혀가 소냐의 아랫배를 한바탕 훑고 숲으로 내려온다.

 

이미 소냐는 절정으로 오르는 중이다.

 

부끄러움도 잊고 자꾸 상반신을 세웠다가 누웠는데 조철봉의 혀가 골짜기를 헤집고 들어가자

 

온몸이 굳어졌다.

 

골짜기는 뜨거운 용암이 넘쳐나고 있다.

 

조철봉은 용암을 헤치고 섬세하게 안쪽을 애무한다.

 

신비로운 골짜기는 뜨겁고 달콤했다.

 

조철봉의 혀가 십여차례 골짜기 안을 탐험했을 때였다.

소냐가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신음을 뱉더니 온몸을 경직시켰다.

 

절정에 닿은 것이다.

 

소냐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었으며 딱 벌린 입에서는 신음과 함께

 

쇳소리같은 숨을 뱉는다.

 

이윽고 몸을 늘어뜨린 소냐가 신음을 겨우 그쳤을 때 조철봉은 몸을 세웠다.

 

이제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다.

 

이번에는 본선이다.

 

그때 소냐가 놀란 듯 눈을 떴지만 초점이 멀다.

 

조철봉은 천천히 소냐의 안으로 들어선다.

 

그 순간 소냐의 입에서 다시 탄성이 터져나왔다.

 

늘어졌던 두 팔이 다시 올라와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기를 쓰듯이 입을 열고 말한다.

“너무 좋아요.” 

 

 

 

 

(2327) 남자의 꿈 -12

 

 

뽈리따젤은 타슈켄트 근처 고려인 마을로 이곳에는 고려인 2세도 거주하고 있다.

 

고려인 2세는 모두 고령으로 대부분이 70세 이후가 된다.

 

70년 전 강제 이주한 후에 태어났다고 해도 60대 후반이다.

 

조철봉이 뽈리따젤 안에 있는 마을 공동회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다음날 오후 3시경이다.

미리 연락을 한 터라 사무실 안에는 두 노인과 50대쯤의 사내까지 셋이 기다리고 있다가

 

조철봉 일행이 들어서자 반갑게 맞는다.

 

두 노인은 몇 안 되는 2세였고 50대는 3세였다.

 

조철봉은 최갑중, 박영범과 동행이다.

 

박영범은 조철봉을 서울에서 온 사업가라고 미리 소개를 했는데

 

두 노인은 각각 한인회 고문과 노인회 대표, 그리고 50대는 초등학교 교장이다.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을 때 그중 연로한 86세의 노인회 대표 백안드레이가

 

흐린 눈으로 조철봉을 보며 묻는다.

“사업하신다는데 무슨 사업입니까?”

한국어도 유창했고 발음도 또렷했다.

“예,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아닙니다.”

조철봉이 얼버무리듯 대답하자 이번에는 한인회 고문 황보리스가 다시 묻는다.

“여기 박 사장하고 관계가 있는 분이시군요. 그렇습니까?”

박영범이 중고차 판매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 그런 셈이지요.”

다시 어설프게 대답한 조철봉이 헛기침을 했다.

 

오늘 방문 목적은 고려인 교육에 대한 지원이라고 이들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원받는 측의 반응이 어쩐지 탐탁지 않은 것 같다.

 

그때 백안드레이가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왔다 갔지만 제대로 약속 지키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안드레이가 웃자 온 얼굴이 주름살로 덮여졌다.

 

의문이 풀린 조철봉도 따라 웃었다.

“호의로 말했다가 사정이 생겼겠지요.”

그러자 박영범이 정색하고 말한다.

“여기 조 사장님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그때 잠자코 있던 초등학교장 김빅토르가 입을 열었다.

 

체격이 컸고 콧수염을 길러 몽고인 같았다.

“저를 보자고 하신 건 초등학교에 지원하실 의향이 있으신 겁니까?”

“예, 그렇죠.”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이 두 노인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쓴웃음을 짓는다.

“필요하신 물품이 있습니까?”

“한국어 교과서가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전 학년 교과서가 100부씩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되겠는데요.”

미리 준비를 해 온 듯 단숨에 말한 빅토르가 멋쩍게 웃는다.

“보내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일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최갑중이 수첩에다 메모를 했다.

“노력해 보지요.”

조철봉이 빅토르에게 말하고는 다시 웃는다.

“빠른 시일 내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하고 빅토르가 길게 숨을 뱉었을 때 조철봉이 한인회 고문 보리스에게 묻는다.

“고려인 대학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까?”

바로 이것을 알아보려고 온 것이다. 초등학교 지원은 찾아온 명분이다.

 

그러자 보리스가 찌푸린 얼굴로 대답한다.

“4세들이 주도해서 만들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게 쉽게 되는 일이오?

 

이곳에서 인·허가는 받아 낸다고 해도 요즘처럼 어려운 때 누가 투자를 하겠소?”

조철봉이 잠자코 머리만 끄덕인다.

 

눈앞에 갑자기 소냐의 얼굴이, 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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