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859. 새세상 (1)

오늘의 쉼터 2014. 10. 10. 15:29

859. 새세상 (1)

 

 

(2296)새 세상-1

 

 

대한민국 영토에 첫발을 딱 붙인 순간에 받은 조철봉의 느낌이 바로 새 세상이라는

 

것이었다.

 

굶은 경험이 없는 인간은 배고픔의 고통을 아무리 잘 설명해 줘도 모른다.

 

겪어야 실감한다는 뜻이다.

 

평양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남한의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TV 장면을

 

보았다.

시위대는 죽봉으로 무장했고 보도블록을 깨뜨려 던졌으며 경찰은 곤봉과 방패로

 

시위대를 구타했다.

 

난장판이었다.

 

쌍방의 전투는 격렬해서 저러다가 정권이 전복되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으니

 

북한 시청자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자유로는 평온했다.

 

마중나온 민정수석 한영기의 표정에서도 여유가 느껴졌다.

 

한영기는 이제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것이다.

 

차가 속력을 내었을 때 한영기가 생각이 났다는 것처럼 정색한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

“저기, 이번에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맡아 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러더니 조철봉의 표정을 보고 나서 쓴웃음을 짓는다.

“다시 한번 봉사해 주시지요.

그 이유는 이번에 북한의 제 3대 후계자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겠지만.”

입맛을 다신 조철봉이 같이 쓴웃음을 짓고 한영기를 보았다.

“내가 비공식으로 나서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우리가 생각을 해보았지만 역시 직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 가지로 편리해집니다.”

한영기가 정색하고 말했으므로 조철봉은 소리죽여 숨을 뱉는다.

 

특별보좌관이건 수석이건 직급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이다.

 

그것을 한영기도 알고 있을 터이니

 

직함을 갖고 있는 것이 편리하다는 말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이제는 조철봉이 생각났다는 표정을 짓고 한영기에게 말했다.

“곧 김대성이 남한을 비밀 방문할 건데 협조를 바란다는

 

북한 측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긴장한 한영기에게 조철봉은 말을 잇는다.

“이번에는 저하고 남한의 실정을 암행시찰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남북한의 실상을 파악하겠다는 것이죠.”

“물론 그것은 위원장의 지시겠지요?”

한영기가 확인하듯 묻더니 조철봉의 표정을 보고 나서 제 말에 제가 대답한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우리로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입니다.”

“김대성을 남한에 보내는 건 위원장이 큰 결심을 했다는 증거 같습니다.”

그러자 한영기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이며 말한다.

“우리는 위원장이 조 사장님과 김대성을 함께 북한 지역을

 

암행시찰 하도록 한 것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대성이 남한 실정을 알게 되면 어떤 계기가 되겠지요.”

활기 띤 표정으로 조철봉이 말하자 한영기가 화답했다.

“위원장이 살아있을 때 남북한 관계가 매듭이 지어져야 할 텐데요.”

조철봉은 대답 대신 쓴웃음만 짓는다.

 

세상 일이란 것이 말대로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차곡차곡 기반이 쌓이고 길이 다 닦여졌어도 뒤집히는데 하물며 복잡하게

 

이해가 꼬인 채로 반세기가 넘도록 굳어져 있던 남북관계가 아니었던가?

 

하나가 엉켜도 몇 년간 끌었던 경험이 너무나 많은 터라

 

절대로 낙관할 수 없다. 조철봉이 무의식중에 팔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오후 3시 반이다.

 

그것을 본 한영기가 부드럽게 말한다.

“피곤하시겠습니다.”

조철봉은 심호흡을 한다.

 

설마 국정원이 어젯밤 일을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었다. 

 

(2297)새 세상-2 

 

 

누구는 의무방어전이라고 하고 또 어떤 놈은 봉사한다면서 거드름을 피우지만

 

내막은 딴판이다.

 

그런 말 하는 놈치고 제대로 방어, 봉사를 하는 놈은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성관계를, 특히 아내와의 잠자리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허세 부릴 것이 따로 있지 차라리 제 마누라 자랑하는 팔불출이 윗길 사내다.

 

근 한 달 만에 상봉한 이은지는 조철봉과 둘이 되었을 때 얼굴부터 상기되었다.

 

밤 11시반, 집안은 조용하다.

 

모처럼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은 후에 제법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이제 침실에 둘이 남았다.

 

방금 욕실에서 나온 이은지는 가운으로 갈아 입었는데 안은 알몸일 것이다.

“불 꺼?”

하면서 이은지가 벽에 붙은 스위치 옆에 선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다.

 

선정적인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가 본능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조철봉은 또 어떠한가? 비스듬히 침대 위에 누운 채 이은지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미 알몸이다.

 

이은지의 시선이 곤두서있는 조철봉의 철봉을 스치고 지나갔다.

 

번쩍이는 눈, 스쳐가는 시선이 섬광 같다.

“아니, 놔둬.”

조철봉이 대답하자 이은지가 다가왔다.

 

이은지와 결혼한 지 햇수로 5년,

 

아들 영일의 담임이었던 이은지는 이제 엄마가 되었고

 

작년에 딸까지 낳았지만 아직도 신혼 같다.

 

침대 옆으로 다가온 이은지가 가운을 벗더니

 

비스듬히 선 채로 접어서 탁자 위에 놓는다.

 

이제는 알몸의 옆모습이 다 드러났다.

 

엉덩이와 등의 선, 그리고 허벅지와 종아리. 조철봉은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곤두선 철봉이 갑자기 건들거린다.

“잠깐만.”

침대에 오르려는 이은지를 제지한 조철봉이 눈으로 탁자를 가리켰다.

“탁자 위에 한쪽 발을 딛고 서 봐.”

“또.”

하면서 눈을 흘기는 시늉을 한 이은지가 시킨 대로 탁자 위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선다.

 

그러자 밝은 불빛 아래에서 이은지의 숲과 골짜기,

 

그 안쪽의 붉은 샘까지 환하게 드러났다.

 

조철봉의 의도를 아는 터라 다리까지 벌리고 섰으므로 더 넓고 깊게 펼쳐졌다.

 

조철봉은 심호흡을 한다.

 

바로 이것이 부부간의 금실 아니겠는가?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도 다 밝힌다.

 

그래서 함께 즐기는 것이다.

“잘 보여?”

하고 묻는 이은지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둥근 어깨, 약간 살이 붙은 허리,

 

그리고 작은 박을 하나 얹은 것 같은 아랫배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조철봉에게는 더 고혹적이다.

 

밋밋하고 날카로우며 살집이 적어서 뼈가 부딪힐 것만 같은 몸매의 여자보다

 

백배 낫다.

 

이윽고 조철봉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이리 와.”

이은지가 고분고분 침대로 올라오더니 옆에 눕는다.

 

그러고는 두 다리를 약간 벌리면서 말했다.

“그냥 넣어줘. 나 벌써 축축해.”

이은지의 얼굴은 어느덧 빨갛게 상기되었고 아랫배는 가쁘게 출렁인다.

“좀 세게, 응?”

하면서 이은지가 다리를 더 넓게 벌렸으므로 조철봉의 인내는 한계에 달했다.

 

조철봉이 이은지의 위에 몸을 세우고는 잇사이로 말한다.

“너도 이제 고수가 다 되었어.”

“그럼, 내가 누구 와이프인데.”

하더니 이은지가 허리를 흔들었다.

 

그러자 철봉이 이은지의 허벅지에 닿는다.

“나도 말로 자기를 흥분시킬 수 있다고.”

“푹 넣어?”

“응, 아주 끝까지 세게.”

이은지가 이제는 허덕이며 말한다.

“그렇게 열 번만 하면 난 죽을 거야.”

“그러면 되나?”

조철봉이 철봉 끝을 이은지의 샘 끝에 대면서 말한다.

 

이렇게 말을 주고 받는 사이에 전희를 10분은 한 만큼 양쪽이 달아오른 것이다.

 

과연 고수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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