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858. 남북암행 (11)

오늘의 쉼터 2014. 10. 10. 13:45

858. 남북암행 (11)

 

 

(2293) 남북암행-21 

 

 

여자 이름은 오선화, 스물여섯, 가무단에 소속되어 있다고 했다.

술좌석이 끝났을 때는 밤 11시경.

조철봉이 일어섰을 때 오선화는 따라 일어섰으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양성택과 작별을 하고도 옆에 서 있었다.

양성택이 계단 주차장으로 사라진 후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오선화는 잠자코 안으로 따라 들어온 것이다.

조철봉이 가만있었으므로 닫힘 버튼을 누른 오선화가 시선을 주었다.

“902호실.”

조철봉이 말했고 오선화는 9층 버튼을 누른다.

그후부터 다시 한마디도 주고 받지 않았지만 둘의 호흡은 맞았다.

방으로 들어선 조철봉이 저고리에 셔츠, 바지까지 차례로 벗었을 때

오선화는 하나씩 받아들더니 옷걸이에 건다.

팬티 차림이 된 조철봉이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할 때 문이 열리더니 오선화가 들어왔다.

홀랑 벗은 알몸이다.

손으로 젖가슴과 숲을 가리고는 있었지만 다 드러났다.

둥근 어깨, 잘록한 허리, 조금 큰 것 같은 엉덩이,

그리고 단단하게 붙은 허벅지 근육과 종아리,

맨발의 발가락이 가지런했고 발톱은 붉은 기운이 배어 있다.

잠자코 조철봉 옆으로 다가온 오선화가 비누를 집어들더니

몸에 비누질을 해주었다.

조철봉은 손을 늘어뜨렸다가 생각난 듯 샤워기 옆쪽 받침에 놓여진

비닐캡을 집어 오선화의 단발머리를 감싸 주었다.

오선화가 시선을 마주치더니 머리를 조금 숙여보인다.

샤워기의 물줄기를 피하려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었던 것이다.

욕실의 열기 때문인지 얼굴이 상기되었고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동그란 얼굴, 역시 둥근 눈, 도톰한 콧날에 입술도 도톰하다.

귀엽게 생긴 용모였지만 체격은 풍만하다.

비누질을 한 오선화가 힘 있게 온몸을 문지른다.

미끈한 감촉과 함께 온몸에 짜릿한 쾌감이 번졌다.

등과 배를 문지르고 난 오선화가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불빛을 받은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조철봉은 똑바로 오선화의 시선을 받는다. 상기된 얼굴,

조금 벌어진 붉은 입술, 잠깐 움직임을 멈췄던 오선화가 가늘게 숨을 뱉더니

다시 조철봉의 가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고맙군.”

조철봉이 낮게 말했지만 오선화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선화의 몸에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그만.”

조철봉이 말하자 오선화는 다시 머리를 들었다.

이제 둘은 서로 마주보는 자세로 딱 붙어 서 있다.

그리고 둘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다.

조철봉은 아래쪽에서 단단하게 세워진 철봉을 느끼고 있다.

그 철봉은 이미 오선화의 아랫배를 누르는 중이다.

물줄기가 쏟아져 둘의 몸을 적시고 있다.

그때 오선화가 입을 열었다.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응?”

정신이 든 조철봉이 눈의 초점을 잡고 오선화를 보았다.

“무슨 말이야?”

“저는 아직 미혼인 데다 남자친구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으음.”

감동한 조철봉이 두 팔로 오선화의 허리를 감아 안는다.

그러자 철봉이 오선화의 아랫배를 찌르고 뉘어졌다.

누가 그런 염려를 했단 말인가?

조철봉으로서는 난데없는 말이었지만 오선화의 배려가 고마웠던 것이다.

“자, 그만 나갈까?”

샤워기의 꼭지를 잠근 조철봉이 말하자 오선화는 선선히 머리를 끄덕인다.

기다렸다는 표정 같았으므로 조철봉의 가슴이 뛴다. 

 

 

 

(2294) 남북암행-22 

 

 

오선화는 타월을 집더니 조철봉의 몸을 구석구석 정성을 들여 닦는다.

가만 있기가 거북했으므로 조철봉도 오선화의 몸을 닦아주었다.

부끄러운지 오선화가 몸을 비틀고 다리를 오므렸지만 곧 힘을 풀었다.

가끔 시선이 부딪쳤고 더운 숨이 서로의 피부에 닿는다.

이윽고 마른 몸이 된 둘은 욕실을 나와 침대로 다가간다.

조철봉이 오선화의 손을 잡았으므로 둘은 에덴 동산의 아담과 이브처럼

알몸으로 당당히 걷는다.

침대 위로 오른 오선화가 시트를 당겨 몸을 덮으려고 했을 때 조철봉이 웃으며 말했다.

“꼭 덮어야겠니?”

그러자 오선화가 따라 웃으면서 시트 위로 몸을 눕혔다.

자, 시트 위에 알몸인 오선화가 누워 있다.

두 다리는 꼭 오므린 채 두 손으로 숲을 가렸지만, 언덕과 골짜기 일부분은 드러났다.

“아름답다”

조철봉이 오선화의 몸을 내려다보면서 신음처럼 말한다.

그러자 오선화가 눈을 감았다. 얼굴은 이미 붉게 달아올랐으며 숨이 가빠서

아랫배의 움직임이 거칠다.

조철봉이 오선화의 몸 위에 오르면서 혼잣소리처럼 말한다.

“이렇게 맞아줘서 고맙다.”

그러자 오선화가 눈을 감은 채로 두 다리를 벌린다.

그러고는 두 팔을 들어올리더니 조철봉의 어깨를 쥐었다.

받아들이겠다는 적극적인 표시다.

조철봉도 머리를 숙여 오선화의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가 뗐다.

조철봉식으로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러자 오선화가 잠깐 눈을 떴다가 감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오선화의 눈동자에 받아들이겠다는 표시가 찍혀 있다.

조철봉은 항상 그랬듯이 철봉의 산책운동을 하지 않았다.

기교를 부리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조철봉은 천천히 오선화의 몸과 하나가 되었다.

그 순간 오선화가 입을 딱 벌리면서 이맛살을 찌푸렸다.

조철봉의 어깨를 쥔 손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신음은 뱉지 않는다.

조철봉은 오선화의 샘이 이미 뜨겁게 젖어 넘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아주 좋아.”

도저히 가만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조철봉이 머리를 숙여 오선화의 귀에 입을 붙이고 속삭였다.

“너무 훌륭해.”

진심이다. 오선화의 몸은 훌륭했고 좋았다.

그리고 그것을 오선화 자신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조철봉이 세번째 허리를 움직였을 때 오선화가 처음으로 신음을 뱉는다.

악문 잇사이로 뱉는 신음이다. 조철봉이 다시 오선화의 이마에 입술을 붙였을 때였다.

오선화가 조철봉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더니 머리를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조철봉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조철봉이 벌어진 오선화의 입에서 뻗어나온 혀를 빨았다.

이제 오선화의 입에서 거친 탄성이 나오고 있다.

“너무 좋아요.”

오선화가 헛소리처럼 말한다.

두 눈은 아직도 꾹 감고 있었지만 나머지 모든 것은 열려 있다.

조철봉은 이를 악문다.

오선화의 분위기에 빨려 들었다가는 금방 터져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오선화가 소리치듯 말한다.

“나, 할 것 같아요!”

조철봉은 이제 눈을 부릅떴다.

같이 폭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섬광처럼 스치고 지났지만

그래서야 천하의 조철봉이 되겠는가?

조철봉의 머리는 다시 백지 상태가 되었다. 잊고 잊고 또 잊는다.

듣지도 않고, 느끼지도 않으며, 보지도 않는다.

그때 오선화가 폭발했다.

아무리 느끼지 않으려 해도 그건 알 수가 있다. 

 

 

(2295) 남북암행-23 

 

 

늘어져 있는 오선화의 몸을 내려다보면서 조철봉은 행복하다.

여자를 만족시켰다는 쾌감은 대포를 발사한 쾌감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다.

발사의 쾌감은 3초면 사라지지만 여기, 아직도 앓는 소리를 뱉으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여자를 보라. 가슴 가득한 성취감, 자부심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다.

또 있다. 아직도 곤두선 채 건들거리는 철봉을 보면서 느끼는 자신감.

이것이 바로 삶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때 오선화가 눈을 떴다.

그러더니 눈을 여러번 껌벅여 초점을 잡더니 조철봉과 시선을 마주친다.

“죽는 줄 알았어요.”

기를 쓰며 말한 오선화가 손을 뻗어 조철봉의 허리를 감아 안는다.

조철봉이 옆쪽에 엎드려 있었으므로 오선화가 몸을 비틀더니 바짝 붙는다.

“너무 좋았어요.”

얼굴에 진심이라고 쓰여져 있다.

조철봉이 웃음 띤 얼굴로 묻는다.

“이제 다시 시작해도 되겠니?”

“또 말입니까?”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던 오선화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러실 수 있습니까?”

“그럼 난 아까 하지 않았는데.”

“네?”

했다가 오선화는 3초쯤 뒤에야 말뜻을 알아차린 것 같다.

얼굴이 붉어진 오선화가 두 손을 양쪽 볼에 붙이더니 수줍은 듯 말한다.

“전 좋아요. 그런데 힘들지 않으세요?”

“난 괜찮아. 네가 세번쯤 더 하게 만들 수 있어.”

그러자 오선화가 두 볼을 감싼 채 머리를 세차게 젓는다.

“그러지 마세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그러시면 안돼요.”

이제는 오선화가 눈을 크게 떴고 목소리도 또렷해졌다.

“그냥 하세요.”

“내 맘이다.”

“저만 좋게 해주시면 안돼요.”

했을 때 조철봉이 오선화의 몸 위로 올라왔으므로 대화가 끊겼다.

오선화가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면서 조철봉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이번에 꼭 하세요, 네?”

“글쎄, 알았어. 넌 그런 거 신경 쓰지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꼭 하셔야.”

“신경쓰지 말라니까.”

누가 들으면 이것들이 벌거벗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아앗.”

이번에도 조철봉이 곧장 진입했으므로 오선화는 몸을 굳혔는데

처음과는 달리 거침없이 탄성을 뱉는다.

다시 방 안의 공기가 달아오른다. 이번에는 더 뜨겁다.

서로의 몸을 아는 터라 받아들이는 자세도 익숙했고, 호흡까지 맞춰졌다.

“너무 좋아요.”

오선화의 찬사는 다시 이어졌다. 조철봉을 터뜨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는지 허리 움직임이 커졌다. 자연스럽지가 않고 의도적이었는데 그것이 오선화 스스로에게 더 자극을 준 것 같다.

탄성 같은 비명이 이제는 쉴 새 없이 터져나온다.

조철봉은 다시 이를 악문다. 이 페이스에 말려들었다가는 3분도 되지 않아서 폭발할 것이었다.

오선화의 탄성은 더 높아졌고 움직임은 더 격렬해졌다.

조철봉은 이를 악물었다.

이번에도 너는 혼자서 가야 될 것이다 폭발은 잠깐이지만 후유증은 길게 남는 법.

난 견딜 것이다.

그때 다시 오선화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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