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822. 공존 (11)

오늘의 쉼터 2014. 10. 10. 08:05

822. 공존 (11)

 

(2220)공존-21

 

 

대충 샤워를 마친 둘은 몸의 물기를 닦지도 않고 욕실을 나온다.

침대에 누웠을 때 문영미의 몸은 이미 뜨거워져 있었다.

상기된 얼굴에 숨소리도 가쁘다.

둘의 여덟개 사지는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는데

서로 어긋나서 뼈가 부딪쳤다가 허방을 잡기도 한다.

아무리 조철봉이 선수라도 그렇다.

호흡이 맞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곧 질서가 잡혔다.

조철봉이 몸 위로 올라가 자세를 갖췄기 때문이다.

문영미는 조철봉이 곧 시작할 줄로 알고 다리를 벌렸지만 눈동자의 초점은 멀어져 있다.

조철봉은 문영미의 숨소리에 벌써 앓는 소리가 섞여져 나오는 것을 보고는 숨을 죽였다.

아주 드문 경우인 것이다. 아직 제대로 애무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런다.

그래서 조철봉은 방법을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곧장 주(主)전당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전초전 따위는 생략한다.

자세를 취한 조철봉이 철봉을 샘 끝에 붙였을 때 문영미의 몸이 흠칫했다.

그러더니 허리를 비틀면서 철봉을 받아들이려는 시늉을 한다.

조철봉은 골짜기의 산책도 생략하고 철봉을 샘 안으로 천천히 진입시켰다.

샘은 뜨겁고 용암이 넘쳐흘렀으며 탄력이 강했다.

“아아아.”

머리를 뒤로 젖힌 문영미가 비명 같은 탄성을 뱉는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더니 두 손으로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너무 좋아.”

문영미가 기를 쓰듯 말했는데 허리를 치켜드는 바람에 철봉이 와락 끝까지 진입했다.

입을 딱 벌린 문영미가 이제는 말 대신 신음을 뱉는다.

조철봉은 어금니를 물었다.

이미 문영미의 몸은 절정의 쾌락을 겪어 보았다.

그래서 진퇴의 요령도 아는 것이다.

본능이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면서 조철봉은

온몸의 에너지가 샘물이 솟듯이 모여지는 것을 느낀다.

자극을 그대로 느끼지 않으려고 하지만 문영미의 신음과 몸에 스며드는 쾌감은

이를 악물어야 분산시킬 수가 있다.

언제나 억제를 풀고 마음껏 분출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그런다면 짐승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는가?

인류만이 상대방의 쾌락을 배려해주는 섹스를 하는 것이다.

조철봉은 이제 평양으로 돌아간 위원장을 생각한다.

대한자동차 고문역을 맡게 된 영예를 떠올리기도 한다.

앞으로 떨어질 떡고물도 계산해 보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조철봉의 철봉은 다양한 각도로 샘을 공략하고 있다.

각도와 속도, 강약 조절은 거의 본능적이어서 뇌가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 매 순간을 느꼈다가는 터져 버린다.

그렇게 터졌을 때의 낭패감은 차라리 안 한 것보다도 더 못한 것이다.

잊고, 잊고, 또 잊어서 여자가 몇 번이나 까무러쳤다가 깨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그 억제한 고통 이상으로 성취감,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문영미는 터지고, 터지고, 또 터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잃고 쾌락을 느끼기만 했다.

온몸이 불에 타버리는 것 같기도 했으며 포탄이 되어 하늘로 쏘아 올려지는

느낌도 들었다가 잠깐 동안 의식을 잃기도 했다. 그

러나 아래쪽은 언제나 뜨거운 불기둥을 느끼고 있다.

이윽고 문영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온몸의 땀을 조철봉이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을 때였다.

놀란 문영미가 일어나려고 했다가 신음을 뱉고는 머리를 떨어뜨린다.

머리만 겨우 들었다가 내려놓은 셈이다.

나머지 몸은 까닥할 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쾌했다.

온몸의 나쁜 요소가 다 빠져나가 가벼워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2221)공존-22

 

 

물론 조철봉은 이번에도 안 쌌다. 굳이 안 쌌을 때의 장점을 꼽아보라면 조철봉은

이것 하나만 내놓을 것이다.

그것은 끝난 후에도 여자에게 욕망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조철봉이 아는 놈 중 하나는 싸기 직전부터 빼고 도망갈 궁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대부분의 남자는 사정 후에 급격히 성욕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자는 여운이 길게 남아서 그저 제 생각만 하고 쏙 빼었다가 일 끝나고

웬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조철봉이 이제는 수건을 더운물에 적셔와 늘어져 있는 문영미의 샘과 발끝까지를 닦아주었다.

수줍은 문영미가 몸을 비틀었다가 그대로 맡기더니 문득 조철봉의 철봉을 보았다.

철봉이 다시 성이 나 건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유.”

하고 문영미가 붉어진 얼굴로 웃는다.

“이제 그만요. 나, 죽을 것 같아요.”

그러더니 덧붙였다.

“세상에, 두 시간이나 했잖아요?”

“지루했니?”

이제 옆에 누운 조철봉이 묻자 문영미가 몸을 비틀어 머리를 가슴에 붙인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어.”

“그래?”

“나, 이렇게 좋았던 적 진짜 처음이에요.”

“이것도 처음이야?”

“네, 이런 서비스를 받은 것도 첨이고.”

수건으로 닦아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조철봉이 문영미의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그러자 젖꼭지가 탱탱하게 곤두선다.

“너도 참 좋았다.”

젖꼭지를 손끝으로 가볍게 튕기면서 조철봉이 말한다.

“그곳으로 들어갈 때 느낌이 참 좋았어.”

“정말요?”

“네 반응도 좋았고.”

“사장님은 말도 못해.”

하면서 문영미가 두 팔로 조철봉의 허리를 감아 안더니 길게 숨을 뱉는다.

새벽 1시반이 되어 있었다. 이제 오늘 오전에 제주도를 떠나야 한다.

제주도야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였으니 마음만 먹으면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수 있다.

어떤 CEO는 서울에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남북한은 앞으로 잘 되겠죠?”

문득 문영미가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생각에서 깨어났다.

“응? 그래, 잘 되겠지.”

어설프게 대답한 조철봉이 문영미를 보았다.

시선을 받은 문영미가 소리없이 웃는다.

“이번 남북한 회담에서 스타가 되셨더군요. 신문에서 사진 봤어요.”

“날 알고 있었구나.”

“모르는 척하는 것이 오히려 실례인 것 같아서요. 다 아는데.”

“그래서 특별 서비스 해준 거야?”

“그런 건 없어요.”

머리까지 저은 문영미가 차분해진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

“제가 싫으면 2차 안 나가요. 상대가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래두.”

문영미가 턱을 조철봉의 가슴에 붙이더니 다시 웃는다.

“그리고 얼마나 좋았다구요. 지금도 거기가 찌릿찌릿한데.”

“또 해줄까?”

“조금만 더 쉬었다가요.”

하더니 문영미가 손을 뻗쳐 조철봉의 철봉을 부드럽게 감싸 쥔다.

아직도 곤두서 있던 철봉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왔다.

그때 문영미가 말했다.

“섹스도 이렇게 잘 하시는 걸 보면 사업도 성공하시겠어요. 틀림없어요.”

누가 통계는 안 냈지만 맞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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