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3. 대타협 (5)
(2183)대타협-9
그동안 바쁘기만 했지 제대로 놀아본 적이 드물었던 조철봉이다.
거실에서 유지연의 침실로 들어섰을 때는 12시가 되어갈 무렵이다.
“감동적이구먼.”
침대에 오른 조철봉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유지연을 보면서 말했다.
“자, 빨리와.”
“불 끌까요?”
침대 끝에 선 유지연이 상기된 얼굴로 묻는다.
조철봉은 켜고 노는 편이었지만 건성으로 대답했다.
“마음대로 해.”
유지연은 불을 켜둔 채 침대로 올라와 옆에 눕더니 먼저 홈웨어 원피스 단추를 풀어
침대 밑에 내려놓는다.
그러자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 되었다.
조철봉은 숨을 죽이고 유지연의 모습을 본다.
유지연의 나이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30대 중반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피부는 20대처럼 윤기가 났고 뱃가죽은 단단했다.
탄력이 느껴지는 허벅지와 종아리, 약간 살집이 붙은 몸매를 보자
조철봉의 입안에 저절로 군침이 모여졌다.
그때 유지연이 등을 돌리며 말했다.
“브래지어 좀 풀어주세요.”
조철봉이 고인 침을 삼키며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그 순간 탐스러운 젖가슴이 해방되면서 마치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조철봉이 뒤에서 두 손으로 젖가슴을 감싸 안는다.
따뜻하고 탄력있는 젖가슴이 손에 가득 잡힌 순간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유지연이 몸을 기대왔으므로 자연히 머리가 어깨에 닿았다.
조철봉이 바로 옆에 누운 유지연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입술이 부딪쳐 오자 유지연이 입을 벌려 혀를 내밀어 주었다.
혀가 부딪치면서 끈적이는 타액이 엉켰고 곧 가쁜 호흡소리가 울렸다.
잠깐 입을 뗀 조철봉이 말했다.
“팬티를.”
그러자 유지연이 그 자세 그대로인 채 엉덩이를 들더니 팬티를 끌어내렸다.
이제 둘은 알몸이 되었다. 조철봉이 유지연을 밀어 침대 위로 눕혔다.
누우면서 유지연이 저절로 다리를 벌렸으므로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급해?”
“아뇨?”
했다가 유지연이 그때서야 알아차리고는 다리를 오므렸다.
그 와중에도 유지연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누우면 다리 벌리는 게 버릇이 된 모양이구먼.”
“아냐.”
하면서 유지연이 누운 채로 조철봉의 어깨를 때렸다.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조철봉이 먼저 유지연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는 입술이 목덜미로 내려갔다.
눈치를 챈 유지연이 눈을 감으면서 얕게 신음을 뱉는다.
이제 다리는 오므렸지만 애무를 기다리는 온몸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조철봉의 입술이 젖가슴에 닿았을 때 유지연의 신음이 더 높아졌다.
“셋이 놀자고 하니까 놀랐어?”
젖꼭지를 입에 물면서 조철봉이 물었다.
비스듬한 자세로 유지연의 옆에 엎드린 조철봉의 사지는 빈틈없이 활용되고 있다.
두 손은 각각 한쪽 젖가슴과 아랫배에서 허벅지까지를 애무하는 중이었으며 두 다리는
유지연의 다리 한쪽을 단단하게 감싸 안고 있다.
기술자가 되면 사지 중 한곳이라도 놀리지 않는다.
건설공사에서 한쪽이 배수 도랑을 파면 다른 부서는 부자재를 나르고 기반을 굳히는 이치와 같다. 노는 인력이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아앗앗.”
유지연이 마침내 열띤 탄성을 뱉기 시작한다.
(2184)대타협-10
유지연의 반응은 자연스럽다.
전혀 가식이 포장되지 않았으며 감추지도 않는다.
느낌 그대로 다 뱉어낸다.
조철봉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이다.
조철봉의 친구 하나는 신음은 물론 탄성도 싫어했다.
여자가 시체처럼 늘어져 있어야만 좋아하는 놈이었다.
반면에 억지로라도 냅다 고함을 질러줘야 발동이 걸리는 놈도 있다.
그것을 성장 환경이나 여러 이유로 조사해 놓은 연구도 있지만
그 자료를 봐도 조철봉은 정상이다.
조철봉의 입술이 배꼽을 지나 삼각지에 이르렀을 때 이미 유지연은 절정에 이르렀다.
여자의 몸 중에서 어느 곳이 가장 아름다우냐고 물었을 때 아라비아 작가 대부분은
‘그곳’이라고 말했다. 그곳은 우아하며 기분좋은 향내가 난다.
그곳을 ‘틈새’ 또는‘갈라진 틈’으로도 불렀다. 그곳은 탱탱하며 아름답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시선을 뗄 수 없으며 그것을 보는 순간 쪼그라들었던 성기가
당장 발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찬사는 둥글고 살찐 외음부에 해당된다.
마르고 뼈대가 굵은 여자의 외음부는 ‘성벽의 갈라진 틈’으로 비유했다.
‘성벽의 틈’이라니, 그러나 지금 조철봉은 향기로운 틈새를 입술로 빠는 중이다.
틈새에서는 뜨겁고 맑은 샘물이 넘쳐나는 중이었으며 저 위쪽에서는
천상의 음악 같은 탄성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이윽고 유지연이 사지를 뻗으며 경련을 일으켰다. 절정에 오른 것이다.
입과 혀만으로 절정에 오르게 한 경우는 수없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조철봉은 성취감을 느낀다.
자신감도 배양된다. 땀에 젖은 유지연이 앓는 소리를 내며 늘어졌다.
가쁜 숨이 뱉어질 때마다 입에서 쇳소리가 나왔으며 알몸은 땀으로 젖어 번들거리고 있다.
조철봉이 유지연의 몸 위로 올랐을 때 가쁜 숨소리가 멈췄다.
그러고는 유지연이 놀란 듯 눈을 치켜떴지만 눈동자의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조철봉이 유지연의 콧등에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
“식기 전에 다시, 괜찮겠지?”
그러자 유지연이 팔을 뻗더니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아유, 나 죽는 줄 알았어.”
유지연이 허덕이며 말한다.
“나, 겁나, 자기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자세를 갖추면서 조철봉이 말하자 유지연의 얼굴이 더 상기되었다.
조철봉은 상반신을 세우고 준비를 한다.
기대에 들뜬 유지연이 연방 허리를 비틀면서 재촉하고 있다.
가쁜 숨소리, 그러다 유지연이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린다.
조철봉은 다시 심호흡을 했다.
집중하고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
아마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해파리에서 코뿔소, 고래에 이르기까지
이 기다림의 기쁨을 머릿속으로 음미하며 즐기는 것은 인간뿐이리라.
얼룩말이 철봉을 대기만 하고 기다리는 꼴을 본 적이 있는가?
낙타는? 없다. 인간뿐이다. 그래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강간이나 하고 좋은 침대에서 그냥 찌르기나 하는 놈은 염소쯤과 같다.
이윽고 조철봉의 철봉이 유지연의 ‘틈새’ 윗부분에 닿았다.
그순간 유지연의 몸이 와락 굳어지면서 두 손이 조철봉의 어깨를 세게 쥐었다.
다음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철봉은 틈새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비옥한 땅, 아름다운 복숭아, 붉은 골짜기, 향기로운 틈 주위로 철봉이 노니는 것이다.
이윽고 유지연이 그 산책만으로도 들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조철봉은 유지연의 땀에 젖은 얼굴을 보았다.
눈을 감고 있지만 기대에 찬 얼굴을 본다.
지금 우리는 한몸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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