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740. 외유(5)

오늘의 쉼터 2014. 10. 9. 10:11

740. 외유(5)

 

(2061)외유-9

 

 

시쳇말로 싸고 나서는 도망갈 궁리부터 하는 것이 남자의 생리다.

 

조철봉의 친구 모모는 아예 싸기 직전부터 도망갈 궁리가 뻗쳐 나온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싸기 전부터라니. 그러나 천하의 조철봉으로서도 발사한 후에는 금방 식는

 

생체 현상을 어쩔 수는 없다.

 

마찬가지의 반응인 것이다.

 

하지만 한 시간쯤 시간이 지난 후에 조철봉은 서유진을 끌어안은 채 떨어지지 않았다.

기진해서 늘어진 서유진이 이제는 조철봉의 가슴에 볼을 붙인 채 엎드려 가쁜 숨만 뱉을 뿐이다.

 

둘의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아직도 방안에는 더운 열기와 비린 액체의 냄새로 가득 차 있다.

 

서유진은 그동안 세 번 절정에 올랐다.

 

그러나 조철봉은 발사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끌어안고 있을 여유가 있는 것이다.

 

남자는 한 번 발사하면 최소한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다시 시작할 수가 있게 된다.

 

그 기다림의 기간이 더 짧아질 수 있기도 하지만 계속 여자하고 같이 쏠 수는 없다.

 

그런 욕심을 부리다가는 죽는다.

따라서 여자는 긴 밤에 일곱 번, 여덟 번을 절정에 닿을 수 있지만 남자는

 

여자의 절정에 맞춰 같이 대포를 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주 드물게 그런 인간이 출현할 수 있겠지만 보장하건데 그러다가 오래 못산다.

 

틀림없다.

 

그래서 조물주는 남녀의 몸을 창조하실 때 여자에게 출산의 고통과 책임을 주신 한편

 

하룻밤에도 여러 번 절정에 오를 수 있도록 배려하셨다.

 

그리고 남자는 싸고 도망갈 수도 있도록 하신 반면에 여자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으려면

 

참아야만 한다는 고통을 주셨다.

 

그냥 싸고 도망가는 놈이 존경과 사랑을 받을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너무 좋았어요.”

제정신이 돌아온 서유진이 볼을 가슴에 비비면서 이제는 제대로 된 말을 했다.

 

얼굴에는 존경과 감탄의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다.

“어쩜 그렇게 강해요?”

하고 서유진이 묻더니 문득 하체에 닿은 조철봉의 철봉을 느끼고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

“아직도.”

아직도 철봉이 건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철봉이 서유진에게 물었다.

“그거 하면서 한국어로 말하는 버릇이 들었더구나. 너, 알고 있어?”

“그럼요.”

서유진이 부끄러운 듯 시선을 내리고는 웃는다.

 

몸을 붙인 서유진이 두 손으로 철봉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한국어로 말하면 좋아하더군요. 모리가.”

“모리라니. 네 애인?”

“그래요.”

“모리는 한국말 몰라?”

“모르죠.”

그러고는 서유진이 쓴웃음을 짓는다.

“한국말을 들으면 자극이 된다나요?”

“그래서 버릇이 되었군.”

“다른 일본사람들도 마찬가지더군요.”

불쑥 말했던 서유진이 조철봉의 시선을 받더니 다시 웃었다.

“몇명 있어요.”

“바쁘네.”

“하지만 아저씨가 제일 굉장해요.”

“그거 하다가 옷값이 너무 비싸다고 소리지르는 여자 처음 봤다.”

“제가 그랬어요?”

“빨리 택시를 타야 된다고도 하더군.”

그러자 서유진이 몸을 비틀면서 웃었다.

 

그러더니 철봉을 움켜쥐고는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아저씨, 이제는 입 다물고 있을 테니까 한번 더 해주실 수 있어요? 부탁드려요.” 

 

(2062)외유-10

 

 

다음 날 오후 조철봉은 이토의 안내로 나카무라 의원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나카무라는 동료 의원인 스즈키, 요시다와 셋이서 조철봉을 맞는다.

 

이토는 이들 셋이 자민당의 중진이며 지한파의 핵심이라고 했다.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을 때 대머리인 요시다가 먼저 조철봉에게 말한다.

“조 의원님, 잘 오셨습니다. 이번 방문 목적이 일·한 양국의 우호 증진방안 연구라고

 

들었습니다만 방법을 제시해 주시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특별한 방법은 없고 공부하는 자세로 방문한 것입니다.”

조철봉이 예의를 차리며 말하자 이번에는 마른 체격에 날카로운 인상의 스즈키가 말했다.

 

모두 60대 후반의 원로들이다.

“다케시마 문제가 요즘 부각되었지만 일·한 양국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두 번씩 돌출되었다가 곧 흐지부지되지요.

 

피차 대를 위해 소를 버리는 자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끝까지 다케시마다.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도 통 크게 대답한다.

“그렇지요. 독도가 당장 물속으로 잠길 리도 없으니까 말입니다.”

이토의 통역을 들은 셋이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웃고 난 나카무라가 은근한 표정을 짓고 조철봉을 보았다.

“조 의원님, 오늘밤은 일본식 요정에 가 보시지 않겠습니까?”

“그, 그렇다면 게이샤.”

조철봉이 눈을 둥그렇게 떠 보이자 셋이 다시 소리내어 웃는다.

“그렇습니다. 게이샤가 나오는 일본식 요정 말입니다.

 

이제 막 신고를 한 처녀가 있는데요.”

나카무라가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고 이토가 정색하고 한마디씩 통역한다.

 

조철봉이 긴장한 표정으로 듣는다.

“오늘 조 의원님이 그놈 신고식을 해주시지요. 그놈한테는 영광일 겁니다.”

“실례지만 그 게이샤가 한국말 합니까?”

다 듣고 난 조철봉이 조심스럽게 묻자

 

세 의원이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고 나서 나카무라가 대답했다.

“모릅니다. 하지만 통역이 있으니까.”

“그럼 오늘밤은 제가 모시도록 해주십시오.”

그러고는 조철봉이 셋을 둘러보았다.

“한국 아가씨들이 나오는 룸살롱에 가십시다.

 

외국에 나와 고생하는 한국 아가씨들 매상 좀 올려주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한·일 우호 증진을 논하는 마당에 일본에 와서 일하는 한국 아가씨들 매상 올려주자는

 

 제의를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셋이 머리를 끄덕였으므로 조철봉이 옆에 앉은 이토에게 말한다.

“내 보좌관이 금방 알아내서 예약을 할 겁니다. 그런 일은 전문가인 친구니까.”

계속해서 나카무라의 대접을 받는 것도 부담인 데다 파트너로 옆에 앉힌 여자에게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것 또한 부담이다.

 

거기에다 게이샤라니. 일본 접대문화 내지는 게이샤에 대한 연구를 한다면 모를까

 

조철봉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다.

 

저녁 약속을 하고 의원실을 나온 조철봉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이토가 조심스럽게

 

한국어로 말한다.

“의원님, 나카무라 의원님이 실망하신 것 같은데요.

 

신경 써서 접대 준비를 하신 것 같거든요.”

“그건 알겠는데,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쓴웃음을 지은 조철봉이 옆에 선 최갑중에게 말한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들 셋뿐이다.

“도쿄에서 가장 좋은 한국계 룸살롱을 골라. 그리고 준비를 철저히 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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