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외도(2)
(2033)외도-3
그 두시간이란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가 있다.
그것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일을 시작했다가 끝났을 때까지다.
그러나 긴 밤에 다시 두시간짜리 영화가 상영되는 경우도 있고,
또 다시 세번째가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합계 여섯시간이 가능하냐?
조철봉은 실제로 해치웠으니 물어볼 것도 없다.
그래서 여섯시간이라고 해도 말이 되지만 설명하기가 복잡하니 두시간이라고 해버린 것이다.
물론 그 두시간 동안 여자는 평균 대여섯번 극락, 시쳇말로 홍콩에 다녀온다.
그 대신 천하의 페미니스트 조철봉은 한번도, 여섯시간 동안 단 한차례도
그 대망의 대포를 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두시간도 가능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여자가 조철봉의 시선을 또 삼초쯤 받더니 입술 끝을 슬며시 비틀면서 웃는다.
“그러네요, 두시간이면 긴 밤을 새운다 어쩐다 할 필요가 없겠네요.”
“그런 의미로 말씀드린다면 여섯시간도 가능하지요.”
앞쪽 이성문은 제 마누라 앞에서는 서지도 않는 놈이 어느덧 신바람이 나 있다.
상기된 얼굴로 여자 귀에다 뭐라고 수군대고 있었는데 음담일 것이다.
여자가 이를 드러내며 소리 없이 웃는다.
여자의 시선을 받은 조철봉이 말을 잇는다.
“두시간 뛰고 삼십분 쉰 다음에 다시 두시간 뛰는 거죠.
그렇게 세번 뛰면 여섯시간이 됩니다.”
“그게 가능해요?”
여자가 암 정복이 가능하냐고 묻는 것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조철봉을 보았다.
조철봉이 여자처럼 입술 끝으로만 웃고 나서 입을 열었다.
“내가 싸지 않거든요.”
“글쎄, 그렇게 오랫동안 해도 안 싸실 수가 있느냐구요.”
“내가 그렇게 단련했습니다.”
“여섯시간 동안도 참으셨단 말이죠?”
“그것보다 여자가 열다섯번 정도 쌀 동안 참았다는 것으로 평가해주십쇼.
시간은 별 의미가 없거든요.”
“열다섯번?”
“한탕, 즉 두시간 동안에 여자는 다섯번 정도 홍콩에 가거든요.
그러니까 다섯 곱하기 셋은 열다섯.”
“세상에….”
“보통 두시간, 다섯번 정도 홍콩 출입을 하면 늘어집니다.
손가락 하나 들어올릴 기운도 없어지죠.”
“여섯시간 기록은 언제 세웠는데요?”
“좀 되었네요. 일년쯤 전인가?”
“그 여자 되게 밝혔어요?”
“아니, 그보다 좀 빨리 올라가더군요.
회복력도 빨랐구요.
강한 체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허리 아프지 않았어요?”
“전신 운동이니까요. 초짜들이나 허리를 쓰지, 우린 마라톤처럼 전신을 씁니다.”
“아아, 그렇구나.”
“달아 올랐습니까?”
문득 조철봉이 묻자 여자가 손바닥을 뺨에다 붙이더니 웃는다.
두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그래요, 아까부터.”
“그럼 지금 넣어도 되겠네요.”
누가 들으면 물이 끓으니 라면을 넣으라는 소리로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여자가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빈 방에서 한번만 홍콩 다녀올래요?”
“빈 방 있을까요?”
“없으면 만들래죠, 뭐.”
하더니 여자가 손을 뻗쳐 벨을 눌렀으므로 앞에서 히득거리던 둘이 일제히 이쪽을 보았다.
그때 여자가 이성문 파트너에게 말한다.
“우리, 홍콩 다녀올 테니까 기다려.”
(2034)외도-4
웨이터는 즉시 빈방으로 안내했다.
무슨 짓을 벌일지 뻔히 알고 있을 텐데도 초상집 상주처럼 엄숙한 얼굴이었다.
방문을 열어준 웨이터가 외면한 채 말한다.
“안에서 누르시면 잠가집니다. 그리고 문앞에 수리중 팻말을 붙여 놓겠습니다.”
둘 다 정색하고 방 안에 들어섰지만 문을 닫고 나서 손잡이 꼭지를 눌러 문을 잠근
조철봉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수리중? 그거 말 되네.”
“어떻게 말이 되는데?”
하고 여자가 이제 반말로 묻는다.
이곳까지 왔는데도 아직 서로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조철봉이 소파에 앉으며 대답한다.
“구멍 수리중.”
“흐응.”
여자가 테이블 건너편 앞자리에 앉더니 웃음띤 얼굴로 조철봉을 본다.
“아주 도사급인 것 같아. 말로 녹이는 게.”
“말보다는 행동이 더 낫지.”
“그러면 대개 넘어가지?”
“거기도 벌써 넘어온 거 아냐?”
정색한 조철봉이 똑바로 여자를 본다.
“내가 지금 성기로 보이지?”
“웃기네.”
“몸이 덥고 거기가 근질근질하지?”
“그래.”
고개를 끄덕인 여자가 재킷 단추를 풀더니 벗어서 테이블 위에 놓는다.
그러자 화려한 브래지어를 한 상체가 드러났다.
미끈한 피부, 약간 살집이 있는 체격이었고 젖가슴이 풍만했다.
가슴 사이가 딱 붙어서 풍선처럼 부풀려졌다.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킨 조철봉이 젖가슴에 시선을 꽂은 채 말했다.
“몸이 좋군.”
“마른 체격이 좋아?”
“선수끼리 털어놓고 말하는데 난 아냐.”
“난 선수 아냐.”
쓴웃음을 지은 여자가 머리까지 젓는다.
“입에만 양기가 오른 아마추어지.”
“그건 해봐야 알지.”
“어떤 게 선순데?”
“3초만 넣어보면 알아.”
“그럼 넣어볼 거야?”
하면서 여자가 앉은 채로 스커트를 벗는지 꾸물거렸는데 테이블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조철봉이 심호흡을 했다.
불끈 욕망이 솟아올랐지만 말을 주고받다 보니까
오늘은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너무 쉽게 작업이 되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때 여자가 움직임을 멈추더니 조철봉을 보았다.
“팬티 벗었어. 시작해봐.”
고스톱을 시작하라는 것 같다. 조철봉이 입을 열었다.
“둘째 손가락을 거기에 붙여.”
“응?”
했다가 여자는 서너번 눈을 깜박이더니 팔 하나가 테이블 아래로 내려갔다.
조철봉이 정색하고 말을 잇는다.
“내 얼굴을 보면서 자위를 해봐.”
그러자 여자가 입을 딱 벌리더니 시선을 내렸다가 얼른 올린다.
조철봉은 물끄러미 여자를 보았다.
여자의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진짜로 자위를 하는 것 같다.
이렇게 훤한 불빛 아래에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금방 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까지 이르렀을 때 서로 빤히 보면서 자위를 해본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여자에겐 색다른 경험이다. 조철봉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때 내 철봉이 그곳에 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해 봐.”
여자의 벌린 입에서 가늘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두 눈이 번들거렸으며 얼굴은 상기되었다.
가쁜 숨소리가 이어진다.
조철봉은 열중한 여자의 얼굴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순간도 아름답다.
'소설방 > 강안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8. 외도(4) (0) | 2014.10.09 |
---|---|
727. 외도(3) (0) | 2014.10.09 |
725. 외도(1) (0) | 2014.10.09 |
724. 거인 탄생(12) (0) | 2014.10.09 |
723. 거인 탄생(11) (0) | 2014.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