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중개인 (12)
(1983)중개인-23
조철봉은 다리 하나를 두손으로 받쳐 들고 입을 맞춘다.
서재영의 다리는 파들파들 경련을 일으켰고 발가락은 안쪽으로 바짝 오그라졌다.
구부러진 무릎 밑의 살에 혀가 닿는 순간 서재영이 놀란 듯한 신음을 뱉는다.
“아앗!”
성감대였다.
조철봉이 다시 조심스럽게 혀로 건드리자 서재영의 다리 한쪽이 나타나 머리를 밀었다.
이제 서재영은 정신을 놓기 시작했다.
조철봉의 혀가 이번에는 발목으로 내려와 맴돌다가 이윽고 발가락까지 닿았다.
“아.”
서재영의 탄성, 조철봉의 혀가 발가락에 닿았기 때문이다.
발가락은 얼굴을 닮는다.
조철봉은 지금까지 별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발가락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노상 발가락만 바라보고 사는 건 아니다.
여름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아름다운 여자 발가락을 보는 재미라고 할 정도는 된다.
얼굴이 갸름한 여자는 백발백중 발 형태도 갸름하다.
그렇지만 얼굴이 넓다고 무조건 발이 넓지는 않다.
얼굴 뼈가 넓고 광대뼈가 두드러진 형의 발이 넓은 것이다.
요즘은 마른 체형이 유행이어서 마른 발가락을 선호하는 인간도 있겠지만
조철봉은 균형 잡힌 발가락이 좋다.
조이는 신발을 신는 여자는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휜다.
그것이 나이가 들면 더 심해져서 쓰러진 발가락 모양새가 되는데 보기에 안좋다.
발가락은 인간의 맨아래 쪽에서 가장 험한 꼴을 당하고 산다.
여자에게 발가락은 오히려 음부보다도 더 비밀스러운 부분이라고 조철봉은 생각해왔다.
그리고 여자의 건강 상태나 습관, 나아가 정조 관념까지 발가락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갔다.
그래서 조철봉에게 여름은 즐거운 계절이다.
그렇다고 아무 여자나, 또는 남자 발가락까지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냄새나는 남자 발가락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오직 마음에 드는 여자의 발가락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서재영의 발가락은 가지런했다.
페디큐어도 하지 않았지만 발톱은 윤기가 났으며 엄지도 휘지 않았다.
엄지와 둘째의 길이가 비슷했고 셋째와 다섯째까지 가지런한 배열,
그리고 새끼발가락이 약간 눕혀진 귀여운 형태,
조철봉은 거침없이 서재영의 발가락을 입에 넣는다.
“아앗.”
놀란 서재영이 다리를 움츠렸지만 입 안에 든 발가락은 빠지지 않는다.
혀로 발가락을 애무하면서 조철봉은 서재영이 달아오르는 모습을 본다.
이미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고 다리 한쪽이 들린 기묘한 자세가 색정적이다.
그때 조철봉은 서재영의 다리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용암을 본다.
이미 정신을 놓은 서재영은 제 몸이 어떻게 펼쳐져 있는지를 잊고 있는 것이다.
“아아아, 나.”
하고 서재영이 길고 높은 탄성을 뱉더니 하반신을 격렬하게 비틀었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손가락을 자신의 샘에 붙이더니 문지른다.
“아아아.”
서재영의 입에서 다시 거침없는 탄성이 쏟아졌지만 조철봉은 서둘지 않았다.
이윽고 조철봉이 입에서 발가락을 뺐을 때 서재영이 몸을 활짝 벌렸다.
온몸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였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지만 번들거리는 눈동자엔 초점이 없다.
조철봉은 천천히 서재영의 몸 위로 엎드렸다.
그러고는 잠깐 머리를 숙여 서재영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동물인가?
그리고 이른바 섹스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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