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99. 중개인 (11)

오늘의 쉼터 2014. 10. 8. 13:35

699. 중개인 (11)

 

 

(1981)중개인-21 

 

 

 

 

그렇다. 이런 방법은 싫다.

 

오늘도 미리 물이 채워진 욕조 안에 들어가 두 다리를 주욱 뻗고 앉으면서 조철봉이 생각한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미인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아진 반면에 자극이 줄어들었다.

 

요즘은 노는 것이 꼭 수족관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전에 나이트클럽이나 카페 또는 시내에서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다닐 때에는

 

엄청난 활력이 솟아나왔다.

공을 들여서 작업을 성사시켰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미추, 노소를 불문하고 그렇다.

 

그런데 지금은 비싼 횟집에 앉아 수족관 안의 고기를 손으로 가리키고 나서

 

기다리는 손님이나 같다.

 

서비스 좋고 분위기 좋지만 자극은 형편없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슬슬 상대에게 미안해지려고까지 한다.

 

조금 전에 서재영한테 한 말은 진심이었다.

 

그쪽은 당연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쪽은 아니다.

요정에서 파트너가 봉사료를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테고 그들을 펄펄 뛰는

 

바다 속 생선으로 생각하는 놈이 있다면 미친놈이다.

 

수족관 생선이 맞다. 저희들이 원해서 수족관 안으로 들어왔으니 당연한 비유다.

 

조철봉은 타일 벽에 머리를 기대면서 쓴웃음을 짓는다.

 

욕심인 것이다.

 

인생살이가 거의 그렇다.

 

하나를 잃으면 그 보상으로 어떤 다른 게 온다.

 

가만 보면 그 보상이 꼭 있다.

그 보상을 찾아내지 못하는 자가 바로 낙오자가 된다.

 

조철봉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왜 없었겠는가?

 

한 여자하고 두번 이혼한 경력까지 갖고 있는 조철봉이다.

 

그러나 뭔가를 잃거나 좌절을 당했을 때 꼭 그 보상으로 주어진 대가를 찾아내었다.

 

그것이 물질만은 아니었다.

 

미래에 대한 새 계획일 때도 있었으며 어떤 경우에는 억지로 만들어내 자위할 때도 있었으니까.

“들어갈게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서재영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머리를 든 조철봉의 옆으로 서재영이 다가온다.

“저, 샤워할게요.”

하면서 샤워기 앞으로 다가가 선 서재영은 알몸이다.

 

그야말로 몸에 실 하나 붙이지 않았다.

 

조철봉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로 2미터쯤 옆쪽에 선 서재영을 본다.

 

상상했던 대로 뼈도 가늘고 가냘픈 체격이다.

 

그러나 엉덩이는 탄력있게 돋아났으며 가슴도 적당했다.

 

머리에 캡을 쓴 서재영이 눈을 감고 샤워기의 물을 맞으며 서 있다.

 

조철봉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을 텐데도 구태여 음부를 가리려고 하지 않는다.

 

조철봉은 어느덧 입 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바로 조금 전까지 활기가 식어 있던 가슴이 세차게 뛰었고 눈에서 열이 난다.

 

그때 서재영이 눈을 감은 채로 말한다.

 

얼굴 옆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냥 편하게 쉬시면 돼요.”

서재영이 눈을 뜨더니 몸에 비누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말을 잇는다.

“그러다가 생각나시면 저하고 하시구요. 아까 제 입장을 물으셨는데.”

비누를 내려놓은 서재영이 몸을 문질러 거품을 내면서 웃음 띤 목소리를 낸다.

“그건 말도 안되는 말씀이죠. 그렇게 물으실 바에는 요정에 안 오셔야죠.”

“…….”

“재미없으셔서 그러셨죠?”

하면서 서재영이 머리를 돌려 시선을 주었으므로 조철봉은 찔끔했다.

 

지금 서재영의 손은 골짜기를 비벼대어서 거품이 잔뜩 일어나 있다.

 

조철봉과 시선이 마주치자 서재영은 밝게 웃는다.

“의원님은 욕심쟁이세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 

 

 

 

 

(1982)중개인-22

 

 

“그래”

하면서 조철봉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욕조에서 일어섰으므로 서재영은 깜짝 놀란다.

“내가 욕심이 많았다.”

욕조에서 나온 조철봉이 샤워기 밑으로 들어가 서재영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아 안았다.

 

서재영이 몸을 바짝 붙이더니 웃음 띤 얼굴로 조철봉을 올려다본다.

“기분 풀리셨어요?”

“기분 나쁜 적은 없어.”

조철봉이 서재영의 귓불을 입에 물면서 말했다.

 

귓불이 탐스러웠다. 잘생겼고 살집도 좋다.

 

서재영이 목을 움츠리더니 손을 뻗어 샤워기 물을 끄고는 조철봉의 목을 감아 안았다.

“키스해 주세요”

조철봉의 가슴이 다시 한번 세차게 뛴다.

 

마음에 없는 대사일지라도 감동을 받은 것이다.

 

조철봉이 서재영의 물에 젖은 두 눈과 콧등에 입술을 붙였다 떼고는 입술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이제 가요.”

서재영이 조철봉의 팔을 잡아 끈다.

 

침실로 나가자는 말이었다.

 

욕실에서 나왔을 때 서재영이 타월로 먼저 조철봉의 몸을 꼼꼼하게 닦아주었다.

“어머.”

철봉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면서 감탄사를 뱉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철봉은 한쪽 무릎을 꿇고 하반신을 닦아주는 서재영의 출렁이는 젖가슴을 본다.

 

콩알만 한 젖꼭지는 이미 단단하게 돌출되어 있었는데 주위는 분홍빛이 돌았다.

 

먼저 몸을 닦은 조철봉이 침대에 누웠을 때 곧 서재영이 다가오며 묻는다.

“불 끌까요?”

“네 마음대로 해.”

조철봉이 말하자 서재영은 그냥 침대 위로 올라갔다.

“켜고 있을래요.”

“왜?”

옆으로 다가온 서재영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조철봉이 물었다.

“켜고 하는 게 낫니?”

“그게 자극이 더 있잖아요?”

되묻는 서재영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다.

 

시선이 마주친 서재영이 묻는다.

“제가 위에서 해 드려요?”

“아니.”

그래 놓고 조철봉은 몸을 일으켰다.

 

와락 승부욕이 일어난 것이다.

 

서재영을 쾌락의 절정까지 올려놔 보고 싶다는 욕망이다.

서재영의 노련한 척하는 태도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

 

조철봉은 서재영의 알몸을 내려다보았다.

 

그야말로 흠집 하나 보이지 않는 깨끗한 몸이다.

 

매끄럽게 윤기까지 흐르는 몸, 잠깐 내려다보는 사이에 서재영의 시선과 마주쳤다.

 

서재영이 입술 끝을 조금 올리면서 웃는다.

 

그때 조철봉은 몸을 숙여 먼저 서재영의 젖가슴을 입에 물었다.

 

한입 가득 입에 물고는 혀끝으로 젖꼭지를 애무한다.

“아아.”

서재영이 낮게 탄성을 뱉더니 눈을 감는다.

 

두 손은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다리는 쭉 뻗었다.

 

아직 긴장하고 있다는 표시였다. 한동안 젖가슴을 번갈아서 애무했을 때

 

상반신을 비틀던 서재영이 마침내 다리를 들어올려 조철봉의 몸을

 

감으려는 시늉을 하고 내려놓는다.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때서야 조철봉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간다.

 

배꼽 주위를 맴돌던 혀가 아랫배를 더듬었을 때 마침내 서재영이

 

두 손으로 조철봉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부드럽게 쥔다.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표시였다.

조철봉의 혀가 아랫배에서 허벅지를 맴도는 동안 서재영의 신음은 더 높아졌다.

“아아아.”

서재영의 신음이 안타깝게 울린 것은 혀가 허벅지에서 무릎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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