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52. 전향 (1)

오늘의 쉼터 2014. 10. 5. 13:21

652. 전향 (1) 

 

(1888)전향-1

 

 

“아녜요.”

다음 순간 김옥희가 그렇게 말을 잘랐으므로 조철봉은

 

조금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대경실색을 했다.

 

처녀는 미숙하다고 말한 순간에 아니라고 부정하다니.

 

그럼 익숙하다는 말인가?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김옥희가 얼굴을 붉혔다.

 

오늘밤 김옥희는 수십번 얼굴을 붉혔다 말았다 한다.

“아니라면….”

입안에 괸 침을 삼킨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익숙하단 말인가? 섹스에 말이야.”

섹스란 말을 넣은 건 당연히 자극을 더 받으려는 속셈이다.

 

그러자 김옥희가 번쩍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자신을 하지?”

“해보지 않았어도 상상은 하죠.”

“상상하고 현실은 다른 법이야.”

조철봉이 엄숙하게 말했지만 가슴은 기쁨으로 충만했으며

 

활력이 넘친 심장은 증기기관차의 피스톤처럼 기운차게 뛰었다.

 

이것은 마치 애무와 같다.

 

알몸을 손끝이나 혀로 접촉하는 분위기와 같은 것이다.

 

시각과 촉감으로만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청각, 즉 들으면서도 성적 기쁨을 느끼며 말을 뱉으면서 쾌락에 전율할 수가 있다.

 

바로 지금이 그렇다.

 

한모금 술을 삼킨 조철봉이 김옥희를 지그시 보았다.

 

지금 제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두눈이 번들거리고 있을 것이다.

 

조철봉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봐, 김옥희씨. 손가락으로 거기 애무는 해봤지?”

낮고 은근하게 물었을 때 김옥희가 시선을 내렸다가 들었다.

 

이제는 눈 주위만 빨갛다.

“네, 해봤어요.”

“손가락 몇 개까지 넣어봤어?”

“네?”

했다가 김옥희의 얼굴 전체가 빨개졌다.

 

그러나 대답은 한다.

“한 개요.”

“어떤 거?”

라고 묻자 김옥희가 마치 가해자를 골라내는 표정으로 중지를 세워 보였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다.

“으음.”

조철봉의 몸에 약한 전류가 스치고 지나갔다.

 

어느새 철봉은 벌떡 서 있었으며 목이 메다 못해 숨까지 막혔다.

 

그러나 조철봉이 기를 쓰고 물었다.

“그 손가락이 어디까지 들어갔는데?”

“여기까지.”

하고 김옥희가 엄지로 중지 중간부분을 짚었다.

 

이제는 표정이 피해자처럼 주눅이 들었다.

“으으음.”

조철봉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참았다.

 

벌떡 일어나 바지를 벗어 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손가락이 들어갔을 때, 샘이 젖어 있었나?”

조철봉이 묻자 김옥희가 눈을 크게 떴다가 곧 이해했다.

“네, 젖어 있었어요.”

“미끈거렸어?”

“네.”

“쑥, 들어갔어?”

“아뇨, 겨우.”

“으으음.”

입술은 말랐지만 입안의 침은 홍수처럼 넘치고 있었으므로 조철봉은

 

침을 삼켰다가 잘못 넘어가 재채기를 두 번이나 했다.

 

눈을 부릅뜬 조철봉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김옥희가 일어섰다.

“그만 자요.”

김옥희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조철봉을 보았다.

“지금도 거기가 젖었어요.” 

 

 

(1889)전향-2

 

 

몸을 돌린 김옥희가 옆쪽 침실로 들어가 버렸으므로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55도짜리 인삼주에다 위스키까지 마신 터라 머리 위쪽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곤두선 철봉은 바지를 찢을 기세였다.

 

그러나 조철봉은 금방 따라 일어서지 않았다.

 

남자 중 일부가 이런 순간에 여유를 부릴 때가 있다.

 

금방 덤벼드는 인간과 비교해서 좀 의뭉하거나 계산적인 성격일 것이다.

 

또는 천신만고 끝에 이 순간까지 이끌어온 놈자가 감개를 더 느끼려고 빼는 경우도 있겠다.

 

조철봉은 계산파에 속한다.

 

손목시계를 본 조철봉은 딱 7분이 지났을 때 자리에서 일어섰다.

 

침실로 들어선 조철봉은 방의 불이 꺼져 있는 것을 보았다.

 

순식간에 눈앞이 어두워졌지만 벽쪽 침대에 떠 있는 흰 얼굴은 보였다.

“벌써 들어가 있는 거야?”

조철봉이 물었지만 김옥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불 켤까?”

대답을 들으려는 의도로 그렇게 물었을 때 금방 목소리가 울렸다.

“켜지마요.”

“다 벗었어?”

조철봉이 셔츠를 벗으면서 또 물었다.

다시 말로 자극을 주고받으려는 것이다.

“벗었어요.”

침대에서 김옥희가 낮게 대답했다.

“팬티까지 다?”

“아뇨, 팬티는.”

“팬티도 벗어.”

조철봉이 이제는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벗어던지면서 말했다.

 

김옥희는 대답하지 않았고 조철봉이 시트를 들추고는 옆에 붙었다.

 

그 순간 조철봉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김옥희는 브래지어와 팬티를 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 벗었구먼.”

김옥희의 브래지어를 풀면서 조철봉이 말했다.

 

브래지어가 벗겨지자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으음.”

감탄한 조철봉이 대뜸 젖가슴을 입에 가득 물었다.

“아아.”

젖꼭지까지 입안에 넣고는 혀끝으로 굴리자

 

김옥희의 입에서 신음 같은 탄성이 뱉어졌다.

 

조철봉은 손을 뻗어 김옥희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그러고는 숲에 싸인 샘을 어루만지자 곧 손이 흠뻑 젖었다.

 

샘이 넘치고 있는 것이다.

 

조철봉이 잠깐 젖가슴에서 입을 떼고는 김옥희를 내려다보았다.

 

김옥희는 수동적이다.

 

젖가슴에 묻혀있는 조철봉의 어깨를 쥐고만 있을 뿐 밀지도 당기지도 못했다.

“겁나는 거야?”

조철봉이 묻자 김옥희가 크게 머리를 저었다.

 

불을 꺼서 잘 안 보일까봐 그런 것 같았지만 이제 조철봉의 눈은 어둠에 익숙해져 있어서

 

김옥희의 얼굴 표정도 다 보였다.

 

조철봉의 손끝이 샘안을 조금 비집고 들어가자

 

김옥희의 입에서 옅게 신음이 울렸다.

 

두 다리가 잔뜩 오므려져 있다.

“봐.”

조철봉이 샘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아직 준비가 덜 돼 있구먼 그래.”

“왜, 왜요?”

“내 손이 가면 저절로 다리가 벌려져야지. 그게 정상인데 말야.”

그러자 김옥희가 다리를 조금 벌렸다.

조철봉은 머리를 들고 김옥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러자 김옥희가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더니 입을 조금 벌렸다.

 

조철봉의 혀가 잇새로 밀고 들어서자 김옥희는 마지 못한 듯 입을 열었고 곧 혀가 빠져나왔다.

 

그러더니 숨소리가 더 거칠어졌다.

 

조철봉은 김옥희가 조금씩 허리를 비트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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