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제왕벌

제52장 대전여황국(對戰女皇國)의 혈운(血雲)

오늘의 쉼터 2014. 10. 5. 09:50

제52장 대전여황국(對戰女皇國)의 혈운(血雲)

 

 

 

쐐애액-
쐐액-
두 줄기 인영이 광섬처럼 폭사해 가고 있었다.
"호호호, 날 잡아 봐요."
앞서가는 것은 여인이었고,
"하핫, 아라누님! 소제는 숨이 찰 지경이오."
사내는 엄살을 피우면서도

이내 여인을 따라잡으며 그녀의 교구를 덥썩 끌어안았다.
"어맛, 이이가?"
어디를 만진 것일까?
일순,
여인은 뾰족한 기성을 발하며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 여력에 사내의 몸은 그대로 여인의 교구를 깔며 지면으로 나뒹굴었고,
하후린과 사아라!
바로 그들이었다.
한데,
천혜성모, 사아라!
그녀는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여인이 아니었던가?
아니.
구결만 알 뿐 실제로 몸으로는 펼칠 수 없었던 천형(天刑)의 몸이었거늘.
이유는 간단했다.
하후린은 몸의 일부로서 불사신침을 대신하여 사아라를 치료해 준 것이었고,
아울러 자신의 본신지기를 이용, 사아라의 생사현관(玄關)마저 뚫어 주었다.
거기에 대전후(大戰后) 사유빙이 남긴 철혈 봉황 구품무(九品舞)마저 전수했고,
탄생될 때부터 천혜를 지닌 사아라는 이미 그것을 삼품(三品)까지 익힌 터였다.
"후후, 아라누님, 혹 나마저 제치고 십전제왕이 되려는 것이 아니오!"
하후린은 사아라를 내려보며 한쪽 눈을 깜박였다.
"호호, 그럴 수도 있어요. 한 십 년 후쯤엔...."
"훗, 그러니까 십 년 후엔 날 능가할 수 있다 이거요?"
슥-
하후린은 연신 빙글거리며 손을 그녀의 옷 속으로 밀어넣었다.
한 손 가득히 잡혀드는 탄력적인 육질감,
"아이..."
여인은 사내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리고,

"킬킬, 정말 단주께서는 너무하시는군."
"주육타불(酒肉陀佛)! 그게 모두 부처님의 후덕함이 아니신가?

사내를 그리워하는 여중생을 구원케 하시니...

인명을 살리는 것과 진배없는 공덕일세!"
"후후, 아무렴, 지존의 저 하해와 같은 사랑이 환우천하를 뒤덮을 걸세!"
"아미타불! 진정 손색없는 용봉(龍鳳)이로고!"
일천 천불승의군(天佛僧義軍)!
그들 일천 쌍의 눈들이 일백 장 밖에서

두 남녀의 오붓한 사랑의 밀어를 엿듣고 있었으니...
한데 바로 그때,
"고약한 중들! 빨리 십리 밖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면...

머리털을 모조리 뽑아버릴 것이야!"
일천 천불승의군 전원의 귓전으로

싸늘한 하후린의 전음성이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오오.. 안... 돼오이다, 지존!"
"아미타불, 어서 십 리 밖으로 도망가자!"
"지존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
스스슷-
휘익-
일천 천불승의군은 그대로 썰물이 빠지듯 십 리 밖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훗, 중들이 뽑힐 머리카락이 어디 있다고....."
"예?"
하후린의 득의어린 실소에

사아라는 봉복을 둥그랗게 뜨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세상에 승인이 머리카락이 있다는 말은 동서고금에도 없는 일!
결국 제풀에 놀라 달아났다는 말이고...
"자... 그럼 오붓하게..."
"어머... 이곳에서... 아학..."
잠시 앙탈을 부리던 여인은 사내의 손길에 급소를 찔리자

그대로 비음을 토하고 말았다.
그리고 두 남녀는 하나가 되었다.
지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몸을 지닌 성녀와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내는 끊임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그렇게.....

대천산(大天山),
일컬어 대륙의 하늘이라 불리우는 천험의 대산맥!
아울러,
대륙과 변황을 구분짓는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했다.
군사적은 물론.
문화와 교역의 요충지이기도 한 곳,
하나 그런 것보다는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하나의 집단이 있어서였다.
변방인의 대륙진입을무언 중에 저지하는 대패세(大覇勢),

-대전여황국(大戰女皇國)!
바로 그곳이었다.
남자에겐 절대 금지의 성역!
오직,
전투와 무공 익히는 것을

남녀의 사랑보다도 우선시하는 철혈 여인들이 있는 곳이었다.
하나 그 대전여황국의 여인들이 결혼하지 말라는 율법은 없었다.
그런대로,
그녀들은 모조리 사내를 거부하고 있었다.
사내가 필요할 때는 오직 종족 번식을 위한 동물적인 육체적 관계일 뿐,
그 이외의 모든 것을 배타시하는 여전사들의 집단!
태어나는 아이가 사내라면

주저없이 대천산의 주정봉에다 버리고 만다.
싸움에 임해서는 불퇴전의 철혈여군단!
한데,
이 태고의 정적을 간직한 대천산을

까맣게 에워싸고 있는 암운이 있었으니...
그것도 사내들이...

아아, 보라!
지금 대전여황국은 치열하고도 참혹한 전화에 휩싸여 있지 않은가?
"크아악"
"아악!"
"으아아악!"
쐐애액-
파츠츠츠 츠츳!
콰르르르!
오오... 이 무슨 변란이란 말인가?
대전여황국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파상적인 대공세!
습격자들은 한둘이 아니었고,
그들은 또한 인간의 형상를 했다 뿐이지

전혀 인간일 수 없는 마인들만의 악마들이었으니....
서쪽
"끼이이"
"끄으끄으..."
유령의 호곡성인 듯,
전율스런 괴음을 토하며

안개처럼 일렁이는 유령군단(幽靈軍團)!
그것은 백색의 공포!
한 점의 살조각도 없는 백골들!
수효는 불과 이백.
하나,
"끼이이...'
"끄끄끄끄"
쐐애액-
패액-
그들의 허연 백골수가 공기를 가를 때마다,
퍼억-
"아악!"
둔탁한 파육음과 함께 뾰족한 비명이 대기를 울렸다.
카캉-
카카캉-
"으흑, 놈들은 인간이 아니야... 악!"
"으으... 칼로도 그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다니..."
여인들.
여전사들은 공포로 봉목을 파르르 떨었다.
검(劍), 도(刀)!
그 어떤 예리한 병기일지라도 퉁겨내는 저 공포의 유령백골들.
"아악!"
퍼억-
"아아악!"
여인들이 할 일이란 그저 들어오는대로

전신을 꿰뚫리며 비명을 지르는 것 뿐이었다.
새하얀 귀린(鬼燐)을 번뜩이는 배골유령군.
그들의 전신은 어느 새 붉은 선혈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동(東),
"카카아!"
"크카카카! 싱싱한 계집의 피와 살은 신선하지!"
"크카카카...."
두두둑!
쩌억, 후드득-
아아... 이것을 어찌 인간이라 하랴!
악마... 악마였다.
"아악! 내 팔... 내 팔!"
"흐윽, 피를 빨다니...... 악!"
검은 악마의 해일이 전장을 뒤덮고,
단 이백 명의 악마들은 귀아를 번뜩이며 무

차별 인육을 짓씹고 있었다.
피...피... 피...
여인의 새하얀 옥수가 뜯기고...
맹수처럼 날카로운 이빨에 여인의 탐스런 목줄기가 패인다.
그리고, 피.....
악마들의 축제였다.

남(南),
"흐흐흐!"
"흐흐... 고것들...!"
"이리... 오너라... 극락을 구경시켜 주마!"
스으스으!
피의 전율!
저 사계(死界)에서 울려오는 듯,
저주의 사령음(邪靈音)이 대지를 피로 적신다.
"아아..."
"사... 술... 으흑!"
찌익찍-
여인들은 극랄한 사령음에 접하자

그대로 자신드르이 옷자락을 찢어발기며 몸부림쳤다.
투실투실한 유방이 삐져나오고,
검은 밀림이 우거져 있는 비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퍼억!
퍽!
쿵... 쿠웅!
여인들은 스스로 천령개를 후려치며 치욕스런 자결을 했다.

북(北),
츠팟!
떼구르르르-
"......'
조용했다.
단지 검이 대기를 가르는 비쾌한 파공음과,
잘린 긴 머리를 흩날리며 지면으로 뒹구는 목,
"사... 살인귀(殺人鬼)! 컥!"
"으으...아수라의 살인귀들... 으흑!"
여인들은 공포에 질린 신색으로 교구를 떨며 스러져갔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악마군단(惡魔軍團)!
-백골유령군단(白骨幽靈軍團)!
-혈령천사인(血靈天邪人)!
-아수라살예병(阿修羅殺藝兵)!

그들이었다.
악인마교와 사사천교, 백골단종, 아수마루!
그 전율의 제왕의 이단혈들!
수효는 불과 일천!
하나,
일만에 달하는 철혈 여인군단은 속속 쓰러지고 있었다.
제옹십로군단의 일원이자.
당금의 환우천하를 십패로 가른 무적의 여전사국!
그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었다.
"흐흐, 감히 본 제국의 항복령을 거절하고 구원을 청하려 해?"
웃고 있는 인물.
이십대 후반쯤의 혈의 청년이었다.
제법 준수한 용모를 지녔으나 얄팍한 입술은

그의 속이 좁은 위인임을 나타내 주고 있었다.
하나,
츠으으-
오오... 숨이 막힌다.
혈의 미청년의 전신에서는

가공할 패기가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도저히 깰 수 없는 불파의 호신지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용재(龍才)만이 지닐 수 있는 기운이었다.
피의 용.
그것과 걸맞게 그의 혈포에는 섬뜩한 혈룡문이 수놓아져 있었다.
"크흐흐, 놈! 감히 사옹혈모를 건드리다니...

죽이리라! 처참하게......"
누구를 향한 분노인가?
혈의 미청년은 잔독한 혈광을 폭출시키며 이를 악물었다.
"창룡왕, 네놈이 살아 유리설빙국을 삼킨 것을 알라!"

-창룡왕!
이 이름은 하후린의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혈의 미청년의 저주의 대상자가

바로 하후린이었단 말인가?
사왕혈모는 또....?
"흐흐, 나.. 혈해잠룡 음세흔(陰世痕)이 출도한 이상...

제왕의 가지는 모조리 자른다. 우선......"
츠으!
그는 아수라지옥으로 화해가는

대전여황국을 응시하며 혈소를 피워물었다.
"크, 이곳 대천산을 얻어 교두보를 확보한 다음...

대륙과 변황... 모두를 일통시킨 후 지옥천하로 만들리라!"
그의 미소엔 자신감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그의 등 뒤로는 십이 인의 혈인들이 도열해 있었다.
스으스으-
흐릿하게 일렁이는혈무 사이에서,
오직 두 눈만이 암천을 보듯 검은 인간들.
흰자위는 한 점도 없는 검은 동공에.
전신은 온통 핏물로 물들인 듯한 지옥의 유령들...
"크크, 혈해잠룡 소종사 각하!

이제.. 손수 나서실 때가 된 듯 합니다만..."
그들은 분명 십이 인이었고,
그들은 분명 한 마디씩의 말을 했다.
한데,그들의 말하는 억양과 투는

완전히 일 인이 얘기한 듯 동일하지 않은가?
스윽-
혈해잠룡 음세흔... 혈의 미청년은 그런 그들을 돌아보았다.
"흐흐, 지옥십이혼! 피가 그리운가?"
"흐흐흐, 그러하옵니다! 하명만 하시면... 저 네 계집을.."
지옥십이혼!
세상에는 종종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 못하는 일이 존재했다.
지옥십이혼이라 불리운 이들 십이 인은

분명 한 어머니의 배에서 나온 쌍둥이였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의사를 심령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그들의 내공은 십이 인 모두의 합일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열두 명 모두를 일시에 죽여야 하니.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들 십이 인의 합일된 내력이라면?
그... 지옥의 귀령들이 피를 그리고 있는 것이었다.
"흣, 혈전홍모라는 계집이 나서지 않으니...

본좌가 직접 방문해야겠군!"
둥실.
혈해잠룡 음세흔은 비릿한 음소를 흘리며 허공으로 신형을 떠올렸다.
"카앗, 계집들의 피로 목을 적실 수 있겠군, 오랜만에....."
지옥십이혼도 따라 신형을 날리며 탁한 살소를 흘렸다.
그리고,
쐐애액-
츠파앗-
십삼 인의 지옥객들은 모두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결코 대전여황국의 여전사들이 약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침입자들의 파상적인 공세는 가공절륜했던 것이다.
그들은 실로 무자비한 사륙을 전개해 나가고 있었으니.
흡사,
지옥에서 튀어나온 악귀들처럼,
"크크, 영광으로 알라! 위대하신 지옥제국의 혈해잠룡 각하께서...

제일 먼저 네년들을 치는 것이니..."
"카카카, 탐스런 알몸을 구경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구나! 가랏!"
극악한 천마후에 대전여황국의 여전사들은

귀를 틀어막으며 지면으로 나뒹굴었다.
파츠츠-
콰콰콰콰-
"아아악!"
"악마... 지옥의 마신들... 아악!"
속절없이 스러져가는 여인들!
수효는 거의 열배 정도로 압도적이었으나
단 일천 명의 악마들은 하나하나가

가공지경에 달한 초극마인들이었으니...
"캇, 극락 구경을 시켜 주고 싶으나

아쉽지만 지옥 구경으로 대신해라!"
"크카카, 귀여운 것들...

진작에 혈해잠룡 각하의 품에 안길 일이지."
팟- 파츠츠츠-
우르르- 콰쾅-
쩌쩍-
아름다왔던 대전여황국의 봉황전각군은 산산이 부서지고,
화르르르-
장내는 지옥마화가 뱀의 혀처럼 넘실거린다.

지옥십이혼!
그들마저 가세한 장내는 완전히 지옥의 아수라장이었다.
대전사신모!
대전여홍국의 사대수호신모들,
그녀들의 옥용은 완전히 절망으로 탈색되어 있었다.
"아.. 왜 안 오시는가?"
"그 분... 전황만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거늘..."
그녀들은 연신 서천을 돌아보며 안타까이 중얼거렸다.
아담하나,..

전각의 모든 것을 봉황문으로 수 놓은 화려한 전각!

<여황전!>

전각의 현판에는 그렇게 쓰여져 있었다.
"여황께선 시기를 잘못 택하셨어!"
무적검후는 검은 꼬나쥐며 한숨을 토했다.
"놈들을 대항할 무적지공을 연성하시갰다고 연공에 드실 때..

놈들이 평화안을 깨고 갑자기 급습하다니..."
천수여제의 옥용은 암울한 그늘로 덮여 있었다.
대전사신모는 연신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제자들을 보면서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그것이 그녀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
한데.
"저... 저 자가...?"
"막아야 한다!"
"여황전을 지켜야 한다!"
창!
스팟-
대전사신모는 긴장된 신색으로 정면을 노려보았다.
쐐액-
하나의 혈영이 일천 장 밖에서 쇄도해 들고,
그것은 삽시간에 여황전으로 육박해 드는 것이 아닌가?
피구름을 타고 짓쳐드는 한 마리 지옥혈룡!
"흠, 감히 본좌를 막겠다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전사신모를 일별한

혈해잠룡의 눈가로 비릿한 조소가 흘렀다.
아울러,
츳-
그의 쌍수는 어느 새 핏빛으로 물들어 있고,
쩌엉-
두 줄기 혈강이 폭풍처럼 폭출되어 작렬했다
"피...피해랏!"
"저것은... 전설의... 저주혈강류(咀呪血畺流)!"
대전사신모는 기겁하며 교구를 비틀었다.
하나,
파파파팟-
그것은 이미 대전사신모의 옆구리를 스쳤고,
"악!"
"흐윽, 스치기만 했는데도..."
대전사신모는 신형을 비칠거리며 아미를 찌푸렸다.
그녀들의 옆구리는 이내 붉은 선혈로 뒤덮여 있었다.
"훗! 감히... 본좌가 왔는데도 영접치 않다니...

어디 그 도도한 콧대를 좀 볼까?"
혈해잠룡 음세흔은 음악한 미소를 흘리며 여황전으로 들어섰다.
"아... 안 돼!":
"악적, 물러서랏!"
쐐액-
대전사신모는 기겁을 하며 혈해잠룡을 막아갔다.
하나,
"크흐흐, 계집들... 네년들은 우리 지옥십이혼이 놀아 주마!"
스슷-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듯,
열두 줄기의 혈령인들이 대전사신모의 앞을 가로막으며 에워쌌다.
"으음..."
"최소한...지옥십혈룡보다 한  수 위의 자들!"
"아아, 대전여황국이여..."
대전사신모는 아득한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전여황국!
이 철혈 여전사들의 천국은
건국 이래 초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