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제왕벌

제43장 눈과 얼음의 지배자 유리설빙국

오늘의 쉼터 2014. 10. 5. 09:30

 

제43장 눈과 얼음의 지배자 유리설빙국

 

 

 

-희마랍아대산(希馬拉雅大山)!

환우에서 가장 높은 산!
사시사철 억겁년이 가도 녹지 않는 만년설로 뒤덮인 대산맥!
얼음과 눈의 세계.
그곳은 하나의 신화를 간직하고 있었다.
과거, 위대한 열 개의 제왕신화 중 하나를......
성모봉(聖母峯)
희마랍아대산의 무수한 고봉들 중에서도 최고봉!
보통의 인간은 아예 숨조차 쉴 수 없는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이 그곳이었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위대한 대자연의 신비지!
한데,
스스-
눈의 얼음으로 뒤덮인 대설원을

미끄러지듯 날아오는 인영 하나가 있었다
창창한 창룡의를 펄럭이며 다가서는 미청년,

화르르르르-
설풍에 휘날리는 긴 수발을 가지런히 젖히며 그는 우뚝 신형을 멈췄다.
"여기쯤일 텐데......"
그는 목적지가 있는 듯 좌우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하후린이었다.
태양의 성지,

대초원을 떠나 그는 곧바로 빙설의 대지로 날아든 것이었다.
"유리설빙국...

그곳을 찾아 빙극천무(氷極天武)를 얻어야 하거늘....."
그의 목적은 하나의 신화를 재현시키는데 있었다.
유리설빙국!
그 얼음과 눈의 지배자들!
"지옥제국... 놈들의 실체는 드러나지조차 않았다. 하나......"
하후린은 침중하게 신색을 굳혀갔다.
"이제 놈들의 외세는 파악됐다.

놈들은 제왕혈기록의 제왕이단자들을 모두 포섭했음을 알았다."
오오... 이 무슨 말인가?

-제왕혈기록!
피의 제왕혈기록,
능히,
제왕이라 불리울 수 있는 절대패왕들.
그러나
그들은 그 목적의 끝을...

야망과 피와, 죽음으로 이루었기에

제왕의 계모에서 갈라질 수밖에 없었다.
피의 제왕들......
그들은 제왕벌에 의해 모조리 패멸됐으며.....
지상에서 모조리 사라지고야 말았다.
단지,
그들의 기록은 제왕혈기록에 남겨져 있을 뿐!
하나,
제왕벌은 결코 그 뿌리마저 근절시키지는 못했고,
그 뿌리는 지옥제국이라는 거목에 붙어 기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놈들의 일차 목표는...

과거의 제왕십로군단!

우주십극천패세가 무너지면... 환우천실......"
하후린의 눈은 우울하게 가라앉았다.
"그들을 막을 힘은 천하에 제왕의 힘밖에는 없다.

우주십극천패세가 무너지면...

환우천하는 지옥천하가 되리라!"
그의 마음은 점차 조급해지고 있었다.
"그러기 전에...

과거의 제왕십로군단을 부활시켜야 한다!

지옥의 개들에게 물어뜯기기 전에...

모두 거두어... 제왕벌...

진정한 제왕제국의 힘을 구축한 후, 지옥제국과 맞서야 한다!"
그는 우울한 시선으로 회색빛 천공을 올려보았다.
그 하늘은 하후린의 마음인 양 칙칙해 보였다.
"급하게 일을 마쳐야 한다.

대륙은 천하의 중심.

지옥제국이 대륙을 치기 전에,

제왕십천무정(十天武精)을 얻어 복귀해야 한다. 반드시......"
스슷-
하후린은 중얼거리며 신형을 허공으로 뽑아올렸다.
"찾아야 한다!

어쩌면 놈들의 마수가 벌써 유리설빙국을 할퀴고 있을지도......"
이어,
새액-
그의 신형은 광속과 같은 속도로 설원을 쏘아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하후린은 드넓은 성모봉의 전역을 면밀히 조사하며 훑어갔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빙곡을 발견했다.
눈으로 엷게 뒤덮여 있으나,
그 내부는 비어 있음을 하후린은 즉각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일순,
콰직-
"이곳이기를 바란다!"
하후린은 얼음의 벽을 허물며 그대로 빙곡으로 떨어져 내렸다.

오오.....
어찌 이런 비계(秘界)가 인세에 존재할 수 있겠는가?
유리처럼 매끄러운 투명한 얼음의 대지가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성!
한 채의 거대한 성곽이 우뚝 서 있었다.
얼음의 궁전!
미세한 햇빛을 받아 칠채의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꿈의 신기루랄까?
그것은 유리의 성이었다.
"굉장하군!"
어지간한 하후린도 그 신비롭게 빛나는

유리성을 보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황금성!
그 안에서 세상의 모든 기보를 가지고 놀았던 그였으나...
저 유리와 얼음과 빛이오묘한 조화로 이루어진

신비경 앞엔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리설빙국>
칠채무지개 사이를 은은히 내비치는 성의 이름.
드디어,
신화, 얼음과 눈의 지배자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리고,
슷-
지난 세월을 오직 여인국으로만 닫혀져 있던 그곳으로

한 명의 사내가 뛰어들었다.
과연?
그 결과는......

유리설빙국은 개국 이래 최대의 치욕을 감수해야 했다.
난데없이 출현한 괴인!
아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청년의 난동에

그 설녀는 눈물마저 글썽일 정도로 수모를 겪어야 했다.
전신(戰神)!
그 괴청년은 급보를 받고 출동한 여전사들의 맹공을 몸으로 받으며

여인들의 비밀스러운 곳을 애무하였으니....
"하핫! 그대의 둔부는 탄력이 좋아. 아들을 잘 낳겠는걸."
철썩-
한 여인의 풍염한 둔부에서 듣기좋은 음향이 피어오르고.
"훗! 그대의 젖가슴은 좀 작은 것 같군,"
물컹-
사내의 음흉한 손길은 봉곳이 솟은 여인의 젖가슴을 매만졌다.
그런 식이었다.
일천 명의 여전사들 모두를 그는 한 번씩 애무해 주었고.
"세상에......"
"인간이 아니야."
일순간에 여인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들은 모두 공격을 멈춘 후였다.
이미.
상대가 살심을 품고 있다면

자신들의 생명은 유부(幽府)를 맴돌고 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후훗, 벌써 항복인가?"
슷-
하후린은 입맛을 다시며 장내로 내려섰다.
'이만 하면 설후가 나옴직도 한데......'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클클클, 웬놈이 감히 금남의 성역에서 난동을 부리느냐?"
한 소리.
얼음의 파편인 듯 날카로운 빙음이 울리고,
스스슷-
하후린의 앞으로 두 개의 인영이 날아내렸다.
일노일소!
나이를 추측키 어려울 정도로 주름으로 뒤덮여 있는 노파!
그 앞엔 십오 세 정도의 귀여운 홍의소녀가

눈을 깜박인 채 하후린을 올려보고 있었다.
두 갈래로 땋아내린 댕기.
오목하게 패인 보조개.
유난히 큰 눈을 깜박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은

흡사 설원을 뛰노는 한 마리의 귀여운 토끼를 연상시키고 있었다.
눈의 요정이랄까?
'어쩜 소소보다 예쁘잖아!'
소녀는홍조를 일으키며 빤히 하후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울렁거리는 기묘한 가슴의 돌기를 느끼며 고개를 갸웃거렸따.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것이 이성을 처음 느낄 때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을.....
하나,
"네놈은 누구냐?"
싸늘한 노파의 일갈은

하후린의 검미를 꿈틀거리게 만들 정도로 날카로왔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밝히기 전에 이것을 보아 주시겠소?"
하후린은 백발노파만큼이나

싸늘한 어조로 말하며 좌우를 둘러보았다.
순간,
우우우웅-
그의 좌수에서 기이한 소성이 일며

그것은 이내 핏빛의 적수로 변해갔다.
이어,
츠으으으-
한 줄기 적기류가 흘러나오며 허공으로 뭉쳐지고
그것은 이내 한 마리의 용으로 흩어져갔다.
그 적룡을 일격한 순간 노파의 얼굴은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그... 그것은 불사적룡기(不死赤龍氣)!
하후린은 적룡을 거두며 백발노파를 주시했다.
순간,
"삼가, 유리설빙국의 이십사대 제자가 국황을 뵈오이다!"
백발노파는 무너지듯 대례를 올리며

최대의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태... 태상모모(太上母母)께서......"
"국황이시라니....."
좌중의 여인들은 경악성을 터뜨렸다.
하나,
그녀들은 백발 노파의 추상같은 눈짓에 찔끔하며 허리를 꺾었다.
"삼가 국황을 뵈옵니다!"
입을맞추며 터져나오는 여인들의 나긋한 교성이 설원을 울렸다.
"....."
토끼인 양 큰 눈을 깜박이는 소녀
그녀는 의미있는 미소를 머금은 채

살짝 하후린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하나,
백발노파도 그녀의 그런 행동에 조금의 제제를 가하지 않고 있었다.
소녀의 신분이 그녀보다 높은 듯......

유리보궁(琉璃寶宮)!

유리설빙국의 국후가 기거하는 곳,
그곳은 눈과 얼음의 지배자가 존재하는 성역이기도 했다.
한데.
"국후가 주화입마에 걸렸다니....."
하후린은 의혹의 눈빛으로 백발노파를 직시했다.
"예. 삼 년 전 갑자기 내실에서 정신을 잃으신 채 여태까지...."
백발노파,
그녀는 설빙파파(婆婆)로 불리우는 유리설빙국의 최고 원로였다.
태상모모라 존경받는 그녀의 임무는

대내의 유리설빙국의 국후를 보좌하는 직책이었다.
"그래서 국후님의 친매이신

소소공주께서 국후의 대리인으로 계십니다."
설빙파파는 옆의 소녀를 가리켰다.

-유리설빙후(后) 냉화빙(冷花氷)!
유리설빙국의 이십이대 국후가 그녀였다.
당금 나이는 이십삼 세.
그녀는 유리설빙국 사상 최연소로 국후의 좌에 오른 제녀였다.
한데, 삼 년 전,
그녀는 돌연 자신의 방에서 혼절한 채 발견되었다.
온갖 수단을 모조리 동원했으나 그녀는 깨어날 줄 몰랐다.
결국,
그녀가 무공을 연마하다 주화입마에 든 것으로 간주하고

대리국후를 세우게 되었으니.....

-설봉황(雪鳳凰) 냉소소(冷素素)!
유리설빙후 냉화빙의 유일한 혈육.
하나,
천진하고 귀엽기만한 이 소녀는 놀기만 좋아할 뿐

모든 대소사는 설빙파파가 처리하고 있는 상태였다.
'아... 저 분이 시조성모니이 예언하신 소소의 낭군이라니......'
소녀, 설봉황 빙소소의 하후린을 바라보는 시선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과연 그 의미는?
"또 다른 사건은 없었소?"
하후린은 심각한 신색으로 물음을 던졌다.
"있습니다.

십 년 전부터 가끔 본국의 제자들이 실종되곤 했습니다."
"몇 명이나?"
하후린은 흠칫하며 되물었다.
"대략 백여 명 정도."
"음......"
하후린은 나직이 침음성을 발했다.
'음. 십 년 전부터 백여 명의 제자가 실종되었다.'
그의 가슴 속에서 의문의 기운이 솟구치고 있었다.
하나,
그는 이내 상념을 떨군 채 신형을 일으켰다.
"가 봅시다. 국후에게로....."
죽은 듯 누워 있는 여인.
분홍빛 나삼 사이로 드러나는 희미한 여체의 곡선은 신비롭기조차 했다.
눈 속에 핀 한 송이 매화와도 같은 여인.
그녀의 옥용에는 감히 범접 못할 고귀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파리한 그녀의 옥용은 이미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결코

그녀의 이름다움을 훼손시키지는 못했다.

-유리설빙후 냉화빙!
바로 그녀였다.
"음... 극빙... 천독사(天毒蛇)!"
하후린의 입에서는 무거운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그의 시선은 냉화빙의 전신을 예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의 말이 흘러나온 순간,
"그렇다면 국후는 주화입마가 아니라 독에....."
설빙파파는 경악의 기색으로 신음성을 흘렸다.
"그렇소. 국후는 극빙천독사의 혈독액에 당한 것이오."
하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극빙천독사!
북해의 만년빙굴 속에서 천 년을 사는 영물!
온기를 쏘이면 그자리에서 즉사하고 마는 괴이한 뱀.
그 극빙천독사는 햇빛에 쏘이면 한 줌의 핏물로 화한다.
그 핏물은 바로 천고의 불해절독이었으니.....
범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죽으나
기이하게도 극빙지신의 여인은 금방 죽지는 않는다.
다만,
깊은 잠 속에 빠져들어 모든 내부의 빙정이 응고되어

얼음조각처럼 부숴지고 만다.
삼 년의 시각이 흐른 뒤에는......
"나가 계시오. 오늘을 넘기면 죽음밖에 없소!"
하후린은 설빙파파를 돌아보며 말문을 열었다.
"아... 알겠습니다. 국황!"
이미.
모든 것을 하후린에게 일임한 듯

설빙파파는 냉소소를 이끌고 실내에서 나갔다.
실내에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하후린은 잠든 냉화빙의 파리한 옥용을 보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위험하나... 지금으로선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슥-
그는 가부좌를 틀며 두 손을 냉화빙의 가슴으로 밀착시켰다.
그의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뭉클한 육봉의 느낌.
하나,
그것은 생의 온기가 아닌 죽음의 냉기였다.
"살황파라독령기로 극빙천독사의 혈독기를 인도하여

단전으로 모아 태양열화기로 태워 버려야 한다!"
스스스스-
하후린의 전신으로 짙푸른 녹강기루가 안개처럼 피어오르며

그것은 이내 냉화빙의 유근혈로 폭사되기 시작하는 것이었으니......
푸스스슷-
무엇인가 역겨운 타는 내음이 실내를 진동했다.
이윽고,
"휴!"
하후린은 땀방울을 씻어내리며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공이다! 으응?"
기쁜 듯이 환호를 지르던 하후린은 일순 기광을 번뜩였다.
그는 못 볼 것을 본 것이다.
유리설빙후 냉화빙!
그녀를 가리고 있던 이불과 나삼은 강렬한 태양지기에 녹아내렸고.
그녀의 몸은 완전한 알몸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었으니.....
아아...

십전의 아름다움의 완벽한 팔등신!
고르게 기복이 올라오는 젖가슴.
푸른빛은 사라지고 대신 희디흰 우유빛 윤기가 감도는

탐스럽기 그지없는 유방이었다.
뿐인가?
앙증맞은 배꼽의 주위는 군살없이 팽팽하게 탄력이 넘쳐흐르고.
그 밑으로는 급격히 풍만해지는 둔부의 유려한 곡선!
그 사이로 부드러운 잔디밭이 깔려 있는 신비의 구릉.
아아...
그것은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폭발적인 염기와 아울러 감히 범접 못할 성스러움이 배어 있는 여체.
'이런... 내가 무슨 생각을?'
넋을 잃고 냉화빙의 나신을 감상하던 하후린은

문득 정신을 추스리며 고개를 돌렸다.
이어,
그는 옷걸이에 걸린 여인의 옷을 집어

그녀의 나신에 덮어 주고는 신형을 돌렸다.
"나란 놈은... 여복이 꽤나 많군!

환자마저 저리 아름다우니..."
그는 실소를 흘리며 실내를 빠져나갔다.

설원의 야경은 아름답다.
교교로운 월광이 비추고,
은세계는 환상의 나라로 변모한다.
그것은 대자연만이 연출할 수 있는 신비경이었다.
늦도록 설빙파파와 이야기를 하던 하후린은

시녀의 안내로 하나의 방을 배정받았다.
드르륵-
그는 방문을 무심코 열고 실내로 들어가 침상 위에 몸을 던졌다.
한데.
"아얏. 그렇게 아프게 하면 어떡해요?"
한 소리 뾰족한 교성이 이불 속에서 터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소소?"
하후린은 본능적으로 신형을 일으키며 안력을 집중시켰다.
달밤의 침상 속에서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눈을 깜박이는 소녀.
그녀는 바로 설봉황 냉소소였다.
그녀는 일순 교구를 세우며 하후린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윽. 이...이런... 음!"
하후린은 경악실색하고 말았다.
탐스럽게 출렁이는 뽀얀 젖가슴을 보았다 싶은 순간

그는 입이 막히고 말았다.
아아... 소녀는 완전한 나신으로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하후린의 눈을 보고 입을 열었다.
"옛날에... 유리설빙국엔 유리성모란 분이 계셨어요."
스윽-
소녀는 말을 꺼내며 교수를 뻗어 사내의 옷을 벗겨갔다.
스르르-
옷자락은 하나씩 벗겨지고,
소녀의 옛날 얘기는 이어졌다.

천 년 전,
제왕십로군단 중 눈과 얼음의 지배자... 유리설빙국!
당시의 국후는 유리성모 냉약빙(冷若氷)이었다.
그녀는 신임 전황인 불사전황을 연모하였다.
하나,
무공일도만을 추구하는 불사전황은

그런 그녀의 섬세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으니.
유리성모는 불사전황이 자신을 싫어한다 생각하며 그의 곁을 떠났다.
사랑은 증오로 바뀌고 제왕벌의 위난에도

그녀는 다른 제왕구단과 더불어 침묵으로 일관했다.
세월은 흘렀고,
유리성모는 진정한 사랑의 참뜻을 깨닫고는 후회했다.
하나 이미 대세는 기울었고,

자신의 힘으로는 제왕벌을 휘감고 있는

지옥혈령기를 제거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유리설빙국으로 되돌아와

한 가지 유훈을 남기고는 죽었다.
대대로 유리설빙국의 국후는 제왕벌의 전황의 첩이라고.....
"그래서 결국 언니와 소녀는 당신의 것... 읍!"
말을 맺으려던 냉소소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우악스런 하후린의 두툼한 입술이

그녀의 여리고 부드러운 앵두입을 덮쳤기에.....
"음... 읍!"
냉소소의 봉긋한 젖가슴은 사내의 손에서 이지러지고.
그녀의 막힌 입술에서는 야릇한 기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아.. 악... 아파!"
냉소소는 생애 처음으로 파괴의 아픔을 맞는다.
"으음... 소소는... 아파..."
소녀는 악기였다.
아름다우며 귀여운 악기....
만들어져서 최초로 악사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처음엔 거칠고 탁한 음이 흘러나왔다.
하나,
하후린이라는 명인의 손에서 다듬어지자

거친 탁음은 곧 부드럽고 아름다운 교음으로 바뀌고 있었다.
"아아... 당신... 좋아... 하악!"
어느 덧.
작은 토끼는 우람한 사내의 품에 영사처럼 휘감긴다.
그녀의 작은 입술에서는 끊임없는 애욕의 신음성이 흐르고.
이 밤.,
한 송이 꽃이 화려하게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소녀에서 여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