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대륙정벌의 첫발걸음
금릉(金陵)-
대명초기의 황도(皇都)!
강남의 풍족한 자원이 몰려드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황금을 벌려는 자...... 금릉으로 오라!
그런 말이 나돌 정도로 금릉은 상업의 중심지였다.
그리고
양이 있으면 음이 있듯......
일거수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도들의 천국이기도 한 곳이 바로 금릉이었다.
<대륙... 천금천(天金殿)>
말 그대로였다.
대륙의 모든 황금이 집약된 곳.
대 황금성!
환우천하의 상권 전역을 쥐고 흔드는 지상 최고의 재보전인
바로 대 황금성의 모든 물품 중 황금이 보관되어 있는 황금창고가 그것이었다.
황금성의 모든 거래대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
그곳에서 예치된 황금의 양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설사,
황금제왕 나후제천조차도......
그리하여.
대륙의 모든 대도들은 금릉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륙천금전의 미세한 허점이 생기면 곧바로 손을 쓰기 위하여...
그러나,
대륙천금전이 세워진 오백 년 이래,
그 철통같은 경비망을 자랑하며 오늘도 대륙천금전은 오연히 서 있었다.
초일류로 망라된 무사들 이외에도,
대륙천금전의 전역은 보보살인(步步殺人)의 기관진식이
겹겹이 둘러쳐져 있었던 것이었다.
하나,
이 대륙천금엔 크나큰 위기가 닥치기 직전이었으니......
진미객점(眞味客店)!
이곳은 간단한 식사와 여행객의 노고를 풀어 주는
싸구려 객점을 겸한 음식점이었다.
은자 한 냥이면 하루종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이곳은 대륙천금전이 바라보이는 비탈길에 세워져 있었다.
"......"
창의인(蒼衣人)!
그는 홀로 객점에 앉아 소면가락을 집어들고 있었다.
시퍼런 추색(秋色)을 보듯 파란 창의에......
곧이라도 등천(騰天)할 듯한 창룡이 수놓여져 있는 그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것이었다.
더욱이,
그는 분명 남자인데도 그의 수발은 가지런히 묶여 허리께까지 출렁이고 있었다.
짙푸른 용립(龍笠)을 눌러쓴 채 묵묵히 식사를 하는 인영...
하나,
그의 전신에 어린 기도는 가히 천인지도였다.
범인은 알아보지 못할......
초일류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절대패력을 지닌 인물.
'쳇! 노자도 안 주고 내쫓다니......
대황금성의 소야가 소면을 먹으며 끼니를 때워야 하나......'
창의인은 몹시 불쾌한 듯 소면가락을 잔인하게 이빨로 끊어내리고 있었다.
한데, 대황금성의 소야라니?
그렇다면......?
-하후린!
바로 그가 아닌가?
제왕동천(帝王洞天)을 삼 개월만에 나온 그는
천하를 편력코자 여행을 시작했다.
태어난 이래로,
그는 결코 황금의 존재에 대해 심각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천하의 황금 중 절반 이상이 그의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한데,
그런 그일지라도 무일푼의 상태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으니......
'좌우지간 식욕이 반찬이랬다고... 맛있군!'
하후린은 소면의 국물까지 들이키며 내심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후훗, 이제 슬슬 노잣돈을 챙기러 가볼까?'
쓰윽-
하후린은 동전 하나를 탁자 위에 놓으며 신형을 일으켰다.
동전 한 닢......
그것이 그가 지닌 최후의 돈이었던 것이다.
한데,
"......"
막 입구를 나서려는 하후린은 멈칫했다.
그의 발 밑으로 미세한 소음이 느껴졌던 것이다.
'지하......'
그는 그 출처를 깨닫자 이내 걸음을 옮겼다.
객점의 후원,
그곳에는 한 채의 초옥이 지어져 있었다.
심부름꾼의 거처인 듯.....
끼익-
하후린은 거침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순간,
"......?"
하후린은 기광을 번뜩이며 빠르게 바닥을 쓸어보았다.
초옥의 중앙,
맨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그곳엔 하나의 커다란 구덩이가 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족히 세 사람은 들어설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었다.
슷......
하후린은 지체 없이 구멍으로 신형을 날렸다.
"후후......"
구덩이로 들어선 하후린은 야릇한 미소를 피워물었다.
그가 들어선 웅덩이는 곧장 긴 토굴로 연결되어 있는 입구였다.
"대륙천금전으로 직통되어 있는 굴이로군!"
그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크! 하마터면 내 재산이 모두 날아갈 뻔했군!"
어느 덧......
그의 신형은 긴 토굴을 따라 끝 지점에 이르고 있었다.
한데,
그곳에는 두 인영이 열심히 토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후린은 우뚝 선 채 그들이 하는 양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두 인물,
모두 왜소한 체구에 흑의와 백의를 걸친 사십대 중반의 중년인들이었다.
사각, 사각-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는 어떤 경건함마저 풍기고 있었다.
왼쪽에 있던 흑의를 입은 두더쥐 같은 용모의 사내가 삽을 옆에 놓으며 입을 열었다.
"형님, 이제 오늘 하루만 지나면...... 흐흐......"
연신 괴소를 터뜨리는 그를 향해 우측의 박쥐 같은 사내가 재빨리 맞장구를 쳤다.
"아우! 곧 우리는 천하의 모든 은자를 쥐게 될 걸세!"
"형님, 누가 우리 쌍서제왕(雙鼠帝王) 같은 기발한 방법으로 생각해 냈겠습니까?"
"아무렴! 아우, 이게 다 이 형님을 잘 둔 덕일세!"
희희낙낙!
박쥐와 두더쥐 같은 그들은 천하제일의 갑부를 꿈꾸며 재차 삽질을 시작했다.
한데,
쌍서제왕이라니......
-쌍서제왕!
서왕(鼠王) 종리백(鐘里魄)!
서제(鼠帝) 북궁혼(北宮魂)!
일명, 도굴계의 제왕!
그들은 서로 의형제를 맺은 뒤 이름도 혼과 백으로 바꾸었다.
땅속,
그 안에서 이들은 제왕이었던 것이다.
기실 그들의 무공은 삼류밖에 되지 않았다.
하나,
지상에서 못갈 곳이라도 그들은 지저로 마음대로 횡행하니......
"흐흐, 되도록 넓게 파게!
그저 한 짐씩 지고 오려면 이따위 수고를 안해도 되지만......"
"아무렴요! 까짓 삽질이 무슨 소용입니까?
그냥 두더쥐처럼 두 손으로 파들어가면 그만인데......"
"흐흐, 내 말이 그 말일세! 굵게 파서 그냥 한꺼번에......'
서로 격려해 가며 삽질을 하는 쌍서제왕,
스사사사사-
역시,
도굴의 제 일인자들다운 절묘한 삽질이엇따.
이 기술 하나로 먹고 살아온 그들,
쌍서제왕 앞에 행운이 찾아든 것은 그로부터 약 한 식경 뒤였다.
푹-
구덩이가 아래로 깊이 빠지자,
"야호!"
"우히!"
두 마디 괴성을 지른 그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누었다.
찰나,
휙획!
그들의 신형은 미꾸라지처럼 웅덩이를 빠져 나가는데......
하나,
그들은 보지 못했다.
그들보다 한 발 일찍 윗토벽을 향해 유령처럼 스며든 한 인영을......
쌍서제왕!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판 토굴은 은자가 부지기로 쌓여진 대륙천금전의 은자 창고였따.
"우아아!"
"끼앗!"
기쁨의 비명을 잘도 토해내던 그들.
한데, 한데......
이게 웬일일까?
그들의 벌려진 입이 도저히 다물어질 줄 모르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기쁜 나머지 기성을 지르다가
턱뼈가 탈골이라도 되었던 말인가?
"......"
"......"
그러나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벌어진 입 사이로는 푸쉬쉬 김빠지는 소리가 새어 나왔는데.....
아!
은자가 수북이 쌓여진 그 위에
한 명의 절세기남아가 빙그레 미소짓고 있었으니......
하후린.
그가 아니고 누구겠는가?
그는 약간 조소에 가까운 미소를 쌍서제왕에게 보냈다.
"이곳은 이미 나의 소유가 된 곳이야!
미안하지만 다른 곳을 찾아보게."
순간,
"으으......"
"이럴 수가......"
쌍서제왕은 동시에 신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하나,
돌연 그들의 안색에 험악한 기색이 어리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후린은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설마 그대들은 같은 도둑의 물건을 강탈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크윽!"
쌍서제왕은 그의 말에 또한번 신음을 터뜨렸다.
'누... 눈치 한 번 빠른 놈이다!
대체 저 놈은 어디로 해서 들어왔단 말인가?'
'제길, 그렇다고 저놈이 먼저 발견한 은자들을 강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쌍서제왕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다.
아무리 남의 것을 강탈하는 도둑과 강도들 사이에도
그들 나름대로의 불문율은 있는 법!
같은 업자끼리는 서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관례가 바로 그것이었다.
"형... 님! 하는 수 없군요. 다른 창고도 얼마든지 있으니. 그곳으로......"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빌어먹을......"
그들은 약간 풀죽은 신색으로 신형을 돌렸다.
한데,
그 순간,
"잠깐!"
하후린의 음성이 그들을 불러 세우는 것이었다.
"뭐냐? 애송이!"
박쥐 인상의 서왕 종리백이 살기를 띠우자.
"아는지 모르겠군."
"무... 무엇을 말이냐?"
"본 공자가 이미 이 대륙천금전의 창고를 모조리 돌아다녀 보았음을......"
이에 쌍서제왕은 믿기지 못하겠다는 투로 거친 음성을 발했다.
"무슨... 개수작이야?"
"서... 설마 이 대륙천금전의 모든 은자가 네놈 것이라 우기지는 못하겠지?"
하후린은 유들유들하게 웃었다.
"왜 아니겠소?"
극히 간단한 대꾸였다.
하나,
쌍서제왕은 두 눈을 까뒤집으며 잠시 할 말을 잃었는데......
'서... 설마 저 애송이가 벌써......'
이때
하후린은 여전히 미소를 거두지 않다가 품 속에서 하나의 은자를 꺼내들었다.
못 믿겠으면 확인해도 좋아."
쌍서제왕은 그로부터 건네받은 은자를 잘 살폈다.
한데 그것에는 사람의 이빨자국 같은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나는 이렇게 나의 은자들에 독문표시를 해놓았다."
"독문표시라고......"
"그래. 그건 내 이빨자국이지."
그의 말에 쌍서제왕은 입가에 게거품을 물었다.
"못.. 믿겠다!"
"어떻게 이 많은 은자들에다 이빨자국을......'
이에 하후린은 희미하게 코끝을 매만졌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지."
"......"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씀!"
한데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휙휙!
쌍서제왕의 신형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었다.
두 시진 후,
쌍서제왕은 극도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털레털레 걸어왔다.
"귀신같은 놈!"
"네... 네놈은 인간도 아니다. 어찌 그 많은 은자에다......."
차마 할 말을 못하는 그들의 넋두리는 계속되었다.
"단 한개도 남기지 않고......"
동시에 그들의 눈에는 섬뜩한 살광이 비추는데......
그때 하후린은 빙그레 웃으며 은자를 손바닥 위에다 올려 놓았다.
연후,
그들 앞으로 쑥 내밀자.
'그러면 그렇지!'
쌍서제왕은 눈 앞의 청년의 태도에 약간 살기를 누그러뜨렸다.
하나,
그것이 평생에 다시 없는 착각일 줄이야.....
"자네들 이렇게 할 수 있나?"
순간,
눈 앞에 놓여져 있던 은자가 자취도 없이 흐물흐물 녹아나는 것이었으니.....
그 뿐만이 아니라 녹아난 은자는 자취도 없이
하얀 연기로 화해 허공으로 흩날리는 것이었다.
허나,
하후린의 손모양은 그대로 있었으니.
그 점이 오히려 쌍서제왕을 경악케 하는 것이었다.
'우... 손바닥 위에 놓여 있던 은자가......'
'고... 고수다! 분명 손바닥은 펴진 상태 그대로였다!'
어느 듯,
그들의 만면을 감쌌던 살기는 감춰지고 대신 울상만이 감돌았다.
'다... 당했다. 어쩌면...
놈은 우리가 제일 무서워하는 귀신일지도 모른다.'
이때
그들의 우스꽝스런 표정을 주시하던 하후린은 호탕한 대소를 터뜨렸다.
"우하하하하..."
쌍서제왕,
그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웃지마라!"
"이곳이 어디라고 감히......"
그들의 놀라는 외침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 틈엔가,
스스슷-
수 십에 해당하는 위사들이 장창과 검, 도를 꼬나쥐고 나타난 것이었으니.....
그들은 살기띤 표정으로 쌍서제왕과 하후린을 포위했다.
"웬놈들이냐?"
맨 앞선 털보 위사의 대갈에도 불구하고 하후린은 태연히 웃으며 대꾸했다.
"주인을 불러라."
말을 마친 순간,
한 웅큼의 은자가 그의 손에 잡히고,
그 잡힌 은자들은 그의 손을 눈깜짝할 사이에 떠나
화강암으로 된 벽면 깊숙이에 박혔다.
이어,
그 은자는 또다시 그의 수중으로 회수되는 것이었으니.
털보 위사를 비롯한 모든 위사들은 대경의 표정을 지었다.
"보통 놈이 아니다. 대인님을 불러라!"
고수만이 고수를 알아보는 법,
대륙천금전의 지하황금고를 지키는 위사들의 무공은
가히 무림계의 일류 고수들이었다.
하후린이 취해 보인 가벼운 행동.
그것에는 자신들이 항거못할 엄청난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그들은 누구보다도 알 수 있었다.
-황금마야(黃金魔爺) 금충(金蟲)!
이름 그대로 그는 자신을 돈벌레로 칭했다.
이재능력만큼은 황금제왕 나후제천마저도 한 수 양보하는 상계의 천재.
당금 나이는 사십이 세!
그토록 젊은 나이에 대륙천금전의 전주에 오른 그의 능력은 탁월한 것이었다.
한데,
"......"
지하 황금고에 나타난 그이 시선이 하후린에 머무는 순간,
그의 동공은 격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소... 소상야!"
황금마야 금충은 부르짖듯 신음했다.
아울러,
쿠쿵-
오직 한 사람에게만 히어진다는 강골이 부러지듯 꺾여지고.
그의 신형이 바닥에 닿아 흙이 묻도록 밀착되었다.
"아... 아니 대인께서......?"
"황금마야 금충! 저 자가......?"
주위에 도열해 있떤 십여 명의 위사들......
그리고
하후린의 곁에 엉거주춤 서 있던 쌍서제왕의 입에서
경악의 탄식이 흘러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나,
황금마야 금충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소상야! 어찌 이런 곳에......?"
그는 하후린을 너무도 잘 아는 몇 안되는 인물들 중 하나였다.
일 년에 한 번씩 대륙천금전의 실태를 보고하러 대황금성에 갈 때마다.
그는 한 명의 악동에게 무수한 고초를 겪어야 했으니.....
"훗, 안녕하시오, 전주?"
하후린은 장난스레 미소지으며 쌍서제왕을 가리켰다.
"내 수하들인데,
이들의 두더쥐 발굴솜씨를 보느라 이곳에서 보게 되었소!"
그는 태연히 말을 맺었다.
'수... 수하.'
'두더쥐... 발굴 솜씨...'
쌍서제왕!
그들의 두 눈엔 아연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 그런가, 쌍서?"
하후린은 그런 그들을 돌아보며 한쪽 눈을 찡긋했다.
"후후, 어서 본좌에게 주인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아마 평생을 뇌옥(牢獄)에 갇혀 지내야 할 걸......"
자상한 설명의 전음.
"......"
"......"
쌍서제왕은 할 말을 잃었다.
하나,
그들은 알고 있었다.
대륙천금전을 털려다 붙잡힌 도수들은
대륙천금옥이라 불리는 불귀지옥에 갇힌다는 것을......
"헤헤, 주... 주인님!"
"주인님 말씀이 지당하시옵니다."
쌍서제왕은 아첨섞인 웃음을 지으며 황급히 허리를 꺾었다.
하나,
황금 마야 금충!
그가 누군가?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람을 대하는 돈벌레가 아니던가?
그는 이미 쌍서제왕의 행동에서 모든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쌍서제왕! 감히 본전을 털려 하다니...... 간이 부었군!"
싸늘한,
살기마저 어린 그의 전음성에 쌍서제왕은 움찔했다.
'저 귀신 같은 놈이......'
그들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득함을 느꼈다.
한데,
"만일, 저 분 소야를 충심껏 모신다면 불문에 붙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헤헤. 대인 걱정마십시오!"
"대인! 목숨을 걸고 모실 것을 약속드립니다!"
쌍서제왕은 급히 황금마야 금충에게로 간절한 전음성을 보냈다.
'후후, 특이한 존재를 얻었군, 후일, 쓰일 곳이 있겠지.'
하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렸다.
"금전주! 황금으로 천만 냥만 주시오!"
느닷없는 말,
아울러,
스윽-
그는 천연덕스럽게 손까지 내미는 것이 아닌가?
"헉! 황금... 일천만 냥?"
"저... 저 청년이 누구기에......"
좌중의 인물들은 아예 거품을 물고 말았다.
한데,
"알겠습니다. 한 시각 내로 준비해 올리겠습니다."
황금마야 금충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여지고 있었다.
황금 일천만 냥!
황금 한 냥이면 한 가족이 열흘간 생활할 수 있는 금액이거늘...
"쳇, 여행을 하려다 보니 돈이 없지 뭐야?"
"저런......"
하후린의 볼멘 소리에 금충은 자신의 일인 양 안타까워 했다.
"한 일 년쯤 천하를 유람할 것이니, 양부껜 말하지 않아도 돼!"
"예, 알겠습니다."
하후린의 말에 금충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
아마,
황금을 가지러 가는 듯.....
'후후, 이제 시작이다! 제왕지로! 그 첫 번째는 대륙정복이다!'
하후린,
그는 중얼거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장난스레......
하나,
알아야 하리라!
왕중왕, 십전제왕에 도전하는 잠룡의 일언!
그것엔 엄청난 의미가 부여되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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