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제왕벌

제14장 철인과 잠룡의 만남

오늘의 쉼터 2014. 10. 4. 19:06

제14장 철인과 잠룡의 만남

 

 

황금제왕 나후제천-

지금 나후제천의 눈은 세상에서 더이상 치켜 뜰 수 없는 모습의 경악을 담고 있었다.
"네... 네가... 정녕... 제우(帝禹)와 신농의황(神農醫皇)의 진전을 얻었단 말이냐?"
나후제천은 전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전면,
하후린이 빙그레 미소를 지은 채 서 있었다.
"그렇습니다. 아울러 두 마리의 사슴도요."
나후제천,
일명 대륙 상계의 대부!
그는 놀랐다.
그 놀람이 극에 달해 아연할 지경이었다.
그 자신, 누구보다도 제왕벌의 공포신화를 잘 아는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니던가?
나후제천은 하후린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하였다.
"나도...... 너처럼 제왕의 후예다!"
이번에는 하후린이 놀란 모습을 하였다.
"의부께서도 제왕벌의 후예 중 일인이시란 말씀이십니까?"
나후제천은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제왕오대작위 중 서열 삼위......

황금백작가(黃金伯爵家)...... 이것이 바로 나의 가문이다!"
"황금백작가......?"
하후린은 그 이름을 망연자실 중에 중얼거렸다.
나후제천은 침중한 안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과거, 황금백작가는 제왕벌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한데......"
나후제천의 말.
그것은 제왕벌의 또다른 비밀이었다.

-황금백작!

이 직위는 제왕벌의 서열 중 중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위세는 가히 제왕오대작위 중 일위인 천위공작가에 뒤지지 않았으니

황금일맥이 제왕오대작위 중 백작위를 차지한 이유는 단 한 가지,
황금일맥이 상술과 산법 등에서 뛰어난 때문이었다.
그러나 무공 수준은 극히 미약하였다.
순수 무공만이라면 황금일맥은 결코 제왕벌의 제국에 끼지 못했을 것이다.
황금백작가는 제왕벌의 살림꾼이나 마찬가지였다.

황금백작가의 시조(始祖)

- 황금대야(黃金大爺) 나후림(羅侯林)!

그는 자신의 능력을 한탄했다.
순수한 재능만으로 결코 백작위에 머무를 수 없는 천능을 지닌 상계의 조종(祖宗).
그러나 그는 결코 제왕벌을 배신하지 않았다.
배신자에 내려지는 제국의 가공할 힘!
그것은 곧 하늘에의 도전이 아니겠는가?
결국 그는 훗날을 기약했다.
제왕벌의 제왕군(帝王群).....
그 말석인 남작위라도 지닌 자는 곧 일무류(一武流)의 제왕.
하늘의 능력을 지닌 자만이 오를 수 있는 전능의 무호(武豪)가 아닌가?
그러나 황금대야 나후림,
그는 하늘의 신화에 도전했다.
황금의 힘......
그앞엔 지(智)나, 무(武), 미(美)는 따르지 못한다.
그리고,
황금대야 나후림은 자신의 후대에 진정한 황금의 제왕이 탄생하기를 바라며

비밀리에 대륙에 하나의 세력을 만들었다.

황금재벌(黃金財閥)!

바로 이것이었다.
대 황금성의 전신(前身)......
환우천하의 황금 중 절반을 들여 만든......
말 그대로이 황금의 성이었다.
나후제천의 말은 계속되었다.
"한데, 일천 년 전 제왕벌의 연락이 두절된 후,

황금재벌은 독자적으로 자생하여 왔다."
하후린이 물었다.
"한데, 의무께서는 어떻게 황금비고에

천문대공작 백리군 선배가 있다는 걸 알아습니까?"
"그건 우연이었다."
하후린은 의아한 표정을 하였다.
"우연이라니요?"
나후제천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선조의 유시는 무(武)로서 제왕대공의 위에 오르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이루었다고 자부해 왔다."
하후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의부께서는 결코 드러내지는 않으셨으나,

십자천검맹의 검종(劍宗)들보단 한 수 위이시다.'
하후린은 이미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황금제왕 나후제천,
이 이름은 대륙 상계의 대부이자 황금의 제왕으로 소문난 상태가 아닌가?
그러나,
황금의 대륙 무계에 나후제천의 적수는 채 십도 되지 않는 상태였다.
'저 정도면...... 능히 제왕오대작위에 오를 충분한 자격이 있다!'
하후린은 나후제천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나후제천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하후린을 바라보며 안광을 빛냈다.
즈으으으-
뇌전이 작렬하듯 강렬한 시선이었다.
"너를 본 후...... 나는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도... 전이라니......"
"제왕벌은 일인지존체제는 아니다."
그 말에 하후린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제왕벌은 왕중왕이 아니란 말입니까?'
나후제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삼태제황이라 불리우는 삼인의 원로들에 의해

제왕평의회의 의결을 거쳐 모든 의견이 결정된다. 하나......"
츠으으-
나후제천의 안광은 강렬하다 못해 곧이라도 폭발할 듯 빛났다.
"제왕벌......

그 공포의 신화엔 또 하나의 신화가 존재하고 있다."
하후린은 호기심 어린 모습을 하고 물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왕중왕...... 십전제왕의 신화다!"
"십전...... 제왕?"
나후제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말 그대로 일류가 아니다.

십전류의 전능제왕이다!"
"십... 전류의 전능제왕......?"
문득,
하후린은 그 말에 가슴 저 밑바닥에서

자신도 알 수 없는 가공할 열기가 끓어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야망의 불꽃이었다.
추잡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욕은 아니었다.
그것은...

순수한 사나이의 투혼이었다.
사나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나후제천은 그런 하후린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녀석... 본좌가 제대로 보긴 보았군!

십전제왕의 불세신화에 도전할 수 있는 대초인은 오직 너뿐......'
이어,
나후제천은 계속 말했다.
"우선, 제왕십로군단의 십전제왕류를 얻어라!"
나후제천은 그 말에 조소했다.
"그 겁장이들은 물론 아직 존재하고 있다.

명칭만 바꾸었을 뿐......"
일순,
나후제천의 전신으로 스산한 살기가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제왕의 율법을 거역한 죄는, 오직 파멸 뿐... 하나......"
나후제천은 여운을 끌며 하후린을 주시했다.
"하나......"
하후린은 그의 말끝을 이었다.
나후제천은 한동안 허공을 주시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나후제천은 침중한 신색으로 입을 열었다.
"과거, 제왕벌에 패퇴했던 악, 사, 요, 마의 무리가 준동을 시작했다."
하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이미, 요라성의 요공이 나타났으니까요."
"네 말대로라면 이미 황궁이 장악 직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후린은 흠칫했다.
"그렇다면......"
반짝,
그의 눈이 빛났다.
나후제천은 고개를 저었다.
"네가 나설 필요는 없다."
"그럼 어떤 복안이라도......"
나후제천은 흐릿한 미소를 떠올렸다.
"한 명 철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
"그리고 너는 ......"
일순 나후제천의 전신에서 가공할 금기(金氣)가 폭출했다.
그것,

그대로 제왕의 기도였다.
나후제천은 말에 힘을 주었다.
"너는...... 천하로 나서라!"
"천하로......"
하후린은 부르르 신형을 떨었다.
하후린,

그의 꿈은 곧 대륙을 질주하는 사자의 제왕이 아니었던가?
나후제천은 침중하게 말했다.
"이제, 너를 묶었던 사슬은 제거되었다."
그렇다!
이제 잠룡의 다리를 묶었던 사슬의 굴레는 사라졌다.
"여의주를 물어라!

그리고 날아라!

저 대창천으로......"
아아...... 환상!
나후제천의 격동된 망막으로 번져오르는 영상......
그것은 창공을 가르는 대창룡의 비등이었으니......


"......"
"......"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
피보다 진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자만큼은 달랐다.
대적이라도 있는 양 서로 쏘아보는 두 사람.
대조적이었다.
묵의인.
능히 팔 척이 넘음직한 장신,
호수처럼 고요한 동공.
밋밋하게 굳어져 있는 사각진 턱,
그 전체적인 용모는 야성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에 반하여,
청의를 걸쳐 입은 미청년,
여인의 그것인 양 곱상한 피부,
야망처럼 이글거리는 도전적인 투혼아.
물론 이 두부자는 닮은 점이 있었다.
그 첫째는 긴 수발,
허리까지 치렁한 흑발을 단정히 묶고 있는 두 사람.
두 사람......

철혈대공작 철무강!
천문제왕 하후린!

바로 그들이었다.
지상에서 가장 강한 철인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백만첩을 거느린 색황이자,
유림의 유종(儒宗)을 겸한 문의 제왕!
그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문득,
"고약스런 놈이로군! 애비가 먼저 입을 열게 하다니......"
먼저 침묵을 깬 사람은 철혈대공작 철무강이었다.
말하는 그의 동공은 탄복의 기색이 역력하게 일고 있었다.
'말은 들었지만.... 이토록 강골인 놈이 나의 아들이라니.....'
철무강은 내심 흐뭇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기분은 이내 박살나고 말았다.
하후린의 말 때문이었다.
"칫! 엄말 버리고 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아들이람."
하후린은 투덜거렸다.
볼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의마음은 말과는 달리 경악의 탄성을 토하고 있었다.
'칫! 엄마 앞에 혼내 주고 무릎을 꿇게 하려 했는데...... 너무 강하잖아!'
그렇다.
철혈대공작 철무강!
이미 전설로 화한 불세출한 대투혼한!
저 잔잔한 동공,
그 내면에 항거불능의 대철혈지기가 곧이라도 폭발할듯이 응축되어 있음을......
하후린은 느꼈던 것이다.
'지금의 나로선 일초지적도 되지 않는다. 하나.....'
하후린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꼭... 이루리라! 엄마 앞에서 한 맹세를......'
철무강은 그런 하후린을 바라보며 나직이중얼거렸다.
'그놈, 꼭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하다.'
도전적인 하후린의 모습에서 철무강은 과거의 추억을 회상했다.
'놈...... 이루거라! 이 애비도 못간 곳...

무계의 진정한 극.... 십전제왕지로를......'
문득,
하후린은 검미를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솔직히... 지금은 아버지의 적수가 되지 않음을 시인하겠어요. 그러나......"
"하나......?"
철무강은 미소를 지었다.
하후린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아버지보다 강해졌을 때 도전할 거예요!"
단호한 음성이었다.
"......'
철무강은 흠칫했다.
'이놈이......?'
"지금부터...... 아버지와 전 경쟁자예요."
철무강은 움찔했다.
"경쟁? 네가 나와...... 푸하하하하-"
이어 그는 통쾌한 대소를 터뜨렸다.
하후린은 철무강의 그런 모습을 보며 조용한 신색으로 말했다.
"웃으세요, 마음껏.

강자존의 철혈율법......

그 세계에선 강자만이 법이자 진리이니까요."
순간,
'벌써... 무림의 생리를 알았단 말인가?'
아픈 시선으로 그는 하후린을 응시했다.
그러나,
철무강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경쟁을 하겠단 말이지?"
일순,
쩌엉!
철무강의 눈가로 낙뢰가 일듯 안광이 무섭게 번뜩였다.
그것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절대 철인의 풍도였다.
"웃!"
하후린은 그런 눈길을 보고는 흠칫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으며

오히려 그의 가슴에 강함에 대한 무서운 도전 의욕이 폭발했다.
"앞으로 오 년 내, 아버질 꺾지 못하면......

철씨를 따르겠어요. 하나......"
"하나......?"
"아버진 평생을 엄마 곁에서 보내야 해요!"
그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철무강은 그런 하후린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놈... 애비 성마저 버리더니... 개성을 하겠다......."
그는 느낄 수 있었다.
하후린.
이 당돌한 나이답지 않게 덩치만 자신을 육박하는 아들이

결코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스윽-
철무강은 솥뚜껑 같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은 이미 무도의 극을 맛본 듯 여인의 피부인 양 고왔다.
"좋다, 오년 내... 네놈은 십전제왕이되거라!

그 안에... 이 애비는 제왕제일적... 지옥혈을 부수겠다!"
"지옥... 혈? 그건......?"
하후린이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철무강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몰라도 된다!

이 애비는 얻을 만큼 얻었으니 부수는 것으로 하고......

네 놈은 아직 어리니 얻는 것으로 승부를 가리도록 하자!"
하후린은 잠시 망설였다.
순간,
꽝!
둔탁한 파열음이 하후린의 머리에 작렬했다.
"아얏!"
하후린은 뒤통수를 감싸 쥐며 비명을 내질렀다.
"왜 때려요. 치사하게 기습이나 하시고......"
하후린은 볼멘 소리로 투덜거렸다.
철무강의 솥뚜껑만한 손이 하후린의 머리를 쥐어박은 것이다.
철무강은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고얀놈! 어른이 말을 하면 얼른얼른 대답을 할 것이지......

쯧! 요즘 아해들은 영....."
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 와중에도 하후린은 여전히 투덜거렸다.
"알았다고요! 까짓것 십전제왕이 되면 될 것 아니에요!"
그의 볼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저... 아버지!"
하후린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
철무강은 움찔했다.
"그러지 말고 바꾸는 게 어때요?

그저 부수고 깨는 게 더 신날 텐데. 윽!"
퍼억-
하후린은 그대로 머리를 감싸 안으며 비명을 질렀다.
철무강의 손이 다시 그의 머리를 때린 것이었다.
"건방진 놈! 애비 주먹도 피하지 못하면서 뭐? 지옥을 깨부숴?"
"......"
하후린은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내심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어떻게 된 게...... 도저히 피할 수가 없으니......'
천외천(天外天)!
지금 하후린은 그 말을 절실히 몸으로 실감하고 있었다.
문득,
"게 앉거라!"
철무강이돌연 엄숙한 신색으로 말했다.
하후린은 말없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후린,
그의 체구는 칠 척에 달하는 건장한 체구였다.
그러나,
그런 그도 철무강에 비하면 목 하나가 작았으니......
철무강은 엄숙한 신색으로 입을 열었다.
"이 애비가 네게 줄 것은 하나다.

철의 가문인 철혈루의 절대천공이다!"
"철혈루......"
하후린은 처음 듣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철무강은 미소를 지었다.
"후후, 이름을 듣지 못하였다 하여 함부로 생각하지 마라!

과거, 제왕벌의 대공가문이다!"
그 말에 하후린은 경악했다.
"예? 제왕벌의 대공가......?"
"제국 내의 십대제왕원로원의 수좌가 바로 철혈가문이다."
"......"
하후린은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철무강의 제지로 입을 다물었다.
"철혈루는 일인방(一人幇)이다!

오직 직계로만 이어질 수 있는 특수한 가문이지."
"......'
철무강은 회상하듯 허공을 바라보았다.
"사라진 제국을 복원할 수 있는 자는 오직 너뿐이다!

이 애비도...... 십전제왕의 그릇은 되지 못한다!"
"......"
"천혜(天慧)... 천패혈(天覇血)과 천악혈(天惡血)... 천무정(天武精)...

그리고 철혈기를 지닌 전인만이 십전제왕로에 들 수 있다.

그것은 제국 내에 있고, 그 십류는 대륙에 있다."
"......"
하후린은 말없이 철무강의 이야기만을 듣고 있었다.
"우주십극패천세(宇宙十極覇天勢)!

-대륙- 십자천검맹!
-남해- 사해천왕도!
-천축- 천불사원!
-남황- 절대독황부!
-청해- 환상밀림!
-대천산- 대전여황국!
-대초원- 태양제국!
-신강- 잠혈사왕전!
-얼음과 눈의 지배자- 유리설빙국!

일천 년 간......
환우천하의 위에 군림해 온 절대패천,
그들의 전신이 제왕십로군단이라니......

ㅡ 제왕벌!

그 전위세력이 이러할진대,
그 진정한 힘의 정화는?

"제왕십로군단의 십류제왕무를 얻으면 능히 제왕제국이 열리고......

제왕전에 들어 십전제왕이 될 것이다!"
"십전제왕파천기......?"
하후린은 제왕혈기록의 내용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렇다!

너라는 놈은 어려서부터 무수한 영약을 밥먹듯 먹어

그 영기가 하늘에 닿아 있다.

너라면......

그 서로 상이한 십전무를 하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해 보죠!"
하후린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제부터 본가의 비전을 전수하겠다!"
철무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 가지 구결을 들려 주었다.
그것은 실로 괴이한 무공이었다.

ㅡ 철혈수발폭풍결(鐵血首髮暴風訣)!

인간의 머리카락,
그 수효를 셀 수 있는 자 누가 있겠는가?
부드럽고,
힘이 없다.
가느다란 수발,
그것이 절대불파의 천병(天兵)이 되고,
그 수십만 가닥의 수발에서 일만 근의 강기가 폭사된다면......
그 어떤 호신강벽도 부숴 버릴 수 있는 가공할 기공!
극성에 이르면 수발이 십 장을 뻗어 폭풍같이 대기를 휘몰아치니......
초... 토... 화...!
수발폭풍강력은 방원 일천 장을 그렇게 만든다.

"일단 이것을 익히면,

수발이 잘릴 때를 제외하곤 끊임없이 진력이 솟는다."
철무강은 하후린의 긴 머리결을 보며 잠시 말을 멎었다.
두 부자!
그들은 머리카락이 길이마저 비슷할 정도로 길었다.
그 이유가 최초로 밝혀진 것이다.
단지,
멋으로서가 아닌 가공할 무기!
"그것이면 어딜 가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스윽-
철무강의 거구가 일어났다.
마치 거대한 태산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황금백작이 너를 찾는다!

가 보아라!"
하후린도 일어났다.
그리고 하는 말,
"꼭 아버질 꺾을 거예요. 나의 힘으로......"
힘주어 말하며 걸음을 옮겼다.
철무강은 그런 하후린의 등 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믿는다! 너는 강해질 것이고......

결국 나를 꺾으리라!

그리고 그 순간 네놈은 가장 약한 사람이 되리라!"

철인과 잠룡과의 만남,
그것은 그렇게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