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십왕무적

제 56장 雲集하는 巨魔大梟들

오늘의 쉼터 2014. 10. 3. 23:21

제 56장 雲集하는 巨魔大梟들

 

얼마나 걸어들어 갔을까?
[ ........!]
문득.
마운룡은 흠칫하며 멈추어 섰다.
그곳은 밀로의 막다른 곳이었다.
한데.
그 주위에 이르자 갑자기 짙은 피비린내가 물씬 진동하는 것이 아닌가?
밀로의 막다른 벽.
한 명의 노인이 검에 가슴이 꿰뚫린 채 박혀있었다.
그 노인을 발견한 순간.
마운룡은 경악의 눈을 부릅떴다.
( 심마!)
그는 내심 나직이 부르짖었다.
이어.
그는 믿어지지 않는 듯 자세히 노인을 바라보았다.
( 역시 심마다!)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앓는 듯한 신음성을 발했다.

- 심마!
그렇다.
마치 푸줏간의 고기덩이처럼 처참한 형상으로
벽에 박혀있는 인물.
그는 틀림없이 심마였다.
삼극동심맹의 삼맹주 중 첫째.
가장 무서운 마인인 저 삼마지존을 그림자같이 수행하던 인물이었다.
한데.
그런 그가 놀랍게도 누군가에게 피살당한 것이 아닌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심마의 가슴을 관통한 장검.
그것은 마운룡이 잘 아는 것이었다.
눈같이 새하얀 보검!
[ 빙극명옥심검!]
마운룡은 신음하며 경악의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아!
그렇다.
심마의 가슴을 관통한 보검.
그것은 바로 빙극명옥신검이었다.
우내삼기 중 빙극마조의 신병.
바로 심마가 삼마지존을 수행하며 지니고 있던

두 자루 도검 중 하나가 바로 빙극명옥신검이었다.
마운룡은 빙극명옥신검을 주시하며 내심 신음성을 발했다.
( 그렇다면.... 역시 삼마지존은 바로 불사마후였단 말인가?)

- 불사마후!
천마의 딸이었다가 우내삼기에 의해 양극동천에 갇혔던 최강의 마녀.

마운룡은 삼마지존의 눈빛이 낯익게 느껴졌던 점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의 안색은 이내 침중하게 변했다.
( 심마가 이 꼴이 된 것을 보면

불사마후의 신변에도 불길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는 절로 불사마후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결코 불활해서는 안되는 천년마녀.
마운룡은 자신이 왜 그녀를 위해 걱정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알 수 없는 마음에 고소를 지었다.
그러다.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 혹시 신도풍의 짓일까?)
심마 정도의 고수를 살해할 자라고는 가짜 천마황인

신도풍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하여간 불사마후의 종적을 찾아보자!)
마운룡은 눈빛을 강렬하게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급히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시선이 빙극명옥신검에 닿았다.
그것은 우내삼기의 유물중 하나였다.
( 버리고 갈수야 없지?)
이어.
팟!
마운룡은 심마의 앞으로 다가가 빙극명옥심검을 잡아 뽑았다.
그것이 뽑히는 순간 무서운 한기가 주위를 휩쓸었다.
만일 마운룡처럼 극양기공을 연마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것에 손을 대는 순간 즉시 전신이 얼음으로 화하고 말 것이다.
순간.
쿵-----!
빙극명옥신검이 가슴에서 뽑히자

심마의 시신은 힘없이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한데
[ 으....!]
바닥으로 나뒹구는 순간 심마의 입에서 극히 미약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마운룡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심장이 관통당하고도 아직 살아있다니....!)
그는 놀라운 눈으로 급히 심마의 가슴에 장을 붙이고 내공을 주입했다.
그러자.
심마는 힘차게 전신을 부르르 떨며 힘겹게 눈을 떴다.
순간.
[ 너.... 너는 ....!]
눈을 뜬 심마는 마운룡을 알아보고 놀라움의 신음성을 발했다.
마운룡은 그 모습을 보며 침중한 안색을 지었다.
( 살리기는 틀렸다!)
심장이 박살난 심마.
그는 결코 오래 견디지 못하리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마운룡은 심마를 주시하며 급히 물었다.
[ 노인장을 해친 것이 누구입니까?]
심마는 힘겨운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거렸다.
[ 자.... 자부지존!]
마운룡은 흠칫하며 나직이 뇌까렸다.
자부지존----!
그는 그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 역시 신도풍인가?)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신음했다.
심마는 그런 마운룡을 올려다보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 으... 그놈.... 아주 교활하고 ... 무서운 자다!

놈은 노부와 마후님을 떼어놓은 뒤 갑자기 나타나서.... 노부를 쓰러뜨렸다!]
그의 말에 마운룡은 신음 섞인 음성으로 물었다.
[ 마후라면.... 삼마지존은 정말 불사마후입니까?]
순간.
심마는 경악의 눈을 부릅뜨며 되물었다.
[ 네... 네가 어떻게 불사마후님을 안단 말이냐?]
마운룡은 살웃음을 지었다.
심마의 대답은 곧 삼마지존이 불사마후임을 시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경악하는 심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 그녀를 일천 오백 년 만에 부활시킨 장본인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오!]
[ 뭐.... 뭐라고?]
마운룡의 말에 심마는 입을 쩍 벌렸다.
그는 온통 경악이 가득찬 눈으로 마운룡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다.
이내 그는 죽어가는 눈에 야릇한 광채를 번뜩였다.
[ 역시.... 그랬었군!]
그는 모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것은 기쁜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한 그런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문득.
[ 흘흘.... 우리.... 늙은이들은 오판을 했던 것이다.

마후님은..... 우리가 기다리던 이세천마님이 아니었다. 크크......!]
심마는 자조의 웃음을 흘리며 알 수 없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러다.
그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 천.... 마는 .... 정녕코.... 위대.... 하도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중얼거림.
그것이 심마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것을 끝으로 심마의 미약하던 숨이 끊어진 것이다.
절명한 것이었다.
삼극마조 중 첫째임과 동시에 가장 무서운 노마.
그의 최후였다.
마운룡은 심마의 시신을 내려다보며 의혹의 표정을 지었다.
( 무슨 의미일까? 불사마후가 진정한 이세천마가 아니라니....!)
그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렸다.
하나.
그는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윽고.
[ 부디 극락왕생하십시오!]
그는 심마의 시신에 대고 합장기원했다.
그리고 그는 급히 몸을 일으켰다.
( 서두르자! 자부지존!

아니 신도풍이 이 안에 있다면 불사마후라 해도 위험에 빠졌을 수 있다!)
다음 순간.
슥!
그의 신형은 이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드넓은 지하광장---!
그곳은 수백 명은 족히 들어갈 정도로 거대하고 드넓었다.
광장의 중앙.
하나이 석좌가 놓여있었다.
그 석좌 위.
[ .....!]
한 명의 여인이 눈을 감은 채 앉아 있었다.
지극히 아름다운 얼굴.
여인의 전신에서는 도도하고 삼엄한 기도가 흘러 넘쳤다.
비록 여인의 몸이나 만인을 압도하는 분위기.
지금.
여인은 무릎 위에 한자루 칼을 올려 놓은 채 석상처럼 앉아 있었다.
칼.
그것은 전체가 거무튀튀한 빛을 띠고 있었으며 끝은 투박하고 뭉툭해 보였다.
하나.
그 보잘 것 없는 모양과는 달리 그것은 실로 대단한 이름을 지닌 칼이었다.

- 지존마도!
그것은 바로 지존마도였다.
천마조종의 애병.
물론 그녀는 불사마후였다.
바로 천마조종의 딸.
마운룡에 의해 천오백년 만에 부활한 천년마녀!
그녀는 가히 우내최강이었다.
하나....
지금 불사마후의 형색은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내최강자로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보라.
그녀의 의복은 여기저기 찢기고 그을려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는 수많은 난관을 통과했다.
하나.
어떤 난관도 그녀를 어쩌지는 못했다.
수천근 화약의 폭발도 겨우 그녀의 의복 일부를 태웠을 뿐이었다.
찢긴 의복 아래로 드러난 불사마후의 백옥같이 흰 피부.
그녀의 피부에는 티끌만한 상처도 나있지 않았다.
그녀는 치졸한 함정들 따위에 상처를 입기에는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하나.
겉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으나

실상 그녀는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문득.
불사마후는 두 눈을 감은 채 미미하게 아미를 찡그렸다.
( 그 자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녀는 의혹의 음성으로 내심 중얼거렸다.
얼마 전.
불사마후는 한곳 화염의 함정을 지날 때 누군가에게 암습당했었다.
이미 불사지체가 된 불사마후였다.
하나.
놀랍게도 그 암습자의 일격은

불사마후의 내부를 흔들어 놓는 타격을 입힌 것이 아닌가?
불사마후가 알기로는 그녀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무공은
하늘 아래 단 한가지 뿐이었다.
바로 그녀의 생부인 천마조종이 죽기 직전에 창안한 최후의 마공.
그것이었다.
한데.
천마조종의 그 최후마공 외에도 불사마후를 다치게한 무공수법이 있지 않은가?
암습자는 불사마후가 미처 반격을 하기도 전에 교활하게 달아나 버렸다.
불사마후.
그녀는 내심 염두를 굴리며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놈은... 나를 없애기 위해 이 거대한 함정을 만든 것이다!)
그녀는 이 거대한 황금미궁이 전적으로

자신 한 명을 제거하기 위해 구축한것임을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 결국..... 기다리고 있으면 놈은 나타난다!)
불사마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일단 암습자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반드시 죽여버릴 자신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 흐흐.... 삼마지존! 언제까지 우리를 기다리게 할 작정이오?]
돌연 불사마후의 귓전으로 한가닥 음산한 괴소가 들려왔다.
순간.
[ ....!]
불사마후는 천천히 눈을 떴다.
텅 비어있던 지하광장.
그곳은 어느덧 수많은 무림인들로 가득차 있지 않은가?
불사마후의 정면.
한 명의 혈포청년이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서 있었다.

- 혈도 백장천!
바로 그자였다.
그 자는 한 손에 큼직한 가죽 주머니를 들고 서 있었다.
[ ......!]
불사마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중에는 몇몇 눈에 익은 자들도 보였다.
- 신월천황 아합뢰!
- 만붕황!
바로 그자들이었다.
그 자들은 황금미궁을 떠나라는

마운룡의 경고를 무시하고 떠나지 않았던것이다.
그리고.
그들 외에 불사마후로서는 처음보는 자이긴 하지만
천외구중천의 지존이 한 명 더 있었다.

- 천축활불!
바로 그 자였다.
천축 아합밀종의 종주.
좌대밀교의 초강고수자가 바로 그자였다.

그때.
혈도 백장천이 음산한 눈으로 히죽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흐흐.... 귀하가 모르는 고인들이 계실테니 본공자가 소개를 하겠소!]
말과 함께.
그 자는 먼저 자신의 주위에 서 있는 네명의 인물을 가르켜 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천외구중천주들에 못지않은 고수자들이었다.
[ 이분들은 우리 천년마성의호법들이신 구대천마중 네분이오!]
백장천은 오만한 어조로 네 인물들을 불사마후에게 소개했다.
백장천의 옆에 우뚝 서 있는 사인.
그자들은 바로 구대천마 중 사인이었다.

제일천마 혈영천마---!
제이천마 만검사황---!
제사천마 음마황---!
제구천마 천면마황 ---!

이것이 그 자들의 이름이었다.
그들 사인의 주위
이십 오 명의 범상치 않은 기도의 인물들이 엄중히 포진하고 있었다.
그들은 누군가?
바로 천신환을 복용하여 신주기병이 된 무림명숙들이 아닌가?
그 외에도.
내노라하는 고수자들이 근 백여 명이나 운집해 있었다.
가히 하늘과 땅이 숨을 죽일만한 막강한 강자들이
이 넓지 않은 광장에 집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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