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십왕무적

제 28장 신비한 미부인

오늘의 쉼터 2014. 10. 3. 09:19

제 28장 신비한 미부인

 

 

혈도 백장천


그자는 흑의여인을 향해 깊숙이 포권했다.
그순간
(일어나세요!)
흑의여인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하며 슬쩍 손을 저었다.
순간. (어엇!)
백장천은 경악하며 눈을 부릅떴다.
한줄기 부드러운 무형잠경이 그자의 몸을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닌가?
백장천은 실로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그가 경악하는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였다.
(이... 이것은 자부의 절세비기인 능마여의진강인데...!)
그자는 불신과 경악의 음성으로 내심 중얼거렸다.


- 능마여의진강!

그것은 백장천 자신의 사문 마공과는 상극의 무공이었다.
바로 자부의 비전절기
한데
그 자부의 비기를 백장천의 사부와 의남매 사이인

흑의여인이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그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백장천이 두 번째로 널란 이유는 흑의여인의 내공이

자신보다 최소한 삼사성 이상 높다는 점이었다.
백장천은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고는 정말 무서운 분이시다!)
그는 내심 소름이 오싹 돋았다.
그때
흑의여인이 그런 백장천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비한 눈으로 그 자를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가 말씀하시기를 삼공자가 재주의 탁월함에서 제일이라더니 사실이군요!)
(과찬이십니다. 사고!)
백장천은 급히 포권하며 겸손한 어조로 말했다.
(사고님의 신공진력이야말로 거세무적이십니다!)
그자의 말에 흑의여인은 문득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거세무적이라니 지나친 평가에요.

이래봤자 삼극동심맹의 삼마지존과 맞서면 십초를 견디기 힘들어요!)
순간
백장천은 해연히 놀란 기색을 지었다.
( 삼마지존이 그렇게 무섭단 말입니까?)

- 삼마지존


그 이름은 근래 무림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천병신기보를 멸망시킨 삼극동심맹이 세 맹주인 삼극마조
그들이 한 명의 무서운 여마의 가신이라는 사실은 이미 비밀이 아니었다.
흑의여인은 탄식하며 음울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삼마지존은 가히 고금최강이라 할수 있어요.

오라버니와 내가 연수합격해도 승산은 삼사할에 불과해요!)
(그... 그럴 수가...!)
백장천은 그만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그자는 너무 놀라 정신이 멍해질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혈도 백장천에게 있어 그의 스승인 천마황은 가히 신적인 존재였다.
한데
그런 천마황과 눈앞의 이 무서운 흑의여인이 연수해도 삼마지존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니...
이 얼마나 경악할 사실인가?
백장천은 놀라움을 진정시키며 다시 입을 열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 사모님이신 고독마모님께서 가세하시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흑의여인은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 분 언니가 가세하신다면 승부는 비로소 오분 정도가 되겠으나

현재 집을 나가 종적이 묘연한 상태잖아요?)
(그렇지요?)
백장천은 침울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흑의여인이 백장천을 주시하며 온유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오라버니가 내게 보낸 것이 있을 텐데요....)
그 말에 백장천은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자가 깜빡했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그자는 급히 품 속에서 하나의 가죽주머니를 꺼내

공손히 흑의여인의 앞에 내밀었다.
검은 색 피낭 그것은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무엇인가 큼직한 구슬같은 것이 들어있는 듯했다.

가죽주머니를 받아든 흑의여인
그녀는 손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이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금강보주....! 틀림없군요!)
그녀는 비로소 안도의 눈빛을 지으며 말했다.
(되었어요. 이것만 있으면 제아무리 삼마지존이라 해도 잠시 동안 무력화
시킬수 있을거예요!)
백장천은 그런 그녀를 주시하며 침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사고님께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삼마지존을 제거해 달라고 하셨습니다만....)
하나
그말에 흑의여인은 고개를 살레살레 저어 보였다.
(아니, 되었어요. 삼마지존은 나 혼자 어찌해 보겠어요.

다섯 분 사형매와 구대천마는 천외구중천의 지존들이나 제압하도록 해요!)
백장천은 흑의여인의 말에 즉시 고개를 숙이며 포권했다.
(분부 받들겠습니다. 그럼....!)
한데
번쩍!
고개를 숙이며 포권하던 그자의 눈에 갑자기 섬뜩한 혈광이 폭사되었다.
그때
흑의여인의 시선도 좌측의 비석 뒤를 주시하고 있었다.

다음 순간
(웬.... 쥐새끼냐?)
스악!
백장천의 입에서 사나운 일갈이 터져나오며

그자의 신형이 벼락같이 그 비석을 향해 덮쳐갔다.
그와 동시에
쩌저정!
서걱!
섬뜩한 핏빛 도광이 미친 듯 어둠을 갈랐다.
그와 함께 여러 개의 비수들이 마치 무우조각처럼 쪼개져 나갔다.
직후
(흑!)
한소리 답답한 신음과 함께 하나의 홰소한 인영이 질풍같이 두로 퉁겨져 나갔다.
언뜻 그 왜소한 인영은 검은 야행복을 걸친 여자임을 알수 있었다.

그때
(흥!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었으니 목숨은 놓고가랏!)
쩌저정--!
야행복 여인은 사력을 다해 뒤로 퉁겨져 나갔으나

다음 순간 그녀의 머리 위에서 무서운 도기와 함께 싸늘한 일갈이들려졌다.
순간
(안돼!)
야행복 여인은 다급한 비명을 내질렀다.
그와 함께
콰릉-----!
그녀는 내리쳐오는 칼을 향해 필사적으로 교수를 후려쳤다.
직후
(어잇!)
백장천의 입에서 한소리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놀랍게도 그자의 도신이 무형잠경에 밀려 여인의 옆을 후려친 것이 아닌가!
펑!
백장천의 도기는 헛되이 지면을 강타하며 폭음을 일으켰다.
순간
(금강...대구품)
백장천은 경악의 음성으로 일갈을 터뜨렸다.


-금강대구품


그렇다!
야행복 여인이 방금 내친 일격은 바로 소림의 초절기인 금강대구품이었다.
비록 여인은 금강심법을 연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래의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그것은금강대구품이었다.
백장천은 냉혹한 눈으로 야행복 여인을 노려보며 음산하게 웃었다.
(흐흐... 십왕전의 잔당이라면 더욱 살려둘 수 없다!)
슥!
그자는 여인의 앞을 가로막고 내려섰다.
복면 사이로 드러난 그자의 두눈에 무서운 살기가 번뜩이고 있었다.
순간
(자... 잠깐만요! 나는 십왕전과 아무 관계도 없어요!)
야행복 여인은 다급히 외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자
여인이 모습을 비로소 확연히 볼수 있었다.
그녀는 일신에 착 달라붙은 경장을 입고 있었다.
탄력있고 탱탱한 몸매가 꼭끼는 경장 밖으로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또한
얼굴에는 두터운 면사를 쓰고 있었다.
그 면사는 백장천의 도기에 휘말려 일부가 찢겨나가 있었다.
한데
오!
끔찍했다.
여인의 피부는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흉처가 길게 나 있지 않은가?
그것은 실로 섬뜩한 모습이었다.


- 신목혜군!


그렇다!
면사여인은 바로 그녀였다.
천세사대명가 중 다지신목세가의 후예
생모 다지관음 신목운영과 함께 악도들에게 윤간 당한 충격으로

스스로의 얼굴을 나자해 버린 비운의 여인.
그녀는 우연히 혈도 백장천과 흑의여인의 밀담 장면을 엿듣다 위기에 빠진 것이었다.
신목혜군은 백장천을 주시하며 간절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 말을 믿어 주세요. 오늘밤 여기서 들은 일은 절대로 발설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필사적으로 사정했다.
그녀 자신은 결코 백장천의 적수가 못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곳에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그러다.
부르르....!
그녀의 교구가 세찬 경련을 일으켰다.
언제였을까?

그녀의 바로뒤
(.........!)
한 명의 여인이 유령같이 우뚝 서 있지 않은가?
바로 예의 흑의여인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신목혜군은 전혀 보지 못했다.
한순간
(제 ....... 제발! 소녀를 살려주세요!)
신목혜군은 흑의여인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며 애원했다.
하나
흑의여인은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어쩔수가 없구나.

자칫 몇 년의 고심이 너 하나 때문에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그때
(흐흐.... 걱정마라! 한칼에 고통없이 죽여줄 테니....!)
백장천이 음험하게 히죽 웃으며 수중의 핏빛 칼을 쳐들었다.
그런 그자의 눈에 문득 아쉬운 빛이 스쳤다.
(용모는 망가졌으나 저 몸매를 보니

죽여주는 물건임에 틀림없거늘 그냥 죽여야 하다니.....!)
그자는 내심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신목혜군.


그녀의 탱탱하고 뇌살적인 몸매가 탐이 나는 것이었다.
하나
지금은 흑의여인의 앞이라 감히 내심의 욕심을 드러내지 못했다.
(흐흐... 천마의 절기 아래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쩡!
그자의 도신에서 가공할 핏빛 도강이 뻗어나왔다.
(아.......!)
신목혜군은 그것을 올려다 보며 절망의 표정을 지었다.

다음순간
스악!
그런 신목혜군의 미간을 향해 백장천의 혈도가 벼락같은 기세로 뽀개어져 왔다.
절대절명!
위기의 순간이었다.

한데
그 직후
터---엉!
(크윽!)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백장천의 입에서 경악과 고통에 찬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
그 뜻밖의 사태에 신목혜군은 깜짝 놀라며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런 그녀의 시야
혈도 백장천이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것이 보였다.
칼을 든 그자의 오른손은 축 쳐져 있었다.
비록 칼을 떨어뜨리지는 않았으나

보도를 든 그자의 오른손은 호구가 파열되어 온통 피투성이였다.
백장천이 신목혜군을 참살하기 직전

어디선가 날아온 지력이 그자의 칼날을 후려친 것이었다.
다음 순간
(이.......놈!)
비틀거리던 백장천은 이를 부득 갈며 벼락같이 우측의 어둠 속을 덮쳐갔다.
동시에
쉬학..... 콰르릉.......!
핏빛 마도가 재차 내려쳐지며 무서운 도강풍이 어둠 속을 휩쓸어갔다.
퍼퍼억!
우두둑....!
백장천이 일으킨 도강풍에 십 장 내의 비석들이 모조리 두부처럼 으깨어져갔다.
가히 경천동지할 위력이 아닐수 없었다.
하나
더욱 경악할 사태는 그 다음 순간에 벌어졌다.
펑!
(크윽!)
둔탁한 폭음과 함께 백장천의 몸이 비칠 튕겨져 되돌아 오는 것이 아닌가?
........... 보라!
그런 그 자의 복면은 쭉 찢겨져 있었으며 안색은 밀랍같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자의 신형은 금방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며 밀려나고 있지 않은가?
실로 놀라운 광경이 아닐수 없었다.
그 뜻밖의 사태를 지켜보던 신목혜군은 경이로 눈을 치떴다.
(누... 누가 저 무서운 사내놈을 단 일격에 패퇴시켰단 말인가>?)
그 직후
슥.....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백장천의 앞으로

한줄기 인영이 유령처럼 쇄도하는 것이 보였다.
그 신비한 저격자는 아예 백장천을 죽여 없앨 작정인 듯했다.

바로 그때
( 그러면 안돼요!)
위기의 순간 흑의여인의 입에서 싸늘한 교갈이 터져나왔다.
신목혜군의 눈에 흑의여인의 검은 그림자가

막 백장천을 죽이려는 암습자를 유령같이 덮쳐가는 것이 보였다.
직후
콰르릉.
지축이 뒤흔리며 거창한 폭음이 짓터져 올랐다.
동시에
콰드득...
방원 삼십장 내의 모든 비석들이 뿌리채 뽑혀 날아갔다.
(앗!)
신목혜군의 교구도 그 강풍에 휘말려 십여장 밖으로 날아갔다.
신목혜군은 급급히 천근추의 신법으로 겨우 몸을 세웠다.
그런 그녀의 눈에 장내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들어왔다.

혈도 백장천


그자는 낭패한 신색으로 바닥에 털썩 주저않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앞
예의 흑의여인이 등을 보인채 한 명의 소년과 마주 서 있었다.
소년
이제 십 칠팔세 정도 되었을까?
그는 일신에 붉은 장포를 걸치고 있었으며

기이하게도 머리에는 머리카락이 한올도 없었다.
영준하고 단아한 용모
소년의 두 눈에는 은은한 화광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불의 신과 같은 모습
그 소년을 본 순간
(저... 저놈은.....!)
신목혜군은 두 눈을 한껏 부릅떴다.
비록 머리카락이 없기는 했으나

적포소년이 누군지 그녀는 한눈에 알아본 것이었다.

몇 달 전
신목혜군 자신도 그 소년에게 낭패를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십... 왕전주!)
신목혜군의 귓전으로 백장천의 경악에 찬 외침성이 들려왔다.
백장천 역시 이 소년이 누군지 알아본 것이었다.

마운룡!

소년은 바로 그였다.
마운룡은 묘강을 떠나 중원에 들어오자마자

구주황금막의 중심에 일고있는 겁풍의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화룡설련을 동행한 철산산에게 주어 사천당문으로 가도록 하고

자신은 일로 북상하여 열흘 만에 이곳 항주에이르렀다.
그러다.
우연히 신목혜군이 위기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구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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