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새인생(12)
(1835)새인생-23
언제나 이 순간은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기대감 때문에 조철봉은
온몸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조철봉은 한미선이 철봉을 넣도록 내버려 두었다.
“엄마.”
한미선이 비명처럼 외치더니 곧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제가 밀어 넣고도 그런다.
조철봉이 힘주어 전진하자 한미선의 신음이 더 커졌다.
그러나 어깨를 움켜쥔 손에 힘이 가해졌을 뿐 밀치지는 않았다.
조철봉은 어금니를 물었다.
감각을 즐기려고 작심을 했더니 진입한 순간부터 머리끝이 쭈뼛거릴 만큼
자극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단한 쾌감이다.
“아아앗!”
조철봉이 다시 서너 번 진퇴를 했을 때 한미선의 신음이 격렬한 탄성으로 바뀌어졌다.
이제는 두 팔로 조철봉의 목을 감아 안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불편해졌다.
“나 죽어.”
한미선의 샘은 뜨거웠고 넘쳐흐르고 있었다.
조철봉은 샘의 수량이 풍부할수록 건강한 몸이라고 믿고 있었다.
뜨겁고 풍부한 샘에 들어가면 마음이 넉넉해졌다.
실제로 그 현상이 이쪽을 반기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으으음.”
다시 깊고 거칠게 밀고 들어간 순간 조철봉의 입에서도 신음이 터져나왔다.
온몸이 오그라지는 것 같은 쾌감이 철봉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아, 좋아!”
마침내 한미선의 입에서 기쁨에 넘친 탄성이 뱉어졌다.
“으으윽.”
조철봉도 이를 악물고 신음했다.
이때쯤이면 조철봉은 노래 가사를 거꾸로 부르거나 하반신에 전해진 자극을 잊으려고
온갖 짓을 다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몸의 생리 현상이 시킨 대로 자연스럽게 발사할 작정이었다.
그때 한미선이 절정으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철봉은 한 번도 이 순간을 놓쳐본 적이 없다.
“아, 아, 아, 아.”
조철봉의 움직임에 맞춰 날카롭게 탄성을 뱉던 한미선이 두 다리를 추켜올리면서 소리쳤다.
“해줘요. 어서!”
그러면서 조철봉이 부딪쳐온 순간에 폭발했다.
그 순간을 기다린 조철봉도 함께 폭발했다.
“아아앗!”
조철봉의 입에서 거칠고 굵은 탄성이 뱉어졌을 때 온몸을 빈틈없이 밀착시킨 한미선이
아우성을 쳤다.
“아아악.”
한미선의 폭발은 더 컸고 더 길었다.
밀착된 하반신을 비벼대면서 탄성을 뱉던 한미선이
이윽고 사지를 늘어뜨리면서 앓는 소리를 내었다.
조철봉은 한미선을 부둥켜안은 채 온몸을 떨었다.
엄청난 폭발이었다.
그동안 쌓아두었던 화약이 일시에 터져 나간 것처럼 격렬했으며
실제로 그 순간의 철봉은 몇 배나 확장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와 비례해서 한미선의 쾌감도 굉장했을 것이었다.
한미선이 조철봉의 허리를 감아 안은 채 오래도록 앓는 소리를 뱉고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조철봉은 그 자세 그대로 한미선의 몸 위에 엎드려 있었다.
첫 번째에 대포를 발사해버린 것은 7,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문득 머리를 든 조철봉이 탁자 위에 놓인 시계를 보았다.
버릇이 되어 있어서 처음 시작했을 때의 시간은 외우고 있다.
조철봉도 숨을 들이켰다.
빨리 발사한 것 같이 느껴졌지만 샘에 넣은 지 15분이 되었다.
그때 한미선이 앓는 소리와 함께 말했다.
“나, 이렇게 좋은 건 처음이에요.”
(1836)새인생-24
깜빡 잠이 들었던 조철봉은 눈을 떴다.
옆 쪽에서 찬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주위는 조용했고 방 안의 불을 꺼놓아서 사물의 윤곽만 희미하게 드러났다.
조철봉이 머리를 돌렸을 때 옆에 누워 있던 한미선이 물었다.
“깨셨어요?”
“응. 지금 몇 시냐?”
머리를 든 조철봉은 한미선의 어깨 너머로 시계를 보았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한시간 남짓 잠을 잔 것이다.
조철봉이 물었다.
“넌 자지 않았어?”
조철봉이 묻자 한미선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버지한테 메일 보내느라고 못잤어요.”
“이 시간에?”
“카이로는 지금 밤 9시죠.”
“아버지가 카이로에 계셔?”
“3개월째.”
말을 끊었던 한미선이 천장을 향해 가늘게 숨을 뱉었다.
“부도를 내고 도망친 거죠.”
“멀리 가셨구나.”
“거기에서 미수금을 받는다고 했는데 못 받고 주저앉은 거죠.”
“…….”
“회사에서 대출받고 가게에서 빌린 돈까지 3억을 아버지 빚 갚는 데 썼지만 아직 멀었어요.”
“가족은 너 하나뿐이야?”
“어머니가 일성병원에 계세요. 동생은 방황하다가 지난달에 자원입대를 했고.”
“어머니는 왜?”
“암.”
다시 짧게 대답한 한미선이 또박또박 말했다.
“대장암인데 곧 수술해요.”
“아버지는 왜 그렇게 된 거야?”
“건설회사 하다가.”
그러고는 한미선이 머리를 돌려 조철봉을 보았다.
“그런 사연 많잖아요? 다 비슷비슷한 사연. 잘 나가다가 거지 되고, 도망가고, 아프고, 죽고.”
“…….”
“아까 메일 보냈더니 아버지는 어머니 잘 부탁한다는 말만 계속하더군요.”
“…….”
“부도나기 두달 전에 암 진단을 받았어요.
아버지나 어머니 둘 다 제정신을 못차렸는데 이젠 좀 상대방을 챙겨주네요.
어머닌 아버지 걱정을 하고.”
“그보다 더 기막힌 사연도 많아.”
“실제로 당한 사람은 다르죠.”
“그건 그렇다.”
상반신을 일으킨 조철봉이 두리번거리는 시늉을 했다.
“담배.”
그러자 한미선이 일어나더니 담배와 재떨이를 가져왔다.
“너도 피워.”
담배 두 개비를 빼내 입에 문 조철봉이 불을 붙이고는 한 개비를 내밀었다.
“고맙습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한 한미선이 담배를 받았다.
“가게에서 돈 빌렸다구?”
조철봉이 묻자 벽 쪽에 연기를 뱉은 한미선이 머리를 끄덕였다.
“네, 1억5천요.”
“조건은 뭔데?”
“차용증만 쓰고 그냥 돈 생기면 원금만 갚으라고 했어요.”
“백 사장이 손이 크구먼.”
“그런 분 드물죠.”
다시 짧게 말한 한미선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시트 속으로 들어왔다.
“그냥 주무실래요? 괜찮으시면 한번 더 해주시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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