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 새인생(11)
(1833)새인생-21
몇년 전만 해도 여자하고 같이 잘 때 일을 치르지 않으면 누가 죽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덤벼들었던 조철봉이다.
그러던 것이 경험이 쌓이면서 요령이 늘어났다.
일단 같이 방에 들어왔다면 자의건, 강압에 의한 것이건 간에 반쯤은
작업이 성사되었다고 봐야 된다.
따라서 방안에서 서둘수록 이로운 점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유를 보이면 상대가 오히려 애가 닳아서 몸을 비트는 현상을 겪은 적도 있다.
나른해진 몸에다 가슴은 기대감으로 부푼 상태여서 조철봉은 행복했다.
욕심을 버리면 하루에도 몇번씩 행복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마음을 비웠더니 어느덧 이렇게 깨끗하게 덥혀진 몸으로 다가올 기쁨의 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면서 양손에 비닐 봉투를 쥔 한미선이 들어섰다.
“벌써 다 씻으셨어요?”
한미선이 묻더니 조철봉의 차림을 보고 나서 풀석 웃었다.
“죄송해요. 남자 옷이 없어서.”
그러면서 비닐 봉투를 주방 탁자 위에 내려놓는 한미선에게 조철봉이 다가갔다.
“이젠 네가 씻어.”
한미선의 허리를 뒤에서 감아 안은 조철봉이 말했다.
그 순간 조철봉은 한미선의 몸이 굳어진 것을 느꼈지만 팔을 풀지 않았다.
“내가 술상을 차릴 테니까 말야. 그래야 시간이 절약될 것 같다.”
“그럴게요.”
한미선이 앞쪽을 향한 채 대답했을 때 조철봉이 더 당겨 안으면서 물었다.
“너, 섹스 좋아하니?”
바짝 당겨 안았으므로 어느덧 단단해진 철봉이 한미선의 엉덩이 사이에 눕혀져 있다.
그때 한미선이 몸을 비틀면서 말했다.
“그냥요. 보통인 것 같아요.”
“섹스는 자주 하는 편인가?”
“아뇨, 요즘은.”
“요즘은 이라니? 최근에 언제 했는데?”
한미선은 대답하지 않았고 조철봉은 다시 당겨 안았다.
“내 그걸 뒤쪽에서 느끼고 있지?”
“아이, 참.”
몸을 비트는 시늉을 하던 한미선이 단념한 듯 힘을 풀었다.
“네, 느껴요.”
“충동 느끼지 않아?”
“조금요.”
“조금이라니?”
“조금 흥분이 돼요.”
“나도 그렇다.”
그러면서 조철봉이 한미선의 몸에서 떨어졌다.
“와이프 빼놓고 여자 만나는 건 처음이라서 말야.”
몸을 뗀 한미선이 곧장 욕실로 다가갔으므로 조철봉이 등에 대고 말했다.
“참, 내가 이렇게 외박을 하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욕실 안으로 들어간 한미선이 문을 닫았을 때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거짓말을 안해도 될 때에도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 조철봉의 버릇이다.
조철봉은 그것을 사기꾼의 본성이라고 스스로에게 해명을 했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거짓말을 단련하는 것이다.
한미선은 소주에다 마른 안주까지 사왔기 때문에 조철봉은 먼저 술을 마셨다.
적당한 술은 섹스에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
소주를 반병쯤 마셨을 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한미선이 나왔다.
그 순간 조철봉도 숨을 들이켰다.
한미선은 소매없는 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그래서 맨살이 다 드러났다.
바지는 팬티처럼 짧아서 미끈한 하반신이 다 드러났다.
가운보다도 더 육감적이다.
조철봉은 침을 삼켰다.
(1834)새인생-22
조철봉은 쥐고 있던 소주잔을 내려놓고 한미선을 보았다.
이만큼 뜸을 들이면 충분했다.
너무 길면 진이 빠지고 짧으면 어설퍼진다.
“벗어.”
조철봉이 말하자 마악 옆에 앉았던 한미선이 시선을 들었다.
그러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방 안의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으므로 한미선의 긴 속눈썹이 흔들리는 것까지 보였다.
이윽고 조철봉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듯이 한미선이 일어섰다.
그러고는 먼저 소매 없는 셔츠부터 벗었다.
그 순간 조철봉은 숨을 멈췄다.
한미선의 상반신이 금방 알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셔츠 안에 브래지어도 차지 않았던 것이다.
밥사발을 엎어놓은 것 같은 젖가슴은 탄력이 느껴졌고 젖꼭지는 단단한 모습으로 돌출되었다.
한미선이 눈치를 보았으므로 조철종이 다시 말했다.
“아래쪽도.”
조철봉을 향해 정면으로 선 채 한미선이 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손바닥만한 팬티가 드러났고 곧 그것도 벗겨졌다.
“으음.”
조철봉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뱉어졌다.
여자의 몸처럼 아름다운 생명체는 없다고 조철봉은 믿어왔다.
중세 르네상스 시절에는 풍만한 여체를 으뜸 미인으로 쳤고
지금도 남태평양 섬나라에선 미인 기준을 그렇게 매긴다지만 조철봉은
살집이 있고 마른 것 따위보다도 건강한 육체를 우선으로 쳤다.
허벅지 안쪽이 단단한 근육으로 쌓여 두 다리가 붙은 모습은 마치 금방 뛰어오를 것 같은
사슴 다리를 연상시킨다.
말라서 허벅지 안쪽으로 비바람이 휩쓸고 지나갈 만큼 터진 공간을 보면
그 잘 서던 조철봉의 철봉도 움직이지 않는다.
한미선의 하체가 바로 미끈하고 건강한 사슴의 다리였다.
조철봉은 한미선의 검고 짙은 숲과 선홍빛의 양쪽 골짜기,
그리고 골짜기 끝에 당당하게 솟아오른 샘 뚜껑을 보았다.
아름답다.
가슴이 시리도록 감동이 된 조철봉이 한미선의 몸에 시선을 준 채로 천천히 옷을 벗었다.
이윽고 조철봉이 알몸으로 섰을 때 한미선의 시선이 철봉으로 옮겨졌다.
“무서워요.”
했지만 한미선의 두 눈은 번들거렸고 입 안에 고인 침이 삼켜졌다.
“가요.”
하고 한미선이 팔을 뻗어 조철봉의 손을 쥐었다.
침대로 가자는 말이었다.
침대로 다가간 한미선이 먼저 눕더니 손가락을 좍 펴서 얼굴을 덮은 사이로 조철봉을 보았다.
얼굴만 덮어서 몸은 다 드러나 있다.
“저, 잘 못해요.”
한미선의 목소리가 떨렸다.
“살살 해주세요.”
조철봉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다.
살살이란 말을 오랜만에 듣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서는 아주 익숙해진 말이다.
“그래. 살살 하지.”
한미선의 몸 위에 오르면서 조철봉이 말했다.
자연스럽게 두 다리를 벌린 한미선이 받아들일 자세를 만들었다.
조철봉은 먼저 한미선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그 순간 문득 오늘은 마음껏 폭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자 마음이 갑자기 조급해졌고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기대감 때문이다.
오늘은 그냥 몸이 가는 대로 맡기는 것이다.
그때 한미선이 손을 뻗어 철봉을 쥐었다.
잠깐 조철봉이 망설이는 사이를 참지 못한 것이다.
“넣을까요?”
제 샘 끝에 대면서 한미선이 물었다.
벌써 샘 끝이 젖었고 숨소리가 가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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