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새인생(13)
(1837)새인생-25
아침에 한미선은 약속한대로 해장국을 끓였는데 제법 맛이 있었다.
콩나물국도 각양각색, 맛도 천차만별인데다 입맛도 제각각이지만 이른바 맛집은 있다.
조철봉은 전주에서 먹었던 콩나물 해장국을 제일로 쳤다.
그런데 한미선이 끓인 해장국이 전주 국밥과 비슷했다.
콩나물을 살짝 데쳐서 씹는 맛을 살린 것도 비슷했다.
새벽 네시에 깨었다가 한시간 가깝게 다시 시달리고 났지만 조철봉의 컨디션은 개운했다.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여자를 대여섯 번씩이나 자지러지게 해주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면
에베레스트 첫 등정을 한 힐러리처럼 가슴은 뿌듯했지만 머리가 띵했고 하반신이 무거웠다.
특히 다리 사이에 납덩이를 매단 것 같을 때가 많았다.
그것이 대포를 발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조철봉은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첫째로 다리가 가벼워서 날아갈 것만 같다.
어젯밤에 한미선과 두 번을 엉켰지만 두 번 다 대포를 발사한 것이다.
특히 새벽에는 한미선과 한시간 가깝게 뒹굴다가 대포를 쏘았는데 절정이 요란했다.
한미선은 또 다시 새로운 절정을 맛보았던 것이다.
“맛있다.”
땀을 흘리면서 국밥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운 조철봉이 만족한 표정으로 한미선을 보았다.
“넌 회사 다니지 말고 국밥집을 하는 것이 더 낫겠다.”
“제가 음식 솜씨는 좋아요.”
칭찬을 받은 한미선의 얼굴이 환해졌다.
“엄마한테 배웠거든요. 엄마 고향이 전주세요.”
“그렇지. 전주 콩나물국밥 맛이었어.”
“제가 비빔밥도 잘 하는데.”
“다음에 맛을 보도록 하지.”
물잔을 쥔 조철봉이 앞쪽에 앉은 한미선을 물끄러미 보았다.
“오늘 토요일이라 쉰다면서 뭘 할 거냐?”
“병원에 가야죠.”
금방 대답했던 한미선이 조철봉의 눈치를 보았다.
“이모가 봐 주시니까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
“네 계획은 뭐야?”
정색한 조철봉이 묻자 한미선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버지나 돌아오셔서 어머니 옆에 계셔 주셨으면 하는 거죠.”
“아버지는 얼마 걸려있는데?”
“2억5천.”
한미선이 손가락 두 개를 펴고 나서 다시 다섯 개를 펴려다가 말고는 다시 쓴웃음을 지었다.
“꿈이죠. 뭐.”
“내가 변호사한테 부탁해서 월요일까지 해결해 주마.”
자리에서 일어선 조철봉이 저고리를 집어들면서 말했다.
조철봉이 지갑에서 변호사 명함을 꺼내 식탁 위에 놓았다.
“변호사 명함이다. 오늘 이분 찾아가서 상담을 해. 내가 이야기해 놓을 테니까.”
놀란 듯 한미선은 일어선 채 숨도 쉬지 않았고 조철봉의 말이 이어졌다.
“아버지한테도 연락해서 변호사하고 상담하도록 하고 말야.”
“사장님.”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한미선이 조철봉을 불렀다.
그러나 아직 얼굴은 나무토막처럼 굳어져 있다.
“사장님, 왜, 이렇게….”
“내가 요즘 여자 인생을 바꿔 놓는 작업을 하는 중이거든.”
장선옥을 말하는 것이지만 한미선이 알리가 없다.
현관으로 발을 떼면서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월요일에 해결하면 아버지 곧 만날 수 있겠구나. 네 어머니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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