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폭풍세가

제29장 잠풍한(潛風軒)의 열풍(熱風)

오늘의 쉼터 2014. 10. 1. 00:43

 

제29장 잠풍한(潛風軒)의 열풍(熱風)

 

 


천둔평(天屯坪)!
옥문관(玉門關) 동안(東岸)에 위치한 분지였다.

지금 그곳에는 창검의 기치가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수십만의 대군단(大軍團)이 드넓은 천둔평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실로 대 장관이라 아니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대군단의 중앙.
펄럭펄럭...!
한 폭의 사자번(獅子幡)이 사풍(沙風)에 날리고 있다.


-- 철사무적(鐵獅無敵)!


그리고, 깃발의 좌우에 두 인물이 우뚝 서 있다.
흡사 사자(獅子)를 연상케 하는 장대 같은 흑포노인,

그리고 백염동안의 자색곤룡포의 노인이었다.


-- 사자왕 군혼명!
-- 낙일황야 주뢰운!


바로 그들이었다.
대명제일무장(大明第一武將)과 황실최강자(皇室最强者)...
"대진운(對陣雲)이 북으로 이동합니다, 황야...!"
문득 군혼명이 사자안(獅子眼)으로 서방(西方)을 주시하며 말했다.
츠으... 츠으...


서방에서는 뽀얀 사풍(砂風)이 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속에서 거대한 기운이 북으로 이동 중이었다.

그것은 평생 창검 속에서 상아온 무장만이 볼 수 있었다.
군혼명은 보지도 않고 새황적붕맹의 군단이 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간파해낸 것이다.
"헛허! 왕야의 아들이 성공한 모양이오!"
서방을 바라보던 낙일황야 주뢰운이 껄걸거렸다.
그러자, 군혼명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제는... 아들이 아닙니다. 검풍 그녀석은 다만 누이가 남긴 조카일 뿐이오!"
그는 쓸쓸한 음성으로 말했다.
주뢰운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그러다 문득, 그의 눈이 번쩍 빛을 발했다.
"검풍이... 오는구료!"
저 멀리 서방에서 한 가닥 서풍을 타고 한 명의 흑포청년이 날아오고 있었다.

군검풍이었다.
단 혼자 몸으로 백만군단을 제압하는 그 기상은 가히 찬탄을 금치못할 정도였다.
"...!"
"...!"
군검풍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는 두 노인의 시선은 달랐다.
군혼명의 심경은 복잡했다.

모든 것이 밝혀진 이상 군검풍은 이제 더 이상 그의 아들이 아니었다.

다만 누이가 남긴 조카일 뿐...
'이런 날이 올 줄 예감했으나... 흐음...

이로써 철사군가(鐵獅君家)의 오백년 이어온 전통은 단절되고 말겠군!'
군혼명의 입에서 소리없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런 군혼명을 주뢰운은 미소를 짓고 주시하고 있었다.
"왕야께서 무엇을 걱정하는지 아외다."
"부끄럽습니다!"
"하하...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오.

영애... 군대려란 아이가 열쇠가되어 줄 것이오!"
"...!"
군혼명은 흠칫했다.
"어찌... 남매로 자라온 아이들을 부부로 결합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어렸다.
"허허... 순리에 따르면 됩니다.

왕야께서 하실 일은 단 하나... 저 아이를 영애에게 보내는 일 뿐이오!"
주뢰운은 군검풍을 바라보며 말했다.
"...!"
군혼명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렇다. 저 아이의 몸에도 철사군가의 철사혈(鐵獅血)이 흐르고... 있고...
검풍과 전향 사이의 아들이라면 철사군가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다!'
군혼명의 심중에서 결심이 섰다.
이 때였다.
스스...!
군검풍이 두 노인 앞으로 날아내렸다.
"아버님...!"
군검풍은 목이 메이는 것을 느끼며 군혼명 앞에 부복했다.
그렇다.

군혼명은 군검풍의 외숙(外叔)이기 이전에 아버지가 아니었던가?
군검풍의 굴강한 기질은 바로 군혼명이 길러준 것이었다.
"무심한 놈...!"
군혼명의 입에서 웅혼한 일갈이 터졌다.
그러나 군검풍을 내려다보는 군혼명의 눈길은 정(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용서하십시오! 빨리 찾아뵈어야 하는 것을...!"
"여러말 듣기 싫다! 급히 황경 제독부로 돌아가라! 네 누이가 자리에 누웠다.
"옛! 누님이...!"
부르르...
군검풍의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에게 군대려는 누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향(故鄕)과 같은 것이랄까?

그녀야말로 군검풍이 궁극적으로 돌아가야할 최후의 낙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군검풍은 구주팔황을 떠돌면서도

언젠가는 군대려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고 있었다.
많은 여인들이 그의 주위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모두가 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여인들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자기 여인이고 아내들이라는 이상의 의미는 없지 않은가?
그에 비해 군대려는 그에게 여인이었고 누이였으며 또한 어머니이기도했다.

따라서 군검풍의 안색이 창백해진 것은 누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군검풍은 조급했다.

그녀가 병석에 누웠다니...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다... 다시 뵙겠습니다! 아버님, 빙장어른!"
쐐...액!
흡사 놀란 용이 승천하듯 지면을 박차오른 군검풍은 어느새 삼백 장을 날아올랐다.
구워워워...!
서천을 가득 메우며 적익거붕이 그에게 날아왔다.
바로 벽력천붕(霹靂天鵬)이었다.
"가자! 벽력(霹靂)!"
화르르...!
군검풍은 벽력천붕의 등에 날아올랐다.
고오!
순식간에 군검풍을 태운 벽력천붕은 선풍을 끌며 동남으로 사라졌다.

"허어! 이거 샘나는 걸... 금예가 아프다면 저렇게 놀라 달려가지는 않을텐데..."
주뢰운은 허공을 올려다 보며 껄걸거렸다.
"허허! 향아가 아프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자리에 누웠다고 했을뿐이지요!"
"허허, 그렇군! 검풍, 저 아이의 얼굴이 어찌 변할지 궁금하군!"
두 노인은 마주 바라보며 대소를 터뜨렸다.
북서를 휩쓸던 대전운은 비로소 걷혔다.

한 명의 젊은 영웅에게 산산이 흩어진 것이다.

이제 다시 평화가 북서에 찾아오고 있었다.


구문제독부.
밤은 깊어 삼경이었다.
구문제독부의 후원은 깊은 어둠속에 잠겨 있었다.


<제후비각(帝后飛閣)>


한 채의 누각에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콰쾅!
"어, 어이쿠!"
"막아랏! 침입자다!"
요란한 폭음과 외침이 조용한 후원의 제후비각 주변에서 터졌다.
그 소란에 침상에 누웠던 군대려가 벌떡 일어났다.
"...!"
창백한 옥용에 갸냘픈 몸매를 지닌 그녀는 여전히 병색이 완연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막 잠자리에 들려고 했는지

섬세해 보이는 나신에 반투명한 나삼이 휘감겨 있었다.
"무슨 일이냐, 십절(十絶)?"
군대려는 방 밖의 시녀들에게 물었다.
"적입니다!"
"초강적이 삽시에 십삼관을 돌파하고 무서운 기세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어맛!"
"왔다! 막... 아악!"
콰콰쾅!
여인들의 음성이 폭음 속에서 비명으로 바뀌었다.
'어떤 자이기에...!'
군대려는 크게 놀라 급히 침상에서 내려섰다.
콰...앙!
"누님!"
그 순간, 갑자기 방문이 부서질 듯 거칠게 열렸다.
화르르!
이어 한 명의 장발미청년이 날아들었다.

바로 군검풍이었다.

마침내 그가 돌아온 것이었다.
"...!"
"...!"
두 시선이 한 순간 서로 엉켰다.

그대로 얼어붙은 것인지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본 자세로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누... 누님, 아프신 것이 아니셨습니까?"
군검풍은 의아한 눈빛으로 더듬더듬 먼저 말을 꺼냈다.
"아프다니...?"
군대려는 오히려 어리둥절한 듯 되물었다.
그리고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멍청한 얼굴로 군검풍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보았다.
군검풍의 입가에서 시작되어 얼굴 전체로 퍼져 가는 안도의 빛을.....
"누님...!"
다음 순간, 군검풍은 활짝 웃으며 군대려를 으스러져라 끌어안았다.
"풍...!"
그제야 현실감이 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군검풍의 품 속으로 더욱 파고 들었다.
뜨거운 정감(情感)이 수십 번은 더 오고 갔으리라.
"누님... 건강하셔서... 기쁩니다!"
군검풍은 나신이나 다름없는 군대려는 젖무덤에 깊이 얼굴을 묻었다.
아아 향긋한 살내음... 어머니의 가슴이 이럴 것이다.

이 푸근하고 아늑함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검풍...!"
군대려는 군검풍의 머리를 힘껏 끌어당겼다.
"어느 놈이냐?"
"감히 폭풍제후께 불경하다니... 야훼십절의 이름을 걸고 도륙하고 말리라!"
이때 날카로운 교갈과 함께 열명의 여인들이 나비처럼 분분히 날아들어왔다.
그녀들은 군검풍이 익히 알고 있는 여인들이었다.

바로 야훼서시 벡리월영을 포함한 야훼십절이었다.
야훼원에 있던 화정맹의 여걸들은

군대려의 처소에 침입한 적을 쫓아 살벌한 기세로 날아든 것이었다.
벡리월영은 군검풍에게 몸을 바친 직후에

아예 구문제독에서 후원일각을 차지하고 눌러 앉아 버렸다.
그리고 군검풍의 내력을 알고는 아예 군대려의 시위로 자처해 온 터였다.
군대려는 지금 폭풍세가의 여인군단(女人軍團)의 총수로 묵인받고 있었다.

"어맛!"
안으로 날아들던 벡리월영은 그만 눈이 동그래져서 몸이 굳어버렸다.
전혀 뜻밖의 광경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믿을 수 없게도 군대려가 웬 사내의 머리를 안고 있지 않은가?
"월영, 오랜만이군!"
이때 군검풍이 비로소 군대려의 가슴 속에서 얼굴을 떼내고 벡리월영에게 고개를 돌렸다.
땅... 따당!
벡리월영과 야훼십절의 손에 열 한 자루의 병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상공...!"
화르르...
벡리월영은 눈물을 뿌리며 그대로 군검풍에게 달려들었다.

그토록 보고싶었던 정인이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의 가슴은 온통 기쁨과 격동 그리고 눈물로 젖어들었다.
그리고 장차 폭풍세가에 몸을 담을 모든 여인을 관장해야 하는 위치에서 있는 군대려는

기꺼이 백리월영을 자신과 군검풍의 포옹에 끼워주었다.
그리고,
'잘됐어!
제후비각을 에워싼 담장모퉁이의 그늘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또 한명의 여인이 있었다.
풍만한 몸을 수수한 무명 적삼으로 감싼 사십전후의 수더분한 인상의 중년여인,

그녀는 바로 새로이 구문제독부의 살림살이를 챙기게 된 산월(山月)이었다.
군검풍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을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던 그녀는

돌연 날아든 군검풍이 일으킨 소동에 놀라 달려나왔던 것이다.
'저같은 것은 잊으셔도 좋아요! 건강하게 돌아오셨으니....!'
산월은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제후비각 밖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다정다감한 어린 주인은 머지 않아 그녀 자신의 침실에도 찾아주리라는 것을....!


아침이다.

잠풍헌(潛風軒) 주위로는 환상같은 아침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이런... 날이 이토록 빨리 오다니...!'
쪼르르...
차를 따르는 군대려의 옥용으로 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졌다.
기뻤다.

그녀는 무한히 기쁘고 행복했다.

그를 위해 차를 따르는 날이 이토록 빨리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직 자리옷 그대로였다.

병약한 그녀였지만 피곤함도 몰랐다.

그녀는 벡리월영과 더불어 군검풍과 함께 밤새 삼 년간의 공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직도 할 말이 태산과 같았다.
"...!"
문득 그녀의 눈에 물안개가 서렸다.
벡리월영도 처소로 돌아가고 이제는 그와 단 둘만이 남게 되었다.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닐런지...
군대려는 단 둘만 있게 되자 심중 한숨을 내쉬었다.
'몸이... 왜이리... 뜨거워지지.'
그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젖가슴 사이에 안고 싶은 야릇한 충동이

그녀의 내부에서 꿈틀거리며 피어올랐다.
군대려는 전신에 스물스물 열기가 감도는 것을 느꼈다.

그와 함께 어느새 그녀의 옥용은 도화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기이한 열정이 뒤엉킨 시선으로 앞을 주시했다.
"...!"
군검풍은 그런 군대려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한 통의 전서(傳書)를 읽고 있었다.
"...!"
그것은 십전마혜 을유향의 전서였다.


<풍(風), 지존천패부(至尊天覇府)의 위치는 아직 미궁(迷宮) 속이예요.

다만 한 가지... 십전 중 천년마후의 종적이

종종 금릉 진회하(秦淮河) 주위에서 나타나고 있어요.>


'진회하...'
군검풍의 검미가 가볍게 꿈틀거렸다.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다시 글을 읽어나갔다.


<진회하 상류에 한곳의 신비장원이 있는데... 천년마후가 그곳을 드나들고 있어요.

그곳이 유일한 단서예요.

신첩은 금릉으로 진행할 것이고 매일 연락을 보내겠어요!

당신을 사랑해요! 나의 바람둥이...>


그녀의 마지막 말은 사랑한다는 고백이었다.
"유향..."
군검풍은 입 속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가 전서를 내려놓자 군대려는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무슨 내용이지?"
그녀는 궁금증을 나타냈다.
"별일 아닙니다!"
군검풍은 대답을 피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의 시선은 군대려의 옥용에 고정되었다.
"...!"
그의 시선을 받은 군대려의 두 뺨이 발그레 홍조를 띄웠다.

그녀의 긴 속눈썹이 살며시 내리감겼다.

그와 함께 이상하게 몸을 감싸는 열기는 더해갔다.

그런 군대려의 모습이 군검풍에게 더없이 고혹적으로 보였다.
그녀가 문득, 속삭이듯 말을 꺼냈다.
"검풍... 돌아와줘서... 기뻐!"
"누님...!"
군검풍은 몸을 일으켜 그녀 옆으로 다가앉았다.

"...!"
"...!"
뜨거운 시선이 오고갔다.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군대려의 고개가 아래로 향했다.
그런 군대려의 모습을 군검풍은 말없이 지켜보았다.
창백하리만큼 희디힌 군대려의 목덜미가 눈부시게 느껴졌다.
"누님...!"
마침내, 그의 입에서 열정적인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이어 그는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얼마나 기다려온 순간이었던가?

그의 손길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자 짜릿한 전율에 그녀는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
"누님은... 정말 아름답소!"
군검풍은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뜨거운 숨을 목덜미에 퍼부었다.
파르르...
여체가 경련을 일으켰다.
군검풍의 손 하나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아아...!'
군대려는 눈을 감고 그의 손길이 움직이는 것을 가만히 느끼고 있었다.
자리옷의 앞섶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그녀는 온 몸이 뜨겁게 녹아드는 것을 느꼈다.
"아...!"
군대려는 신음을 내며 흠칫 놀랐다.

군검풍의 손이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 하나를 움켜잡았던 것이다.

젖가슴은 손바닥에서 넘칠 정도로 풍부하고 풍만했다.
팽팽하게 솟은 자색의 유실...
군검풍의 몸이 점점 기울어지고 그녀는 힘없이 바닥에 무너졌다.
군검풍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이미 몸은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져 있었다.
가뿐 숨소리...

군대려는 애써 터져나오려는 숨소리를 삼키려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아아...!"
이미 욕망에 젖어버린 본능의 신음이 군검풍을 자꾸 도발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사르르...
군검풍은 군대려를 알몸으로 만들었다.

밝은 아침 햇빛 아래 드러난 여체는 숨막히도록 아름다웠고,

뜨거운 관능을 호소하고 있었다.
"거, 검풍...!"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파르르 몸을 떨었다.
군검풍의 손이 더욱 아래로 내려갔다.
"안...돼, 풍!"
그녀는 흠칫 놀라 그의 손을 저지했다.
"늦었어요. 누님... 검풍은... 누님을...!"
군검풍은 헐떡거리며 완강하게 그녀를 요구했다.
"하....하지만 지금은 한낮이야."
하지만 군검풍은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의 손길은 더욱 뜨겁고 집요하게 군대려의 알몸을 더듬어갔다.
그리고 군대려의 말도 결코 거부가 아니었다.
'그래... 모든 것을 가져 검풍! 나의 모든 것은.... 검풍을 위해 준비된 것이니...!'
그녀는 온몸을 활짝 열고 군검풍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희디흰 두팔로 군검풍의 목을 감싸고 매달렸다.
"누님!"
군대려의 자세에서 자신의 행위를 허락한 갓을 깨달은 군검풍은 감격했다.

자연히 그의 행위는 더욱 댜담해졌다.

그의 손길과 입술은 군대려의 전신을 누비고 다녔다.
군대려는 밝은 햇빛 아래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군검풍의 부끄로운 치태에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느덧 군검풍의 애무는 그녀의 하체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죽어....!'
자신의 중심부에 군검풍의 입김이 느껴지는 순간

마침내 군대려의 악다문 입술 사이로 앓는 듯한 비명이 터졌다.

그녀는 얼굴을 가렸던 두 손을 내려 군검풍의 머리를 부여안은 채 몸부림쳤다.
군대려가 몇번이나 죽음과도 같은 나락에 떨어졌다 깨어난 후

비로소 군검풍의 육중한 몸이 그녀의 몸위로 올라왔다.
'그래! 어서 갖거라! 내 몸과 영혼은 이십년 전부터 이미 네 것이었어!'
군대려는 온몸을 남김 없이 개방하며 군검풍을 맞아들였다.

이날을 위해 그녀는 이십 몇 년을 기다렸다고 할 수 있다.


--풍아를 부탁한다!


고모인 군옥화가 죽어가며 남긴 그 말이

이후 군대려의 이십 년 인생을 묶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핏덩이 시절부터 군검풍을 보살펴 왔고,

그를 위해 폭풍세가의 힘을 갈무리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마지막인 것을 군검풍에게 주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떨어져있었던 두 개의 육체가 자연스럽고 뜨겁게 한몸이 되었다.

서로에게 너무나 익숙하기에 두사람의 결합은 추후의 걸림도 없었다.
그러나 숱한 경험을 가진 군검풍이 오히려 허둥거렸고

전혀 경험이 없는 군대려가 오히려 능란하고 포근하게 군검풍을 이끌었다.
열기는 도를 더해 가고 어느덧 두 남녀는 완전히 한몸으로 화해가고 있었다.


진회하(秦淮河).
밤이었다.

색향(色鄕) 진회하의 밤도 온통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음탕한 빛깔의 붉은 등불은 진회하를 온통 불야성(不夜城)으로 만들어 놓았다.
낮동안의 한적함 속에서 숨어 있던 관능이 펄펄 움직이는 밤의 진회하...
수많은 유선(游船)이 회하(淮河)의 밤물결은 따라 둥실거리렸다.
유선의 궁등(宮燈)과, 화려한 기녀들의 교성,

온갖 종류의 악기들이 내는 소리로 밤의 진회하는 절정에 달해 있었다.
"호호호...!"
"아아... 호호...!"
띵... 띠띵...!
환락(歡樂)의 강(江)이란 바로 밤의 진화하를 일컫는 것인지...


진회하의 상류.
유선의 불빛이 멀리 보이는 한적한 곳에 한 척의 편주(片舟)가 떠 있었다.
그 편주에는 일남일녀가 타고 있었다.

흡사 그림처럼 한쌍의 남녀가 편주위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 있었다.
화려한 기녀 차림의 미인과 장발의 청년...
바로 군검풍과 군방혜화(群芳慧花)였다.


군방혜화(群芳慧花) 만옥교(萬玉嬌).
그녀는 화밀마맥의 당대종사로 야훼서시 벡리월영의 사저(師姐)이기도 했다.
삼 년 전이었던가?

화밀마맥의 종사 화밀여제(花密女帝)가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

그 이후 군방혜화 만옥교가 화밀마맥의 종사 직위를 이어받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표정은 사뭇 어둡기만 했다.
만옥교는 군검풍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입을 열었다.
"밤이 꽤 깊었군요."
군검풍은 동안(東岸)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유향의 종적이 이 주위에서 실종되었단 말이오?"
"예! 마지막 연락이... 이 주위에서 있은 뒤... 끊겼습니다."
"음...!"
군검풍은 침음했다. 동안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

어둠에 덮인 죽림(竹林)에 싸인 대장원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였다.

천년마후의 종적을 쫓던 십전마혜 을유향이 돌연 이 근방에서 사라졌던 것이다.
"유향을 제압할 정도로 강자가 저 신비장원에 산단 말인가?"
군검풍은 조금도 시선을 움직이지 않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십존 중 천년마후가 저 안에 드나드는 것은 확인됐어요!

그리고 한 가지 기이한 일이 있어요!"
"기이한 일?"
"그래요. 천 명의 사내 아이와 천 명의 계집아이가 저 장원으로 팔려 들어갔어요."
"동남동녀(童男童女)... 이천?"
군검풍의 눈이 짧은 순간 섬광을 쏟아냈다.
"예, 황하(黃河) 근역에 흉년이 들어 아이를 파는 부모들이 늘어나는데...
저 장원에서 아이들 중 고르고 골라 이천 명을 사들였어요."
"...!"
군검풍은 아무말 하지 않고 뭔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십 세 이하이고... 모두 허약한 아이들이 아니오?"
군검풍은 뭔가 깨달았는지 만옥교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것을 어떻게 아셨죠?"
만옥교는 흠칫 놀라는 기색으로 되물었다.
"양극유천대 천강대법(兩極隆天大天 大法)!

어떤 자가... 그 저주의 마법을 연성하는 모양이오!"
군검풍은 입술을 잘근 깨물며 나직이 외쳤다.
"아...!"
만옥교의 안색이 홱 돌변했다.


-- 양극융천대천강대법!


그것 실로 무서운 마도의 상고마법이었다.
양강지체(陽剛之體)와 극음지체(極陰之體)의 동남동녀(童男童女)의 정기를 흡입하여

천녀공력에 해당하는 양극천강을 이루는 대법.
그러나 이는 이천 명의 동남동녀가 희생되어야 하는 극해 잔혹한 것으로
마도에서도 사이(邪異)하다 하여 매장된 마법이었다.
"어떤 자인지... 용서할 수 없군!"
츠으...!
군검풍은 나직이 일갈하며 몸을 날렸다.
이어 그는 만옥교를 돌아보았다.
"그대는... 물러나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접근치 말고...!"
그는 만옥교에게 일갈을 남긴 뒤 허공에서 한 걸음 내딪었다.

그의 한 걸음은 삼백 장 건너 죽림 속으로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게 했다.
만옥교는 말없이 사라지는 군검풍을 주시하며 한숨을 쉬었다.
"휴... 조심하세요. 마제(魔帝)...!
이어 그녀는 하류로 배를 이동시켰다.


한 칸의 밀실.
츠으... 음울한 마기가 구름같이 감돌았다.
그것은 희고 붉은 두 가지 빛을 띠며 극강마력(極强魔力)을 일으켰다.


-- 양극천강(陽極天剛)!


그것은 천지간에 가장 강렬한 양극파천강력으로

일천의 동남(童男)과 일천의 동녀(童女)가 희생되어야만 이워질 수 있었다.
츠으...
양극천강은 점점 강렬한 위력을 발하다 고형화(固型化)되고 있었다.

이미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이 때였다.
"너희가 마지막이다!"
문득 맑은 여인의 음성이 울렸다.

그곳은 양극천강이 일어나고 있는 밀실의 벽 안쪽이었다.
세 명의 인물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한 명의 절세미부와 어린 남녀였다.
스으... 스...
지금 나부의 전신에서는 실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놀랍게도 붉고 흰 빛의 정기가 누에고치의 실처럼 엮어져 나왔다.
나부는 지극히 아름답고 뇌쇄적이었다.
풍만한 젖가슴, 매끄러운 살결...
다만 천 개의 태양처럼 강맹한 마광(魔光)을 토하는 봉목(鳳目)이

섬뜩하기 그지없을 뿐이었다.
"나를 탓하지 마라! 어차피 너희들... 십오 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을 아이들이고...

그 동안 최상의 환락을 모두 즐기게 해 주었으니...!"
나부의 양손이 두 소년 소녀의 단전으로 뻗었다.
츠으...
나부의 좌수(座手)가 새하얗게 변하고 우수(右手)는 시뻘건 빛을 발했다.
치치직...
타고 있는 숯에 물을 부어댄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으... 으...!"
"아악!"
소년소녀의 비명이 터지고, 순식간에 그들의 몸이 마른 장작처럼 삐쩍 말라버렸다.
나부에게 정기를 흡수당한 것이다.
톡... 톡...
마침내 소년소녀의 목이 꺾이며 절명하고 말았다.
츠으... 콰쾅!
그 순간, 나부의 몸을 휘감고 있던 양극천강이

폭죽이 작렬하듯 사방으로 퍼지며 굉렬한 폭발을 일으켰다.
동시에 양극천강이 사방으로 퍼졌다.
순식간의 나부 주변은 완전히 박살이 나고 말았다.
츠으...
사방으로 퍼졌던 양극천강이 다시 나부의 몸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호호호! 드디어 이루었다! 양극천강(陽極天强)!"
츠으...
나부의 교소가 터지며 몸이 크게 흔들렸다.

풍만한 젖가슴이 관는적인 몸짓을 하며 출렁거렸다.
"이제는 지지 않는다. 군림지존이라 해도...!"
나부의 붉은 혀가 뱀처럼 꿈틀거렸다.
"결국... 천하패주(天下覇主)는... 나 십절천마후 가희려(加姬麗)가 되리라!"
십절천마후 가희려.
바로 그녀였다.

이백 년 내의 최고 최강의 대마종(大魔宗)!
그런데 금마천벽(禁魔天壁)을 탈출한 그녀가 이곳에서 양극천강을 연성하고 있었다니...


"크녠... 대마후(大魔后)! 대공을 이루신 것을 경하드리오!"
이때, 음울한 웃음이 어디선가 들려왔다.
그긍...!
이어 별안간 석벽의 한쪽이 쩍 갈라지며

그 석벽 속에서 한 명의 괴인(怪人)이 걸어나왔다.
전신에 가공할 묵황독강(墨荒毒 )이 서린 자였다.


-- 만독지존(萬毒至尊).


그는 혈맹십존 서열오위의 대효웅(大梟雄)인 만독지존이었다.
"호홋... 어서 와요, 만독지존!"
십절천마후 가희려는 교태로운 몸짓으로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나신을 가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만독지존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
순간적으로 그의 두 눈에 욕념이 서렸다.
이어 그는 빠르게 가희려의 알몸을 샅샅이 훑어갔다.
"호호...! 이제는 군림지존과 맞서 싸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십일연공으로 야극천강을 다듬기만 하면... 흑!"
별안간 교성으로 말을 잇던 십절천후의 안색이 홱 돌변했다.
전신 경맥이 무엇인가에 콱 막힌 것이다.
"무형지독(無形之毒)! 너... 만독지존...!"
십절천마후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만독지존의 무형지독이 투사된 것이다.
"크녠! 십절천마후, 당신은... 별 수 없는 계집! 연기가 너무 단순하다!"
만독지존은 머리를 가리키며 음산한 웃음을 흘렸다.
"으... 본후와 진심으로 합작(合作)한 것이 아니었구나!"
십절천마후는 분노와 절망을 동시에 느꼈다.
쿵!
그녀의 몸이 무너졌다.

천하의 십절천마후라도 만독지존의 기습에 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순간 십절천마후가 주저앉는 바람에

방초가 뒤덮인 허벅지 사이의 비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꿀꺽...!"
만독지존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밀실을 진동시켰다.
"크녠! 군림지존 수좌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다.

마후가 지존회의 정복 목적으로 제자 천년마후를 잠입시켰다는 것을...

녠! 그래서 역(逆)으로 노부가 마후에게 접근한 것이다."
"으... 그... 그럼... 벽라(碧羅)...!"
"녠...! 그 계집도... 지금쯤 제압됐을 것이고... 먼저 군림지존의 맛을 본뒤...

천 명의 사내에게 돌려진 후 늑대떼들의 배를 채워 줄 것이다!"
"바드득...! 네... 네놈들이 감히 벽라를...!"
가희려는 이를 갈았다.
"녠...! 제자는 걱정하지 마라! 마후 역시... 천년마후와 똑같은 꼴이 될 것이다!"
"으으... 네... 네놈!"
가희려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조차 제대로 잇지못했다.
"녠...! 먼저 본존이... 마후를 즐겁게 해준 뒤,

본존 휘하의 일천독종독인(一千毒種毒人)들이 마후를 극락으로 보내 줄 것이다!"
"흐윽...!"
마후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쏟아졌다.
분노와 절망으로 눈 앞이 캄캄해지고 있었다.
"녠! 분위기를 갖춰야겠지? 나무토막과 즐길 수 없으니..."
츠으...
만독지존의 손에서 분홍기류가 솟아 가희려를 덮어 씌웠다.
"극락쇄혼향(極樂碎魂香)!"
가희려의 입에서 절망으로 가득한 비명이 터졌다.


-- 극락쇄혼향!


가장 지독한 최음제(催淫劑)다.

일단 중독되면 끝없는 욕정으로 탈진되어

죽는 순간까지 정사를 치뤄야하는 무서운 것이었다.
"으음...!
가희려는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져서 나뒹굴었다.
쿵...!
"헉...헉! 저주하겠다. 네...네놈을...군림지존...죽어서..."
우드득...!
그녀의 손이 바닥을 부스러뜨렸다.
"흣...! 앙탈하지 마라! 최고의 쾌락을 맛보여 줄 테니..."
츠으...
만독지존은 만독강기가 만면에 음탕한 빛을 발하며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본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자색안(紫色眼)의 잔혹한 모습...
"자! 어디... 놀아 볼까? 십절천마후...!"
만독지존은 거칠게 가희려를 덮쳤다.
"흐윽... 주... 죽인다... 네놈!"
가희려는 비명을 터뜨리며 악을 썼다.
"서둘지 마라! 대마후! 후훗... 누가 그대를 이백 년 전의 여인이라고 믿을지..."
만독지존은 마구 후려쳐 오는 가희려의 손길을 뿌리치고 능숙하게 알몸을 주물러댔다.
분노는 본능에 지고 있었다.

가희려의 몸이 열기를 띄며 관능의 경련을 일으켰다.
만독지존은 흥분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헉... 헉...!"
그는 허겁지겁 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는 요동치고 있는 가희려의 몸 위로 자신을 실었다.

급격히 흥분과 열기가 찾아왔다.
"아아...!"
사내의 몸이 자신을 덮어누르자

가희려는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와락 그를 휘감았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들끓는 욕화를 시켜 줄 대상일 뿐이었다.
"흐흐! 걱정마라 질리도록 귀여워해줄 테니....!"
가희려의 뜨거운 몸짓에 만독지존은 음탈하게 웃으며

자신의 흉물을 그녀의 중심부로 밀어갔다.
"하악!"
가희려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들끓는 욕정으로 인해 열탕으로 변한 자신의 예민한 중심부에 뜨거운 살덩이가 파고든 것이다.
"흐으....!"
만독지존도 뜨겁게 달아오른 여체의 중심부를 느끼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힘주어 허리를 내리 눌러 자신의 욕망의 상징을

완전히 가희려의 열탕지대로 진입시키려했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따당...!
돌연 한소리 요란한 음파가 일어났다.
"캐...액!"
콰당...!
그와함께 만독지존의 몸이 피분수를 뿌리며 나뒹굴었다.
무슨 일인가?
"탄음파천황! 주... 죽지 않았구나!"
오공으로 꾸역꾸역 피를 토하는 만독지존의 얼굴이 공포로 시커멓게 변했다.

그런 그의 시야로 한명의 인물이

부서진 석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이군, 만독지존!"
스산한 음성과 함께 들어선 인물은 바로 군검풍이었다.
군검풍의 시선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가희려에게 잠깐 향했다.
"하악! 흐윽!"
만독지존과의 행위를 중도에서 방해당한 그녀는

차마 보기 민망한 치태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녀의 한손은 풍선같이 부푼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고

다른 한손은 활짝 벌린 하체의 중심부에서 안타깝게 움직이고 있었다.
적나라하게 개방되어 들어난 그녀의 늪지는

뜨거운 이슬로 흥건하고 그주위를 가희려의 섬섬옥수가 안타깝게 헤비고 출입하고 있었다.
'바보 같은 여인... 끝내 자멸의 길을 걷다니...!'
군검풍은 가희려의 민만한 치태에 얼굴을 붉히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만독지존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침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다른... 팔존들은 잘들 계시겠지?"
그의 시선이 만독지존에게 옮겨졌다.
부르르...!
그의 시선을 받은 만독지존이 전신을 떨었다.
'저 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더 강해졌다!

더구나... 노부는 부상까지 당했으니...!'
그는 다급히 만독지력을 일으켜 몸을 가리며 염두를 굴렸다.
'맞설 수 없다! 어떻게든 빠져나가... 일천독종독인들의 협살을 받게 해야한다!'
그는 신중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캇! 제왕지존! 십절천마후가 너를 좋아할 것 같아서... 이 계집을 네게준다!"
쾅...!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잔혹하게 십절천마후를 걷어차 군검풍에게 날렸다.
"악!"
"마후!"
군검풍은 다급히 십절천마후를 받아 안았다.
"캇! 묵독벽황강살(墨毒碧荒 煞)!"
쩌정! 푸학...!
만독지존은 다시 군검풍을 덮쳐갔다.

그자는 전력을 다해 일격을 가했다.
그와 동시에 군검풍의 금강수미강결이 마주쳐갔다.
콰득...! 꾸궁!
굉렬한 폭음이 짓터져 올랐다.
화르르...!
만독지존은 급히 문쪽으로 날아갔다.
"캇! 제왕지존, 용기 있으면 따라오라!"
"쥐새끼 같은..."
군검풍의 눈이 번쩍 빛나며 만독지존을 뒤쫓았다.
그런데 이때, 곤란한 일이 발생했다.
"흐윽! 나를... 가져라 어서! 나는 네 것이었잖아 아아!"
십절천마후가 갑자기 군검풍의 목을 휘어감으며 숨가쁜 소리를 냈다.
"난감하군."
군검풍은 고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십절천마후의 혈도를 찍은 뒤 장포에 감싸 밖으로 몸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