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폭풍세가

제25장 용(龍)의 타락(墜落)

오늘의 쉼터 2014. 10. 1. 00:22

 

 

제25장 용(龍)의 타락(墜落)

 

 

 

군림지존이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좌중은 숨소리 조차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 가운데 군림지존의 입에서는 실로 경천동지할 내용이 흘러나왔다.
"제위(諸位)들의 분발로 구주팔황의 구할이 본 지존회(至尊會)의 통제권에 수렴되었소."
"...!"
"...!"
중인들은 숨을 죽이며 군림지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군림지존은 진중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정파, 마도, 변황(邊荒)... 사해오호(四海五湖)... 사도만류(邪道萬流)...

패세(覇勢)... 은자류(隱者流)...! 모든 강세가 지존회의 위대한 이름 아래 들었소.

이제 본회에 대항할 세력은 모두 셋이오."
그는 한 차례 좌중을 둘러본 후 계속 설명했다.
"첫째는... 세외(塞外)로 잠적한 천년제일세가인 폭풍세가(暴風世家)를 꼽을 수 있소.

그리고, 둘째는 십패천... 그리고 셋째는 새황적붕맹이오.

오로지 이들만이 본회에 미미한 타격이나마 줄 수 있는 삼패세(三覇勢)이오. 그러나..."
그의 눈에서는 강렬한 야망의 불길이 이글거리며 흘렀다.

그와 함께, 그의 얄팍한 입술에 잔혹한 미소가 서렸다.
"후훗... 그 삼패세가 연맹하기 전에는 본회를 어쩔 수 없소.

핫하... 하늘이 두 동강 나기 전에는 그들이 연맹하는 일은 없을 테니...

결국 지존회의 대야망을 저지할 그 무엇도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는 것이오."
그의 말은 거대한 야망과 확신감에 차있었다.
사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중인들은 모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렇소! 누가 있어 우리에 맞서겠소!"
"캇! 십존 전체는 고사하고 나 만독지존을 막을 자도 천지간에 존재치 않으니...

카앗! 이제 하늘이라도 막지 못하오. 십존군림(十尊君臨)의 위대한 역사를."
군효들의 표정은 자부와 득의로 가득찼다.
이때 군검풍은 지옥혈기 속에서 눈빛을 흐트렸다.

그는 가슴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아아... 무섭다. 거대한 비밀결사가 암중에 천하를 장악하고 있음을 알았으나...

이 정도로 거대했다니...!'
그는 내심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그의 십기가 흔들리며 지옥혈기에 미세한 파동이 일었다.
그런데, 이곳은 그야말로 귀신조차 속일 수 없는 초고수자들만이 모인 곳이었다.
따라서, 군검풍의 감정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눈들이 있었다.
그것은 네 사람의 눈길이었다.
천년마후와 은환종,
그리고 천패마종과 신비종이 그들이었다.
특히 천패마종의 입가에는 알 듯 모를 듯한 신비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이때 군림지존이 다시 좌중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사이... 지존천패부(至尊天覇府)의 공사가 완성되었소.

중추절에는 제존들과 지존천패부의 새로운 지존각(至尊閣)에서

십존성회를 열 수 있을 것이오.

그때는 이미 천하가 본회의 발 아래 있게 될 것이오."
그는 확신에 찬 음성으로 장담했다.
그 말이 끝나자 좌중은 크게 격동의 파동이 일었다.
"오!"
"드디어 지존천패부가 완성되었구료."
"수고하셨소, 수좌!"
격동의 음성과 함께 군효들의 입가에는 기쁨의 빛이 넘쳤다.

-- 지존천패부는 곧 군림무적(君臨無敵)의 표상이다.

그것의 주인이 됨은 곧 천하의 주인이 됨을 의미한다.

지존천패부의 최후주인은 곧 본존(本尊)이 될 것이다.

군효들의 눈빛은 이와 같은 똑같은 의미를 담은 채 번뜩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군웅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군림지존의 눈가로 한 줄기 스산한 미소가 스쳤다.
'녠! 어리석은 자들, 너희들이 지존천패부에 드는 날이

곧 군림지존이 무림황제(武林皇帝)로 등극하는 날이거늘...!'
그의 눈빛이 아주 잔혹한 빛으로 번뜩였다.
군검풍은 그 눈빛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무서운 자다!'
그런데, 바로 이 때였다.
구우...!
돌연 한 줄기 괴성이 군웅들의 귓전을 울렸다.

이어 지옥마무를 뚫고 한마리 금응(金應)이 번개같이 낙영탑으로 날아들었다.
군림지존은 흠칫했다.
"무슨 일이냐, 금황(金皇)?"
그는 검미를 모으며 왼팔을 슬쩍 쳐들었다.
구우... 화드득!
그러자, 금황이라 불린 놈은 낮은 기음을 발하며 군림지존의 왼팔에 내려 앉았다.

금황의 다리에는 한 장의 비단천이 감겨져 있었다.
군림지존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 비단천을 끌러보았다.
"...!"
"...!"
군효들의 시선은 일제히 군림지존에게로 집중되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군효들은 순간적으로 군림지존의 시선에 경련이 이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을 본 순간 그들은 가슴이 철렁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때, 군마지존의 반응을 기다리던 군효들은 모두 안색이 일변했다.
"훗!"
군림지존이 갑자기 한 소리 실소를 흘렸기 때문이다.
"우하하핫...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이어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앙천광소를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갑작스런 그의 웃음소리는 군효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우르르...!
"크읏!"
"우..."
"무...무서운 공력이다!"
군림지존의 광소가 얼마나 엄청났는지 낙영탑 전체가 무섭게 뒤흔들렸다.
초극강 고수자들인 군효들마저 기혈이 뒤집혀 안색이 하얗게 변할 정도였다.

그들은 간신히 충격을 억누르며 군림지존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 중 여전히 담담한 신색으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바로 신비종(神秘宗)이었다.
"지옥사황!"
군림지존이 갑자기 광소를 뚝 그치며 대갈일성을 내질렀다.

이어 그는 무서운 눈으로 군검풍을 노려보았다.
츠으...
그의 두눈은 천군뇌정 같은 신광을 폭사했다.
군검풍은 가슴이 차갑게 얼어붙는 듯 했다.
'지옥사황보다... 다섯 배는 강하다!'
그는 일순 눈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신형을 휘청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악물며 눈빛을 흐트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오, 제일좌?"
그는 담담한 신색을 유지하려 애쓰며 군림지존을 마주보았다.

그 모습에 군림지존은 입술을 묘하게 일그러뜨렸다.
"녠! 과연... 대단한 친구로군! 이것을 어찌 생각하는가?"
피...잉!
그는 수중의 비단천을 그대로 군검풍에게 던져냈다.

비단천은 아주 느리게 군검풍에게로 날아왔다.

그러나, 군검풍은 눈빛이 급변했다.
'위험하다!'
그는 위기를 느끼고 내심 긴장했다.

군림지존이 날린 비단천에는 천만 근의 압력이 실려있었다.

맨손으로 받으면 반불사체인 군검풍이라도 팔 하나쯤은 박살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군검풍은 결코 당황함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는 좌수를 내밀어 태연하게 비단천을 받았다.
파...쾅! 우두둑!
그 순간, 가공할 굉음이 주위를 뒤흔들었다.
그 광경에 지켜보던 군효들의 안색이 대변했다.

그들은 놀라운 눈으로 모두 군검풍을 바라보았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군검풍의 왼손에 끼인 잠형묵린갑이 박살남과 동시에

그의 좌수가 어깨에서 탈골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그나마 잠형묵린갑이 아니었다면

군검풍의 왼팔은 탈골 정도가 아니고 아예 박살나고 말았을 것이다.

그만큼 군림지존의 공력은 가공할 것이었다.
이때 군검풍은 아무런 표정없이 받아든 비단천을 펼쳤다.

그것에는 여인의 필체로 급히 쓴 글이 몇 즐 적혀 있었다.

-- 지옥사황께서는 제왕맹주에게 시해당하셨어요. 사황귀비(邪皇貴妃).--

그것은 사황귀비 자옥경이 쓴 글이었다.
군림지존은 가공할 안광을 폭사하며 군검풍을 노려 보았다.
"후하핫... 제왕지존! 할 말이 있는가?"
콰...쾅!
그는 대노하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그 앞의 옥탁이 가루로 부서져 버렸다.
군검풍은 사태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가 놀란 것은 자신의 가짜 신분이 노출된 사실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옥경이 밝힌 전서의 내용 때문이었다.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탄식했다.
"으음... 그녀가 이런 짓을 하다니...!"
그는 씁쓸한 배신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윽고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자 좌중은 큰 동요와 혼란이 일어났다.
"우! 제왕지존이라니..."
"가... 가짜란 말이요?"
"비... 빌어먹을!"
콰콰쾅___!
군효들은 안색이 시뻘겋게 변해 가공할 살기를 토하며 분분히 몸을 일으켰다.
군림지존은 군검풍을 노려보며 잔혹한 미소를 배어물었다.
"후훗... 설마 대항할 생각은 아니겠지?

개개인이 천하최강인 구대지존(九大至尊) 전체에 대해?"
그는 조소를 지으며 군검풍을 추궁했다.
그러나 군검풍은 믿어 지지 않을 정도로 태연한 표정이었다.

그는 전혀 두려움을 모르는 듯 오히려 싱긋 웃기까지 했다.
"글세... 나 군검풍은 더 이상은 귀회의 회합에 흥미가 없소.

흥미를 잃었기에 떠나려하오."
이찌 이렇듯 태연할 수 있단 말인가?

군검풍의 그런 모습에 군효들은 그만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개개인이 고금무적을 겨루는 구 인의 초강자.

그들 앞에서 태연하게 떠나겠다고 말하는 군검풍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보더라도 그것은 지극히 무모한 행동일 뿐이었다.
"미... 미친놈이군!'
"지옥사황을 어찌 죽였는지는 모르나... 다시는 그런 요행이 없으리라."
"캇! 오체복지하고 용서를 빌면 살려줄 수도 있거늘... 감히 대항하겠다니..."
츠으... 우르르!
정면의 사해지존과 만독지존, 천음존자가 가공할 살기를 토하며 먼저 한걸음 다가섰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군검풍을 쳐죽일 기세였다.
하지만 군검풍은 여전히 태연했다.
"그럼... 이 정도면 되겠소?"
콰...당!
그는 문득 우수의 식지를 힘껏 퉁겨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콰...쾅!
쩌저정...!
일순 뇌정이 강타하는 듯한 가공할 굉음이 일며

지존각의 천정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 일어났다.
"녠!"
"탄... 탄음파천황!"
"크으...!"
불의의 기습을 당한 구존은 순간적으로 신음을 발하며 신형을 휘청했다.
그 순간을 놓칠 군검풍이 아니었다.
"핫하... 그럼 이만 실례하겠소이다!"
피...잉!
그는 한소리 호쾌한 웃음과 함께 벼락같이 뒤로 퉁겨져

서방의 창문 밖으로 폭사되어 나갔다.
츠으...!
그의 몸이 낙영탑을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잘가라, 폭풍후예여!"
낙영탑 안에서 돌연 구대천왕(九大天王)의 비장한 일성이 터져 나왔다.
쿠와아아!
그와 동시에, 거대한 잠력이 일어

허공에 뜬 군검풍을 백 장 밖으로 퉁겨 내는 것이 아닌가?

혈왕을 비롯한 구대천왕(九大天王),

그들이 전공력으로 군검풍을 퉁겨내어 준 것이었다.
"서... 서랏!"
"바득! 감히..."
푸...하학! 콰쾅!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구대지존은 분노의 외침을 토하며 낙영탑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그 사이 군검풍은 이미 일천 장 밖으로 물러서 있었다.
고오오... 콰콰...!
그리고, 때마침 북천을 가득 메우며 융천신마룡이 군검풍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광경에 군효들은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빌어먹을... 융천신마룡까지 준비시키다니...!"
"바득! 그러나... 달아나지는 못한다! 천하 어디로도!"
츠으... 우르르...!
그들은 대갈성을 내지르며 뇌전같이 허공을 갈라 군검풍에게로 폭사되어 나갔다.
그러나 군검풍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융천신마룡을 올려다보며 유유히 손을 흔들었다.
"핫하... 다시 봅시다, 구대지존!"
츠으...!
군검풍은 대소를 발하며 융천신마룡의 등으로 날아올랐다.
고오...!
이윽고, 군검풍을 태운 융천신마룡은 급격히 방향을 틀어 동남방향으로 날아갔다.

그것을 본 군효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놓치지 않는다."
"지옥까지라도... 감히 우리를 능멸 하다니..."
군림지존 등 구대지존은 군검풍을 쫓아 벼락같이 흑호 기슭으로 날아 내렸다.
그런데, 바로 이때였다.
"호호호... 기다렸어요, 구대지존!"
어디선가 십전마혜 을유향의 날카로운 교성이 들렸다.
쩌...정! 피피핑!
이어, 십방(十方)에서 백팔 개의 화살이

막 흑호변으로 내려선 구대지존을 뒤덮어 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들은 보통화살이 아니었다.

길이는 일 장에 달했으며 화살촉 옆에 커다란 화약통이 달린 열화뇌강전(熱火雷剛箭)이었다.
군효들은 대경실색했다.
"어엇! 열화뇌강전이다!"
"빌어먹을...! 열화마맥(熱火魔脈)의 열화대제(熱火大帝)란 놈이 잠복해 있었다니..."
구대지존의 당혹스런 외침이 잇달아 터져올랐다.
콰콰콰...쾅!
쿠쿠쿵...!
다음 순간, 열화뇌강전이 무섭게 폭발하며 천지를 뒤집어 엎는 굉음을 일으켰다.

실로 엄창난 광경이었다.

사방 일천 장 내의 모든 것이 삽시에 박살나는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거대한 몰락속에 구대지존의 함성마저 아득히 파묻혀 버렸다.

무영탑에서 십마 장 떨어진 곳.
하나의 산봉 위에 한 명의 여인이 서 있었다.
"되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십전마혜 을유향이었다.

그녀는 화염에 뒤덮인 흑호변을 바라보며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단... 저자들은 바람둥이를 추격하지 못... 어엇!"
득의하던 그녀는 갑자기 안색이 홱 변했다.
"우우...!"
돌연, 화염을 꿰뚫고 거창한 함성이 울려퍼졌기 때문이었다.
푸하학!
이어 한 가닥 인영이 놀랍게도 일시에 오백 장을 치솟아 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 자는 바로 군림지존이었다.

그의 손에는 섬뜩한 혈망이 흐르는 한 자루 혈검(血劍)이 들려 있었다.
"지존혈황검(至尊血荒劍)! 안 돼!"
을유향의 입에서 일순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가랏! 혈황참륙어기뢰(血荒斬戮馭氣雷)!"
꽈...앙! 푸하...악!
군림지존은 폭갈을 내지르며 지존혈황검을

삼 마장 밖으로 날아가는 융천신마룡에게로 던져냈다.
쩌...어엉!
가공했다.

지존혈황검은 일천 장에 이르는 혈황검륜강에 뒤덮여

뇌전보다 빠른 속도로 융천신마룡을 휩쓸어갔다.
가히 인간이 펼친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우우... 투명잠형어기뢰(透明潛形馭氣雷)!"
푸...학!
그 순간 위기를 느낀 군검풍은 융천신마룡의 등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급히 투명심인검을 펼쳐내어 지존혈황검에 맞서갔다.
그 광경을 본 을유향은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악! 맞서면 안 돼요. 피해요!"
지켜보던 그녀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러나, 이미 늦고 말았다.
콰...앙!
지존혈황검의 혈황검륜강은 군검풍의 투명검기를 종이찢듯 부수며

그와 융천신마룡을 강풍(强風)으로 휩쓸었다.
카...악!
그 직후, 융천신마룡의 처절한 비명이 터져올랐다.
화드득,
츠으...
그와 함께 군검풍과 융천신마룡은 허공을 피무지개로 뒤덮으며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 때였다.
"카캇! 아주 박살내 주마!"
츠으...!
뒤미쳐 천음존과 위지대영이 천형신금을 안고 둥실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어 그는 천형신금을 떨어지는 군검풍에게 겨누었다.
"부서져랏! 척황뢰(擲荒雷)!"
따...당!
그는 잔혹하게 외치며 힘차게 천형신금의 현을 그어댔다.
피...잉!
다음 순간, 무형의 음파는 커다란 호선을 그리며 삼 마장 밖으로 날아갔다.
콰...쾅!
가공할 폭음이 짓터져 오르며

떨어지던 군검풍의 신형이 재차 꿈틀하더니 다시 아래로 추락했다.
을유향은 그 광경에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검풍!"
그녀는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군검풍이 떨어진 곳으로 폭사되어 나갔다.

황량한 절곡.
온통 잡초만이 무성한 절곡이었다.
"크으... 무섭다! 군림지존...!"
문득 나직한 신음과 함께 침중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거친 난석이 삐죽삐죽 돌출해 있는 절곡의 바닥.

한명의 청년이 누워 있었다.

군검풍이었다.
그는 전신이 온통 피투성이가 된 채 하늘을 보고 누워 있었다.

그의 의복은 흠뻑 피로 물들어 혈의로 변해 있었다.

안색 또한 지극히 창백하여 핏기라고는 한 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타격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던것이다.
군림지존의 혈황참륙어기뢰에 당하고

파천마음(破天魔音)에 재가격 당한 그의 내부는 처참하게 박살나 있었다.
지금 그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눈은 서서히 초점을 잃어갔다.
그와 함께, 그의 정신마저 가물가물 흐려지고 있었다.
"내가 너무 무모했었다. 혈맹십존 전체와 맞선 것은 역부족이었다."
군검풍은 천근같은 무게로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며 힘겹게 중얼거렸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 조차 없는 그는 무기력하게 누운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 때였다.
고오...!
한소리 비장한 괴성이 절곡을 울렸다.
이어 하나의 거대한 그림자가 군검풍의 위로 날아내렸다.
"마신...!"
군검풍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중얼거렸다.

그의 머리 위로 흉측하나 충직스런 모습의 융천신마룡의 모습이 들어왔다.
융천신마룡은 역시 혈황참륙어기뢰의 검강풍에 휘말려

심장이 박살나 죽어가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놈은 다죽어 가면서도 젊은 주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군검풍은 마음이 아팠다.
"면목... 없다, 마신...! 너마저 죽게 하다니...!"
그는 융천신마룡을 바라보며 무겁게 탄식했다.
구우...!
그러자, 융천신마룡은 낮은 울부짖음을 발하며 고개를 저었다.

놀랍게도 그놈은 커다란 두 눈에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것이 아닌가?
캬아...!
그러더니 갑자기 융천신마룡이 입을 딱 벌렸다.
츠으... 스스...!
그러자 무엇인가 찬란한 광휘가 융천신마룡의 입에서 떠올랐다.
그 광휘 속에 찬란한 서기가 흐르는 하나의 단주(丹珠)가 나타났다.

-- 천룡천화신단(天龍天華神丹).

그것은 바로 융천신마룡이 만 년을 단련한 내단이었다.

융천신마룡은 그것을 군검풍에게 복용케 하려는 것이었다.
천룡천화신단으로 군검풍의 상세를 완치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상세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융천신마룡은 그것을 군검풍에게 주는 순간 절명하고마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군검풍은 천룡천화신단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안 돼... 마신! 그것을 이용하면... 너는 살아날 수도 있어...

내단은... 내게주면... 안 돼...!"
그는 입가로 다가드는 천룡천화신단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군검풍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는 너무도 무기력하여 손가락 하나 놀릴 힘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츠으...!
한 순간, 천룡천화신단은 그대로 그의 입 안으로 들어왔다.
"안...돼... 마신...!"
군검풍은 천룡천화신단이 확 녹아 목구명으로 넘어감을 느끼며

무기력하게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그는 힘없이 혼절하고 말았다.
구우...!
융천신마룡은 눈물을 흘리며 군검풍을 내려다 보았다.
쿵...!
이윽고, 그의 거구가 서서히 넘어갔다.

절명한 것이었다.
바로 직후였다.
"저기 계시오!"
돌연, 허공에서 창노한 일갈이 터져나왔다.
오오오...!
그와 함께, 갑자기 하늘이 새까맣게 변하며 한 마리 대붕조가 덮쳐내렸다.
그것은 핏빛의 눈과 시뻘건 적익을 지닌 거붕이었다.

양 날개를 활짝 편 길이는 무려 사십 장에 달했다.

-- 벽력천붕(霹靂天鵬)!

그놈은 바로 전설속의 만수제왕인 벽력천붕이란 신조였다.
츠츠츳...! 스슥!
"마제(魔帝)!"
"돌아가시면 아니되오!"
침중한 일갈과 함께 네 명의 인물이 벽력천붕의 등에서 벼락같이 군검풍에게 쏘아내려왔다.
그들은 거구의 꼽추노인과 세 명의 괴노인이었다.

검고 붉으며, 또 새하얀 강기로 뒤덮인 세 명의 괴노인들.

-- 마궁삼태상(魔宮三太相)!

그들은 십지마련(十地魔聯)의 성역인

십지성궁(十地聖宮을 수호하는 삼인의 초고수 마궁 삼태상이었다.
그들 마궁삼태상과 동행한 거구의 꼽추노인은 물론

구문제독부의 총관인 혈추마타(血鎚魔駝) 동극하였다.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군검풍의 상세를 살펴본 마궁삼태상은 노안이 일순 환하게 변했다.

그들은 격동에 떨리는 음성으로 외쳤다.
"아직... 돌아가시지 않았다!"
"오오... 기적이오! 융천신마룡이 자신의 내단을 마제께 복용시켰소."
"빨리 십지성궁으로 옮기면... 살릴 수 있소!"
그들은 안도와 기쁨의 표정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헛허! 이제 죽을 자리를 찾았군."
마궁삼태상의 수뇌 백형천마(白形天魔)는 이렇게 말하며 창노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혈추마타 동극하를 바라보았다.
"혈추마타! 명을 받아라!"
그는 혈추마타를 향해 위엄 있게 일갈했다.
"제자! 태상지명을 받듭니다!"
혈추마타는 즉시 부복하며 외쳤다.
백형천마는 엄중한 어조로 명했다.
"마제를 천후(天后)께 호송하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예옛!"
혈추마타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이어 그는 급하게 군검풍을 안아들었다.

그리고 즉시 벽력천붕의 등으로 날아올랐다.
백현천마는 벽력천붕 위의 혈추마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능하면 빨리 운중산을 벗어나랏! 뒤는... 노부들이 끊겠다!"
오오오...!
그 순간 벽력천붕은 한 소리 울부짖음을 말하며 까마득히 치솟아 올랐다.
"...!"
"...!"
마군삼태상은 멀어져 가는 벽력천붕을 주시했다.
"녠! 잘 가시오. 천년마제시여!"
묵형천마는 문득 괴악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크녠! 불쌍한 천후를 울리시면...

나 혈영천마(血影天魔)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혼내줄 것이오, 마제!"
혈영천마의 혈안에는 문득 축축한 눈물이 고여들었다.
이때 백형천마가 문득 전면을 주시하며 웃었다.
"녠! 어린아이들이 오는군. 오늘... 흔쾌히 싸워 보세나, 형제들이여!"
이 때였다.
"빌어먹을... 또 원군이 있었군."
"부득... 마궁삼태상이란 늙은이들이군."
쏴아...!
낙영탑 쪽에서 네 줄기 인영이 벼락같이 날아오고 있었다.
불패전황, 만독지존, 사해지존, 천음존자가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이 나타난 순간, 마궁삼태상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크녠! 대형, 이형! 유감없이 몸을 풀어봅시다! 먼저 지옥에 가서 기다리겠소!"
츠으... 콰콰...!
묵형천마가 먼저 묵강마력을 일으켜 일백 장을 휘말아 넣으며

사대지존(四大至尊)의 정면으로 쇄도해 나갔다.
"캇! 막내! 감히 노형보다 먼저 죽으려 하다니...!"
"허헛! 무덤으로는 좋은 위치군."
그러자, 혈영천마와 백형천마도 차례로 떠올라 사 인들에 맞서갔다.

-- 지존회(至尊會)!

충격!

새황적붕맹이 일으킨 충격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그 보다 열 배 강한 충격이 천하를 강타했다.

-- 십대지존이 있고... 천하의 구할이 암중 그들이 만든 지존회에 점령되었다.
-- 정파를 믿지마라! 그들은 십존제이좌 불패전황의 괴뢰들이다.
-- 우우! 천년마후를 아느냐! 십패천와 모든 마맥이 그녀의 시종임을 아느냐?
-- 천패맹은... 십존 중 가장 약한 천패마종 남궁무외의 막하일 뿐이다.
천하제일패세라던 천패맹이 겨우...!

충격과 경악이 무림을 뒤흔들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듯한 거대한 해일은 한 순간 천하를 휩쓸었다.
천하는 공포와 전율 속에 잠겼다.

그 속에서 그들은 한 영웅의 이름을 기억했다.

-- 제왕지존 군검풍!

지존회의 마각을 밝혀내고 쓰러진 고독한 청년 영웅의 이름을..!
혹자는 그를 독황야, 혹자는 제왕지존이라 불렀다.
또한 일부인들은 그를 폭풍대제(暴風大帝)의 아들이라고도 했다.

과거 구천마야와 동귀어진하여 천하에 인물이 없음을 증거해 보였던

저 천년폭풍세가의 폭풍대제 뇌천강(雷天剛)의 아들이라고...
그리고 은밀한 움직임이 그 거대한 충격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십패천... 대정팔극세... 자금성과 멀리 해외에서...

각기 천지를 쳐부술 패기를 지닌 일단의 인물들이 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는 곳, 그곳은 황막한 신강의 오지 군마림(群魔林)이었다.
대막의 거친 사풍도 지쳐 스러지는 저 잠마(潛魔)의 땅...

신강 군마림으로 그들은 가고 있었다.

군검풍.
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깊고 아득한 꿈이었다.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다니... 죽어 저승에 왔단 말인가?'
문득 그의 흐릿한 망막 위로 한 여인의 모습이 비쳤다.
온화하고 그윽하여 부드럽기 이르 데 없는 봄햇살 같은 얼굴이었다.

그것은 군검풍이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늘 연상해 오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가?
"어머니...?"
군검풍은 혼몽 중에 나직한 독백을 내뱉었다.

이어 그는 다시 아득한 나락으로 빠져들며 졸음같이 깊은 잠에 빠졌다.
"...!"
그런 군검풍을 예의 그 기품있고 온화한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나이는 이십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다.

일신에는 고통스런 궁장을 걸쳤으며

높게 들어올린 구름결같은 머리가 썩 잘 어울리는 미인이었다.
'드디어..... 제가 당신을 만났군요 폭풍세가의 후예님!

신첩 십지마모(十地魔母) 벽능파(碧凌波)가....!'
여인은 군검풍의 파리한 뺨을 섬섬옥수로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 십지마모(十地魔母) 벽능파(碧凌波)!

이것이 여인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저 십지마련(十地魔聯)의 상징적인 맹주인 십지성궁(十地聖潛宮)의 당대 궁주였다.
역대 십지성궁의 궁주들은 모두가 여인이었고,

그녀들을 지칭하는 별호가 바로 십지마모였다.

벽능파라는 이 여인은 십지성궁의 제 삼십이대 십지마모였다.
군검풍은 혈추마타와 십지성궁의 수호영물인 벽력천붕(霹靂天鵬)에 의해
급히 신강 군마림의 십지성궁으로 호송된 상태였다.
백년전, 십대마맥이 마련의 율법을 어기고 무림에 뛰쳐나감으로 해서

십지마련은 와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상징적인 권위밖에 지니지 못한 십지성궁으로서는

그들 십패천의 배신을 응징할 힘이 없었다.
그렇게 분루를 삼키며 지내오기 백여 년,

십지성궁은 마침내 십대막맥을 응징할 수 있는 단서를 찾게 되었다.

바로 고금사대무벌의 하나이고 천년제일무가인 폭풍세가의 어린 가주가

북경의 구문제독부에 맡겨졌음을 안것이다.

비록 가주인 폭풍대제의 실종으로 폭풍세가는 강호의 전면에서 모습을 감추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단독으로 마교(魔敎)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가공할 저력을 지니고 있었다.

만일 그 폭풍세가의 어린 가주를 십지성궁의 부마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배신자들을 응징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게 된다.
그래서 십지성궁의 최고 원로들인 삼태상은 혈추마타를 의도적으로

구문제독부에 접근시켜 군검풍의 성장을 지켜봐오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전대 십지마모의 어린 딸을 궁주로 내세워 장차 군검풍의 배필이 되도록 훈련시켜왔다.
그녀가 바로 당대의 십지마모인 벽능파인 것이다.

지금 군검풍이 잠들어 있는 실내는 화려하고 아늑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비단 십지마모 벽능파 뿐이 아니었다.

수많은 눈들이 근심과 염려의 눈빛으로 침상 위의 군검풍을 주시하고 있었다.
"흑... 흑...!"
문득, 나직한 흐느낌이 중인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한 명의 어린 소녀가 극락조를 안고 소리죽여 흐느끼고 있었다.
그 소녀는 바로 내내였다.

그런데 대파산 십천제왕성에 있어야 할 그녀가 어떻게 여기에 있단 말인가?

내내 뿐만이 아니었다.

여제천모 나후란, 십전마혜 을유향, 낙봉군주 주금예의 모습이 차례로 보였다.

그리고, 철담온후 철라영과 천애유흔 부운선,

극락몽후 교옥령의 초조한 얼굴도 그 사이에 섞여 있었다.

수많은 여인들이 눈물에 젖은 채 군검풍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흑... 흑... 천후언니! 풍오빠는... 왜 눈을 안 뜨는 거야?"
내내는 커다란 두 눈에 물기를 가득 담은 채 벽능파를 올려다 보았다.
벽능파는 그 모습에 가슴이 저려오듯 아팠다.

그러나 그녀는 어린 내내를 안심시켜야 했다.
"마제는 많이 아파요. 그래서... 눈을 못 뜨는 것이에요."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내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흑... 내내가 같이 아파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내내는 안타까운 듯 침상 곁에 쪼그리고 앉아 군검풍의 창백한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그것은 그녀의 진심이었다.
"끄응... 이런 답답할 때가... 도대체 어찌 되어가는 거요, 천후?"
이때, 무적천병단주 무적천공(無敵天公)이 답답한 나머지

으르렁거리는 듯한 신음성을 발했다.

십지마모 벽능파의 고운 옥용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였다.

그러나 그녀는 차분함을 지 않고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군림지존의 혈황검륜강(血皇劍輪剛)에 휘말려 십팔대맥이 끊긴데다

천음존자의 패천음공에 전신대혈이 부서진 상태예요.

다행히 융천신마룡이 자신의 내단을 마제께 투여하여

상세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기는 하나...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해요."
그 말에 중인들은 일제히 안색이 무겁게 변하며 침통한 기색을 지었다.
"그... 그럼 어찌해야 하오?

소가주의 일신에는 십만 폭풍세가의 운명이 달렸소이다."
참다못한 대춧빛 안색의 철릭노인이 답답하다는 듯이 으르렁거렸다.

그는 철혈대공 초패강이었다.

그는 군검풍의 변고 소식을 듣고 자금성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었다.
벽능파는 잘근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
"이제... 최후의 방법을 쓸 때가 왔어요."
"최후방법?"
중인들의 시선은 일제히 벽능파에게로 집중되었다.

벽능파는 그런 중인들을 향해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저희들끼리 할 얘기가 있으니... 여러분들은 물러가 주세요?"
"...?"
"알겠소!"
군웅들은 영문을 몰라 의아한 표정이었으나 곧 주춤주춤 물러섰다.

이윽고, 실내에는 여인들만 남게 되었다.

여인들의 시선은 모두 벽능파에게 집중되었다.

문득 십전마혜 을유향이 아미를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설마... 잠능... 격전합환대법(潛能擊電合歡大法) 밖에 없는 것인가요?

저 바람둥이를 깨울 방법이...?"
"잠능격전합환대법!"
"...!"
그녀의 말에 여인들의 안색이 모두 새빨갛게 물들었다.

-- 잠능격전합환대법.

그것은 음양교합시 생기는 강력한 양극잠능(兩極潛能)으로

상세를 치유하는 마도 최고의 요상대법이다.
그러나, 이에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시술시 순음지체의 여인이 필요하며,

상세의 중함 정도에 따라 여러 명의 동정녀가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