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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23장 파격 [1]

오늘의 쉼터 2014. 9. 27. 13:44

<238> 23장 파격 [1]

 

 

(471) 23장 파격 <1>

 

 

 

 

 

 

 

 

다음날 오후에 장관실에는 서동수와 유병선,

 

오전에 부임한 특보 안종관과 감찰비서관 조기택까지 넷이 둘러앉았다.

안종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북한 군부의 강경파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이들이 뭉치면 정권이 단숨에 전복될 것입니다.”

안종관이 주머니에서 접힌 메모지를 꺼내 서동수 앞에 내밀었다,

집어 펴본 서동수는 육필로 쓴 명단을 보았다.

 

이름과 나이, 계급, 현 직책만 적혀 있었지만 모두 고위급이고 20여 명이나 된다.

대부분이 언론에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안종관이 차분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반 김동일 세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강력한 충성파들이고 그들은 명분을 신의주가 북한과 김동일 체제를

 

멸망시키게 된다는 것에서 얻고 있으니만치 반당, 반역 세력으로 제거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은 한국의 반대 세력도 비슷했다.

 

인권문제부터 시작하더니 몽땅 신의주에 쏟아붓고 북한 좋은 일만 시키게 되는 것이 틀림없다고 한다.

 

이것이 소위 종북파들의 입에서 소문으로 만들어 퍼지는 것이다. 명분을 지어내는 데는 선수들이다.

 

서동수가 머리를 들고 안종관을 보았다.

“먼저 북한의 반대파를 제압, 또는 전향시키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견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동일 지도자한테 위임할 수만은 없습니다.

 

직접 손을 대면 정권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

 

모두 군부 실력자 들이니만치 두어 명만 뭉쳐도 쿠데타가 가능하다.

 

이왕 죽을 몸, 한번 해보고 죽자, 하고 덤비면 대란이 일어난다.

 

장성택하고는 다를 것이다.

 

안종관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말했다.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때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유병선을 보았다.

“비자금을 운용하기로 하지.”

“예, 장관님.”

유병선은 바로 대답했지만 안종관과 조기택은 눈을 껌벅였다가 서로 얼굴을 보기까지 했다.

 

유병선이 서동수한테 물었다.

“얼마나 찾을까요?”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서동수가 안종관과 조기택을 보았다.

“내 재산을 비자금으로 쓰겠다는 거요.”

호흡을 고른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뇌물작전이지. 그럴듯한 구실을 만들어서 돈뭉치를 안기면 넘어가지 않는 인간은 드물었지.

 

다 알고 계실 거요.”

안종관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기 시작했고 조기택의 눈빛이 강해졌다.

“장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 우습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쥐를 잡으려면

 

고양이를 데려와야 하는 겁니다.

 

말이나 돼지, 또는 호랑이를 내놓으면 웃음거리만 돼요.”

잠깐 말을 멈춘 서동수가 유병선에게 물었다.

“이 말과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두 번째로 말한 건가?”

 

“아닙니다.”

정색한 유병선이 머리를 저었다.

“등소평이 전혀 다른말을 했습니다.

 

흑묘백묘론은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나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적 노선이었죠.

 

장관님께서는 전혀 다른 이론이십니다.”

“그럼 이건 흑서백서(黑鼠白鼠)론이군.”

서동수도 정색하고 말하더니 덧붙였다.

“쥐 서(鼠)자를 천천할 서(徐)로 바꿔도 되겠다.”

안종관과 조기택이 눈만 치켜뜨고 있었으므로 서동수가 마무리를 했다.

자금은 얼마든지 내놓을 거요. 모두 내 개인 재산으로 말입니다. 시작해 봅시다.”


 

 

 

 

(472) 23장 파격 <2>

 

 

 

 

 

7명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그 다음 날 오전이다.

 

현장 보도는 통제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공개했고 교도소장의 집행 발표까지 생방송으로 중계돼

 

세계 언론에 톱뉴스로 보도됐다.

 

4명이 사형당한 한국은 난리가 났다.

 

정규방송은 물론 모든 종편도 방송을 중단하고 ‘사형집행’ 보도만 했다.

 

방송 분위기는 ‘신의주 정권’의 무자비, 인권말살, 독재, 시범사형, 차기 대권 등으로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는데 목표는 서동수였다.

 

서동수는 장관실에서 수시로 들어오는 보고를 받았으나 예상하고 있던 일이어서 차분했다.

 

오후 4시경에는 전영주가 들어와 보고했다.

“북조선에서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전영주의 얼굴을 보면서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였다.

 

유병선이 보고를 했다면

 

“북한은 단 한마디, 한 장면도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 인터넷이 터지고 있던 터라 다 알고 있다고 봐야 된다.

 

전영주가 말을 이었다.

“국제인권위원회 소속 회원 7명이 사형집행을 저지하려고 중국 쪽 국경을 넘어

 

밀입국을 했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비서실장이 장관님의 지시를 받고 오라고 했는데요.”

서동수는 전영주가 말하는 동안 시선을 떼지 않았다.

 

전영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런 순간마다 서동수는 신의 위대한 능력을 확인한다.

 

세상에는 수백만 명의 미인이 있지만 모두가 다른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미인의 관점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본질은 같다.

 

르네상스 시절에 비만형 체격을 미인으로 보았지만 용모 기준은 같은 것이다.

 

전영주는 북한의 기준형이 돼 있는 통통한 체형이 아니다.

 

얼굴도 윤곽이 날카롭고 피부는 연한 황갈색을 띠고 있다.

 

쌍꺼풀이 없는 눈, 도톰하지만 약간 크고 야무진 입, 큰 키에 가슴과 엉덩이 볼륨이 크지만 날씬하다.

 

그렇다. 이지적이면서 성적 열기를 품은 것 같은 여자다.

 

그래서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갖고 보냈는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전영주의 눈 주위가 조금 상기된 것처럼 느껴졌으므로 서동수는 시선을 조금 내렸다.

 

너무 오래 응시한 것 같다. 길어야 5, 6초 정도겠지만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모두 재판에 회부하고 법정 최고형을 받도록 조치하라고 전해.”

“예, 장관님.”

머리를 숙여 보인 전영주가 몸을 돌렸다.

 

서동수는 잠깐 전영주가 걷는 뒷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2초쯤 보았던 전영주의 풍만한 엉덩이의 흔들림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서동수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전영주의 엉덩이는 조금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그것이 더 자극적이었던 것이다. 잠시 후에 들어선 유병선이 결과보고를 했다.

“체포된 7명은 출입국법 위반으로 3년형을 받게 될 것입니다.”

유병선의 보고가 이어졌다.

미국인 3명, 프랑스인 2명, 영국과 스위스인이 각 1명씩입니다.”

“선전이 잘 되겠군.”

“각국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입니다.

 

미국 의회가 경제규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회를 잡은 것인가?”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유병선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이 떠올랐다.

“대비하고 계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영주가 육감적이군.”

불쑥 서동수가 말하자 유병선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유병선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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