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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장 파격 [2]

오늘의 쉼터 2014. 10. 1. 10:02

<239> 23장 파격 [2]

 

 

(473) 23장 파격 <3>

 

 

 

  

 

 

 

 

“전영주 인사기록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3년 전 결혼했다가 작년에 이혼을 했습니다.”

조사를 한 것이다.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전 남편은 군 장성의 아들로 외국무역을 했는데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전영주 조부는 인민군 대좌 출신으로 한국전 참전 영웅이고 부친은 김일성대 교수,

 

모친은 평양병원 의사인 환경입니다.

 

최 부장관이 추천을 했지만 그 윗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서동수가 길게 숨을 뱉었다.

“그렇다면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겠군.”

둘은 전영주가 믿을 만한 대상인가를 두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신의주와 김동일 지도자와는 핫라인이 설치되어 있지만 덜컥 전화 통화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밀 유지도 그렇고 사연이 길다.

 

그때 유병선이 생각났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안 특보가 작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유병선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마치 군 작전을 시작하는 것처럼 비장한 태도였습니다, 장관님.”

서동수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뇌물 주는 것도 기술이다.

 

상대방이 경계심을 품지 않도록, 놀라게 하면 더욱 안 되며 기분 좋게 받도록 한다면 최상이다.

 

뇌물을 주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서동수도 그 방면의 전문가였으므로 안종관에게 공감이 간 것이다.

 

유병선이 나간 후에 다시 전영주가 들어섰다.

“거기 앉지.”

눈으로 앞쪽을 가리킨 서동수가 소파에 앉은 전영주에게 물었다.

“여기 오기 전에 최 부장관 만난 적 있나?”

“네, 장관님.”
“최 부장관이 추천해서 하는 말인데, 평양에서 어떤 지시를 받은 적 없나?”

“정오석 부총리 동지를 만났습니다.”

이제는 머리만 끄덕인 서동수에게 전영주가 말을 이었다.

“장관님의 말씀을 직접 전하는 역할을 맡으라고 하셨는데

 

이 말을 비서실장께 먼저 이야기해야 할지를 몰라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

“지도자 동지께 전하실 말씀도 부총리하고 같이 가시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야겠지.”

“먼저 말씀드려야 했는데 망설이다가 늦었습니다.”

“신중한 성품인가?”

“최 부장관한테 그런 말씀은 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상의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군.”

서동수가 다시 머리를 끄덕였다.

 

신중한 성품이 맞다.

 

부총리 정오석은 전영주가 장관의 특사 역할로 직접 자신을 통해

 

지도자 동지를 만나는 통로를 만들었다.

 

부장관도 통하지 않는 특사이며 거치는 단계가 적을수록 비밀 보장에 유리하다.

 

전영주는 중간 단계인 유병선과 최봉주를 놓고 고민한 것 같다.

 

그러다 기회가 온 것이다. 서동수가 똑바로 전영주의 얼굴을 보았다.

 

맑은 눈이 서동수의 시선을 받는다.

“신의주에 온 지 며칠 안 되었지만 대답해봐.

 

신의주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나?”

“불안감입니다.”

바로 대답한 전영주가 시선을 준 채로 말을 이었다.

“신의주 발전을 시기하는 세력이 많은 것 같고 그것을 주민들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맞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가 길게 뱉었다.

 

 

(474) 23장 파격 <4>

 

 

 

그날 저녁, 신의주 유흥구에 위치한 한국식당 ‘서울관’에 들른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오후 7시 반이 되어 가고 있었는데 손님이 가득 차 있다.

“장사가 잘되는군.”

“네, 모두 장관님 덕분입니다.”

웃지도 않고 말한 사장 진윤화가 앞장서서 방으로 안내했다.

오늘 서동수는 안종관과 유병선을 대동하고 있다.

방으로 들어간 셋이 자리 잡고 앉았을 때 곧 한정식 상이 들어왔다.

이곳은 방에 앉아 있으면 교자상을 가져온다.

상 위에 가득 놓인 음식을 보자 서동수가 활짝 웃었다.

“역시 한정식은 품위가 있어. 이렇게 차갑고 뜨겁고 크고 작은 음식의 조화가 어느 곳에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맛 또한 각양각색이니 바로 이것이 국보야.”

상과 함께 들어온 진윤화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장관님.”

“내가 감사해야지.”

“더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여자.”

순간 진윤화가 긴장했고 유병선과 안종관은 제각기 딴전을 피웠다.

“옆에서 시중을 안 들더라도 섹시한 여자가 앉아 있다면 더 흥취가 날 것 같은데.”

“저는 안 될까요?”

진윤화가 웃음 띤 얼굴로 묻자 서동수는 머리를 저었다.

“진 사장은 소임을 다했어.”

“그럼.”

머리를 숙여 보인 진윤화가 방을 나갔을 때

어느덧 정색한 서동수가 젓가락을 들면서 안종관에게 물었다.

“진 사장한테 피해가 있을까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바로 대답한 안종관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오히려 식당이 유명해져서 손님들이 더 모일 것입니다.”

“그럼 잘됐군.”

전을 한 점 집어 먹으면서 서동수가 입을 다물었다.

내일이면 한국 언론에 신의주장관 서동수와 서울관 사장 진윤화의 스캔들 기사가 보도될 것이다.

안종관의 정보에 의하면 장관 관사를 나오는 진윤화의 사진까지 찍혔다는 것이다.

신의주는 반대세력의 공작이다. 전을 삼킨 서동수가 둘을 번갈아 보았다.

“장치 교수한테는 내가 말해 줘야겠군.

충격을 받겠지만 내 진면목을 미리 알려 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소.”

“한국 여론은 더 나빠질 것 같습니다.

진 사장한테 특혜를 준 것을 물고 늘어질 테니까요.”

유병선이 말하자 안종관이 머리를 조금 기울였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언론에 보도되고 나면 샅샅이 뒤집을 테니까요.

그때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역시 죄 짓고는 못 산다니까?”

갈치속젓을 젓가락으로 찍어 먹은 서동수가 입맛을 다시면서 웃었다.

“진 사장이 충격을 받지 말아야 할 텐데.

내가 오늘밤 같이 지내면서 이야기해 주는 게 어떻겠소?”

“그건….”

유병선이 힐끗 안종관을 보았지만 벌써 외면을 한 채여서 입맛을 다셨다.

“내일 언론이 터뜨리고 나면 만나기도 힘들 텐데 말야….”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을 이었다.

“돈은 좀 모았을 테니 이번 기회에 좋은 남자 만나서 잘살았으면 좋겠는데….”

그때 안종관이 머리를 들고 서동수를 보았다.

“장관님, 오늘밤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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