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9.인연(9)
(1706) 인연-17
“모두 다라구?”
조철봉이 묻자 서연주는 다시 머리를 들었다.
조철봉이 묻자 서연주는 다시 머리를 들었다.
두 눈이 반들거리고 있었다.
“네. 다요.”
다른 때 같으면 조철봉은 이렇게 빙빙 돌고 가다 서다 하지 않았다.
“네. 다요.”
다른 때 같으면 조철봉은 이렇게 빙빙 돌고 가다 서다 하지 않았다.
허점이 보이면 금방 쑤셨으며 뻔뻔할 정도로 과감했다.
그런데 서연주한테는 슬슬 눈치를 보았고 주춤거린다.
그것은 김태영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외사촌동생 김태영. 세상의 별 여자를 다 건드렸어도 외사촌동생이 찍어놓은 여자,
더구나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여자를 어떻게 하기가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불쌍한 김태영을 위해 조사를 해보겠다면서 서연주하고 인연을 만들었지만 순수하지 않았다.
불쌍한 김태영을 위해 조사를 해보겠다면서 서연주하고 인연을 만들었지만 순수하지 않았다.
서연주에 대한 호기심이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애시당초 김태영이 조철봉 앞에 여자 이야기를 꺼낸 것부터가 잘못인지 모른다.
더구나 서연주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김태영의 여자로는 맞지 않다고 판정을 내린 상태인 것이다.
그래도 조철봉은 이 분위기를 유지했다.
먼저 잡지 않고 저쪽에서 물기를 기다리는 작전이다.
“그 다라는 건 어떤 의미야?”
서연주가 그린호텔 바에서 유중환의 제의를 매몰차게 거부하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생생했다.
“그 다라는 건 어떤 의미야?”
서연주가 그린호텔 바에서 유중환의 제의를 매몰차게 거부하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생생했다.
이쪽에서 내놓았다가 그런 꼴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이쪽은 연봉 3천만원을 공식적으로 제의했으니 유중환보다 월등하긴 했다.
그때 서연주가 정색하고 말했다.
“제 모든 걸 다 드릴 수 있다는 의미죠. 말하자면….”
그러더니 서연주가 조철봉을 보았다.
“사장님 애인이 돼도 좋아요.”
마침내 조철봉이 그렇게 열망해온 단어가 서연주의 입에서 쏟아졌다.
“제 모든 걸 다 드릴 수 있다는 의미죠. 말하자면….”
그러더니 서연주가 조철봉을 보았다.
“사장님 애인이 돼도 좋아요.”
마침내 조철봉이 그렇게 열망해온 단어가 서연주의 입에서 쏟아졌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서연주가 말을 이었다.
“어차피 둘이 비공식 여행을 하게 되면 당연히 그런 눈으로들 볼 테니까요.
“어차피 둘이 비공식 여행을 하게 되면 당연히 그런 눈으로들 볼 테니까요.
저는 사장님이 그 말씀을 하실 때부터 감 잡았어요.”
“그렇군.”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이 서연주의 시선을 잡았다.
“그렇군.”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이 서연주의 시선을 잡았다.
둘은 눈싸움을 하듯이 서로의 눈동자를 쏘아보는 중이다.
“조건을 말해봐.”
조철봉이 부드럽게 말했다.
“조건이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게 해주세요. 정식출근은 말구요.”
“으음, 그리고, 또 있나?”
“1년간 제가 살 집을 하나 얻어주세요.
“조건을 말해봐.”
조철봉이 부드럽게 말했다.
“조건이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게 해주세요. 정식출근은 말구요.”
“으음, 그리고, 또 있나?”
“1년간 제가 살 집을 하나 얻어주세요.
제가 1년간 사장님 애인이 되어드릴 테니까요.”
“1년간?”
“네, 사장님이 매일 들리셔도 돼요.”
“으음.”
그러자 서연주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작아도 돼요. 우리 둘이만 있을 곳이니까요.”
“그렇군.”
“계약 기간을 늘릴 수도 있겠죠.”
“바라는 게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차도 하나 사주세요.”
불쑥 말한 서연주의 얼굴에 웃음기가 지워져 있었다.
“1년간?”
“네, 사장님이 매일 들리셔도 돼요.”
“으음.”
그러자 서연주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작아도 돼요. 우리 둘이만 있을 곳이니까요.”
“그렇군.”
“계약 기간을 늘릴 수도 있겠죠.”
“바라는 게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차도 하나 사주세요.”
불쑥 말한 서연주의 얼굴에 웃음기가 지워져 있었다.
긴장한 것 같았다.
서연주의 시선을 맞받으면서 조철봉은 가슴이 천천히 내려앉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 자신이 유도한 것이지만 이렇게 본색이 드러나면 가슴이 착잡해진다.
서연주는 회사에 들어와 회사 규모를 알았을 것이고 거기에 맞는 거래 조건을 내놓았다.
따라서 유중환의 제의를 거부한 것은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이윽고 조철봉이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내일 비서실장을 보낼 테니까 만나보도록 해.”
“좋아. 그럼 내일 비서실장을 보낼 테니까 만나보도록 해.”
(1707) 인연-18
다음날 점심시간에 조철봉과 김태영은 시내의 일식당 방안에서 마주앉아 있었다.
“내가 말이다.”
씹던 음식을 삼킨 조철봉이 입을 열었을 때도 김태영은 무심했다.
“모두 다라구?”
조철봉이 묻자 서연주의 대답이 생생하게 녹음기에서 울렸다.
“네, 다요.”
편집을 해놓아서 둘의 대화는 바로 이어졌다.
“그 다라는 건 어떤 의미야?”
“제 모든 걸 다 드릴 수 있다는 의미죠. 말하자면 사장님 애인이 돼도 좋아요.”
그때 김태영이 머리를 들었지만 서연주의 말이 이어졌다.
“어차피 둘이 비공식….”
그러고 나서 조철봉의 말.
“조건을 말해 봐. 조건이 있을 것 같아서.”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게 해주세요. 정식 출근은 말구요.”
“으음. 그리고 또 있나?”
“1년간 제가 살 집을 하나 얻어 주세요. 제가 1년간 사장님 애인이 되어 드릴 테니까요.”
“1년간?”
“네. 사장님이 매일 들르셔도 돼요.”
“으음.”
“작아도 돼요. 우리 둘만 있을 곳이니까요.”
“그렇군.”
“계약 기간을 늘릴 수도 있겠죠.”
“바라는 게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차도 하나 사주세요.”
그때 녹음기의 버튼을 끈 조철봉이 정색하고 김태영을 보았다.
“물론 이 따위 유혹쯤은 코웃음을 치고 몸을 돌리는 여자도 많아.”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서연주는 이렇게 나왔다. 주변 정황도 참작해서 네가 판단을 해라.”
“예, 형님.”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한 김태영이 길게 숨을 뱉더니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하지만 전 포기 못합니다.”
“뭐라구?”
놀란 조철봉이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다그치듯 묻자 김태영이 똑바로 조철봉을 보았다.
“제가 그동안 모은 돈이 한 2억쯤 있거든요?”
“그래서?”
“그 돈으로 서연주 집 얻어주고 차 사주고 생활비 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미친놈.”
“예, 형님.”
정색한 김태영이 머리를 끄덕였다.
“제가 온전한 정신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집착이 되니까요.”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예상 밖이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조철봉이 김태영을 불러낸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김태영은 회에다 매운탕까지 맛있게 먹었는데 오후에는 별일이 없다면서
소주까지 반병쯤 마셨다.
“내가 말이다.”
씹던 음식을 삼킨 조철봉이 입을 열었을 때도 김태영은 무심했다.
그러나 조철봉이 서연주를 제 회사로 끌어들인 이야기를 시작하자 와락 긴장했다.
하지만 조철봉은 서연주하고 어제 서울호텔 바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까지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그때는 김태영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었는데 시선도 탁자에 꽂은 채 들지 않았다.
잠깐 이야기를 멈춘 조철봉이 식탁 위에다 녹음기를 내려놓았다.
라이터만한 크기여서 접시 옆에 놓인 녹음기는 얼른 눈에 띄지도 않았다.
조철봉이 녹음기의 버튼을 눌렀다.
“모두 다라구?”
조철봉이 묻자 서연주의 대답이 생생하게 녹음기에서 울렸다.
“네, 다요.”
편집을 해놓아서 둘의 대화는 바로 이어졌다.
“그 다라는 건 어떤 의미야?”
“제 모든 걸 다 드릴 수 있다는 의미죠. 말하자면 사장님 애인이 돼도 좋아요.”
그때 김태영이 머리를 들었지만 서연주의 말이 이어졌다.
“어차피 둘이 비공식….”
그러고 나서 조철봉의 말.
“조건을 말해 봐. 조건이 있을 것 같아서.”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게 해주세요. 정식 출근은 말구요.”
“으음. 그리고 또 있나?”
“1년간 제가 살 집을 하나 얻어 주세요. 제가 1년간 사장님 애인이 되어 드릴 테니까요.”
“1년간?”
“네. 사장님이 매일 들르셔도 돼요.”
“으음.”
“작아도 돼요. 우리 둘만 있을 곳이니까요.”
“그렇군.”
“계약 기간을 늘릴 수도 있겠죠.”
“바라는 게 있으면 지금 다 말해.”
“차도 하나 사주세요.”
그때 녹음기의 버튼을 끈 조철봉이 정색하고 김태영을 보았다.
김태영은 다시 식탁 위에다 시선을 내리고 있다.
“물론 이 따위 유혹쯤은 코웃음을 치고 몸을 돌리는 여자도 많아.”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서연주는 이렇게 나왔다. 주변 정황도 참작해서 네가 판단을 해라.”
“예, 형님.”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한 김태영이 길게 숨을 뱉더니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얼굴에 쓴웃음이 배어 있다.
“하지만 전 포기 못합니다.”
“뭐라구?”
놀란 조철봉이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다그치듯 묻자 김태영이 똑바로 조철봉을 보았다.
“제가 그동안 모은 돈이 한 2억쯤 있거든요?”
“그래서?”
“그 돈으로 서연주 집 얻어주고 차 사주고 생활비 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미친놈.”
“예, 형님.”
정색한 김태영이 머리를 끄덕였다.
“제가 온전한 정신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집착이 되니까요.”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예상 밖이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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