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인연(10)
(1708) 인연-19
![](http://postfiles14.naver.net/20130311_93/il0202_1362996957405sq4Wr_JPEG/2007082101032230008002_b.jpg?type=w2)
“서연주씨.”
뒤에서 김태영의 목소리가 울렸으므로 서연주는 걸음을 멈췄다.
뒤에서 김태영의 목소리가 울렸으므로 서연주는 걸음을 멈췄다.
공사 현장 사무실 밖의 복도는 혼잡했다.
내장공사 중이어서 인부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다가선 김태영이 서연주에게 말했다.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서연주는 오늘 사무실에 통역 알바를 그만둔다고 말한 것이다.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서연주는 오늘 사무실에 통역 알바를 그만둔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고는 그동안의 급료를 받고 나온 길이다.
잠자코 머리를 끄덕인 서연주가 복도 앞쪽의 빈 사무실로 앞장서 들어섰다.
넓은 사무실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곧 내장 공사가 시작되려는 것이다.
서연주가 벽 쪽에 등을 보이며 섰을 때 김태영이 물었다.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서요?”
“네.”
머리를 든 서연주가 김태영을 보았다.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어요.”
그러자 김태영이 바짝 다가와 섰다.
“저기, 그 회사 사장이 내 외사촌 형님입니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서연주가 눈만 크게 떴고 김태영의 말이 이어졌다.
“조철봉씨 말입니다. 오성상사 사장.”
그러자 서연주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서요?”
“네.”
머리를 든 서연주가 김태영을 보았다.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어요.”
그러자 김태영이 바짝 다가와 섰다.
“저기, 그 회사 사장이 내 외사촌 형님입니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서연주가 눈만 크게 떴고 김태영의 말이 이어졌다.
“조철봉씨 말입니다. 오성상사 사장.”
그러자 서연주의 얼굴이 굳어졌다.
심호흡을 한 김태영이 차분하게 말했다.
“어제 형님한테서 서연주씨 고용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우연히.”
그냥 나가려다가 우연히는 맨 나중에 붙였다.
“어제 형님한테서 서연주씨 고용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우연히.”
그냥 나가려다가 우연히는 맨 나중에 붙였다.
서연주는 이제 눈도 깜박이지 않았고 김태영이 말을 이었다.
“조건도 다 들었습니다. 계약조건 말이죠. 그만하면 좋더군요.”
“…….”
“그런데.”
이를 악물었다가 푼 김태영이 서연주를 똑바로 보았다.
“우리 형님이 서연주씨를 추천받은 게 우연이라고 생각합니까?”
서연주의 시선에 초점이 잡혔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나한테서 서연주씨 이야기를 듣고는 연줄을 통해 추천을 받은 거죠.
“조건도 다 들었습니다. 계약조건 말이죠. 그만하면 좋더군요.”
“…….”
“그런데.”
이를 악물었다가 푼 김태영이 서연주를 똑바로 보았다.
“우리 형님이 서연주씨를 추천받은 게 우연이라고 생각합니까?”
서연주의 시선에 초점이 잡혔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나한테서 서연주씨 이야기를 듣고는 연줄을 통해 추천을 받은 거죠.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어떤가를 보려는 의도였다고 하더군요.”
“…….”
“형님은 만족하신 것 같았습니다.
“…….”
“형님은 만족하신 것 같았습니다.
일을 한번 맡겼더니 유능하게 처리했다고 하시더군요.”
“…….”
“그러고 보면….”
김태영이 얼굴을 펴고 웃었다.
“나도 서연주씨 취업에 일조를 한 셈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자 서연주가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전 몰랐어요.”
“형님은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줄로만 아십니다.”
서연주의 시선을 잡은 김태영이 다시 웃었지만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시겠죠, 그럼.”
눈인사를 한 김태영은 몸을 돌리고는 사무실을 나왔다.
“…….”
“그러고 보면….”
김태영이 얼굴을 펴고 웃었다.
“나도 서연주씨 취업에 일조를 한 셈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자 서연주가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전 몰랐어요.”
“형님은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줄로만 아십니다.”
서연주의 시선을 잡은 김태영이 다시 웃었지만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시겠죠, 그럼.”
눈인사를 한 김태영은 몸을 돌리고는 사무실을 나왔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서연주는 사무실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더구나 조철봉에게 그런 제의까지 한 마당이라 심장이 벌렁벌렁했을 것이었다.
복도를 걸으면서 김태영은 어깨를 폈다.
어젯밤을 꼬박 새우면서 짠 계획이지만 제대로 성사가 될 가능성은 절반도 안 되었다.
조철봉은 아예 단념하라고 충고를 해 주었어도 간단히 손을 털지는 못하겠다.
어쨌든 내막을 안 서연주가 오성상사에 그대로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조철봉한테 그런 제의까지 제 입으로 해놓고서 어떻게 뻔뻔하게 다닐 수가 있단 말인가?
강안여자가 아닌 이상.
(1709) 인연-20
![](http://postfiles7.naver.net/20130311_22/il0202_13629973482834aPix_JPEG/2007082101032230008002_b.jpg?type=w2)
방으로 들어선 박경택이 조철봉의 앞으로 다가와 섰다.
“저기, 서연주씨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10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기, 서연주씨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10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다.
머리를 든 조철봉에게 박경택이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에 업무 설명을 해준다고 했는데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조철봉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태영이가 서연주한테 내막을 밝혔다는군. 어젯밤에 연락을 받았어.”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털어놓겠다고 하기에 내가 그러라고 했어. 그 말을 들은 서연주가 충격을 받았겠지.”
“그럼 회사에 출근할 가능성은 없겠습니다.”
박경택도 조철봉이 김태영에게 다 이야기해 준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업무 설명을 해준다고 했는데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조철봉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태영이가 서연주한테 내막을 밝혔다는군. 어젯밤에 연락을 받았어.”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털어놓겠다고 하기에 내가 그러라고 했어. 그 말을 들은 서연주가 충격을 받았겠지.”
“그럼 회사에 출근할 가능성은 없겠습니다.”
박경택도 조철봉이 김태영에게 다 이야기해 준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조철봉의 눈치를 살핀 박경택이 말을 이었다.
“김태영씨가 서연주씨한테 내막을 말해준 것은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김태영씨가 서연주씨한테 내막을 말해준 것은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냥 두었다면 서연주씨하고의 기회는 멀어졌을 테니까요.”
“그놈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어.”
입맛을 다신 조철봉이 경택을 보았다.
“서연주를 떼어놓고 다시 시작하려는 모양이야.”
“어쨌든 회사에 나오지 못하게 된 서연주는 당장에 묵을 곳도 없게 되었으니까요.”
박경택이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유혹에 약해지지요.”
조철봉이 머리만 끄덕였으므로 박경택은 방을 나갔다.
“그놈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어.”
입맛을 다신 조철봉이 경택을 보았다.
“서연주를 떼어놓고 다시 시작하려는 모양이야.”
“어쨌든 회사에 나오지 못하게 된 서연주는 당장에 묵을 곳도 없게 되었으니까요.”
박경택이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유혹에 약해지지요.”
조철봉이 머리만 끄덕였으므로 박경택은 방을 나갔다.
김태영이 서연주에게 털어놓은 것은 모두에게 잘된 일이었다.
조철봉도 서연주의 제의를 듣고 나서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빨려들어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본래 김태영을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서연주를 데려와 알아보려고 했던 것이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슬슬 건드리다가 이 지경까지 와버렸다.
그러나 그날 오후 5시 무렵이 되었을 때 조철봉은 서연주의 전화가 왔을 때
저도 모르게 긴 숨을 뱉었다.
답답했던 가슴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안도의 한숨이다.
“저기요, 사장님.”
서연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김태영씨 만나서 다 들었어요.”
“어, 그래?”
이럴 땐 모른 척하는 것이 상수였으므로 조철봉은 시치미를 떼었다.
“무슨 말인데?”
“제가 추천받은 내막요. 절 알아보려고 회사로 데려오셨다면서요?”
“어, 그래?”
“김태영씨한테 제가 내놓은 조건까지 다 말씀해 주셨어요?”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서연주씨한테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그렇게는 믿었지만 혹시나 해서.”
“그래, 회사는 안 나올 건가?”
“어떻게 나가요?”
서연주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띄워졌다.
“김태영씨한테 엮이기는 싫거든요.”
“그렇게 싫어?”
“점점 더….”
하고 나서 서연주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자꾸 억지로 만든 인연이 나올수록 더 지겨워지는 거 있죠?”
“태영이만 한 남자도 없는데.”
“인연이 닿지 않는가 봐요.”
그러더니 서연주의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저기요, 사장님.”
“응?”
“김태영씨를 떠나서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면 만날 수 있어요.”
조철봉은 숨을 멈췄고 서연주의 말이 이어졌다.
“저도 이제 사장님이 망설이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저기요, 사장님.”
서연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김태영씨 만나서 다 들었어요.”
“어, 그래?”
이럴 땐 모른 척하는 것이 상수였으므로 조철봉은 시치미를 떼었다.
“무슨 말인데?”
“제가 추천받은 내막요. 절 알아보려고 회사로 데려오셨다면서요?”
“어, 그래?”
“김태영씨한테 제가 내놓은 조건까지 다 말씀해 주셨어요?”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서연주씨한테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그렇게는 믿었지만 혹시나 해서.”
“그래, 회사는 안 나올 건가?”
“어떻게 나가요?”
서연주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띄워졌다.
“김태영씨한테 엮이기는 싫거든요.”
“그렇게 싫어?”
“점점 더….”
하고 나서 서연주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자꾸 억지로 만든 인연이 나올수록 더 지겨워지는 거 있죠?”
“태영이만 한 남자도 없는데.”
“인연이 닿지 않는가 봐요.”
그러더니 서연주의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저기요, 사장님.”
“응?”
“김태영씨를 떠나서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면 만날 수 있어요.”
조철봉은 숨을 멈췄고 서연주의 말이 이어졌다.
“저도 이제 사장님이 망설이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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