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535. 동반자(10)

오늘의 쉼터 2014. 9. 20. 19:30

535. 동반자(10)


(1659) 동반자-19




김정산을 호텔 로비까지 따라갔다가 나온 조철봉은 현관에서 강성욱을 기다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강성욱이 다가온 것은 5분쯤 후였다.

“김선생은 방에 들어가셨습니다.”

조철봉이 말하자 강성욱이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갑중은 차로 돌아가 있었으므로 조철봉은 혼자였다. 

“받더군요.”

던지듯 말한 조철봉이 강성욱의 시선을 받더니 풀썩 웃었다. 

“백만불이 든 가방을 가져갔습니다.” 

“백만불.” 

강성욱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조철봉을 보았다. 

“순순히 받던가요?”

“받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러겠다고 하더군요. 거부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상을 했던 게지.”

“그랬겠지요.”

정색한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그 돈을 지난번처럼 위에다 보고하고 바치건 말건 어쨌든 받은 건 받은 겁니다.”

강성욱은 눈만 크게 떴다. 

“그 돈이 사례비 명목인 줄 아는 이상 누가 먹든간에 돈은 먹은 거죠.”

그러고는 조철봉이 다시 웃었다.

“앞으로는 더 수월하게 될 겁니다.” 

“그렇군.”

쓴웃음을 지은 강성욱이 머리를 끄덕였다. 

“말이 되네. 그럼 조사장님 작업이 성공한 셈이군요.” 

“북한하고 진정한 동반자가 되려면 서로의 관습을 이해해 줘야지요. 

 

화정 마담이 미스 윤을 준비시킨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지.”

다시 강성욱이 머리를 끄덕였을 때 조철봉이 바짝 다가섰다. 

 

웃음 띤 얼굴이었지만 불빛에 반사된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차 준비를 시키려고 잠깐 나가서 마담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조철봉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미스 윤을 어디서 데려왔는지 아십니까?”

“글쎄요.”

“미스 윤은 탈북자입니다.”

“에?”

놀란 강성욱이 눈을 크게 떴을 때 조철봉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그래서 장군님 가계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 거죠. 

 

북한에서 자랐으니까 당연한 일이지요.”

“저런.”

“마담은 북한 사람 접대를 위해서 탈북자 출신 미인을 여러명 확보하고 있다는군요. 

 

탈북자가 많아서 미모에 수준을 갖춘 선수들이 꽤 있답니다.”

“과연 화정이군.”

감탄한 강성욱이 길게 숨을 뱉었다.

“자, 그럼….”

손목시계를 내려다본 조철봉이 발을 떼며 말했다. 

 

밤 11시반이 되어 있었다.

“저는 약속이 있어서 이만.”

“아아.”

강성욱이 머리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손을 내밀면서 강성욱이 말했다.

“덕분에 우리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 일이 어떤 내용인지 조철봉은 모른다. 

 

다만 김정산은 이렇게 조철봉이 강성욱에게 보고한다는 것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을 것이었다. 

 

따라서 강성욱에게도 자연스럽게 부담을 느껴야 정상이다. 

 

이미 얽힌 것이다. 

 

차로 다가간 조철봉이 갑중에게 말했다.

“자, 너희들은 돌아가. 난 따로 약속이 있으니까 말이야.”


(1660) 동반자-20




이영혜는 로즈호텔 라운지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손님은 그녀 한사람 뿐이었다. 

 

밤 12시10분이다. 

 

로즈호텔은 논현동 뒤쪽 길에 새로 생긴 별 네개짜리 호텔로 깨끗하고 아담했다. 

 

조철봉이 자주 들르는 곳이어서 프런트 직원들은 다 안다.

“일 끝나셨어요?”

조철봉이 다가가자 영혜가 일어서며 웃었다. 

 

보조개가 예쁘게 드러났고 눈도 초승달처럼 굽혀졌다. 

 

옷을 갈아 입었는데 흰색 티셔츠에 진 바지 차림이었고 운동화를 신었다. 

 

방에서 볼 때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조철봉에게는 지금이 더 자극적이었다. 

 

영혜는 스물넷에 화정에 나간지 만 일년이 되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나온 후에 1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때려치우고 이 길로 들어선 경우였다. 

 

물론 화정의 스카우터가 영혜를 미용실에서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 그냥 방으로 가요.”

영혜가 말했으므로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앞장을 선 영혜가 조철봉에게 물었다.

“제가 키 받을까요?”

“아니, 됐어.”

조철봉이 프런트로 다가가 서자 프런트 직원이 잠자코 키를 내밀었다. 

 

인적 사항을 알고 있는 터라 적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설 때까지 10초도 안 걸렸으므로 영혜가 다시 웃었다.

“단골이신 모양이네.”

로비는 텅 비었고 엘리베이터에도 그들 두사람 뿐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을 때 영혜가 조철봉의 팔짱을 끼었다.

“전 여기서 자고 갈테니까 사장님은 일 끝내고 그냥 가셔도 돼요.”

“이런.”

풀썩 웃은 조철봉이 방문 앞에서 키를 꽂아 문을 열었다.

“가려운 곳만 골라서 긁어주는구나.”

“부담을 덜어 드리려는 거죠.”

방 안으로 들어선 영혜가 둘러보더니 탄성을 뱉었다.

“별 네개짜리 치고는 훌륭하네요.”

“넌 특급만 다녔어?”

“꼭 그렇지도 않아요.”

그러면서 영혜가 신발과 바지를 벗었다.

“갑갑해서 그래요.”

팬티 차림이 된 영혜의 하반신은 육감적이다. 

 

허벅지는 생고무처럼 탄력이 느껴졌으며 종아리의 곡선도 그린 것처럼 미끈했다. 

 

양탄자를 딛고 선 맨발은 섬세했다. 

 

영혜가 셔츠 끝자락을 쥐더니 조철봉을 보았다.

“저, 셔츠까지 벗어도 될까요?”

“그래.”

저고리를 벗으면서 조철봉이 웃었다. 

 

영혜와 몇년쯤 같이 산 것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자연스럽다. 

 

물론 영혜가 조성한 결과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영혜가 셔츠를 벗은 순간 조철봉은 숨을 멈췄다. 

 

알몸인 상반신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담하게 솟은 젖가슴이 당당하게 자리 잡았고 젖꼭지는 발딱 솟았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영혜가 오히려 정면으로 서더니 씨익 웃었다.

“저, 항상 노브라예요.”

“예쁘다.”

조철봉이 영혜의 몸을 훑어보며 말했다.

“몸매가 균형이 잡혔다. 아주 좋아.”

“팬티도 벗을까요?”

“아니, 그만하면 됐어.”

“너무 뻔뻔해요?”

“자연스럽다.”

그러자 영혜가 냉장고로 다가가더니 이쪽에 엉덩이를 보이며 문을 열었다. 

 

엉덩이의 곡선을 본 조철봉이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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