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 동반자(11)
(1661) 동반자-21
“먼저 씻을게.”
소파에서 일어선 조철봉이 욕실로 다가가며 말했다.
영혜의 엉덩이를 본 순간 욕정이 불끈 솟았기 때문에 한 호흡 늦추려는 수작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감동이 없는 섹스는 짐승의 교접이나 같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늦추고 미루며 사전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감동을 배가시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랫도리만 벗고 행사를 치른 적도 있지만
그것 또한 사전에 충분히 달아오르게 만든 후였다.
조철봉이 샤워기의 물줄기를 머리끝부터 맞고 서 있을 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영혜가 들어섰다.
영혜는 팬티까지 벗은 알몸이었지만 어느 곳도 가리려고 하지 않은 채 다가왔다.
검고 짙은 숲과 붉은색 골짜기를 본 순간 조철봉의 가슴이 다시 뛰었다.
“같이 씻어요.”
물줄기 밑에 마주보고 선 영혜의 머리가 금방 물에 젖었다.
“있죠?”
하고 영혜가 조철봉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아 안으면서 웃었다.
물줄기 때문에 눈을 거의 감고 있어서 흰 이만 드러났다.
“강지현이가 사장님을 어떻게 묘사한 줄 아세요?”
강지현은 1년 전에 화정에서 만났던 파트너였지만 조철봉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영혜가 말을 이었다.
“사장님은 섹스에 대해서 초절정 고수라고 했어요.
그 말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러더니 영혜가 손으로 조철봉의 철봉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
“굉장하네요.”
영혜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섹스는 좀 했지만 한번도 초절정 고수를 만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좋다는 절정을 아직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조철봉은 잠자코 비누를 집어 몸에 비누질을 했다.
그러자 영혜가 비누를 뺏어 들더니 비누질을 해주면서 말을 이었다.
“이런 이야기는 하면 안되고 듣고 화를 내실 수도 있지만
사장님한테는 그냥 하고 싶었어요.”
“…….”
마담이 사장님한테는 있는 그대로 마음속에 품은 말을
해도 된다고 하셨기 때문이기도 해요.“
“마담이 그래?”
“네, 꾸미지만 말라고.”
“흐응.”
“저, 손님하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옷부터 벗은 건 오늘이 첨이거든요?”
철봉에 비누질을 한 영혜가 두손으로 문질렀다.
야릇한 쾌감을 받은 조철봉의 입에서 옅은 탄성이 뱉어졌다.
“저도 비누질해 주세요.”
그때 조철봉의 손에 비누를 쥐어주면서 영혜가 말했다.
“거기에다 비누질을 하고 문지르면 아주 좋아져요.”
조철봉의 손을 끌어 제 숲에 대면서 영혜가 웃었다.
“가끔 욕실에서 거기에다 비누 묻히고 자위를 할 때도 있어요.”
“넌 좀 웃기는 애다.”
했지만 조철봉은 영혜의 숲부터 비누질을 하고 나서 손으로 문질렀다.
“아, 좋아.”
영혜가 눈을 감더니 상체를 조금 젖히면서 탄성을 뱉었다.
물줄기를 조금 벗어나 있는 터라 상기된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좀 세게 해도 돼요.”
영혜의 주문을 받은 조철봉이 씩 웃었다.
(1662) 동반자-22
방으로 돌아왔을 때 둘의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고 더 이상의 자극은 필요없을 정도가 되었다.
침대에 누웠을 때 영혜가 조철봉의 가슴에 안기면서 물었다.
“어떻게?”
조철봉은 대답 대신 상반신을 일으켜 영혜를 내려다보았다.
영혜가 두손으로 조철봉의 목을 감아 안으면서 다리를 벌렸다.
밝은 불빛 아래 상기된 영혜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시선이 마주치자 영혜가 활짝 웃었다.
흥분과 기대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조철봉은 망설이지 않고 천천히 진입했다.
그 순간 영혜가 와락 얼굴을 굳히더니 조철봉을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안간힘을 쓰듯이 말했다.
“좋아요.”
지금까지 수백번의 경험을 쌓았지만 단 한번도 똑같은 경우가 없다.
같은 침대를 쓰는 이은지와도 그럴진대 다른 여자하고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영혜의 경우는 유별났다.
신음이나 탄성 대신 제법 또렷하게 상태를 말해준 것이다.
조철봉은 영혜의 샘이 꿈틀거리며 반응을 해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강한 압박과 함께 사지가 뒤틀리면서 엉켜 오는 것이다.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문 조철봉은 눈을 부릅떴다.
그러자 이쪽을 올려다보는 영혜의 시선과 마주쳤다.
영혜의 두 눈은 번들거리고 있었다.
시선은 똑바로 향하고 있었지만 초점이 멀다.
조철봉의 눈을 통과해서 뒤쪽을 보는 것 같다.
“첨이야, 이렇게 좋은 건.”
허덕이며 영혜가 신음처럼 말했다.
그동안에 허리를 틀면서 조철봉의 움직임에 맞췄는데 자주 어긋났다.
그것을 깨달았는지 지금은 조철봉의 리듬을 따르려고 노력 중이다.
“정말 너무 좋아.”
영혜가 턱을 치켜들면서 소리쳤으므로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이미 영혜의 샘은 넘쳐 흘렀고 뜨거웠다.
반응을 보면 조금 후에 터진다.
조철봉은 머리를 들고 앞쪽의 벽을 보았다.
“아아, 나, 해도 되죠?”
마침내 영혜가 소리쳐 물었지만 조철봉은 모른 척했다.
같이 휩쓸리면 일단은 좋겠지만 영혜에게 더 큰 쾌락을 선사해주기가 어려운 것이다.
대답 대신 영혜의 몸을 더 세차게 공략하자 마침내 터졌다.
영혜가 몸을 웅크렸다가 펼치면서 비명 같은 탄성을 내질렀고
곧 조철봉의 몸에 빈틈없이 매달렸다.
그러나 조철봉은 멈추지 않았다.
영혜의 쾌감을 오래 지속시켜 주려는 것이다.
이윽고 영혜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늘어졌을 때 조철봉이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가만 있어도 돼.”
아직 둘의 몸은 붙은 상태였다.
기진한 채 앓는 소리를 가쁜 숨과 함께 뱉던 영혜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러나 눈의 초점은 아예 잡혀 있지 않았다.
조철봉은 다시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다시 달아오를거야. 그때까지 가만 있어도 돼.”
영혜의 젖은 몸속에서 다시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조철봉이 말했다.
긴장이 풀려 맥박만 크게 뛰던 샘 안이 차츰 정돈되는 느낌이 왔다.
“아유우.”
이윽고 영혜가 조철봉의 어깨를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또 좋아지고 있어요.”
입에서 쇳소리를 내면서 영혜가 말했다.
“이번에는 죽을 것 같지만 해줘.”
영혜가 다리를 들어 조철봉의 하반신을 감았다가 풀면서 말했다.
그때 문득 조철봉은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행복감이다.
행복감은 순간에 왔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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