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 동반자(3)
(1645) 동반자-5
“네임.”
하고 조철봉이 묻자 여자가 이를 드러내며 소리없이 웃었다.
그 순간 조철봉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여자한테서 감동을 받았을 때의 현상이다.
특히 성적 감동을 받으면 목구멍이 좁혀지는 느낌으로 이어지는데 바로 지금이 그렇다.
목구멍이 좁혀진 것 같아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류지.”
여자가 그렇게 대답했다. 이름이 류지라는 것이다.
조철봉이 엄지 손가락을 굽혀 제 가슴을 가리켰다.
“조.”
이 정도의 영어는 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숱하게 외국 여자를 만났지만 말이 안 통해서
행사를 못 치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말 한마디 안해도 할 건 다 했다.
좌우에 앉은 최갑중과 송기태는 열심히 제 파트너한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갑중은 진짜로 열심이었지만 기태는 건성이다.
오직 조철봉을 외면하는 것만 신경을 쓴다.
“너, 처녀?”
하고 조철봉이 손가락으로 류지의 샘을 가리킨 다음 엄지를 내밀어
하나라는 시늉을 했지만 이건 안 통했다.
류지가 눈을 깜박이며 조철봉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류지는 민얼굴이다.
그런데도 매끄럽고 윤기까지 난다.
붉은 입술은 물기를 머금었고 눈도 살짝 젖었다.
류지는 원피스 차림이었는데 가슴 사이의 선만 약간 드러났다.
그러나 치마 밑으로 드러난 종아리는 알맞게 통통했다.
불끈 욕정이 치솟은 조철봉이 팔을 뻗쳐 류지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과연 탄력이 있다.
허리 살은 단단했지만 용수철처럼 튕겨 나갈 것 같았다.
“류지.”
조철봉이 부르자 류지는 시선을 주었다.
“너, 이거.”
하고 조철봉이 손가락 끝으로 류지의 샘 윗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류지가 두 다리를 오므리더니 긴장했다.
그때 조철봉이 다시 엄지를 내세워 제 가슴을 가리켰다.
“미, 훠스트?”
이 정도면 훌륭한 표현이다.
아이큐가 염소 정도만 되면 알아들을 것이다.
그 순간 류지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부끄럽다는 표현이다.
그때 송기태가 힐끗 이쪽을 보았다가 시선을 돌렸다.
조철봉이 류지의 손을 잡아 내리면서 또 물었다.
이번에는 제 사타구니와 류지의 샘을 번갈아 가리키며 물은 것이다.
“퍼스트 타임?”
조철봉은 정색하고 있었다.
별로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대학 졸업장도 있고 중·고등학교 6년간 영어는 꾸준히 배웠다.
그놈의 문법, 형용사, 부사, 관사, 접속사, 만날 시험을 쳤고 만날 공부를 했지만
말로 하자면 딱 막힌다.
조철봉이야 비위가 강해서 이 정도지 다른 놈들은 이런 짓도 못한다.
그때 류지가 머리를 끄덕였다.
이해한 것이다.
마침내 의사 소통이 되었다.
조철봉의 철봉과 류지의 샘이 처음 상면한다는 표현이다.
그래서 조철봉은 더 파고들었다.
이왕이면 철저하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유.”
하고 조철봉이 손끝으로 류지의 가슴과 샘을 번갈아 가리켰다.
류지가 긴장한 표정으로 조철봉을 보았다.
“류지, 디스.”
조철봉이 류지의 샘을 정통으로 겨누었다.
옆쪽에서 갑중이 여자의 어디를 건드렸는지 비명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났다.
조철봉이 정색하고 물었다.
“퍼스트 타임?”
그러자 류지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1646) 동반자-6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때 동남아지역에서 특별한 관광을 즐기는 무리가 있었다.
이른바 섹스 관광으로 처녀를 따먹고 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미성년자들이라고 했다.
하긴 어린 나이일수록 처녀일 확률이 높고 동남아 지역은 미성년자 구분이 애매해서
그쪽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철봉은 그 짓에 별로 관심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부류에 대해서 이해는 갔다. 오죽 처녀에 대해서 한이 맺혔으면 보따리 싸들고서
일편단심으로 이역만리를 날아가 거금을 내고 그 짓을 할까 하는 동정심도 일어났다.
그런데 처녀하고의 섹스라니,
조철봉의 입장에서 보면 그놈들은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놈들이었다.
돈을 주고 처녀를 사서 섹스를 즐길 꿈을 꾼다면
그놈은 우물에 가서 숭늉 기다리는 놈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그놈은 미친놈이다.
변태나 정신병자인 경우를 빼고 섹스 관광을 하는 놈의 목적도 오직 하나,
지금까지 한번도 겪지 못한 처녀와의 섹스,
그런 호기심의 충족일 뿐인 것이다.
조철봉은 어깨를 늘어뜨리며 길게 숨을 뱉었다.
류지는 아름답고 섹시했다.
스물둘이라고 했는데 몸도 무르익었다.
거기에다 처녀라니, 처녀 관광을 온 놈들이 류지를 만났다면 환장을 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처녀도 따먹고 섹스도 즐길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일 테니까.
“류지, 하우 머치?”
하고 조철봉이 불쑥 물었으므로 류지가 긴장했다.
몸을 굳히고는 조철봉을 빤히 바라보았는데 눈동자도 흔들리지 않는다.
심호흡을 한 조철봉이 마침내 송기태에게로 머리를 돌렸다.
이제 한계가 왔다.
“돈 얼마 모아서 뭘 할거냐고 물어봐.”
“예, 사장님.”
딴전을 피우고 있었지만 조철봉이 머리를 돌리자마자
눈을 맞춘 송기태가 류지에게 크메르어로 물었다.
류지가 머뭇대더니 대답을 했고 기태가 다시 조철봉에게 말했다.
“3천달러쯤 모으면 시골 학교에다 교실 두칸하고 돼지를 기를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만 모아서 시골에 내려갈 작정이라고 하는군요.”
“가서 애들 가르친다구? 돼지 기르면서 말이야?”
조철봉이 묻자 기태가 통역을 하더니 류지의 말을 옮겼다.
“예, 산골 마을에 애들이 1백명쯤 있다는군요.
돼지는 20마리만 기르면 애들 간식비하고 학비를 충분히 댈 수가 있다고 합니다.”
“훌륭하군.”
입맛을 다신 조철봉이 혼잣소리처럼 말했으므로 기태는 통역하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듣던 갑중이 말했다.
“도대체 정부는 뭘하고 얘가 나서서 이러는 거야? 국회의원이라도 나간대?”
기태가 이거 통역해야 하나 마나 하는 표정으로 조철봉의 눈치를 살피다가 입을 다물었다.
갑중이 다시 투덜거렸다.
“괜히 돈 뜯어내려고 수단 부리는 거 아냐?
이거 젠장, 그럼 얘는 병원 차린다고 할지 모르겠구먼.
그저 처음부터 듣지 않았어야 되는데.”
그때 류지가 기태에게 말했다.
차분한 표정으로 열심히 말했는데 머리를 끄덕이며 듣고 난 기태가 조철봉에게 통역했다.
조금 당황한 듯 기태의 눈동자가 흔들렸고 말도 더듬었다.
“저기, 류지는 솔직하게 말해서 처녀가 아니랍니다.
어제 여기 처음 왔는데 주인하고 어젯밤 잤답니다.
예, 두번 했답니다.”
그러자 조철봉이 잇사이로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내 복에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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