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솔롱고스(9)
(1434) 솔롱고스-17
조철봉으로서는 혼신의 노력을 다 하는 셈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 도중에도 수없이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을 중지하고
쾌락의 흐름에 동참하고 싶은 욕망이 굴뚝처럼 치솟았다.
같이 흐느끼고 탄성을 뱉으면서 폭발하고 싶은 욕망이다.
그러나 아까 말한 대로 신은 남자에세 업보를 주셨다.
제 좋을 대로 같이 즐길 수 없도록 만들어주신 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이 세상 남자들의 대부분은 여자들로부터 배척을 당할 것이 틀림없다.
쉽게 말해서 남자가 제 멋대로 즐긴다면 여자는 아예 달아오르지도 않을 것이다.
통계를 낼 것도 없이 철봉은 샘 안에서 길어야 1~2분 정도의 마찰만으로 폭발하게 되어 있다.
혈기왕성한 철봉일수록 그 기간은 단축된다.
생각해 보라.
10여초 만에 발사되는 그 우람한 대포들을,
이건 기습전도 속전속결이 필요한 인질 구출작전도 아닌 것이다.
세상 여자들은 10초만의 거대한 대포보다 한 시간짜리 불딱총을 더 좋아한다.
“아아아아.”
요기의 길고도 굵은 탄성이 초원의 어둠 속에 퍼졌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진 요기가 조철봉의 몸에 빈틈없이 매달리며 내지르는 탄성이었다.
요기는 이제 몽골어로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것은 이제 천국의 문턱에 닿으려고 한다는 시늉이 분명했다.
“래그, 라싸 싸.”
이제는 힘차고 빠르게 철봉을 움직이면서 조철봉도 소리쳐 말했다.
“려버싸 야기요.”
‘요기야, 싸버려’라고 머릿속에서 말을 거꾸로 뒤집어 뱉는 동안에
철봉의 마찰로 전해져 올라오는 그 지독한 쾌감이 뇌에 닿는 순간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쾌감은 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른바 차단 작전이다. 때로는 현 정국을 걱정하고 오일값을 염려할 때도 있고 고등학교 교가를
거꾸로 부르면서 뇌에 전해지는 쾌감을 막아온 것이다.
이 얼마나 애끓는 정성인가?
“고이아 다는죽나.”
하면서 조철봉이 안간힘을 쓰면서 다시 철봉을 일곱번이나 진퇴했을 때 요기가 터졌다.
그렇게 차단하고 차단했어도 그만큼 철봉에 전해지는 요기의 마찰 쾌감은 강력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아이고 나죽겠다’라는 말이 터져 나왔겠는가?
그것을 거꾸로 뒤집어 말하는 순간이 조철봉의 한계였다.
더 이상 가면 조철봉도 터진다.
“아악, 악.”
하고 요기가 터지면서 조철봉을 부둥켜안았는데 땀에 젖어서 마치 욕조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몸이 와락 오그라진 느낌이 들었다.
온몸을 굳히면서 잔뜩 굽혀진 것이다.
“아아아아.”
다음 순간 요기는 또 환성을 지르면서 온몸을 폈다.
그러고는 폐가 찢어질 것처럼 가쁜 숨을 뱉더니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숨소리에 섞여 신음이 흘러나왔다.
조철봉은 수많은 절정을 겪어 보았지만 지금만큼 강하고 산뜻하며 감동적인 장면은 처음이었다.
비록 자신은 함께 터지지 못했지만 이 장면을 겪는 남자의 자긍심은 산도 허물 것처럼 대단할 것이다.
이 자긍심이야말로 조철봉이 머리를 젖히며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때 요기가 다시 조철봉의 가슴에 파고 들더니 응응대며 울었다.
아직도 숨은 가팔랐고 몸은 그대로 합쳐져 있다.
요기는 이제 절정에서 내려와 여운을 즐기는 중이었다.
그래서 조철봉은 허리를 천천히 비틀다가 진퇴 운동을 해주었다.
“아아아.”
요기가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1435) 솔롱고스-18
밤이 깊어지면서 초원은 더욱 무거운 정적에 잠겼다.
조철봉은 요기가 두 번의 절정에 오르도록 해 주었는데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는 지났을 것이다.
두 번째 절정의 여운이 끝났을 때 조철봉은 몸을 뗐는데 그순간 추위가 느껴졌다.
“춥다.”
상반신을 일으켜 앉으면서 조철봉이 말했다.
“들어가자.”
양털 모포만 들고 게르를 향해 나란히 걸을 때 발이 이슬에 젖었다.
어느덧 초원 위에 이슬이 덮여 있었던 것이다.
게르 안으로 들어선 조철봉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터졌다.
아늑하고 따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원 위에서 요기와 나눈 정사는 아직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별 무리에 쌓인 채 몰두했던 그 순간이 바로 조금 전이었는데도 꿈속처럼 느껴졌다.
배경이 아름다운 명화 속에 둘이 뛰어들었다가 나온 것 같았다.
“더운물이 나와요. 씻으세요.”
하고 요기가 갈아입을 새 가운을 들고 말했으므로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요기, 같이 씻자.”
“네, 아저씨.”
요기가 금방 대답하더니 가운을 그자리에서 벗어 발밑으로 떨어뜨렸다.
가스등 빛에 알몸이 환하게 드러났는데도 요기는 당당하게 서 있다.
가운을 벗은 조철봉이 요기의 어깨를 감싸안고는 샤워장 안으로 들어섰다.
위에 붙은 샤워기 꼭지를 비틀자 온수가 쏟아져 내렸다.
그것이 재미있는지 요기는 조철봉의 허리를 감싸 안고 바짝 붙었다.
둘은 알몸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부둥켜안은 채 샤워를 했다.
그저 머리 끝에서부터 물을 뒤집어쓴 것이다.
“요기.”
요기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쥔 조철봉이 귓불에 입술을 붙이고 불렀다.
“예, 아저씨.”
“아까 섹스 좋았다.”
“저도 최고였어요.”
“최고라니?”
그러자 요기가 몸을 비틀어 더 깊게 파고들었다.
“제일 좋았다고요.”
그러더니 덧붙였다.
“그런 것 처음이에요.”
“처음이야?”
“예, 한번도 그렇게 좋은 적 없었어요.”
말을 정확하게 하려는 듯이 요기가 또박 또박 천천히 말했다.
“너무 좋았어요.”
그때 조철봉은 아래 철봉이 다시 팽창한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철봉은 지금 요기의 다리 사이에 끼워져 있는 것이다.
불뚝 철봉이 솟아오르자 놀란 요기가 주춤하더니 금방 다시 몸을 붙였다.
“또.”
하면서 요기가 붉어진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
두 눈이 가스등 빛을 받아 반짝였다.
물 투성이가 된 얼굴은 어린애 같다.
“요기, 나가자.”
샤워기의 물을 끈 조철봉이 요기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제가 닦아 드릴게요.”
타월을 쥔 요기가 조철봉의 몸부터 닦아 주었으므로 조철봉도 타월을 집었다.
그러고는 서로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었다.
밤이 깊어서 게르 안에서는 둘의 숨소리까지 들렸다.
초원 위에서 짐승 울음소리가 아까부터 희미하게 울리고 있었다.
“저, 아저씨 좋아해요.”
몸을 다 닦아준 요기가 두 손으로 철봉을 감싸 쥐더니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고는 몸을 굽혀 철봉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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