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장군의 아들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35

오늘의 쉼터 2014. 8. 28. 07:56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35  

 

 

현재 인천의 어느 위치에 있었던 것인지 미처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인천 번화가에 자리하고 있던 애관극장에서는 마침 일본의 검객 영화

〈주신꾸라(忠臣藏)〉가 상영되고 있었다.

검객 영화란 한마디로 일본의 칼 싸움 영화로,

흔히 ‘잔바라 영화’ 또는 ‘잔잔바라바라 영화’라 했다.

서울 동대문 시장의 건달패 가운데, 하도 싸움을 좋아해서 ‘잔잔바라바라’라는

별명을 가진 자가 있었다고 한 것은 이미 소개한 대로다.

이야 어찌 되었거나, 당시 〈주신꾸라〉란 영화와 〈단게사젠(丹下左膳)〉이란

칼 싸움 영화가 상영되면 언제나 극장은 대만원을 이루었다.

1년에 한 번씩 재상영을 해도 극장은 언제나 터질 듯한 만원 사례였다.

비단 일본 사람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 사람에게도 인기가 있었고

특히 주먹패들이 좋아했다.

김두한도 칼 싸움 영화라면 몇 번씩 되풀이해서 보아도 싫증을 내지 않았다.

〈주신꾸라〉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처형된 자신의 영주(領主: 殿樣)의 복수를,

그의 충신들인 오이시 요시오(大石良雄) 이하 47명의 부하가 갖은 고생 끝에 갚게 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영화다.

그것이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는 협객패들에게 인기가 없을 수 없었다.

필자 자신도 소년 시절 주변의 이목을 두려워하면서,

가슴을 졸여 가며 〈주신꾸라〉를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의 주연은 오가와 우찌덴지로(大河內傳次郞)였다.

〈주신꾸라〉와 맞먹을 정도의 인기가 있었던 〈단게사젠〉을 필자는 미처 구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게사젠〉의 극장 간판만 보고도 가슴이 두근거렸었다.

흑두건(黑頭巾) 또는 백두건(白頭巾)을 쓴 검객의 얼굴만 보고도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단게사젠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눈썹 위에서부터 눈 아래까지 길게 칼자국이 나 있었으며,

입술은 자칫 삐쭉거리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라시 간주로(嵐寃壽郞)란 배우가 흔히 주연을

도맡았으며, 그저 ‘아라깐’이란 애칭으로 통했다.

얘기가 옆길로 샌 듯싶지만, 이를 굳이 덧붙이고 지나가는 까닭은

곧 등장하게 될 인천의 거물에 바로 단게라는 사나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서울 영등포에 건재하고 있다고 하여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만나보려 했으나

끝내 만나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튼 그의 눈도 눈썹부터 길게 칼자국이 나 있어,

단게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날 애관극장에선 인기 영화 〈주신꾸라〉가 상영되고 있었다.

극장 주변에는 으레 주먹패·건달패가 꾀어들게 마련이지만,

특히 영화가 영화이니만큼 많은 주먹패들이 모여들었을 것이었다.

아직 오후가 되기에는 일러서,

첫 상영 시간이 멀었는데도 극장 앞은 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엿장수, 과자장수,

말린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가슴에 메고 문어 다리를 끊어 파는 장사치 등

별의별 잡상배가 들끓었다.

그뿐만 아니라 소매치기며 네다바이꾼들도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극장 앞 잡답 속으로 김두한 일행 셋은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

종로꼬마와 머리 빠진 개고기가 앞장섰고,

김두한은 그 뒤를 따라 어슬렁거리는 듯 걸었다.

종로꼬마 이상욱은 말할 것 없고, 머리 빠진 개고기도 몸집은

그다지 클 것이 없어 유난히 눈에 띌 것은 없었다.

휘저어놓은 듯한 잡답 속에서 한 떼의 청년들이 엿치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고,

심지 뽑기로 야바위꾼들이 어수룩한 손님들을 꾀느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것도 눈에 띄었다.

“손님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이 구멍이 아니면, 저 구멍, 골라잡아서 한 구멍…….”

어쩌구 주문처럼 외어대면서, 노끈보다 굵은 작은 밧줄을 판자 위에다 놓고

휘이휘이 내젓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맨 앞에 선 종로꼬마가 호기심 섞인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심지뽑기를 하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심지뽑기가 재미있어서 다가간 것은 아니었다.

그 무리 속에 제법 단단해 뵈는 굵직한 사나이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철이기는 했지만, 소매가 없는 러닝셔츠를 입고 있는 사나이.

땅딸막한 키에 어깨가 떡 벌어져 있었고, 뭉실뭉실한 근육이 팽팽한 러닝셔츠를

떠뜨린 것처럼 보였다.

얼른 보기에도, 더워서 러닝셔츠 바람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육체를 과시하기 위해 벗어부치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한번 을러볼까?)

종로꼬마는 벌써 마음속으로 점을 찍어놓고 있었다.

이제 두목 김두한의 속셈을 안 이상 한번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항구 도시의 주먹패 기질이 사납다고 들었지만,

그러면 그런대로 한번 맞붙어 겨뤄보고 싶었고,

종로 바닥의 꼬마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해 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빙 둘러싸서 그 안쪽을 볼 수 없었던 종로꼬마는 발돋움을 하며 기웃거리다가,

그래도 안쪽이 보이지 않자 깡충거리며 뛰어올랐다.

그러다가 바로 옆에 선 러닝셔츠의 발등을 밟고 말았다.

실수해서 밟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시비를 하려고 짐짓 밟은 것이었다.

“엇!”

러닝셔츠가 얕은 비명을 지르면서 무서운 눈으로 종로꼬마를 노려보았다.

보아하니, 여드름만 덕지덕지할 뿐인 애송이가 아닌가.

“이 자슥이!”

러닝셔츠의 사나이는 종로꼬마를 단숨에 으스러뜨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고 앞으로 다가들었다.

“아니, 왜 그러시우?”

종로꼬마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면서,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사나이를 쳐다보았다.

입가에는 비아냥거리는 듯한 냉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남의 발등을 밟고도 사과는커녕 비실거리며 웃고 있는 애송이

꼬마에 러닝셔츠의 사나이는 열화처럼 노했다.

“이 자슥 봐라! 남의 발등을 밟고도…….”

“아니, 내가 밟았냐? 뛰어오른 내 발 밑으로 네가 발등을 디밀었지!”

종로꼬마는 슬슬 피하듯이 뒷걸음질치면서 여전히 야실대고만 있었다.


하지만 종로꼬마는 슬슬 피하는 것도 뒷걸음질치는 것도 아니었다.

실로 뛰어오를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싸움에 문답(問答)은 필요 없는 것이었다.

선수의 주먹을 날리고 기선을 잡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것을 모르고 있을 종로꼬마는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는 낯선 고장인 인천인 것이다.

주변에 인천패거리들이 우글거리고 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되도록 상대편에서 먼저 치게 하고 이쪽에서는

마지못해 상대한 것쯤으로 보일 필요가 있었다.

발을 밟은 것이 아니라 뛰어오른 발 밑으로 발등을 디밀었다는 따위의

가당치도 않은 말로 상대의 약을 올린 것도, 이를테면 그의 작전인 셈이었다.

그의 뜻대로 상대의 주먹이 날아든 것은 오히려 당연했다.

내휘두른 주먹이 종로꼬마의 턱에 작렬한 듯이 보였다.

실제로 그가 날렵하게 뒤로 물러서지 않았던들 그 주먹은 정말 그의 턱에서 터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주먹은 종로꼬마의 턱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었다.

“응? 너, 나 쳤어!”

그 한마디는 그의 선전 포고나 다름없었다.

일촉즉발의 전란이 마침내 터지려는 그 순간,

이미 터지고 있는 그 시간 김두한은 엿치기하는 것을 멍청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원래 엿치기를 좋아했던 것이다.

기왕이면 종로꼬마와 머리 빠진 개고기를 상대로 엿치기나 해볼까 하고 뒤돌아보았다.

그러나 방금까지 옆에 있었던 종로꼬마도 머리 빠진 개고기도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바라보니 저만큼서 벌써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김두한은 깜짝 놀랐으나 서두를 것 없는 걸음으로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깜짝 놀랄 것도 없었고,

걸음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은 당연했는지도 몰랐다.

싸우는 현장 앞에 김두한이 당도하기도 전에 상황은 끝나 버리고 말았으니까.

입에 거품이라도 물듯이 머리끝까지 화가 난 러닝셔츠의 사나이가 두 번째 주먹을 내휘둘렀다.

그러나 종로꼬마는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제자리에서 껑충 뛰어오르지도 않았다.

그저 제자리에 선 채 달려드는 놈의 정강이를 발길로 정확하게 걷어찼을 뿐이었다.

나뭇가지가 뚝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놈은 폭삭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것으로 상황은 끝났다.

상황이 끝나야 당연한 일이었다.

종로꼬마는 앞으로 고꾸라진 놈의 허리를 두 번, 세 번, 죽어라 하고 짓이기듯 걷어찬 것이다.

그의 얼굴은 적귀처럼 시뻘게져서, 여드름 투성이의 얼굴이 푸르죽죽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원래 그는 쓰러지거나 자빠진 자에게 더 이상 공격을 하는 일이 없었다.

그것은 비겁한 짓이라 해서 협객을 자처하는 주먹패들은 그런 비겁한 싸움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종로꼬마는 예의 없이, 쓰러져서 아무런 저항도 없는 상대를 사정도 없이

마구 밟아 짓이기고 있는 것이었다.

종로꼬마는 마구 짓밟는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밑에 깔린 러닝셔츠의 사나이는 그저 꿈틀거리기만 했지 무저항으로

그 발길질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저항을 하려야 할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최초의 일격에 벌써 허리가 빠진 듯한 타격을 입어 힘을 쓰려야 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종로꼬마는 여전히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부러지지 않은 널판자를 기어이 부러뜨리고야 말 것처럼,

이마에 지렁이 같은 힘줄을 드러내놓고 짓이기는 것이었다.

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던 러닝셔츠 사나이의 얼굴에서 소년 시절

인천을 찾았을 때 김두한과 자신에게 몰매를 가했던 놈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러닝셔츠의 사나이가 당시의 몰매를 가했던 자와 동일한 인물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종로꼬마는 그 당시의 분노가 사무쳐서 복수심이 끓어오르는 것이었다.

“아서, 아서.”

김두한이 다가와서 제지하지 않았던들 종로꼬마는 정말 그의 허리를 분질러놓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몽유병자만 같았던 종로꼬마는 김두한의 한마디에 제정신이 돌아온 듯 발길질을 멈추었다.

그리고 이마에 밴 기름 같은 땀을 손등으로 뻑 문질러내면서 헉헉거리는 숨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그놈이야.”

김두한은 종로꼬마의 말을 듣고 빙긋 웃었다.

쓰러져 있는 자가 당시 자기들에게 몰매를 가했던 무리들 중의 하나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충분히 종로꼬마의 심중을 이해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러닝셔츠의 사나이가 정말 당시의 그 패거리들의 하나였다고 한다면,

김두한 자신이었다고 하더라도 반은 죽여놓고 말았을 테니까.

그러나 김두한은 여유 있게 웃고 있을 수만도 없었고,

사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극장 앞은 대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아무리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지만 극장표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이며,

심지뽑기를 하고 있던 야바위꾼이며 장사치들이 김두한과 종로꼬마,

머리 빠진 개고기의 주위를 뺑 둘러싸며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들을 에워싼 무리들은 단순한 구경꾼들만은 아니었다.

원래가 극장 앞은 주먹패들의 소굴이었다.

서울의 극장이 그러한 것처럼 인천의 극장도 기도(매표 주임)는 주먹패들이

장악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들이 바로 극장 앞에서 벌어진 일을 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직접 목격을 하지 못했더라도 당장 보고를 받았을 것이었다.

과연 세 사람을 에워싼 무리들 가운데는 한눈으로 주먹패임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험상스럽고 굵직굵직한 놈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김두한패에 선뜻 달려들지를 못했다.

맞아 쓰러진 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방금 처참하게 당한 것을 보고 쉽사리 달려들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보아하니 애송이 같은 꼬마에게 거구의 사나이가 형편없이 당했는데,

그 뒤에는 또 하나의 건장한 사나이가 버텨 서 있지 아니한가.

군중 속에 일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수많은 무리들에 에워싸였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김두한과 종로꼬마,

거기에 머리 빠진 개고기까지 가세하여, 셋은 등과 등을 마주하듯 하고

세 방면으로 무리들과 대치했다.

이것은 싸움패들의 본능적인 방어 태세이자 공격의 태세이기도 했다.

에워싼 무리들이 어느 방향으로 공격해 오든지 맞싸울 태세인 것이다.

지난날, 소년 시절처럼 무리들에게 어이없게 얻어터졌을 때와는 달랐다.

그들은 성장한 것이다.

겁날 만큼 크게 성장한 것이다.

각자 세 방향으로 에워싸고 있는 패거리와 대치한 세 사나이의 표정은 또 제각기 사나웠다.

다소 얽어 밀감 껍질 같은 커다란 얼굴의 거구 김두한은 그 째진 듯한 눈으로

좌우를 휘둘러 무리들을 노려보았다.

이제까지 러닝셔츠의 사나이를 짓이기느라고 이마에 기름 같은 땀을 흘렸던 종로꼬마는

아직도 땀이 식지 않은 번들번들한 여드름투성이의 얼굴을 고정시켜 놓고,

좌우의 눈알만을 대굴대굴 굴리면서 언제든지 튀어오를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김두한보다는 작고 종로꼬마보다는 큰 머리 빠진 개고기는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대머리로 하여 더 험상스러워 보이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벌써 권투 선수처럼

두 주먹을 꼬나 들고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 기세에 압도당하여, 에워싼 무리들은 감히 어느 누구도 앞장서서 나서는 자가 없었다.

김두한의 발 앞에는 아직도 러닝셔츠의 사나이가 그대로 죽은 듯 나자빠져 있었다.

세 사나이를 에워싼 무리들은 어느 누구도, 나자빠져 있는 러닝셔츠의 사나이와

똑같은 꼴이 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세 사나이를 중심으로 에워싼 환(環)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좁혀 들었을 뿐이었다.

김두한은 이 경황 속에서 침착하게 생각할 여유를 잃지 않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앞장서서 싸우러 나서는 자가 없는데,

먼저 선수를 치고 나설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무리들을 헤치고 빠져 나갈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누구든 이 모양이 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비켜.”

김두한은 바로 발치 아래에 있는 러닝셔츠의 사나이를 발길로 가볍게 툭 찼다.

그러나 시선만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무리들을 노려보았다.

에워싼 무리들에게 동요의 빛이 흘렀다.

“상대를 하겠다면 언제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

커다랗게 소리친 것도 아니었다.

중얼거리듯 내뱉었을 뿐이다.

그러나 너무나 긴박한 긴장감이 감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 있는 속에서도

그의 가라앉은 목소리는 충분하게 무리들에게 전달된 듯싶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맞상대하겠다고 나서는 자가 없었다.

그러자 김두한은 마주한 정면 쪽으로 한두 걸음을 옮겨 디뎠다.

그러자 다시 에워싼 무리들이 뒷걸음질치면서 환이 보가 터진 것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