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 저런인생(14)
(1393) 저런인생-27
이제는 수엔이 움직임을 멈추고는 조철봉을 보았다.
제 방법이 서툰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조철봉은 몸을 일으키면서 수엔을 눕혔다.
성행위의 체위는 수십 가지가 있지만 정상위만도 수백 가지로 변형이 된다.
체위가 괴상하면 처음에는 자극을 받아 흥분이 증가하지만 불편해지면 분위기가 오히려 깨진다.
안 한 것보다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조철봉이 정상위의 자세를 취하자 수엔이 기다렸다.
두 눈을 감고 반쯤 벌린 입으로 가쁜 숨을 뱉고 있었다.
조철봉은 단단해져서 터질 것 같은 철봉을 먼저 수엔의 골짜기 옆쪽에 붙였다.
철봉의 힘줄이 지렁이떼가 박힌 것처럼 보였다.
“음.”
철봉을 붙이기만 했는데도 수엔은 꿈틀하면서 신음했다.
이미 여러 번 겪어본 터라 다음 단계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조철봉은 골짜기 주위로 철봉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강하고 때로는 약하게 때로는 비스듬하게 마찰 면적을 넓혔다가 좁게,
그러면서 골짜기 가깝게 갔다가 멀어진다.
“아아아.”
철봉에 집중한 수엔이 온몸을 비틀면서 탄성을 거침없이 뱉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온몸을 떨고 비틀면서도 하반신의 샘은 못에 박힌 듯 옮기지 않았다.
철봉의 산책을 맞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아. 여보.”
수엔이 언제부터 여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조철봉도 기억하지 못 한다.
아마 베트남에서 방영되는 한국 TV드라마에서 배운 것 같았다.
철봉이 이제는 골짜기에 아주 가깝게 접근했고 강도가 강해졌다.
그리고 골짜기 뒤쪽 샘의 지붕을 가끔씩 건드리고 있다.
“아앗, 앗.”
하면서 수엔이 외마디 신음을 뱉은 것은 철봉이 샘 지붕을 건드렸을 때였다.
“아아아아.”
이윽고 샘 지붕을 철봉이 여러 번 누르고 비벼 대었을 때 수엔이 허리를 비틀면서 신음했다.
그러고는 눈을 번쩍 떴지만 흐리다.
초점이 없다.
그러나 수엔이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여보. 됐어요.”
맞다. 때가 되었다.
수엔의 샘은 벌써부터 넘쳐흐르고 있었으며 뜨거웠다.
이 시점을 놓치면 내리막길이다.
조철봉은 철봉을 샘 끝에 붙였다.
그 순간 긴장한 수엔이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몸을 굳혔다.
“아악.”
철봉이 막 진입한 순간에 수엔의 입에서 비명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철봉의 진입은 근본적으로 손가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손가락은 샘 끝과 골짜기 자극용일 뿐이다.
철봉의 진입이야말로 완벽한 조화를 만드는 것이다.
조철봉은 비스듬한 각도로 철봉을 천천히 진입시켰다,
“아유우우.”
조철봉의 허리를 잔뜩 움켜쥔 수엔이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환호했다.
이 각도만으로도 수십 개의 자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철봉 각도를 다시 높이면서 끝까지 닿았을 때 수엔의 쾌감은 절정에 닿아 있었다.
만족감일 것이다.
“여보. 좋아요.”
한국어가 아무리 유창해도 지금 이 순간에는 이 단어면 훌륭하다.
이 순간에 무슨 문학할 일이 있는가?
조철봉이 다시 비스듬한 각도를 만들면서 아래쪽에 힘을 주고 철봉을 빼내었을 때
수엔은 다시 환호했다.
빼내는 시간이 길수록 환호 또한 길어진다.
그 환호는 또한 쾌감의 정도가 아니겠는가?
(1394) 저런인생-28
수엔은 또다시 쾌락의 극치를 맛보았다.
절정이라고도 하지만 그때의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표현 또한 다 달라서 그저 떨고, 굳히고, 환호하거나 흐느껴 우는 등으로 나타내는데
별이 오락가락 했다는 경우도 본 것 같다.
그날밤 수엔은 도합 네번의 절정을 맛보았다.
성행위는 두번 한 셈이었지만 각각 두번씩 절정에 올랐으니 그렇다.
새벽, 벽시계는 2시10분을 가리키고 있다.
조철봉의 가슴에 볼을 붙인 수엔이 말한다.
“이제 언제 오실 거죠?”
조철봉은 수엔의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수엔이 꼭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오가면서 언제 다시 오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그러고 보면 수엔이 이런 말은 처음 묻는다.
조금 정적이 흐른 후에 수엔이 다시 말했다.
“오빠를 통해서 당신 소식은 자주 들었죠.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당신이 어디에 계시는지도 알 수 있었으니까 불안하진 않았죠.”
조철봉은 이제 수엔의 벌거벗은 등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등뼈가 만져졌지만 피부는 매끄러웠다.
수엔도 손바닥으로 조철봉의 가슴을 가만가만 쓸었다.
“이렇게 기다리면서 살겠어요.”
수엔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더 욕심부리지 않겠어요.”
대답대신 수엔의 허리를 감아 안은 조철봉이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땀이 식은 이마는 차가왔지만 곧 수엔의 더운 숨결이 다가왔다.
수엔의 입술이 붙여졌고 꿈틀거리며 혀가 내밀려졌다.
조철봉은 갈증이 난 것처럼 수엔의 혀를 빨았다.
두번 섹스를 했는데 오늘은 두번째에 대포를 발사해 버렸다.
다른 때 같으면 참고 버텼을 것인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눈을 뜬 조철봉은 창가의 의자에 앉아있는 수엔을 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수엔은 환하게 웃었다.
수엔은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었다.
“7시가 되었어요.”
수엔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회사에 가봐야 돼요. 이래뵈도 종업원 1백명을 거느린 사람이래서.”
“그렇군.”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사장 책임이 무겁지.”
“언제 가실 거죠?”
“내일.”
“그럼 오늘밤은 제 집으로 가시지 않겠어요?”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수엔이 다시 웃었다.
“베트남에 오셨을 땐 제 집에 묵으신다는 조건 하나만 지키세요.”
“그렇게 하지.”
정색한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 약속은 지킬게. 수엔.“
그러자 자리에서 일어선 수엔이 다가와 침대 끝에 앉았다.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그래서 기준도 다 다르다고.”
이제는 수엔도 정색하고 조철봉을 보았다.
“행복의 기준은 내가 만들테니까요. 당신한테 맞춰서.”
“수엔, 나는.”
“당신은 그저.”
수엔이 손을 뻗어 조철봉의 팔을 부드럽게 쓸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갈 때 조철봉의 목구멍이 다시 막혔다.
성욕이 일어난 것이다.
갑자기 자신에게 구역질이 난 조철봉이 이를 악물었을 때 수엔의 말이 이어졌다.
“이 세상에 존재하기만 하면 돼요. 그것이 내 희망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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