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379. 이런인생(6)

오늘의 쉼터 2014. 8. 25. 20:37

379. 이런인생(6)

 

 

(1352) 이런인생-11

 

 

 

 

물론 방으로 옮긴것도 각본에 있는 순서였다.

 

여자팀과 부킹이 성사되어 합방(?)이 되면 당연히 남자팀은 그쪽 계산까지 맡는 것이 예의인 것이다.

 

가끔 술값 씌우려고 호구를 찾아 합석을 하는 아줌마 팀들이 있지만 웨이터들은 단골 손님한테는

 

신중하게 처신한다.

 

어설프게 술값 몇십만원 씌웠다가 단골을 놓칠수가 있는 것이다.

이층 방에 들어가 앉았을 때 조철봉은 한미옥을 정면으로 보았다.

 

방안의 불빛이 환한데다 바로 옆에 앉았으므로 숨소리까지 들렸다.

 

미옥은 선입견 때문인지 좀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고 엷은 입술은 야무지게 닫쳐졌다.

 

갸름한 얼굴의 중심을 가른 콧날이 곧은데다 눈이 맑았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미옥이 크게 웨이브한 파마 머리를 쓸어올리면서 웃었다.

 

흰 이가 잠깐 드러났다가 감춰졌다.

“왜 그렇게 보세요?”

미옥이 묻자 조철봉이 따라 웃었다.

“미인이십니다.”

“고맙습니다.”

아주 흔한 칭찬이지만 미인이라고 해서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방에는 노래방 기계가 갖춰졌는데 룸용 안주가 따로 나온다.

 

양주를 다시 시키고 미옥의 친구인 양인자와 오수경과 인사를 마쳤을 때

 

조철봉의 옆으로 박경택이 다가오더니 귓속말을 했다.

“한명은 곧 홀로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조철봉이 잠자코 머리를 끄덕였다.

 

경택이 다 알아서 해 놓았을 것이었다.

 

미리 웨이터와 준비를 해놓은 작업이 실패한 경우는 드물다.

 

만일 일이 안된다면 웨이터는 능력이 없는 놈이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웨이터 ‘박이사’는 40대 후반쯤의 나이로 보였는데

 

이런일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놈이 이 나이가 되도록 웨이터 노릇을 할리가 없다.

 

방에 올라온 남녀 다섯명이 양주를 한잔씩 마셨을 때쯤 해서 웨이터가 들어와

 

양인자를 데리고 나갔다.

 

한곡 추시라면서 정중하게 모셔갔지만 양인자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었다.

“사업 크게 하신다면서요?”

하고 미옥이 물었을 때는 방에 둘이 되었을 때였다.

 

폭탄주 한잔씩을 돌린 경택이 파트너를 데리고 아래층 홀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경택은 조철봉의 비서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그것이 딱 어울렸다.

 

조철봉이 웃음띤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예, 대기업은 아니지만 조금.”

“직원이 얼마나 되는데요?”

“에, 그게.”

잠깐 생각하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떠보인 조철봉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해외 사업체까지 2000명쯤 될것 같은데요.”

그러자 미옥이 눈을 둥그렇게 떴다.

 

여자들이 가장 먼저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이 제 남편이다.

 

미옥은 제 남편 김기중과 비교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했던대로 미옥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결혼을 안하셨어요?”

웨이터는 조철봉을 대기업을 소유한 미혼남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미옥의 시선을 받은 조철봉이 입을 열었다.

“아직 미혼이라고 알려진 모양인데 실은 한번 결혼했다가 6개월만에 끝이났지요.

 

그러니까 결혼은 한번 한 셈입니다.”

“어머.”

“제가 이혼을 당한겁니다.”

이제는 눈만 껌벅이는 미옥을 향해 조철봉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거짓말을 할 때면 언제나 그렇지만 가슴이 뛰면서 온몸은 긴장된다.

 

에너지가 솟아 오르는 것 같은 이 순간의 희열을 따른 사람을 모른다. 

 

 

 

 

(1353) 이런인생-12

 

 

 

 

한미옥은 이미 웨이터한테서 조철봉에 대한 선전은 들었으므로

 

지금 내용물을 파악하는 단계일 것이다.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첫사랑인 여자가 있었는데 헤어졌다가 결혼 후에 우연히 만났지 뭡니까?

 

그런데 그여자는 결혼 1년만에 이혼을 하고 혼자 살고 있더라구요.”

한모금 술을 삼킨 조철봉이 정색하고 미옥을 보았다.

“다시 가까워졌지요. 그것이 와이프한테 들통이 났고, 그래서 이혼을 당했는데.”

“그래서요?”

이제는 미옥이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였다.

 

들으나마나 이런 이야기는 어설픈 비극으로 끝나지만 호기심은 일어나는 것이다.

 

조철봉의 말이 이어졌다.

“결국 첫사랑하고도 맺어지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하더군요.”

그러자 미옥이 긴장하고 물었다.

“아니, 왜요?”

“섹스가 맞지 않았습니다.”

조철봉이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눈만 크게 뜬 미옥을 향해 웃어 보였다.

“물론 그 여자하고 섹스는 몇 번 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여자는 결벽증 비슷한 게 있었어요.”

“….”

“체위도 정상위만 고집한데다….”

잠깐 입을 다물었던 조철봉이 입맛을 다신 후에 말을 이었다.

“이해하실까 모르겠네.

 

그 여자는 섹스 도중에 신음도 뱉지 않았습니다.

 

기를 쓰고 참는거죠.”

“….”

“몸은 불덩어리처럼 뜨겁고 그곳에서는 용액이 넘쳐흐르고 있는데도 참는단 말입니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면서도 좋아하는 표시를 안 내는거죠.”

“….”

“처음엔 그것이 신비스럽고 순결하게 보입디다.

 

그런데 차츰 시간이 지나니까 거부감이 느껴지더구만.

 

몸은 미쳐 날뛰고 있는데도 기를 쓰고 그것을 내색하지 않으려는 위선이 말이죠.”

“….”

“그래서 끝냈습니다.”

그때 미옥이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이미 제 남편 기중과의 비교 따위는 잊었고,

 

요즘 만나는 정부 백종수도 머릿속에서 지워져 있을 것이었다.

 

그대신 몸이 더워지고 있다.

 

하체가 근질근질할 것이다.

 

그때 조철봉이 길게 숨을 뱉고 나서 말했다.

“그렇다고 내가 변태는 아닙니다. 아주 정상적인 남성이죠.”

그러고는 정색하고 제 바지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렸으므로

 

미옥이 눈을 깜박이며 그것을 보았다.

 

그때 조철봉이 앉은 채로 바지와 팬티를 함께 벗었다.

“어머.”

그순간 미옥의 입에서 놀란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조철봉은 미옥의 시선이 철봉에 붙여진 채 떼어지지 않는 것을 보았다.

 

검붉은 철봉이 곤두선 채 건들거리고 있는 것이 성난 코브라 같았다,

“보세요. 난 정상입니다.”

조철봉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건은 좀 큰편이겠지만요.”

“그러네요.”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 미옥이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키더니 조철봉을 보았다.

 

눈 주위가 붉어져 있었다.

“놀랐잖아요. 갑자기 내놓아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화가 나서.”

“한번 만져봐도 돼요?”

하고 미옥이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머리를 끄덕였다.

 

기중하고는 5년 동안 남남인 여자다.

 

의리 따질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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