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365. 남자의 여자(4)

오늘의 쉼터 2014. 8. 25. 17:10

365. 남자의 여자(4)

 

 

 

(1325) 남자의 여자-7

 

 

지난번에 차 안에서 할 적에는 은지가 위에서 했다.

비스듬히 눕힌 의자에 누운 채 조철봉은 은지의 허리를 잡고 겨우 리듬만 맞췄을 뿐이다.

 

그런데도 은지는 절정에 올랐다.

 

각도도 어중간한 채 그저 무조건 상하 운동만 단조롭게 반복했는데도

 

은지는 반쯤 까무라쳐버린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오죽 하겠는가?

 

다시 한번 조철봉의 철봉이 힘차게 진퇴를 마친 순간에

 

은지의 온몸이 둥글게 부푼 느낌이 들었다.

 

등이 둥글게 솟으면서 엉덩이는 잔뜩 내민 자세가 된 것이다.

“아, 나, 할 것 같아.”

하고 은지가 소리쳤으므로 조철봉은 이번에는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였다.

 

뜨거운 용암속을 거침없이 전진하는 순간 철봉은 수만개의 흡반을 가진

 

세포에 의해 빨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몸서리가 쳐질 만큼의 쾌감은 차라리 고통이라고 부르는게 나을 것이다.

 

이를 악문 조철봉이 소리쳤다.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할텐데.”

오늘 아침 신문 기사에서 읽었다.

“아아, 여보.”

마치 단발마의 비명처럼 은지가 외침을 뱉더니 다음순간 폭발했다.

 

그러나 조철봉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우리가 직접 유정을 발굴해야 돼.”

“나, 한단말야!”

그순간 은지의 샘이 압축되는 것 같더니

 

조철봉은 참을 수 없는 쾌감으로 입을 딱 벌렸다.

 

철봉은 은지의 세포 덩어리속에 빠져 하나가 되어 있었다.

“아아아아.”

절정에 오른 은지가 엉덩이를 힘껏 뒤로 밀면서 몸을 굳혔는데

 

호흡이 끊어질 것처럼 상체를 들썩였다.

“나 몰라, 나 몰라.”

그 자세 그대로 은지가 헛소리처럼 말을 뱉었다.

“나 죽어, 나 죽어.”

은지의 목소리에는 이제 흐느낌이 섞여져 있었다.

 

조철봉은 입을 꾹 다문 채 나무토막처럼 몸을 굳히고는

 

은지의 몸에 붙어 있었는데 아직 후배위 자세에서 조금도 헝클어지지 않았다.

“여보, 그냥 있어, 그냥.”

하고 은지가 다시 허덕이며 소리쳤을 때 조철봉은 그때서야 심호흡을 했다.

 

그도 지금에서야 조절할 자신이 생긴 것이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은지가 엉덩이를 한번 흔들기라도 했다면

 

여지없이 대포가 발사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좋았어?”

은지의 등을 내려다보면서 조철봉이 묻자 은지는 가파른 숨을 가라앉히느라고

 

침까지 삼키고 나서 대답했다.

“나, 지금도 죽을 것 같애.”

어느새 은지도 반말을 한다.

“자기는 너무 세.”

하고 은지가 허덕이면서 다시 말했을 때 조철봉은

 

아직도 들어가있는 철봉을 천천히 흔들어 보았다.

“아아, 아유.”

은지가 번쩍 머리를 들어 올리면서 탄성을 뱉은 것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수가 있다는 증거였다.

“지, 지금 뭐해?”

엉덩이를 살짝 뒤로 밀어 철봉의 감촉을 더 깊게 받으면서 은지가 물었다.

“또 하려고.”

조철봉이 거의 빼내었던 철봉을 힘있게 밀어 넣으면서 말하자

 

은지가 놀라 소리쳤다.

“자기야, 그만. 또하면 나 죽어.”

놀란듯 한쪽 손까지 저어 보였다.

 

그러나 조철봉이 다시 철봉의 진퇴를 두번 더 했을 때

 

은지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어머, 나 죽어. 자기야.”

비명이 아니다.

 

이건 탄성이다.

 

 

 

(1326) 남자의 여자-8

 

 

 다음날 아침 이은지는 영일과 함께 학교에 갔다.

 

영일은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은지의 옆에 딱 붙어서 집을 나섰고 차 뒷자리에 나란히 타더니

 

조철봉과 할머니를 향해 웃으며 손까지 흔들어 보였다.

 

은지도 마찬가지. 어머니한테는 어젯밤이 조철봉과 지낸 첫날밤이 된터라 부끄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그래서 어머니와 시선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밝다.

 

둘을 배웅하고 집 안으로 들어선 어머니가 웃음띤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

“자, 이젠 되었다.”

조철봉에게는 그 말이 이젠 귀찮은 짐을 내려놓았다는 것으로 들렸다.

 

어머니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언제 식을 올릴거냐?”

“그건 조금 있다가.”

“아니, 왜?”

“이선생이 좀 여유를 두자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철봉이 어머니를 지그시 보았다.

“며칠 안에 짐을 옮겨 오겠답니다.”

“여기로?”

“예.”

“그럼 됐다.”

만족한 어머니가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어머니한테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층 방 비워 놓아야겠다. 내가 짐날라오는데 도와줘야겠구나.”

“영일이가 잘 따라서 다행입니다.”

“다 내가 공을 들였기 때문이여.”

어머니가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

“네놈 혼자서는 어림도 없었어. 이놈아.”

“다 어머니 덕분입니다.”

“저런 신부감이 있을 것 같으냐? 너같은 떠돌이 놈한테는 복이 굴러 들어온 것이지.”

“그렇죠.”

더 할말이 없었으므로 조철봉이 맞장구를 쳐주자 어머니의 기세가 일어났다.

“영일이한테도 둘도 없는 어머니가 될 것이고, 마침 담임 선생이니

 

이것은 하느님이 선택해주신 것이나 같다.”

“… ….”

“영일이 친모한테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지. 세상에 그런 악처에다 악모가 없었으니까.”

아까부터 예상했던대로 서경윤이 화제에 오르자 조철봉은 서둘러 어머니 앞을 떠났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느낀 점이 있다.

 

역시 그 어머니에 그 자식이란 말이 떠오른 것이다.

 

그건 누군고 하니 바로 조철봉과 어머니다.

 

어머니가 희희낙락한 이유는 손자를 돌봐야 하는 짐을 덜었기 때문이고

 

자신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영일에게 은지만한 새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 은지가 이곳으로 옮겨오면 영일을 맡기고 마음놓고 나다녀도 될 것이었다.

 

그것은 어머니도 마찬가지. 한동안 못다녔던 여행과 댄스교습, 운동 등

 

하다가 놔둔 일이 태산인 것이다.

 

조철봉이 회사에 출근했을 때 기다리고 있던 최갑중이 방으로 따라 들어왔다.

“사장님, 잘 쉬셨습니까?”

힐끗거리며 눈치를 살피던 갑중이 물었다.

 

이놈 눈치는 못당한다.

 

조철봉의 분위기가 좋은 줄 알고 있는 것이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소설방 > 강안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367. 남자의 여자(6)  (0) 2014.08.25
366. 남자의 여자(5)  (0) 2014.08.25
364. 남자의 여자(3)  (0) 2014.08.25
363. 남자의 여자(2)  (0) 2014.08.24
362. 남자의 여자(1)  (0) 201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