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개척자(15)
(1317) 개척자-29
조철봉은 소냐의 어깨를 움켜쥐고는 눈을 감았다.
철봉을 간질이는 소냐의 혀는 능란하게 움직였다.
위에서 아래로, 좌우로, 그러더니 입 안에 철봉을 넣어 더운 기운을 씌웠다가
이로 살짝 깨물기도 한다.
조철봉은 어금니를 물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허리가 움칠했다.
소냐의 혀가 떼어졌을 때는 아쉬움에 싸여 한숨을 내뿜었으며
다시 물려졌을 때는 가는 신음을 뱉었다.
조철봉이 눈을 뜬 것은 잠시 후였다. 참지 못하고 뜬 것이 아니다.
“소냐.”
조철봉이 상반신을 일으키면서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소냐를 불렀다.
“소냐, 이젠 네가 누워.”
그러면서 미끈한 어깨를 소파 위로 밀자 소냐는 눈치를 챈 듯 순순히 누웠다.
조철봉과 위치를 바꾼 셈이었다.
그런데 소냐는 조철봉의 행동을 잘못 안 것 같았다.
두 다리를 벌리면서 조철봉의 몸을 받아들일 자세를 취한 것이다.
“아냐, 소냐.”
조철봉이 소냐의 젖가슴에 입술을 붙이면서 말했다.
“기다려.”
대화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조철봉의 입술이 젖가슴에 붙여졌을 때 소냐는 이미 이해했다.
두 손으로 조철봉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면서 마치 반주음악처럼 얕은 신음을 뱉어내었다.
조철봉은 소냐의 젖꼭지를 혀 끝으로 굴렸다.
아직 소냐의 젖꼭지는 작았고 덜 익은 느낌이 들었지만 성감은 예민한 것 같았다.
금방 단단해지면서 솟아 올랐다.
조철봉은 손을 뻗어 소냐의 하체를 쓸었다.
허벅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그리고 무릎과 뒤쪽까지.
여자의 몸은 모든 곳이 다 성감대라고 한다.
발가락과 복숭아뼈 근처에 손이 닿으면 전류가 흐른다는 여자도 있었다.
조철봉의 경험에서 보면 느낌은 분위기에 좌우된다.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에 빠져들었을 때 발 뒤꿈치도 성감대가 되는 것이다.
달아오른 여자는 자신의 발가락을 입에 물고 있는 남자를 보면서 다시 상승한다.
평소에는 가시에 찔려도 아프지 않던 뒤꿈치가 바로 그때 성감대가 되는 것이다.
“아아아.”
입술이 배꼽을 거쳐 조금 볼록한 아랫배에 닿았을 때 소냐가 거침없이 환성을 뱉었다.
두 다리를 비꼬면서 상반신을 거칠게 들썩거렸는데 기쁨을 마음껏 표현하는 자세가 아름다웠다.
소냐의 샘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이미 소파를 적시고 있었다.
조철봉은 소냐의 샘에 얼굴을 묻었다.
소냐의 두 다리가 조철봉의 머리를 감아 끼었지만 느슨했다.
조철봉의 머리가 움직일 공간을 그 와중에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
“아아.”
소냐가 다시 환성을 질렀을 때 조철봉은 절정으로 닿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상대를 겪었지만 이 상황은 언제나 새롭다.
기쁨에 넘쳐 무아지경에 빠진 이 여자를 보라.
이때는 상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조철봉은 머리를 들고 상체를 들어 올렸다.
막 늘어지던 소냐가 겨우 눈을 들었을 때 조철봉의 철봉이 진입했다.
“아앗.”
놀라면서도 충만감에 벅차오른 소냐가 눈을 번쩍 떴다.
그러고는 두 팔로 조철봉의 허리를 감아 안았다.
조철봉은 뜨거운 용암 속에 젖은 철봉이 힘차게 조여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악문 조철봉이 천천히 들어섰고 소냐의 탄성은 길게 이어졌다.
조철봉은 소냐의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는 긴 숨을 뱉었다.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1318) 개척자-30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 조철봉은 베란다로 나와 섰다.
아침 8시가 되어갈 무렵이어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깊은 바다색처럼 푸르렀다.
지상은 아직도 흰 눈에 덮여 있었지만 이곳저곳 공사를 시작하는 바람에 어수선했다.
거대한 크레인이 불쑥불쑥 솟아올랐고 흰 눈의 벌판은 검은 흙더미로 어지럽혀 있었다.
결코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활기가 느껴졌다.
조철봉에게는 그것이 더 감동적이었다.
아침이 되면서 기온이 올랐지만 섭씨 영하 10도였다.
실내 가운 위에 털 코트로 몸을 감싼 조철봉은 베란다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바람이 불지 않았으므로 드러난 얼굴 피부만 조금 시렸다.
이틀 후면 호텔과 카지노, 그리고 스키장이 개장할 것이고 주변의 룸살롱과 노래방 등
유흥시설도 일제히 영업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은 비행기편으로만 한랜드의 출입이 가능한데 곧 하바로프스크와 한랜드의
뉴서울간 도로가 개통된다.
베란다 탁자 위에 놓인 전화벨이 울렸으므로 조철봉은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전데요.”
이은지의 목소리였다.
찬 대기 밖으로 나온 은지의 목소리가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조철봉의 가슴이 뛰었다.
“아, 은지씨.”
전화기를 귀에 딱 붙인 조철봉이 힐끗 집안을 보았다.
어젯밤에 소냐를 네번이나 절정에 올린 후에 조철봉도 마지막에는 대포를 쏘았다.
그러자 온몸이 가벼워져서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고 자고 일어난 지금까지도
그 여운이 남았다.
좋은 섹스는 이렇게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금 뭐 하세요?”
하고 은지가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정신을 차렸다.
서울 시간과 이곳이 같으니 은지는 지금 학교에 출근하는 중이거나 출근해 있을 것이다.
“아, 난 지금 숙소에 있는데.”
“식사는 하셨어요?”
“곧 할 겁니다. 그런데 은지씨는?”
“지금이 몇신데요? 전 지금 학교에 출근했어요.”
“아아.”
“영일이 기다리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제 학생인데요.”
“어머니 역할도.”
불쑥 말한 조철봉이 전화기를 고쳐 쥐었다.
다른 건 아쉬울 것도 미련도 없다.
단 하나뿐인 자식 영일에게 부모 노릇 제대로 하는 것만 남았다.
아비 노릇은 도무지 자신이 없으니 그 몫까지 대신할 어머니,
그것도 새 어머니를 모셔야만 하는 것이다.
그 역으로 은지만한 적임자가 없다.
영일의 담임이며 미모에다 지적이며 성품도 따뜻하고
거기에다 어머니의 칭송까지 받고 있는 여자.
“걱정 마시구요.”
은지가 그렇게 말했으므로 갑자기 조철봉의 눈에 물기가 고였고 목이 메었다.
헛기침을 한 조철봉이 입을 열었다.
“은지씨, 여긴 영하 25도나 됩니다. 춥지요, 바람도 세구요.”
조철봉은 마치 바람이라도 부는 것처럼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나 날씨는 조금 전보다 더 풀렸고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은 때리면
소리가 날 것처럼 맑았다.
“어제도 은지씨가 떠오르는 바람에 침대에서 뒤척거리다 겨우 잠이 들었다니까요.”
조철봉이 낮게 말했을 때 옆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소냐가 막 베란다 문을 열려고 하는 것이다.
질색을 한 조철봉이 눈을 부릅뜨고 손짓을 해서 겨우 막았다.
<다음 남자의 여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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