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21장 욕정 [9]
(447) 21장 욕정 <17>
“묻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오전 6시가 조금 넘었다.
서동수의 팔을 베고 누워 있던 진윤화가 말했다.
진윤화는 알몸 위에 서동수의 가운만 걸쳤다.
알몸으로 자는 것이 어색한지 옷장을 뒤져 가운을 찾아 걸친 것이다.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진윤화를 보았다.
5시쯤 깨어 또 한 번 뜨거워졌던 열기가 가라앉는 중이다.
진윤화가 아직도 상기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오빠하고 곧 결혼하게 될 중국여자 장치라고 했던가? 그 여자 사랑해요?”
“그럼.”
서동수가 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야망이 있는 여자지. 그리고 자신의 가치도 알고.”
“결혼하실 거죠?”
“할 거야.”
“장치 씨가 우리 둘의 관계를 알면 어떻게 될까요?”
“모른 척하겠지.”
“하지만 가슴은 아프겠죠?”
“당연히.”
그러고는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진윤화를 보았다.
“그걸 왜 묻는 거야?”
“오빠, 앞으로 우리 또 만날 거죠?”
진윤화가 되물었으므로 서동수가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풍만한 젖가슴이다.
진윤화는 가만있었고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아니, 네가 대답을 해.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다.”
“우리, 만나려면 다른 곳에서 만나요.
여기하고 중국은 소문이 금방 날 테니까요.”
정색한 진윤화가 말을 이었다.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도 좋으니까 오빠만 바라보고 살게.
나는 오빠 하나면 돼. 그러니 우리 조심하자구요.”
“…….”
“여자 때문에 망하는 남자,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었잖아요?
나 때문에 오빠 가정에 풍파가 일고 사업에 지장이 오면 안 된다구.”
“…….”
“다 오빠하고 나를 위한 일이야.”
“내 그것 좀 세워봐.”
서동수가 말하자 진윤화가 손을 뻗어 남성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서 있었는데 내가 심각한 이야기를 해서 죽었나봐.”
진윤화가 다리를 벌리면서 말을 이었다.
“오빠도 나 좀 만져줘.”
“너, 요부다.”
서동수가 진윤화의 동굴 안을 부드럽게 건드리며 말했다.
“네가 이런 모습이 될지 전혀 상상도 못했다.”
“왜? 실망했어?”
“아니, 그 반대야.”
“나도 오빠가 이런 남자인 줄 몰랐어.”
진윤화의 숨소리가 가빠졌다.
얼굴이 더 붉어졌고 숨소리에 섞여 옅게 신음이 새나왔다.
진윤화가 서동수의 남성을 당기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남성도 이미 돌덩이처럼 단단해져 있다.
“오빠, 해 줘.”
서동수는 진윤화의 몸 위에 올랐다.
진윤화의 샘에서도 생명수가 분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 앞으로는 다른 곳에서 만나기로 하지.”
그 순간 진윤화가 입을 딱 벌리더니 서동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다시 방 안에 열띤 숨소리와 함께 탄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 카이로쯤이 좋겠다.
앞으로 장치하고 결혼하게 되면 조심은 해야겠지.
서동수가 진윤화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생각한다.
‘본래 나는 사랑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된 놈이었다.
그것을 진윤화가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자를 욕정의 대상으로만 여겼는가?’
(448) 21장 욕정 <18>
오전 10시쯤 되었을 때 결재 서류를 받은 유병선이 책상에 바짝 붙어 서서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장관님.”
어젯밤 임수영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서동수도 생각이 같았으므로 웃음만 지었더니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악극단이 신의주 진출을 적극적으로 서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성이 만경봉악극단과 제휴한다면 대박이 나겠지요.”
“그것 참.”
마침내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의자에 등을 붙였다.
“마무리 급하다고 그렇게 육탄 삼용사처럼 몸으로 뛰어들면 어떡해?”
입을 꾹 다문 유병선이 서동수를 노려보는 시늉을 했지만 콧구멍이 벌름거렸다.
기를 쓰고 웃음을 참고 있는 것 같다.
서동수가 정색한 얼굴로 유병선을 보았다.
“내가 성경책을 급하게 꺼낸 셈인가?”
진윤화를 말한다.
그때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유병선이 대답했다.
목소리가 갈라져 있다.
“예. 그런 모양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는 다시 언제라도 부딪쳐 올 가능성이 있겠군.”
“예, 그렇습니다.”
“어떻게 대처하면 되겠나?”
누가 들으면 큰 프로젝트에 대한 상의를 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유병선이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말했다.
“지금까지 해오신 대로 하시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 같습니다.”
“하긴 개가 시간이 지난다고 고양이가 될 수는 없지.”
그때 퍼뜩 유병선이 시선을 들었다가 내렸다.
어깨도 부풀려졌다가 가라앉는 것이 할 말을 참은 것 같다.
“내가 비공식으로 서울에 가야겠는데.”
서동수가 말하자 유병선이 수첩을 꺼내 들고 메모했다.
“오늘 저녁에 광일의 박 회장님하고 만날 약속을 정해 줘.
사업 문제로 상의드릴 일이 있다고 말씀드리도록.”
“알겠습니다. 참석자는 어떻게 할까요?”
“유 실장만 같이 가도록 하지.”
“연락하겠습니다.”
유병선이 서둘러 방을 나갔을 때 서동수가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아빠야?”
신호음이 두 번 울렸을 때 바로 미혜가 전화를 받는다.
“응. 난데, 아빠가 오후에 서울 갔다가 내일 너한테 갈게.”
서동수가 칭다오에 있는 미혜에게 출장 보고를 했다.
미혜는 곧 고3이 되고 대학은 베이징대에 갈 예정이다.
“응. 그래, 알았어. 그런데….”
미혜가 조금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다가 말을 이었다.
“아빠, 내가 서울에다 전화를 해봤어.”
“서울? 누구한테?”
불쑥 물었다.
서동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미혜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은 서울에 딱 하나뿐이다.
미혜의 생모(生母) 박서현. 미혜가 여섯 살 때 이혼하고 나서
일곱 살 때 중국으로 데려온 후에 12년 동안 제 엄마를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미혜가 전화를 해봤다는 것이다.
그때 미혜가 대답했다.
“내 생모한테.”
생모라는 호칭의 의미가 가슴에 닿았으므로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미혜도 이제 제 엄마가 저를 버리다시피 한 것을 아는 것이다.
박서현은 재혼해서 또 딸 둘을 낳고 산다.
“잘했다.”
우선 그렇게 말해준 서동수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미혜의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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