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21장 욕정 [1]
(431) 21장 욕정 <1>
정력이 바로 국력이다.”
강정만이 호기있게 말했는데 맞는 말이다.
물론 강정만이 말하는 정력이란 것이 ‘섹스능력’이긴 해도 그렇다.
힘이 있어야 국력도 신장된다.
오늘, 서동수는 베이징의 클럽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강정만과 우명호하고 셋이 모였다.
둘 다 서동수가 어렸을 때부터 직장생활을 할 때,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만나 온 친구들이다.
“그럼, 옛날에는 외국 출장을 나갔을 때 태극기를 꽂고 오는 것이 필수사항이었지.”
우명호가 맞장구를 쳤다.
“그것으로 국력을 과시하고 대한민국을 만방에 알렸단 말이다.”
“물론 짜게 놀거나 문전만 어지럽히고 나오는 바람에 국위를 손상시킨 경우도 있었지만.”
술잔을 든 강정만이 지그시 옆에 앉은 파트너를 보았다.
TV에서 본 것 같은 미인이다.
서동수와 우명호 옆에도 영화배우 같은 미인이 앉아 있다.
이곳은 베이징에서 가장 비싸고 은밀한 클럽이다.
철저하게 통제되어서 아무나 못 온다.
서동수가 한모금에 우량예(五糧液)를 삼켰다.
50도짜리 알코올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 짜릿했다.
서동수가 둘을 이곳으로 초대한 것이다.
강정만은 곡절을 겪은 끝에 지금은 건설회사 전무가 되었다.
처음 입사한 직장에서 20년 만에 중역이 되었으니 서동수는 저보다 낫다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우명호는 중국에서 은행을 퇴직하고 중국계 은행의 중역으로 취업했다.
둘 다 나름대로 성공한 직장인이다.
“야, 여기서는 2차를 어디로 가냐?”
술 마신 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강정만이 2차 장소부터 물었다.
강정만의 2차는 ‘자는 곳’이다.
이곳은 우명호도 처음이어서 둘의 시선이 서동수에게 모아졌다.
“분위기 내고 싶으면 밖으로 데려다 주고 급하면 여기서 해결해.”
서동수가 턱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바로 옆방이야.”
“이제는 마음이 놓이는군.”
소파에 등을 붙인 강정만이 얼굴을 펴고 웃었다.
“과연 천국이 따로 없다.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거야.”
“그렇지, 하기 직전이 가장 행복할 때지.”
우명호가 맞장구를 쳤다.
“하기 한 시간 전이 가장 에너지가 솟구치는 때고 그다음이 옷을 벗을 때,
그리고 할 때가 그다음이라는 거다.”
“맞다.”
강정만이 파트너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말했다.
“넣고 나면 고행이지, 안 싸려고 기를 쓰는 고행, 한방 탕,
쏘려고 그렇게 소쩍새가 밤새도록 울었단 말인가?”
“이 새끼가 시를 쓰나?”
둘의 이야기를 흘려 들으면서 서동수가 파트너에게 말했다. 물론 중국어다.
“방 세 개 준비하라고 해.”
“네.”
자리에서 일어선 파트너의 허리와 엉덩이 선이 눈부셔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파트너의 이름이 린이라는 것만 알 뿐 아무것도 모른다.
방을 나가는 린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뗀 서동수가 둘에게 말했다.
(432) 21장 욕정 <2>
방은 호텔방 구조였지만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웠다.
클럽은 5층 건물의 지하 1층이었는데 방은 5층이다.
그래서 호텔방으로 옮겨온 것처럼 느껴졌다.
“씻지 않으실래요?”
욕실로 들어서면서 린이 물었는데 시선이 마주치자 눈웃음을 쳤다.
갈아입은 은색 원피스가 팬티만 가렸을 뿐이어서 허벅지와 맨 다리가 다 드러났다.
“먼저 씻어.”
린의 엉덩이와 다리에 시선을 준 채로 서동수가 말했다.
욕정이 솟아올라 몸이 후끈거렸고 피가 머리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클럽 이름은 퀸, 간판도 손바닥 만하게 현관에 문패처럼 붙여졌고 로비는 텅 비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로 지하 1층에 내렸더니 딴 세상이 펼쳐졌던 것이다.
유병선이 예약을 했으니까 사전 답사까지 마쳤다고 봐야 된다.
소파에 앉은 서동수가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오후 10시가 되어가고 있다.
“여보세요.”
신호음이 두 번 울리고 나서 유병선이 응답했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서동수는 입맛부터 다시고 말했다.
“그래, 내 파트너가 린이라는 여자야. 지금 방에 같이 왔는데 씻으러 갔어.”
“그러십니까?”
유병선이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린은 본명이 린윈(林雲)입니다.
홍콩 출신으로 27세, 홍콩 국제대학 영문학부를 졸업하고 베이징에 온 지 4년 되었습니다.
퀸에서 일한 지는 6개월째 됩니다.”
“…….”
“그전에는 학원 영어강사, 무역회사 직원, 통역사를 했군요.”
“…….”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회장님.”
여기서는 회장이라고 한다.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참 피곤하구먼, 유 실장.”
“네, 죄송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어.”
“최 과장이 밖에 있습니다. 회장님.”
“수고했어.”
핸드폰을 귀에서 뗀 서동수의 시선이 욕실로 옮겨졌다.
욕실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린이 샤워를 하는 것 같다.
유병선은 파트너까지 예약을 해놓았는데 나중에 전화를 해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때까지 파트너인 린에 대해서 조사를 해놓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를 했다.
그것은 ‘같이 자도 된다’는 말이었다.
이제는 공인(公人)이니 오입도 사전 조사를 마친 후에 안전하다는 허가가 나와야 되는 것이다.
그때 욕실문이 열리더니 린이 나왔다.
그 순간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린이 알몸으로 나온 것이다. 양손에 옷과 타월을 쥔 린이 서동수를 보더니 활짝 웃었다.
흰 이가 드러났고 주위가 밝아지는 것 같다.
“씻지 않으세요?”
“아니, 난 됐어.”
시선을 준 채로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린, 네 몸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고맙습니다.”
린은 알몸을 가리지 않았다.
옷을 옷장에 건 린이 몸을 닦으면서 서동수를 보았다.
룸에 있을 때보다 표정이 밝아졌다.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아요. 혹시 방송인이세요?”
“응. 그래.”
엉겁결에 서동수가 대답하자 눈을 동그랗게 뜬 린이 다가왔다.
가슴이 출렁거렸고 짙은 숲과 선홍빛 골짜기가 바로 눈 앞에 떠있다.
“어떤 프로에 출연하셨어요?”
“어, 건강 프로. 내가 정력제 선전을 자주 했거든. 너 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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