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21장 욕정 [2]
(433) 21장 욕정 <3>
꿈틀거리는 린의 몸은 연체동물 같았다.
사지가 비틀리며 격렬하게 움직였지만 율동적이다.
서동수와 리듬이 맞춰지는 것이다.
미끈한 두 다리가 솟아올랐다가 바닥을 받치기도 했고 비틀리며 감으면서
서동수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
익숙하다. 많이 했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호흡을 맞추려면 상대방의 느낌을 먼저 이해해줘야 되는 것이다.
저만 잘났다고 제멋대로 올렸다가 비틀면 빠지기 십상이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숨넘어가는 소리로 그렇게 외치면서 린이 또 절정으로 솟아올랐다.
율동을 시작한 지 한 시간여, 그동안 린은 두 번 늘어졌는데 예선전, 준결승전을 치른 셈이다.
“허니, 허니, 허니.”
동굴의 흡반이 무수하게 일어나는 느낌이 들면서 린이 다시 소리쳤다.
이젠 리듬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그쳤고 대신 온몸을 한 덩어리로 웅크렸다가 펴면서
서동수의 끝내기 펀치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고는 터졌다.
“아아아아.”
쾌락의 탄성이 배 속 깊은 곳에서 분출되어 목구멍 밖으로 터져 나왔다.
보라. 땀투성이가 된 린의 얼굴은 뒤로 잔뜩 젖혀졌고 두 다리는
서동수의 하반신을 억세게 조인 채 떤다.
그 순간 서동수도 폭발했다.
린이 다시 입을 딱 벌렸지만 이젠 다 소진된 목소리가 뱉어지지 않는다.
대신 흐려진 두 눈을 부릅떴을 뿐이다. 잔뜩 밀착된 흡반이 거칠게 박동을 계속하고 있다.
서동수는 몸을 늘어뜨리면서 가쁜 숨을 길게 뱉어내었다.
숨소리에 앓는 것 같은 신음이 섞였다.
쾌락의 감동이 치솟았다가 따뜻하고 감미로운 풀숲 위로 내려앉고 있다.
“허니, 사랑해요.”
문득 가쁜 숨소리에 섞여 린이 그렇게 말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들었다.
아직도 둘은 한 덩이가 된 채로 엉켜 있는 터라 린의 얼굴이 바로 아래다.
그때 린이 눈동자의 초점을 잡고 다시 말했다.
(434) 21장 욕정 <4>
신의주가 자치령이 되고 서동수는 자치령 장관이 되었지만 한 달의 절반은 신의주 밖에서 생활했다.
투자자를 만나고 상담을 하는 것도 신의주 밖이 더 편리했기 때문이다.
자치령이 되면서 신의주는 북한 간섭을 거의 받지 않았는데 내부 치안과 국경 경비도
자치 경찰과 자치군(軍)이 맡게 되었다.
한국과 북한이 각각 5:5의 비율로 조직된 경찰과 군인인 것이다.
이로써 신의주의 내부 체제가 굳어지자 해외 투자자들이 그야말로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자치령이 된 지 6개월 만에 신의주의 인구는 벌써 100만을 돌파했다.
기존 인구에 50여만이 증가한 것이다.
“장관님, 후미코 회장이 오셨습니다.”
오후 2시, 비서실장인 유병선의 목소리가 인터폰에서 울렸다.
칭다오의 동성 본사회장실 안이다.
“응, 모시고 와.”
대답한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맞을 차비를 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유병선의 안내를 받은 손님이 들어섰다.
두 남녀다. 앞장선 여자는 일본 호텔업계의 거물인 ‘일본산업’의 대주주 후미코 회장,
뒤쪽 남자는 전무 오다일 것이다.
투자 협의였으므로 신의주 행정청 부장관 문영규도 따라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인사를 마쳤을 때 서동수가 후미코에게 말했다.
“일본 대기업 진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영어로 말하자 후미코가 덧니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일찍 올 수도 있었는데 내부 협의에 시간이 걸렸네요.”
후미코는 4대째 이어지는 재벌가문의 상속자이며 경영자인 것이다.
후미코의 고조부 이시하라는 일제의 조선 점령기에 조선에서 금광을 5개나 소유했었다.
서동수가 지그시 후미코를 보았다.
일본산업은 호텔사업과 카지노, 유흥, 요식업, 여행사업 등이 주력 업종으로
호화 유람선이 5척이나 있다.
후미코는 48세, 서동수보다 2살 연상이나 젊게 보인다.
성형의 덕분일 것이다.
“행정청에서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그래서 부장관이 모시고 가려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광입니다. 부장관님.”
후미코가 문영규를 향해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미국에서 석사까지 받은 후미코의 영어는 유창했다.
서동수의 영어는 미국물을 한 번도 안 마신 ‘맨땅 영어’다.
그래서 물을 끝까지 ‘워터’라고 발음해서 주변 사람들의 ‘애’를 먹였지만
상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지금은 좋은 선생님들이 쌨지만 옛날에는 선생님한테 귀싸대기 맞는 건 다반사였다.
서동수가 중1 때 danger를 ‘단거’라고 읽었다가 영어 선생님한테 귀싸대기를 맞은 적도 있다.
그때 일본산업의 오다 전무가 탁자 위에 서류봉투를 놓았다.
투자계획서다.
그것을 먼저 검토해 보려고 비공식으로 만난 것이다.
“검토해보시고 다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서류를 눈으로 가리키며 후미코가 정중하게 말했다.
양측이 그러기로 이야기가 된 터라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오늘 중으로 실무자들이 검토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후미코는 문영규와 함께 신의주 현장을 둘러볼 것이었다.
서동수가 후미코를 보았다.
“그럼 회장님, 오늘 저녁 식사는 제가 초대하겠습니다.”
이것도 미리 약속이 된 터라 후미코가 상냥하게 웃으며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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