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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20장 신의주특구 [3]

오늘의 쉼터 2014. 7. 31. 09:14

<210> 20장 신의주특구 [3]

 

 

(415) 20장 신의주특구 <5>

 

 

신의주특구는 2002년 북한이 양빈을 행정장관으로 임명할 당시의 특구조례를 대부분

 

그대로 수용해서 가동시켰다.

 

그러나 별도 합의한 사항이 있다.

 

그것은 남북한과 중국의 3국 중 2개국이 합의하면 특구 운용을 변경할 수가 있다는 내용이다.

 

신의주특구의 면적은 평안북도 최북단의 서쪽, 신의주, 의주까지 포함한 데다 아래쪽은

 

토끼 코밑의 수염 같은 철산군까지 흡수한 광대한 지역이다.

 

특구 가동 마지막 순간에 면적이 확장돼 평안북도 면적의 5분의 1 정도가 된 것이다.

 

서동수가 베이징(北京) 이화원 근처의 안가(安家)에 들어섰을 때는

 

카이로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 후다.

 

갑자기 중국 정부 고위층의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동성의 본사가 위치한 산둥(山東)성 당서기 리정산과 성장 우더린하고

 

현안을 상의하고 결정했던 서동수다.

 

붉은색 양탄자가 깔린 화려하고 장중한 분위기의 방에서 서동수를 맞은 사내는

 

중국 총리 저커장(周克江)이다.

 

중국 권력서열 2위의 거물이다.

“어서 오십시오.”

50대 후반의 저커장은 앞으로 8년간 중국을 통치할 지도자다.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서동수의 인사를 받은 저커장이 활짝 웃었다.

“내가 오히려 영광입니다. 장관.”

저커장은 산둥성 당서기 리정산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으니 3자회동인 셈이었다.

 

원탁에 자리 잡고 앉아 덕담을 주고받는 동안에 선녀 같은 여자들이 차를 따라놓고 사라졌다.

 

다시 셋이 되었을 때 저커장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중국과 한국이 신의주특구를 홍콩식 자치령으로 관리하는 제안을 하십시다.”

서동수는 숨을 죽였고 저커장이 말을 이었다.

“신의주특구의 운영조례를 조금씩만 바꾸면 됩니다.

 

기간은 본래 50년으로 되어있으니까 그대로 두고 말입니다.”

서동수는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제2의 홍콩, 제2의 상하이를 만들겠다고 서동수도 떠들고 다니기는 했다.

 

그러나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홍콩을 떼어갈 때와 신의주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그때 저커장이 말했다.

“서 장관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내용을 한국 측에 전달해 주시지요.

 

그럼 양국 정부에서 상의하겠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이 제의를 들으면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고 할 것이었다.

 

투자기업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은 당연하다.

 

저커장의 눈짓을 받은 리정산이 서동수에게 금박을 입힌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그것을 한국 정부에 전해 주시지요. 신의주특구 자치령 계획안입니다.”

서동수가 서류를 받자 저커장이 다시 얼굴을 펴고 웃었다.

“그렇게 되면 서 장관께서는 신의주특구 자치령의 초대 장관이 되시는 것이지요.”

얼떨떨해진 서동수는 따라 웃기만 했다.

 

그렇게 되면 특구라는 명칭을 빼도 될 것이다.

 

홍콩처럼 ‘신의주’라고 부르면 된다.

 

그러면 ‘신의주 장관’이다.

 “그렇게 개방을 해야 신의주특구 개발이 빨리 될 것입니다.”

저커장이 찻잔을 들면서 말을 이었다.

“따라서 신의주가 중국 대륙과 한반도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구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서동수가 정색하고 말했다.

“한반도의 남북한이 신의주를 통해 하나로 뭉쳐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중국이다.

 

셋이 다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지금은 믿고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416) 20장 신의주특구 <6>

 

 

특구 장관이 된 후부터 서동수의 동향은 한국 언론에 전보다 더 보도된다.

 

거주지가 중국이고 한국에 오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지명도가 한국의 어떤 장관보다

 

월등했기 때문이다.

 

서동수의 이번 한국행은 비공식이어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밀출구로 빠져나왔다.

 

대기시킨 차로 청와대에 들어간 서동수가 회의실에 앉았을 때는 오후 5시다.

 

회의 참석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양용식, 한국 측 신의주특구 책임자인 통일장관 윤병준,

 

국정수석 장경수와 서동수다.

 

모두 서동수가 가져온 중국 측 신의주특구 자치령 계획안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먼저 서동수로부터 계획안을 받은 대통령이 덕담을 했다.

“일이 점점 잘 풀려갑니다.”

이미 서동수로부터 사전보고를 받은 터라

 

윤병준과 장경수가 계획안을 읽어보는 동안 대통령이 말을 이었다.

“한국 측으로서는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외국 기업들도 모두 환영할 것입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양국이 만나 협의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바로 조처하지요.”

신의주특구 사업은 한국에서 여야는 말할 것도 없고 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사업인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여야가 일심동체가 된 경우는 ‘신의주사업’뿐이라고도 했다.

 

그때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다.

“서류 검토하는 동안 서 장관은 나하고 이야기 좀 하실까요?”

서동수가 일어서자 양용식도 따라 나왔다.

 

셋이 자리 잡고 앉은 곳은 옆방이다. 미리 준비를 했는지 원탁에 셋의 물병과 잔이 놓여 있다.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대통령이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신의주가 자치령이 되면 빠져 나오시기가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대번에 말뜻을 알아챈 서동수가 따라 웃었다.

“예, 당연합니다. 대통령님.”

그때 대통령이 길게 숨을 뱉었다.

“신의주 특구의 기반이 굳어지면서 장관이 대선에 나서시기를 바랐는데.”

언론은 물론이고 정계, 국민들까지 그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선 승리는 틀림없다.

 

확률 100퍼센트라고 했다.

 

더구나 서동수는 한국에 집 한 채 없는 터라 문제가 될 일도 없다.

 

대통령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어쩌다 보니까 특구 장관에서 자치령 장관이 될 것 같습니다만,

 

특구 장관도 제가 바랐던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머리만 끄덕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운(運)은 따라오는 것이지 잡으려고 기를 쓰면 도망가더군요. 그건 제 경험입니다.”

경험만 한 교훈이 없다.

 

그러자 대통령도 따라 웃었다.

“그렇지요. 억지를 쓰면 무리가 따르는 법입니다. 나는 그래서 서 장관이 좋습니다.”

대통령 한대성의 이런 낯간지러운 표현은 처음 들었기 때문에 양용식의 얼굴이 굳어졌다.

 

서동수가 저녁밥도 못 얻어먹고 청와대에서 나왔을 때는 오후 8시경이다.

 

밥 때가 되었는데도 일만 마치고 내보내는 한대성의 스타일을 대부분 좋아했다.

 

대통령하고 밥을 맛있게 먹는 돼지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서동수가 탄 차는 장충동 골목 안에 위치한 저택으로 들어섰다.

 

수행비서 최성갑만을 대동하고 온 것이다.

 

마당을 건너자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내가 문을 열면서 말했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머리만 끄덕인 서동수가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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