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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강한여자 (5) 종결

오늘의 쉼터 2014. 7. 30. 11:45

63. 강한여자 (5) 종결

 

 

 

 

강한이 소리죽여 숨을 뱉었지만 윤수정은 눈치채지 못했다.

 

윤수정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지금까지 괜찮은 애들 수백명 겪었지만 그런 인물은 첨이야.

 

이윤경 같은 건 비교도 안된다구."

 

"잠깐."

 

마침내 강한이 정색하고 윤수정을 보았다.

 

지난번에 이윤경 소개를 할 때도 윤수정은 이와 비스무리하게 선전을 했다.

 

이번에는 소리내어 숨을 뱉은 강한이 말을 이었다.

 

"나, 이젠 그런 일에서 손떼려고 해."

 

"응? 아니, 왜?"

 

놀란 윤수정이 눈을 크게 떴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손을 떼다니?"

 

"다른 사업이 있어."

 

"무슨 사업?"

 

실버타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왠지 가슴이 답답했으므로 강한은

 

잔을 들고 한모금 커피를 삼켰다.

 

설탕을 타지 않은 커피는 썼다.

 

"나, 이번 가을쯤에 결혼하려고."

 

"응? 결혼?"

 

또 놀란 윤수정의 얼굴이 굳어졌다.

 

"누구하고?"

 

정현수라고 하면 이번에는 윤수정이 기절할 지도 모른다.

 

심호흡을 한 강한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윤수정을 보았다.

 

하나씩 정리해야만 한다.

 

이윤경은 저절로 떨어져나간 셈이었으니 잘 됐다.

 

강한이 입을 열었다.

 

"내가 충청도에 실버타운을 건설하고 있어. 복지 시설이지. 내가 재단이사장이야.

 

실버타운은 내년 가을쯤에 완공될 예정이거든."

 

윤수정은 차분하게 듣는 시늉을 했지만 눈의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지만 강한은 말을 이었다.

 

"그 일에 전념하려고 그래."

 

"다 정리하고 말이지?"

 

윤수정이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 주변 말이야."

 

"내가 정리할 주변이나 있니?

 

다 일 때문에 얽힌 관계인데 일 끊기면 사라지게 돼있어. 이윤경처럼 말이야."

 

"거기에 나도 포함되겠군."

 

"우리 인연이야 그렇지 않지. 넌 달라."

 

"다르긴 뭐가 달라."

 

그러더니 다시 생각난 듯이 눈을 크게 뜨고 강한을 보았다.

 

"근데 결혼 상대는 누구야? 내가 아는 사람이야?"

 

"곧 알게 돼."

 

금방 목구멍에서 정현수란 이름이 튀어나올뻔 했지만 강한은 겨우 참았다.

 

윤수정이 시선을 내리면서 물었다.

 

"오빠는 도대체 돈을 얼마나 모았길래 그런 사업을 하는 거야?"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지."

 

그러나 거짓말이다.

 

정현수가 앞으로 도와 주겠지만 지금까지는 닥치는 대로 등을 치고 사기를 친 자금으로

 

실버타운의 건립 자금을 삼았다.

 

물론 강한과 장미의 공동 작업이었다.

 

"그나저나 클났네."

 

문득 손목시계를 내려다본 윤수정이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그 대타를 여기로 오라고 했는데."

 

"그냥 보내."

 

다시 한모금 커피를 삼킨 강한이 가라앉은 표정으로 윤수정을 보았다.

 

"네 가게 아가씨로 쓰면 되겠다."

 

그때 윤수정이 번쩍 머리를 들고는 출입구를 보았다.

 

" 아, 저기 오네."

 

같이 머리를 든 강한이 그쪽을 보았다.

 

그 순간 강한은 숨을 멈췄다.

 

장미가 들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장미는 곧장 이쪽으로 다가왔는데 시선은 윤수정을 향하고 있다.

 

웃음 띤 얼굴이다.

 

"어서와, 장미야."

 

윤수정이 반갑게 맞더니 옆에 선 장미를 강한에게 소개했다.

 

"얜 장미야. 여긴 강사장님."

 

자리에서 일어선 강한이 장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색한 얼굴이었다.

 

"나, 강한이야. 반가워."

 

그러자 장미도 차분해진 얼굴로 대답했다.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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