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서유기

<180> 17장 보스의 자격 [4]

오늘의 쉼터 2014. 7. 26. 09:58

<180> 17장 보스의 자격 [4]

 

 

(354) 17장 보스의 자격 (7)

 

서동수가 똑바로 카메라를 보았다.

시청자를 정면으로 본 셈이다.

“장사는 주고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인간사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서로 주고받는 관계는 오래갑니다.

그러나 한쪽만 주거나 받는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KBC 앵커가 빅 오더를 딴 원인을 물어보았던 것이다.

앵커는 40대 후반의 노련한 김기중이다. 저 혼자서 떠드는 위인이 아니어서 인기가 좋았고

출연자도 편하게 털어놓는다. 김기중이 머리만 끄덕였고 서동수는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 오더에서도 내가 내놓을 것을 분명하게 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이집트 정부에 신뢰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김기중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난번에 영웅캠프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요,

출연을 바라는 시청자가 많습니다.

출연하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지금도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서동수도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 정도 인터뷰면 되지 않을까요?”

“영웅캠프는 성장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이죠.”

“별로 모범이 되거나 감동을 드릴만한 사연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치를 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불쑥 김기중이 물었으므로 카메라 옆에 서 있던 유병선이 숨을 들이켰다.

각본에 없었던 질문이다.

각본대로 진행하리라고는 믿지 않았지만 기습적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방심한 상태에서 기습했다.

그때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아시다시피 아직 그럴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 생각해 보시겠군요.”

“그때 일을 지금 어떻게 알겠습니까?”

“안하겠다는 말씀은 안 하시네요.”

“인생사는 알 수가 없지요.”

그래놓고 서동수가 덧붙였다.

“사람은 어느 단계쯤에 오르면 본인의 뜻대로 살기가 어렵게 되니까요.

이것은 제가 존경하는 분께 들은 말입니다.”

바로 30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용식이 한 말이다.

인터뷰를 마쳤을 때 인터뷰어 김기중과 PD 오태곤의 표정은

더운 날 미지근한 물을 마신 것 같았다.

그러나 유병선의 표정은 밝다.

“잘 하셨습니다.”

방으로 들어선 서동수가 소파에 앉았을 때 유병선이 다가가 섰다.

“특히 마지막에 본인의 뜻대로 살기가 어렵게 된다는 말씀이 의미심장했습니다.”

이현령비현령,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답변이 가장 안전한 법이다.

치우치면 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때 다시 민혜영이 핸드폰을 쥐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것을 본 서동수가 먼저 물었다.

“미스 민이 박씨를 물고 오는 제비 같구나, 또 누구야?”

그러고는 못을 박았다.

“이번에도 좋은 소식이겠지?”

그 순간 민혜영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네, 경성건설 감사님이세요.”

“그렇군.”

손을 내민 서동수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기분 좋은 상대다.”

서동수가 핸드폰을 받아 들었을 때 민혜영과 유병선은 같이 몸을 돌렸다.

민혜영은 그렇다고 쳐도 유병선의 이번 행동은 조금 민감한 부분이 있다.

“응, 나야.”

방 안이 비었으므로 그렇게 대답했더니 수화기에서 한수정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가 기분 좋은 상대야?”

목소리가 밝다.

다 들은 것이다.

한수정도 다시 카이로에 들어와 있다.

빅 오더 때문이다.

(355) 17장 보스의 자격 (8)

 

보잉사에서 제작한 서동수의 전용기 ‘동성’ 1호기가 양곤의 밍글라돈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2시 반경이다.

공항에는 미얀마 법인장인 레이가 마중나와 서동수를 맞는다.

대기시킨 리무진의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을 때 레이가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리무진 뒤쪽은 앞쪽과는 유리창으로 막혀 있어서 뒤쪽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뒤쪽 좌석이 밀실 같았는데 한국산 리무진을 수입한 것이다.

“일 잘 끝나셨어요?”

“응.”

“뉴스로 다 보았어요.”

시선을 준 채로 레이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이었다.

“구속, 석방, 오더 수주까지. 이젠 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었어요.”

“여자하고 밀회도 못하겠다.”

손을 뻗어 레이의 스커트를 젖힌 서동수가 말했다.

“난 그것이 제일 걱정이야.”

레이의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더니 금방 골짜기가 닿았다.

그때 레이가 다리를 벌려 서동수의 손을 맞는다.

“여기서 한번 할까?”

동굴 안으로 손가락을 넣으면서 서동수가 물었다.

“회사까지 몇분이 걸리지?”

“20분인데 괜찮겠어요?”

레이가 벌써 초점이 멀어진 눈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반쯤 벌려진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뱉어지고 있다.

“그럼 네 집으로 갈까?”

레이의 저택까지는 한 시간 정도가 걸리는 것이다.

“운전사한테 집으로 가라고 하지요.”

레이가 옆에 놓인 전화기를 들더니 운전사한테 지시했다.

“저택으로 가자.”

“레이, 너도 이젠 프로가 다 되었다.”

“5년이에요. 보스.”

스커트를 벗으면서 레이가 대답했다.

“기르는 강아지도 석 달이면 길이 든답니다. 보스.”

팬티를 벗은 레이의 하반신은 알몸이 되었다.

이미 바지와 팬티를 내린 서동수의 몸 위로 오르면서 레이가 말했다.

“카이로에서 여기로 오실 줄 알았어요.”

서동수의 남성을 쥔 레이가 익숙한 동작으로 몸에 넣더니 긴 신음을 뱉었다.

두 손으로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쥔 레이가 몸을 흔들었다.

“보스, 그렇게 목숨을 걸고 부딪치는 이유는 뭐죠.”

“그렇게 살아야 된다.”

레이의 동굴에서는 뜨거운 용암이 흘러 넘쳤지만 탄력이 강하다.

어금니를 문 서동수가 잇사이로 말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안주하지는 않을 거야.”

“보스의 목표는 돈 아닌가요?”

레이의 목소리는 떨렸고 신음이 섞여져 있다.

눈을 치켜떴지만 눈동자는 번들거리기만 할 뿐이다.

“맞아.”

서동수가 몸을 비틀어 레이를 밑으로 눕혔다.

그러고는 두 다리를 치켜 올리고 다시 몸을 부딪쳤다.

레이의 입에서 긴 신음이 터졌다.

리무진은 소리없이 달려가고 있다.

서동수가 거칠게 몸을 흔들면서 말을 이었다.


“돈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으기만 하지 않을 거야.”

이제 레이는 비명 같은 탄성만 뱉어내었고 서동수의 목소리가 차 안을 울렸다.

“모은 만큼 쓸 거야. 쉴새없이 돈을 돌게 만들 것이라고.”

그것이 재벌들의 치부 비결이기도 했다.

끊임없이 자금을 유통시키는 것,

그때 다시 레이의 신음이 터졌지만 리무진은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다.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2> 17장 보스의 자격 [6]  (0) 2014.07.27
<181> 17장 보스의 자격 [5]  (0) 2014.07.26
<179> 17장 보스의 자격 [3]  (0) 2014.07.26
<178> 17장 보스의 자격 [2]  (0) 2014.07.26
<177> 17장 보스의 자격 [1]  (0) 201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