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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장 영웅의 조건 [3]

오늘의 쉼터 2014. 7. 26. 09:18

<168> 16장 영웅의 조건 [3]

 

 

(330) 16장 영웅의 조건 (5)

 

 

낮에 박서현을 만난 후유증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서동수는 평소보다 많이 마셨다.

허물없는 친구에다 오랜만에 찾아간 한국식 요정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선녀 같고 공주 같은 파트너 이름은 유은아.

24살로 전문대를 졸업하고 나서 요정 생활이 2년째라고 했다.

돈을 모으면 반 년에 한 번 정도 외국으로 배낭 여행을 떠나

두 달쯤 돌아다니는 것이 취미인 아가씨였다.

예전에는 생활고 때문에 유흥업소에 다녔지만 지금은 명품을 사려고

몇 달 다니는 아가씨도 있는 세상이다.

서동수는 발랄하고 꾸밈없는 유은아의 분위기에 어느덧 빨려들었다.

“돈 좀 모으면 동대문 근처에서 조그만 옷가게를 낼 거예요.”

술기운으로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유은아가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의상학과를 나왔거든요. 옷도 몇 개 만들어 본 적도 있어요.”

“잘했다.”

서동수가 한 모금에 소주를 삼키고 나서 말했다.

“꿈이 있어야 된다. 하루살이처럼 살면 안 되는 거야.”

“사장님은 뭘 하시는데요?”

건설업을 해.”

불쑥 말이 그렇게 나온 것은 강정만 때문이다.

강정만과 같이 건설 계통으로 몰고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 그렇구나.”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유은아는 별로 감동을 받은 것 같지가 않다.

앞쪽 강정만은 서동수보다 더 많이 마셨다.

지금 파트너의 치마 속에 손이 들어가 있는데

치마가 몽골의 게르 같아서 팔 한쪽이 보이지 않았다.

입술은 아가씨의 귀에 붙은 것이 말을 하는지 귀를 씹는지 알 수가 없다.

서동수가 유은아에게 물었다.

“너, KBC의 영웅캠프 본 적이 있어?”

“그럼요, 지난주에는 배광호가 나왔는데.”

“배광호가 누군데?”

“모르세요? 가수 겸 탤런트. 요즘 사랑의 전설이란 드라마에 출연하는데…….”

“…….”

“시청률이 40퍼센트나 돼요. 대박이죠.”

“영웅캠프가?”

“아뇨. 사랑의 전설요.”

본 적이 없는 터라 서동수는 입을 다물었고 유은아의 말이 이어졌다.

“영웅캠프는 저도 꼭 봐요. 보면 배울 점이 있거든요.

감동이 와요. 제가 가장 감동을 받은 것은…….”

“뭔데?”

서동수가 유은아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앞쪽의 강정만 파트너가 웃으며 몸을 비틀었다.

치마 속에 들어간 강정만의 손 때문이다.

그때 유은아가 말했다.

“김형문 교수님 아시죠?”

“모르겠는데.”

유은아가 숨을 들이켰는데 기가 막힌 것을 참으려는 행동이다.

기가 막혀서 숨을 길게 뱉으려면 먼저 들이켜야 한다.

그러나 유은아는 숨 뱉는 대신 말을 이었다.

“김형문 교수는요,

신학대 교수인데 ‘흐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영웅캠프’에서요.

방송을 듣고 모두 울었어요.

감동을 받아서요.”

“어떤 내용인데?”

“흐르는 시간을 멈추게 할 수는 없으니까 유용하게 쓰라는 말씀이었죠.

쉽고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그래서 울었어?”

“그럼요. 다 울었어요.”

이제는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유은아를 물끄러미 보았다.

“너, 오늘 밤 나하고 나갈래?”

그러자 유은아가 주문을 받은 가게 주인처럼 웃음 띤 얼굴머리를 끄덕였다.

 

 

 

 

 

 

 

(331) 16장 영웅의 조건 (6)

 

여자하고 섹스할 때의 감동을 말하라고 한다면 서동수는

아마도 20부작 캠프에 출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은아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서동수는 심란해졌다.

사전에 충분히 예행 연습을 하며 질문에 대한 대답도 미리 작성해서

외워놓고 녹화 편집을 한다고 해도 그렇다.

섹스하면서도 그 생각뿐이다.

“아유, 사장님.”

호텔방 안이다. 유은아가 비명처럼 절정의 탄성을 뱉으면서 폭발했다.

통통한 유은아의 알몸은 탄력이 넘쳐서 고무통같다.

그만큼 반응도 강했으므로 서동수는 만족했다.

더욱이 여자는 겉모습만으로는 속궁합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유은아가 그렇다.

착한 선녀 같은 용모였지만 성격은 밝았으며 섹스는 적극적이었다.

숨이 가빠서 목구멍으로 쇳소리가 나왔지만

유은아의 얼굴은 만족감으로 미소까지 떠올라 있다.

그 모습이 예뻤으므로 서동수가 유은아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몸을 떼었다.

“너무 너무 좋았어요. 사장님.”

유은아가 알몸의 사지를 그대로 벌린 채로 말했다.

가쁜 숨결과 함께 젖가슴이 출렁이고 있다.

“저. 두 번이나 했어요. 아시죠?”

“안다. 그렇게 좋으면 한번 더 해줄까?”

“정말요?”

놀란 듯 유은아가 물었지만 서동수는 잠자코 몸을 일으켜 가운을 찾아 입었다.

방 안의 불을 켜 놓았기 때문에 유은아가 시트로 하체를 가렸다.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낸 서동수가 유은아에게 물었다.

“마실 것 줄까?”

“아뇨. 전 됐어요.”

“그럼 그대로 누워있어. 일어나지 말고.”

“네에.”

창가의 의자에 앉은 서동수가 병째로 생수를 마시면서 창밖의 거리를 보았다.

밤 1시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시청앞 도로는 차량들로 가득찼고 불빛은 휘황했다.

서동수가 침대머리를 돌렸다.


“너. 영웅캠프에 나왔던 이길수 씨 알아?

한국대 교수였다가 과학장관으로 임명되었다던데.”

“아. 봤어요.”

유은아가 이쪽으로 얼굴만 돌리고 대답했다.

“한국 과학의 미래인가 뭔가를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렇구나.”

“잘 아세요?”

“몰라.”

“왜 자꾸 영웅캠프 물어보세요?”

“나도 한번 뜨려고.”

“에에이.”

유은아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캠프 나가려고 줄 섰대요. 특히 연예인들요. 그 다음이 정치인.”

“기업인들은 안 해?”

“그러고 보니까 기업인들은 없었던 것 같네.”

혼잣말을 했던 유은아가 상반신을 일으켰다.

젖가슴이 단단했고 적당한 크기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유은아가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렸다가 곧 내렸다.

“씻으려구요.”

침대에서 내려온 유은아가 두 손을 휘저으며 욕실로 다가갔다.

알몸으로 어깨를 편 당당한 자세여서 서동수의 시선이 떼어지지 않았다.

그때 유은아가 욕실 앞에 서더니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웃음띤 얼굴이다.

“욕실로 들어오실래요? 제가 샤워시켜 드릴게요.”

서동수가 웃기만 했더니 유은아가 말을 이었다.

“저를 씻겨 주셔도 좋구요. 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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