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15장 억만장자 [11]
(324) 15장 억만장자 (21)
“저, 잘 못해요.”
침대에 같이 누웠을 때 한수정이 말했다.
밤 1시가 다 되었다.
다시 응접실로 나온 둘은 술을 한 잔씩만 더 마시고 한수정의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한수정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물기가 너무 고인 눈에서는 광채가 난다.
숨을 들이켠 서동수에게 한수정이 물었다.
“오빠는 너무 잘 하신다면서요?”
“아니, 정재민이 그런 말까지 해?”
놀란 표정으로 서동수가 묻자 한수정이 시트를 턱밑까지 끌어 당겼다.
한수정은 아직 면 바지에 셔츠 차림이다.
서동수가 한수정의 손도 잡지 않은 채 침대에 같이 누운 것이다.
보통 둘이 침대에 올랐을 때는 잔뜩 달아오른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둘은 10년은 같이 산 부부처럼 침대에 올라와 버렸다.
서동수가 들어와 눕자 한수정이 따라와 누운 것이다.
“그것, 참.”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몸을 돌려 한수정을 내려다 보았다.
한쪽 팔로 침대를 짚고 비스듬히 상체를 세운 자세다.
“왜요?”
달랑 얼굴만 내놓은 한수정이 서동수를 보았다.
“이상해요?”
“난 이러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누가 뭘 했나?”
한수정이 눈을 흘기는 시늉을 했다.
“가고 싶으면 가요.”
“그럴 수야 있나?”
시트 밑으로 들어간 서동수의 손이 불쑥 한수정의 바지 속으로 파고 들었다.
“어머.”
놀란 한수정이 다리를 오므렸지만 이미 늦었다.
서동수의 손이 팬티 속의 무성한 숲과 골짜기를 덮어버린 것이다.
입을 딱 벌린 한수정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그러자 더 이상 소리는 뱉어지지 않는다.
어느새 서동수의 셋째 손가락이 한수정의 동굴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금방 젖는군.”
서동수가 혼잣말처럼 말했더니 한수정이 아예 몸을 비틀어 가슴에 얼굴을 붙였다.
그때 서동수가 머리를 숙여 한수정의 입술을 찾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한수정이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고는 입술을 내민다.
한수정의 입에서 연하게 박하향 냄새가 났다.
혀의 맛은 달콤하다.
서동수는 동굴에서 젖은 손을 빼내고는 천천히 한수정의 바지를 벗겼다.
단추를 풀고 옆구리 지퍼를 내리자 한수정이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팬티와 바지를 한꺼번에 벗겨 내렸을 때 한수정도 서동수 가운 밑의 팬티를 서둘러 끌어내렸다.
방안에서는 거친 숨소리만 울리고 있다.
그때 한수정이 서동수의 어깨를 당겨 제 몸 위로 끌어올리는 시늉을 했다.
“오빠, 그냥 해줘요. 난 준비됐어.”
그러나 서동수가 서둘 이유가 없다.
몸을 일으킨 서동수가 이제는 한수정의 셔츠와 브래지어를 벗겨내었다.
껍질을 벗어버린 한수정의 알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단단하면서 육감적인 몸매다. 탄력있는 젖가슴이 출렁거렸고 젖꼭지는 이미 솟아올랐다.
시트를 걷어치운 서동수가 가운을 벗어던지자 둘은 알몸이 되었다.
서동수가 다시 한수정의 몸 위에 엎드려 입을 맞췄다.
한수정의 몸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두 다리는 자꾸 서동수의 몸에 엉켰다가 풀어지면서 허리는 비틀린다.
한수정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동수의 입이 한수정의 턱에서 목으로, 다시 가슴을 물었다.
입안에 넣어진 젖꼭지를 혀로 굴렸더니 한수정이 서동수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신음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325) 15장 억만장자 (22)
한수정은 전혀 다른 여자가 되어 있다.
차분하고 다소 내성적이며, 절제력이 강한 것 같았던 한수정이다.
그런데 뜨겁다. 그리고 열정적이다.
거침없이 신음을 내뱉는 바람에 서동수는 움직임을 멈추기도 했고 베개로
한수정의 입을 막기도 했다.
한수정의 사지가 뱀처럼 꿈틀거리며 휘감겨 왔다.
뜨거운 뱀이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지르는 신음은 천상의 음악소리 같다.
터져 나오는 애액은 생명수가 아니겠는가? 서동수는 이 순간이 천금 같다.
그래서 기를 쓰고 인내한다.
그동안에 한수정은 한 번, 두 번을 폭발했다.
그러더니 세 번째로 솟아오르면서 소리쳤다.
온몸이 물에 빠진 것처럼 땀에 젖었고 다시 서동수가 상위 자세로 돌아온 참이었다.
“오빠, 이제 그만!”
그것을 신호로 둘은 함께 하늘로 솟아올랐다.
길고 높은 비명이 한수정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 같았으므로 서동수는 이번만은 놔두었다.
끝나고 나서도 둘은 빈틈없이 엉킨 채 오랫동안 떼어지지 않는다.
이윽고 지친 한수정이 사지를 침대 위로 던지듯이 풀었을 때 서동수가 몸을 떼면서 입을 맞췄다.
“너, 참, 아름답다.”
이것이 맞는 표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동수로서는 최고의 찬사였다.
그때 한수정이 감았던 눈을 떴다.
그 순간 눈의 초점을 맞추고 나더니 눈 끝에서 물줄기가 귀로 흘러내려갔다.
그것이 대답 같다.
“물 마실래?”
냉장고로 다가간 서동수가 물었으나 한수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방 안은 습한 열기에 덮여져서 열대 우림지역 같다.
병째로 생수를 마시고 난 서동수가 다시 침대로 다가와 옆에 눕는다.
그 사이에 한수정은 시트로 하반신을 가렸지만 숨결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서동수가 팔을 뻗어 한수정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한수정이 얼굴을 서동수의 가슴에 묻더니 손으로 허리를 감아 안는다.
“너, 섹스 얼마만에 한 거야?”
서동수가 묻자 한수정이 입술로 젖꼭지를 물었다가 놓았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혼하고 첨이야.”
“10년은 된 거야?”
“7년쯤.”
“오래 참았네.”
“생각이 나지 않았으니까.”
서동수의 손이 다시 아직도 뜨거운 한수정의 골짜기로 옮겨졌다.
뜨겁고 넘치는 곳이다.
“이렇게 뜨거운 몸으로 어떻게 참았어?”
골짜기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묻자 한수정이 몸을 비틀었다.
“난 오늘 처음이야.”
“뭐가?”
“이렇게 좋은 느낌을 받은 것.”
한수정이 다리 한쪽을 들어 서동수의 몸을 감았다.
숨결이 뜨거워졌으므로 서동수는 한수정의 입술을 찾아 입을 맞췄다.
한수정의 혀가 거침없이 뽑혀지듯 나온다.
“오빠, 내가 부탁한 것, 부담 갖지마.”
한수정이 허덕이며 말했다.
“가끔 나하고 이렇게 만나주기만 하면 돼, 아까 내가 한 말 잊어.”
“수단이 좋군.”
한수정의 골짜기를 애무하면서 서동수가 웃었다.
어느덧 한수정도 서동수의 남성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있다.
“그렇게 하면 내가 더 부담을 갖게 된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구나.”
“난 진심이야.”
그때 서동수가 다시 몸을 일으켜 한수정의 몸 위에 오른다.
한수정이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으면서 물었다.
“오빠, 그만해, 괜찮아?”
서동수가 풀썩 웃었다.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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