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서유기

<157> 15장 억만장자 [3]

오늘의 쉼터 2014. 7. 26. 09:05

<157> 15장 억만장자 [3]

 

 

(308) 15장 억만장자 (5)

 

 

방으로 들어선 로시타가 몸을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술 한잔하시겠어요?”

목소리도 떨린다.

오후 10시 반, 차오프라야 강변의 동성호텔 스위트룸 안이다.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이자 로시타가 주방 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씻고 나오세요. 그동안 준비를 해 놓을 테니까요.”

스위트룸은 응접실에 회의실, 침실이 두 개에다 주방과 식당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욕실로 다가가던 서동수가 발을 멈추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주방에 선 로시타의 뒷모습을 응시한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로시타는 주방 선반에서 그릇을 내리더니 먼저 씻기 시작했다.

단단한 엉덩이와 쭉 뻗은 다리, 슬리퍼를 신은 발뒤꿈치의 파인 부분까지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때 머리를 돌린 로시타가 서동수를 보았다.

“뭘 해요?”

놀란 듯 로시타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때 서동수가 발을 떼어 로시타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 두 걸음, 로시타까지는 일곱, 여덟 걸음 거리가 된다.

이제 로시타는 개수대에 엉덩이를 붙인 채 서동수를 응시하고만 있다.

방 안은 조용하다.

문득 씻고, 술을 마시고, 분위기가 뜨거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엉키는

그 순서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히려 더 가식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로시타 앞으로 다가선 서동수가 두 팔을 뻗어 어깨를 쥐었다.

이제 로시타의 얼굴은 굳어져 있다.

서동수의 얼굴이 다가가자 레몬 맛이 났다.

입술을 빨던 서동수는 로시타의 하반신이 밀착되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숨결이 가빠졌고 뜨겁다.

서동수가 입을 떼고 물었다.

“로시타, 침대로 갈까?”

“급하세요?”

로시타가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싸 안으면서 되물었다.

이제 로시타의 몸은 주방 개수대에 붙여져 있다.


“그래, 급해, 로시타.”

“그동안 어떻게 참았어요?”

로시타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

“난 절제력이 강해.”

“알고 있어요.”

로시타가 서동수의 입술에 먼저 키스하더니 팔을 끌었다.

“침대로 가요.”

둘은 한 덩어리가 되어서 바람처럼 침대로 옮아갔다.

 발도 엉키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침대 위로 쏟아졌다.

침대에서 마주 보고 앉은 둘은 서로의 옷을 벗긴다.

방 안에 가쁜 숨소리와 침대의 쿠션이 출렁이는 소리만 울리고 있다.

이윽고 알몸이 된 둘이 엉켰다.

“키스해 줘요.”

뱀처럼 서동수의 몸을 감아 안은 로시타가 가쁜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애무해 줘요. 서.”

로시타의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반쯤 벌어진 입술은 물기에 젖었다.

서동수는 로시타의 입술을 물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로시타의 혀가 서동수의 입안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두 손이 서동수의 엉덩이와 아랫배를 훑어 내려갔다.

뜨거운 손이다.

로시타가 이렇게 적극적이고 뜨겁게 반응해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서동수다.

그래서 자극을 더 받는다.

서동수의 입술이 로시타의 턱에서 목으로, 다시 젖가슴으로 내려왔을 때

로시타의 가쁜 숨소리는 신음으로 바뀌어 있다.

“서, 이제 그만.”

하고 로시타가 비명처럼 말했지만 서동수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 입술은 아랫배를 지나고 있다.

밤은 길다.

 

 

 

 


 

(309) 15장 억만장자 (6)

 

 

‘동성’의 한국 매장이 개설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서동수는 중국을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에 확산시켜가던 동성매장을 한국에 상륙시킨 것이다.

‘동성’의 원조는 한국이다. 한국의 동대문 시장이었던 것이다.

동대문 시장의 디자인과 소재로 중국에 진출했던 동성이 중국과 동남아에서 기반을 굳히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것을 역습, 또는 혁명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3년 만에 한국 전국의 매장이 250여 개에 이르게 되자 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한국 동종업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중국 측의 반응은 특별했다.

중국에서 만든 ‘동성’ 브랜드가 한국을 석권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 언론은 ‘동성’의 쾌거를 대서특필했고 한국이 오히려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이것이 서동수의 장점이다.

철저한 현지화로 동성은 중국산이라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 깊게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현대는 글로벌 시대다.

뉴욕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외몽고의 초원, 또는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볼 수가 있는 세상이다.

‘동성’ 브랜드의 장점은 고가(高價)의 중국산 제품이라는 것이었다.

수백만 명씩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동성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한다.

구입하지 않더라도 매장을 보고 ‘긍지’를 느끼는 상황이 되어 있는 것이다.

철저한 현지화 정책의 결과였다.

오전 11시 반, 서동수가 경기도 고양시 외곽에 위치한 ‘동성’ 본사의 현관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서 있던 비서실장 유병선이 맞는다.

유병선은 42세, 대기업 대한그룹의 기조실 출신이다.

“박한재 사장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유병선이 보고했다.

“부를까요?”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

“예, 점심은 어디서 하시겠습니까?”

“구내식당에서.”

“예, 알겠습니다.”

동성 본사 건물은 작년에 완공되었고 10층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3백여 명 된다.

이곳이 전 세계 수백 개 매장과 지사, 현지법인을 관리하는 본부인 것이다.

각각 현지법인화되어 있어서 한국 내 재계 서열은 1백위권에도 들지 못하지만

세계에 널린 서동수의 재산가치는 1백억 불이 넘는다.

10조 원이 넘는 억만장자다.

회장실로 들어선 서동수가 의자에 앉지도 않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작년에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들러 이틀간 근무하고 나서 칭다오 사무실로 돌아간 후 처음이다.

칭다오의 중국 본부 건물은 8층 빌딩에 5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회장실은 이것의

반의반 정도다.

“점심식사 참석 인원은 박 사장 한 분뿐입니까?”

뒤에서 유병선이 묻자 서동수가 창가로 다가가며 말했다.

“박 사장만 오라고 해.”

“구내식당은 셀프이기 때문에 비서실 직원 하나를 참석시키겠습니다. 회장님.”

“알았어. 12시에 내려가도록 하지.”

“예. 박 사장은 식당에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병선이 소리 없이 방을 나가자 서동수는 길게 숨을 뱉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도 하지만 자리에 맞는 처신은 스스로 터득해야만 한다.

어느덧 동성을 창립한 지 5년, 이제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창립 멤버였던 이인섭, 소천, 진영아 등이 모두 계열사 사장, 경영진에 올랐고

레이 등도 모두 법인사장으로 기반을 굳힌 것이 꿈만 같다.

이제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그 세상은 모으고 쓰는 세상이다.

지금까지는 모으기만 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여비서가 들어섰다.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9> 15장 억만장자 [5]  (0) 2014.07.26
<158> 15장 억만장자 [4]  (0) 2014.07.26
<156> 15장 억만장자 [2]  (0) 2014.07.26
<155> 15장 억만장자 [1]  (0) 2014.07.26
<154> 14장 주고받는다 [11]  (0) 201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