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10장 독립 11
(216) 10장 독립-21
“으으으.”
진영아가 그렇게 신음을 뱉으면서 터졌다.
절정에 오르는 모습은 다 다르다.
자세히 보면 같은 여자의 절정도 매번 다른 것이다.
그러나 진영아의 터지는 순간은 독특했다.
마치 상처받은 짐승처럼 길고 굵은 신음을 뱉으면서 온몸을 오그린 것이다.
서동수는 진영아의 골짜기에서 머리를 들었다.
진영아의 신음과 오르가슴은 계속되고 있다.
온몸을 새우처럼 굽히고는 떨면서 신음한다.
이것이 진영아가 터졌을 때의 모습이다.
그때 서동수가 진영아를 돌려 바로 눕히면서 몸 위에 오른다.
마치 응급실 의사처럼 정확하고 빠른 몸놀림이다.
그러고는 진영아의 다리를 벌리고는 곧장 몸을 합쳤다.
그 순간이다.
진영아가 입을 딱 벌리더니 두 손으로 서동수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아이고 여보, 좋아.”
한국어다.
그 순간 서동수는 피가 머리끝으로 솟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어에 익숙해진 뇌가 바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동수가 거칠게 몸을 움직이자 진영아가 신음하며 말했다.
“여보, 천천히, 천천히.”
서동수는 움직임을 늦췄다.
그러자 진영아가 허리를 들어 올려 서동수와 리듬을 맞추면서 소리쳤다.
“아, 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 말이 많은 편이야?”
불쑥 서동수가 물었더니 진영아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을 깜박이며 묻는다.
신음이 섞였다.
“아, 아, 무슨 말이에요?”
“말이 많다고.”
이제 서동수의 움직임이 다시 거칠어졌고 진영아의 신음도 더 높아졌다.
그러더니 진영아가 소리쳐 말했다.
“좋아서 그래요, 참을 수가 없어!”
진영아의 몸은 뜨겁고 샘은 용암이 넘쳐흐르고 있다.
그때 절정으로 오르던 진영아가 다시 소리쳤다.
“자세 바꾸지 않아도 돼?”
여자마다 다 다르다.
그래야 인간이다.
같으면 로봇이지 인간인가?
같다면 오입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영아는 독특했다.
물론 주변 환경의 영향도 있었을 테지만 이 와중에도 자세 걱정해주는 여자는 처음이다.
모두 쾌락의 시간을 늦추려는 시도인 것이다.
움직임을 멈춘 서동수가 진영아의 허리를 잡고 돌리는 시늉을 했더니
금방 눈치를 채고 엎드렸다.
얼굴은 침대에 붙이고는 상반신을 납작 엎드린 채 엉덩이를 뒤로 내민다.
서동수는 진영아의 희고 풍만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아아아!”
다시 두 몸이 합쳐졌을 때 이제 진영아의 입에서 커다란 탄성이 터졌다.
전위로 할 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서동수가 거칠게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진영아의 탄성이 점점 더 커졌다.
그래서 서동수가 다시 움직임을 멈춰야만 했다.
“소리가 너무 커.”
“여보, 나, 죽겠어.”
엉덩이를 흔들면서 대답이 그렇게 나왔다.
진영아가 시트를 움켜쥔 채 왼쪽 얼굴을 보이면서 소리쳤다.
“여보, 어서요, 빨리.”
다시 서동수가 움직였고 서너 번의 신음소리가 이어지더니
바로 진영아가 폭발했다.
엄청난 폭발이다.
진영아가 침대 시트를 입으로 물어뜯으면서 몸을 웅크리고 있다.
서동수는 진영아의 허리를 뒤에서 부둥켜안았다.
계속해서 진영아의 신음이 이어지고 있었으므로 서동수는 기다렸다.
이윽고 진영아의 몸이 늘어진 것은 5분쯤이 지난 후였다.
땀으로 범벅이 된 등에 찬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217) 10장 독립-22
다음 날 오후 5시 정각이 되었을 때 대아건설 호 사장이 동양섬유 총무부로 들어섰다.
총무부는 300평 가깝게 되는 사무실에 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은 호 사장이 상담실에서 기다린 지 5분쯤 지났을 때
방 안으로 총무부장 서동수가 들어섰다.
서동수의 뒤를 서류 파일을 손에 든 소천이 따르고 있다.
인사를 마친 그들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을 때 서동수가 말했다.
“계약서를 수정해야겠습니다.”
그때 소천이 잠자코 호 사장 앞으로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서를 훑어본 호 사장이 숨을 들이켰다.
본래의 계약 금액에서 150만 위안이 깎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제 말한 300만 위안은 아니다. 그때 서동수가 물었다.
“어떻습니까? 이 가격으로 공사하시겠습니까?”
머리를 든 호 사장이 서동수를 보았다.
서동수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한동안 시선을 부딪쳤던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동양그룹은 리베이트 같은 것은 끼워넣지 않습니다. 깨끗한 가격이죠.”
그러자 숨을 들이켠 호 사장이 어깨를 펴고 대답했다.
“동양그룹이 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 가격으로 합의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서류를 당겨 사인을 하더니 호 사장에게 밀었다.
호 사장이 서둘러 사인을 하자 서동수가 서류를 눈으로 가리키며 소천에게 말했다.
“공장장실 미스 김에게 줘. 공장장께서 기다리고 계실 거야. 사인하시면 나한테 가져오도록.”
영어 지시다.
소천이 서류를 들고 방을 나갔을 때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호 사장을 보았다.
“공사 잘 부탁드립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리베이트가 없는 상태로 150만 위안을 깎게 되면 대아건설로서는 전혀 손해가 없는 것이다.
원래 리베이트로 170만 위안을 계산에 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호 사장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화란한테 70만 위안을 주기로 하셨다니 170만 위안을 깎을 걸 잘못 계산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앉은 채로 머리를 숙였던 호 사장이 쓴웃음을 짓고 말을 잇는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우리가 잘못한 점이 많습니다.”
서동수가 소리 죽여 숨을 뱉는다.
대아건설과의 계약은 이것이 최선이다.
공장장이나 자신이 곧 회사를 떠날 입장인데 리베이트만 먹고 도망갈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이것은 공장장 윤명기하고도 합의한 일이다.
윤명기는 화란이 70만 위안을 먹기로 했다는 말을 듣더니 쓴웃음만 지었다.
그러나 윤명기가 본사로 떠나기 전에 화란에 대한 조처는 있을 것이었다.
소천이 곧 윤명기의 결재를 받은 서류를 가져왔으므로 호 사장은 가벼운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갔다.
그러고는 그날 저녁 8시가 되었을 때 서동수는 칭다오 시내의 프린스호텔 커피숍으로 들어섰다.
잠깐 입구에 멈춰선 서동수가 커피숍 안을 둘러보자
안쪽에서 엉거주춤 일어서는 사내가 보였다.
서동수는 그쪽으로 발을 떼었다.
일어선 채 다가오는 서동수를 기다리는 사내는 이인섭이다.
조선족 이인섭은 한 달 동안 유치장 생활을 하다가 풀려난 후로 지금은 논다.
다가선 서동수가 이인섭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이인섭이 손을 잡는다.
그러나 얼굴은 굳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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