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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장 승자와 패자 5

오늘의 쉼터 2014. 7. 26. 07:28

<93> 9장 승자와 패자 5

 

 

(182) 9장 승자와 패자-9 

 

 

 

그러나 서동수는 오정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에 식당 밖으로 나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버튼을 누르자 신호음이 다섯 번 울리고 나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박서현이다.

 

밤 9시 반, 늦은 시간이다.

 

박서현의 목소리는 낮고 무겁다.

 

발신자가 누구인지 아는 터라 당연한 반응이다.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말했다.

“나, 한잔하고 있는데, 미혜 데리고 나와라.”

박서현은 가만 있었고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미혜 유치원 안 갈 것이고 셋이 호텔에서 자자.”

“…….”

“뭐, 너하고 체면 차릴 시기는 다 지났고 현실적으로 서로 회포를 한번 풀자는 뜻이야.”

“…….”

“섹스라면 너도 당길 것 같은데, 나보다 잘하는 놈 있었어?”

“…….”

“너, 오래 굶으면 딴생각 날 것 같아서 그런다.

 

오늘 확실하게 해주면 당분간 생각 안 날 거야.”

“개자식.”

“너도 같은 종류지.”

“어디로 가?”

박서현이 불쑥 물었으므로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홍익 호텔.”

그러자 전화가 끊겼다.

 

식당으로 돌아온 서동수가 자리에 앉았을 때 박세영이 물었다.

 

술기운이 오른 얼굴이 요염하다.

“진짜 여자 필요 없어요?

 

친구한테 연락하면 지금이라도 오는데, 요 근처 살거든요.”

“아니, 됐어요. 나, 친구 만나러 갑니다.”

“여자친구?”

남자.”

박세영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그놈하고 어울리면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이 정도로 끝내야 한다.

 

지금 상태로 보면 박세영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자친구 최준호는 개뿔, 과시용 친구인 것이 드러났다.

 

견제용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같이 술을 마시고 나면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이다.

 

실망의 기색을 감추지 못한 박세영과 헤어진 서동수가 다시 홍익 호텔로 가

 

세 배나 비싼 스위트룸을 잡아놓고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핸드폰이 울렸다.

 

박서현이다.

“나 다 왔어, 몇 호실이야?”

“1502호.”

다시 툭, 전화가 끊겼지만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문에서 벨 소리가 난 것은 그로부터 10분쯤 후다.

 

서동수가 문을 열었더니 먼저 미혜의 맑은 외침이 울렸다.

“아빠아!”

서동수가 먼저 미혜를 안아 올린 사이에 박서현이 방으로 들어서더니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마치 제 방인 것처럼 들고 온 가방을 벽 쪽 받침대에 내려놓고 나서

 

옷장을 열고 가운을 꺼낸다.

 

내려놓은 미혜가 응접실과 침대를 뛰어다니면서 구경했다.

“아빠, 여기가 우리 방이야?”

“응, 2개.”

소파에 앉은 서동수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박서현은 가운을 들고 옆방으로 갔는데 옷을 갈아입는 것 같다.

 

냉장고를 연 미혜가 다시 소리쳤다.

“아빠, 초콜릿 먹어도 돼?”

그 순간 서동수는 갑자기 목이 메었다.

 

 

 

 

 

(183) 9장 승자와 패자-10 

 

 

 

밤 11시 반, 서동수와 박서현은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조금 전까지 뛰놀던 미혜는 잠이 들어서 침대에 눕혔기 때문에 이제 둘이 되었다.

 

스위트룸 선반에 놓인 위스키는 시중 가격의 세 배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다.

 

말은 팍팍 했어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리듬을 깨뜨릴 수 없다.

 

한 모금에 세 배 비싼 위스키를 삼킨 박서현이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위스키를 급하게 넉 잔째 마신 박서현의 눈 주위가 붉다.

“그래, 나도 개야, 짐승이라고.”

박서현이 말을 잇는다.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 알아. 하지만 날 이렇게 만든 놈은 너야.”

“죽을 죄를 지었다. 살려 주라.”

정색한 서동수가 말했더니 박서현은 숨을 들이켰다.

 

치켜뜬 눈이 두어 번 깜박이는 것이 갈피를 잡지 못한 것 같다.

 

길게 숨을 뱉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 양심이 가책을 받았지만 차츰 합리화시켰고

 

집에 돌아오면 다 해소되는 줄 알았다.

 

밖에서 하는 계집질도 업무의 연장처럼 여겼다니까? 웃기는 짓거리지.”

하고 나서 서동수가 웃었지만 박서현의 표정은 냉랭했다.

“그러다가 네 이혼 요구를 받았을 때 배신감이 들더라니까.

 

좆 빠지게 일하고 돌아온 나한테 이혼하자니. 하고 말이다.”

“…….”

“혼자 살아보니까 좀 알겠더라.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말야.”

“…….”

“하지만 금방 까먹지. 너, 내 성격 알잖아?”

“여자 있니?”

불쑥 박서현이 묻자 서동수는 대번에 머리부터 저었다.

“아니.” 

 

“섹스 파트너는?”

“몇 명 있어.”

“넌 평생 그렇게 살 거야.”

“저주하는 거냐?”

“갑자기 네가 불쌍해져서 그런다.”

“하긴 이게 안 서면 불쌍해질 것 같아.”

하고 서동수가 눈으로 제 사타구니를 가리켰을 때 박서현이 쓴웃음을 지었다.

“잘 아네.”

“야, 섰다. 가자.”

다시 제 사타구니를 눈짓한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박서현은 들고 있던 술잔의 술을 한모금에 삼키더니 따라 일어섰다.

 

박서현은 가운 차림이었다.

 

가운 밑의 맨 다리가 드러났고 깃 사이에 브래지어가 보였다.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것이다.

 

박서현에게 다가간 서동수가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하반신을 딱 붙이자

 

박서현이 두 손으로 가슴을 밀었다.

“비켜.”

그러나 서동수는 얼굴을 기울여 박서현의 입술을 찾았다.

 

박서현이 머리를 돌렸으므로 서동수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다시 입술을 붙였더니 저항하지 않았다.

 

박서현의 입술에서 위스키 맛이 났다.

 

입술을 헤집자 닫혔던 입이 열리면서 혀가 빠져나왔다.

 

뜨겁고 말랑한 혀다.

 

그때 박서현의 두 손이 서동수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혀가 서동수의 혀를 비벼대고 꼬면서 헐떡인다.

 

서동수는 박서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단단해진 남성이 허벅지를 문지르기 시작하자

 

박서현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뱉어졌다.

 

잠깐 입을 뗀 서동수가 박서현의 귀에 대고 물었다.

“지금 바로 해줄까?”

그러자 박서현이 머리를 저었다.

“먼저 입으로 해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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