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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장 새옹지마(11)

오늘의 쉼터 2014. 7. 25. 22:51

<76> 7장 새옹지마(11)

 

 

(150) 7장 새옹지마-21 

 

 

“각서 가져왔지?”

자리에 앉자마자 서동수가 물었다.

 

이곳은 칭다오 시내의 중식당 ‘베이징’의 밀실 안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이인섭이 쓴웃음을 지었다.

“가져왔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들고온 가방을 탁자 위에 놓았다.

“어디, 각서를 보자.”

“그럼 나도 가방 안을 봐도 되겠지요?”

서동수에게 똑바로 시선을 준 채로 이인섭이 되물었다.

 

전에는 ‘저도’ 했는데 이인섭은 분명하게 ‘나도’라고 자신을 칭했다.

 

이젠 너나 나나 대등한 입장이라는 표시다.

 

서동수는 각서를 펴고 읽는다.

“나, 이인섭은 20만 위안을 받는 조건으로 더 이상 서동수의 비리를 파헤치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이에 서명합니다.”

이렇게 써져 있다.

 

각서에서 시선을 뗀 서동수가 이인섭을 보았다.

 

이인섭은 1만 위안 뭉치를 세고 나서 머리를 들었다.

 

굳어진 표정이다.

“맞아?”

“예, 맞네요.”

방 안에 이인섭의 건조한 목소리가 울렸다.

 

가방 뚜껑을 닫고 제 의자 밑으로 내려놓은 이인섭이

 

다시 주머니에서 영수증을 꺼내 내밀었다.

“여기 영수증 있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영수증을 받아 쥐고 물었다.

“너, 이렇게 끝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나?”

“당신도 약점이 있으니까요.”

이인섭이 의자에 등을 붙이더니 피식 웃고 나서 말을 잇는다.

“같이 죽으면 당신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계산했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지.”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지그시 이인섭을 보았다.

“그것은 정확한 계산이야, 맞아.”

“20만 위안으로 당신이 회사를 그만둘 수 없을 테니까요.

 

그 열 배, 스무 배를 앞으로 더 챙길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것도 맞아.”

“그럼 일어섭시다.”

하고 이인섭이 의자에 붙인 등을 떼었을 때 서동수가 말했다.

“넌 내 성격을 계산에 넣지 않았어.”

이인섭이 눈을 치켜떴을 때 서동수가 손바닥으로 손뼉을 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째 쳤을 때 방문이 열리더니 전 선생이 들어섰다.

“어서 오십시오.”

서동수가 말했을 때 이인섭이 눈을 치켜떴다.

 

서동수의 입에서 유창한 중국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녹음하셨습니까?”

옆쪽으로 다가선 전 선생이 묻자

 

서동수는 가슴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 내밀었다.

“잘되었을 것입니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영수증과 각서를 다시 건네주었다.

“영수증, 각서입니다. 돈은 저기 가방에 담겨 있습니다.”

서동수가 눈으로 이인섭 의자 밑에 놓인 가방을 가리켰다.

 

그러자 머리를 끄덕인 전 선생이 이인섭에게 다가가 어깨 위에 손을 얹고 말했다.

“너를 공갈 협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여기 증거물이 다 있으니 공안에 가야겠다.”

“아니, 저는 그것이….”

이인섭의 얼굴은 하얗게 굳어져 있다.

 

그때 이인섭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한국어로 말했다.

“난 다 버리고 널 집어넣기로 했다.

 

넌 내 성격을 고려하지 않았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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