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7장 새옹지마(10)
(148) 7장 새옹지마-19
그날 저녁, 둘은 칭다오 시내의 중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붉은색 바탕의 벽지를 바른 방 안이었는데 밀담을 나누기에 적당한 장소다.
오후 7시 반, 바깥쪽 홀은 손님들로 소란했지만 방 안은 조용하다.
서동수는 요리에 곁들여 알코올 60도짜리 향주(香酒)를 시켰는데
마시고 나서 숨을 뱉으면 은근한 복숭아향이 품어졌다.
화란도 두 잔에 한 잔꼴로 마셨기 때문에 곧 볼이 붉어졌다.
술잔을 쥔 화란이 서동수를 보았다.
“이 대리가 투서를 한다고 해서 제가 막았어요.”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화란이 정색했다.
“보스가 안명규 부장을 협박해서 재산을 빼앗았다고 하더군요.”
“…….”
“빼앗은 부동산을 처리한 것도 알고 있었어요.”
그러자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
“하라고 해.”
“글쎄, 제가 막았다니까요?”
눈을 흘겨 보인 화란이 말을 잇는다.
“만일 문제가 되면 이인섭 씨도 같이 연루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더니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놈은 내가 눈을 뜨고 있는 앞에서 사기를 치려다가 발각이 된 놈이야.”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나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그놈이 가져간 리베이트 자료를 갖고 있어.
공안에 신고한다고 전해.”
화란이 만나자고 한 것은 이것 때문인 것이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안명규한테서 회수한 부동산은 서둘러 정리했지만
이인섭은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다.
이인섭과 함께 죽는다면 손해 보는 것은 자신인 것이다.
그때 화란이 말했다.
“이인섭은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보상금을 바라고 있습니다.”
화란이 말을 이었다.
“20만 위안만 주면 입을 다물겠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는 보스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
“보스, 어떻게 하죠?”
“내가 만나서 처리를 하지.”
술잔을 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내일은 행사니까 모레 저녁 8시에 이곳에서.”
방안을 둘러보는 시늉을 한 서동수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그래, 돈을 가져올 테니까 영수증과 다시는 이런 협박을 안 한다는 각서하고
교환하자고 전해. 돈만 그냥 줄 수는 없으니까 말야.”
“알겠습니다.”
어깨를 늘어뜨린 화란이 이제는 핏기가 조금 가셔진 얼굴로 물었다.
“보스, 화났어요?”
“아니, 전혀.”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그러나 가라앉은 표정이다.
“당연히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야. 오히려 뒤가 깨끗해진 기분이다.”
“20만 위안 준비할 수 있어요? 제가 빌려 드릴 수 있는데.”
그러더니 서동수의 눈치를 보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집 옮기려고 모아둔 돈이 50만 위안쯤 있거든요.”
“돈 있어. 그걸 이인섭이도 알아.”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지그시 화란을 보았다.
“고맙다. 화란.”
“전 공생공사 합니다. 보스.”
그 순간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말했다.
“나갈까? 널 안고 싶다. 화란.”
(149) 7장 새옹지마-20
호텔 방문을 잠근 서동수가 손목시계를 보았다.
오후 9시가 되어 가고 있다.
“저, 씻고 나올게요.”
방 안까지 아무 소리 안 하고 한 걸음쯤 뒤에서 따라온 화란이 비로소 말을 했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화장실로 들어서는 화란의 뒷모습을 보았다.
오늘 화란하고 호텔방에 들어올 계획은 없었던 서동수다.
저고리를 벗어 의자 위에 걸쳐놓은 서동수가 TV 리모컨을 찾아 TV를 켜면서
문득 쓴웃음을 지었다.
인간은 무의식 중에 자신의 의도를 행동으로 나타낸다.
지금 화란을 호텔로 데려온 것이 그 증거다.
그날 밤, 화란과 엉키고 나서 가능한 한 절제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던가?
한동안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TV를 보던 서동수가 다시 일어나 옷을 벗었다.
침대에 들어간 서동수가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화란이 나왔다.
화란은 알몸에 타월로 가슴과 음부만 가렸다.
“씻지 않으세요?”
시트 안으로 들어오면서 화란이 물었는데 얼굴은 다시 상기되어 있다.
서동수는 잠자코 화란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금방 물기를 닦은 터라 화란의 피부는 차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서동수의 욕망을 촉발시켰다.
와락 시트를 젖힌 서동수가 입으로 화란의 젓가슴을 물었다.
입안에 넣었다는 표현이 맞다.
화란이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으면서 말했다.
“허니, 천천히, 시간 많아요.”
서동수는 화란의 두 다리를 벌리고 손으로 허벅지를 쓸었다.
손바닥이 거머리처럼 붙여져 안쪽으로 밀려 올라오는 것이다.
화란이 허리를 비틀면서 두 다리를 꼬았다.
“허니, 키스해 줘요.”
화란이 헐떡이며 말했으므로 서동수는 얼굴을 들었다.
화란이 입을 벌린 채 서동수의 입술을 맞는다.
입이 부딪치자 금방 뜨거운 혀가 뽑혀지듯 나오더니 서동수의 입안에서 꿈틀거렸다.
서동수는 화란의 샘이 이미 흘러넘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보스, 사랑해요.”
잠깐 입을 뗀 화란이 말하더니 손으로 서동수의 남성을 움켜쥐었다.
그러다 어금니를 문 서동수가 문득 자신의 결심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것을 허물어버린 무의식적 행동의 원인도 확인했다.
이인섭의 등장으로 ‘동양’을 떠날 결심이 굳어진 것이다.
그전에 만난 한영복의 제의로 흔들렸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때 화란이 허덕이며 말했다.
“허니, 해줘요, 어서.”
열에 뜬 화란은 ‘허니’ 또는 ‘보스’를 번갈아 외쳤는데 기준은 없다.
서동수는 잠자코 화란을 침대 위에 눕히고는 자세를 갖추었다.
보라, 화란의 열띤 얼굴이 아래에서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미 두 다리 사이로 서동수의 몸을 넣은 채 합쳐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서동수는 천천히 몸을 섞었다.
그 순간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화란이 커다랗게 신음했다.
“아아아.”
거침없는 탄성이다.
서동수는 자신의 몸이 뜨거운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간 느낌을 받는다.
어금니를 문 서동수는 끝까지 동굴 안으로 진입했고 곧 격렬한 반응을 받는다.
서동수는 이제 난폭하게 화란의 몸을 짓이겼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화란의 비명 같은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지고 있다.
화란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미끈한 두 다리를 번쩍 치켜들었다가
허리를 비틀면서 서동수를 맞는다.
서동수는 머리를 숙여 화란에게 키스했다.
그러자 화란이 온몸으로 빈틈없이 엉켜 붙었다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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